|
「한시문협 창립4주년 기념문학강연 강의록」
나의 詩 創作活動의 밑천
서정호
1. 시작하며
나는 살아오면서 정통을 경험하지 못하고 비정상적인 경로의 삶을 살았다. 평생 교직에 몸을 담았지만 師자 달린 학교에서 수학하지 못하고 방송통신대학 학부를 마쳤다. 또, 현재 창작활동을 하고 있지만 국어국문학과나 그 흔하게 다니는 평생교육원의 문학창작 단기과정도 이수하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정규과정을 통과한 이들을 따라가기 위해 많은 량의 책을 읽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자신을 되돌아보면 지금 글을 쓸 수 있게 된 연원을 생각해 보면 다른 이들이 보면 작은 일이지만 내게는 큰 원인이 된다. 그 처음이 중학교 시절 부산에서 산촌 중학교로 전근오신 국어 담당 여선생님께서 폐가식 도서관을 개설하여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준 일 다음은 각종 문예행사에 입상과 칭찬을 받은 경험, 교지에 글이 실린 기억들이 뇌리에 각인이 ‘아마 나는 글을 쓰는 일을 남들 보다 잘 할 수 있는 일인가 보다’ 하는 막연한 생각 그를 통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심겨졌다는 생각과 나를 바로세우기 위해 긴 세월 일기를 썼고 또 그 속에 때때로 습작으로 시를 썼던 일이 습관처럼 굳어져 버린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다. 교직을 수행하며 문예부 클럽부서를 담당하여 글짓기 지도를 통해 익힌 공부 각종 대회에 아이들을 입상시킨 경험들이 나의 글쓰기 밑천이 되었다는 생각, 마지막으로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으로 스스로 생각하게 된 조건으로 나는 울보라는 사실이다. 잘 우는 현상은 그만큼 그 사람의 마음이 상황에 쉽게 동화되고 感情移入(감정이입)이 잘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되어 때 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눈에 보이는 사실에 자신을 던져 같이 경험하고 아파하고 느낄 수 있기에 글을 쓸 수 있는 감성적 요소가 잠재하고 있다는 생각을 스스로의 힘이라 생각되며, 못난이 속성 속에서 장점을 찾아 이롭게 사용하는 마음으로 접근하였던 것이 힘이라면 힘이고 본래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이런 경우라 생각하면 때로는 부끄러울 때도 있었다.
글을 쓰는 일이 힘들어 고통스럽다고들 한다. 세상에 힘들지 않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글을 쓴다는 것 특히 시를 창작한다는 작업은 감성을 건드리는 최고조의 정신작용이고 보면 어려운 과정이 아니겠는가? 본인은 이 과정이 뇌가 춤추는 시간이라는 생각이다. 지금 까지 글을 써 오면서 좋은 작품을 남기지 못해 불만족스럽지 고통으로 생각하며 글을 쓰지는 않는다. 이 글에서는 저의 창작활동의 약간을 소개한 다음 차례를 달리하여 연수내용으로 이미지 만들기에 대하여 언급해 보고자 한다.
2. 창작활동의 일면
가. 소재의 선택
사람의 삶은 하루도 같은 날이 없이 또 다른 오늘을 산다. 늘 상 같은 날 같아보여도 엄연히 다른 날이며 다른 경험을 하며 산다. 지금까지 살아온 뼈에 사무치게 아픈 경험들 그리고 기쁜 일들, 경험의 넋두리, 언 듯 스치는 한 행의 글이 실마리가 되고, 한 줄의 글을 읽으며 떠오르는 영상,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았는데 별안간 스치는 생각들, 계절의 변화에서, 풀 한포기의 아름다움에 내 마음을 빼앗길 때, 여행을 통해, 산행을 하면서 느끼는 인간의 외로움 등 다양한 국면에서 충격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마음에 동요를 일으키면 그 때 감상에 젖는다.
나. 시어의 선택
단어에는 생어(生語)와 사어(死語)가 있다. 생어는 오감을 각성시킨다. 오감은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말한다.1) 시어는 눈에 보이게 하기도하고 귀에 들리게 하며 냄새를 맡아지게 하기도 하며 질감이 느껴 지기도하고 맛이 느껴지게도 한다. 예를 들어 절망, 허무, 총명, 지혜, 포부 등 한자어로 구성된 추상어들은 눈, 코, 입, 귀, 피부로 느낄 수 없는 단어를 사어에 해당한다.
달빛, 물비늘, 주름살, 흉터 등은 시각적 단어이고 천둥, 재채기, 자명종, 피리 등은 청각적 단어이고 누룩, 비린내, 박하, 나프탈렌 등은 후각적인 단어 모래, 양탄자, 톱날, 솜털은 촉각적 단어고 꿀물, 고추장, 솜사탕, 소금은 미각적 단어이다. 생어는 눈을 자극하고 귀를 자극하며 코를 자극하고 피부를 자극하고 혀를 자극하는 단어다. 물론 대부분의 단어들이 두 가지 이상의 감각기관을 자극한다. 그러나 대표적인감각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대표적인 감각은 대표적인 속성이며 대표적인 속성은 대표적인 상징이다.2)
오솔길 옹달샘에 봄 햇살이 노닐고
배어드는 온기에 몸 뒤척이는
낙엽 꼼지락 몸부림만 소곤소곤 자자하다
고요가 멈춰선 시간위로
잰걸음으로 나풀나풀 황망하니 날아
오는 봄 반김은 멈출 수 없어
괜스레 서둘러 날아오른다.
서두는 동선위로
수 만개의 포물선이 풍선되어 허공을 날아
몸단장 조화 이룬 춤사위
선경에 취한 혼령 신선이 되었다 <「외롭다 말하지 못하고」서정호 시집- 호접(胡蝶) 의 일부>
대부분의 한자어들은 사어이다. 특히 문학적 문장에서는 한자어들을 잘 못 남발하면 문장으로서의 전달력 설득력 현장감 생동감이 떨어질 가능성이 짙다. 그렇다고 생어만으로 이상적인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이상적인 문장은 생어와 사어가 적재적소에 쓰여 졌을 때 만들어지는 것이다.
위의 본인의 작품 「호접」에서 낙엽, 온기, 황망, 허공, 조화, 선경, 혼령, 신선 등은 한자어들이다. 한자어 사어를 많이 사용하지 않으려 관심을 가져도 워낙 한자어가 우리의 언어생활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그 대신 2연에서 오솔길, 옹달샘, 햇살, 배어들다, 뒤적이다, 꼼지락, 몸부림, 소곤소곤 등 순수한 생어를 사용하려고 관심을 가지고 창작활동에 밑천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첫 시집을 오늘 다시 읽어보면 엄청나게 많은 한자어가 사용되어 있음을 다시 확인 할 수 있었다. 창작활동을 계속하려면 시어 채집과 시어 연마에 더 큰 관심으로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다. 행과 연의 구성
행은 시의 리듬을 만들고 독자의 감정을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대시에서도 전통적인 7.5조의 율격을 변용시켜 만드는 경우도 있고, 이미지 단위로 행을 나누는 방법, 의미를 단위로 나누는 방법3)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본인은 특별한 관심으로 의도하지 않는 이상 주로 의미 단위로 행을 나누는 방법 제일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다음은 이미지를 단위로 행 나누기를 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상기된 얼굴에는 엷은 미소가 일어
폐부 깊숙이 자연의 맑은 숨결이 배였다
산은 파르스름한 생기를 되찾고
소복한 여인의 순결함으로
칼날 위에 서린 엄숙함으로 남아
최후의 보루로
아픔만큼 성장하였다
골바람은 아직 겨울잠에 취해
이따금 물소리 새소리 의식을 깨우고
계곡의 허공 한점을 건드리면
쨍그랑 유리창 깨뜨리는 비명이
고요를 깨뜨릴 긴장감이 좌-악 깔렸다
성긴 돌부리 사이사이
선한 양심의 새하얀 물굽이 얼굴을 내밀고
내리 꽂히며 맴을 돌고 숨을 몰아쉬어
쩡쩡거리며 계곡을 호령하여도
이곳저곳에서
도란도란 부산을 떨며 소곤거리며 오는 봄
급함을 몰라라 하는 넉넉함이 묻어
돌부리 하나, 나무 한 구름 이끼 한 가닥
풍운과 비와 뇌성이 지어놓아
지상의 찌든 사심은 대기 속으로 사라지고
제 위치에서 꾸밈을 벗고 소소하니
눈감으면 낙원인데 눈뜨면 새소리 물소리
계곡엔 혼란스런 마음이 쓸려간다
계곡은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봄 들린 물소리는 신명이 나
계곡을 타고 올라 천왕봉까지
알뜰하게 봄을 들여놓고 있다. <「외롭다 말하지 못하고」서정호 시집 - (지리산 계곡 전문)>
소개된 「지리산 계곡」의 작품의 행 나누기는 의미단위로 행을 나누었다. 또 한편으로는 이미지를 중심으로 된 행이 있어서 어떻게 보면 의미 단위 행 나누기와 이미지 단위의 행 나누기를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혼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행은 의미단위로 구성되어 있지만 2연의 3,4행「계곡의 허공 한점을 건드리면」「쨍그랑 유리창 깨뜨리는 비명이」3연의 3,4행「내리 꽂히며 맴을 돌고 숨을 몰아쉬어」「쩡쩡거리며 계곡을 호령하여도」4연의 3,4행 「지상의 찌든 사심은 대기 속으로 사라지고」「제 위치에서 꾸밈을 벗고 소소하니」는 이미지 단위로 행이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니까 작품 전체를 첫 행부터 끝나는 행까지 의도적으로 의미단위 또는 이미지 단위로 구성하려고 의도하지 않은 이상은 혼용 될 수밖에 없는 본인의 수준이다.
본인이 창작활동을 하며 생각하는 관점은 한 행을 한 호흡에 읽을 수 있도록 할 것인가 아니면 긴 호흡으로 읽을 수 있도록 할 것인가에 따라 작품이 완전히 달라져 산문이라 할 정도로 이어 쓰는 행 나누기 방식도 작자에 따라 특별한 취향을 가지고 있었다.
연을 나누는 방법도 행을 나누는 방법과 같이 7.5조의 전통율격을 변용하기도 하고 이미지 단위 의미단위로 행을 나누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나 습관적으로 의미단위와 이미지 단위 연나누기를 혼용하고 있다. 위에 예를 든 「지리산 계곡」작품을 의미단위로 연을 나누어 생각해 보면 1연 - 소복한 여인을 통한 봄 2연 -고요함의 상징을 봄으로 3연 -폭포의 물소리를 봄으로 4연 - 맑고 깨끗한 계곡을 봄의 상징으로 5연 - 물소리가 번지는 봄들임 으로 생각하였다.
3. 이미지 만들기
이미지(image)라는 말은 원래 실물의 모상(模像)이나 조상(照像)을 말하는데 상상(imagination)과 어원을 같이 하고 있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 상상력이 만들어낸 심상 또는 영상을 말한다. 다시 말해 어떤 체험이 구체적 감각적으로 마음속에 재생되는 상을 말한다.4) 시에 있어서의 이미지의 기능은 이미지가 시 속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가 하는 점에 있을 것이다. 이미지의 기능을 묘사, 정서환기, 사상의 육화 등으로 분류하는 이들이 있다. 묘사- 현대시는 설명하고 해석하는 언어기능에 의존하기보다는 의미의 회화화에 의탁하기 때문에 의미의 형상화를 위해서는 언어가 아닌 구체적 사물로 재구성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래서 시의 구체적사물화는 그 어떤 의미가 형상이나 소리, 맛, 색깔까지 드러내 주게 되고 관념이나 정서까지 정확하게 그 형상을 드러내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즉 사물의 구체적 묘사는 사물의 감각적 성질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검은 망토 자락이
서서히 미끄러져 내려가는
산등성이만한
실팍한 등어리에
순도 높은
빛과
소리를
한 짐 짊어지고
도시의 골목으로
걸어 들어오는
싱싱한 얼굴 - 정한모, 「새벽․3」전문
이 시는 시적 대상을 추상이 아니라 시각적 이미지로 구상화함으로써 ‘새벽’을 신선하게 드러내 주고 있다. ‘망토자락’ ‘산등성이’ ‘등어리’ ‘도시의 골목’ ‘얼굴’ 등 구체적으로 이미지로 추상적인 ‘새벽’을 감각적 정서적으로 형상화하여 새벽 분위기를 신선하게 환기시켜 주고 특히 ‘해’를 ‘싱싱한 얼굴’로 형상화하여 해의 의미를 새롭게 제시해 주고 있다.
정서의 환기 기능 이미지를 정서 또는 정열을 가진 언어로 구성된 회화라고 말하기도 한다. 감각적 성질을 제시하는 모든 이미지는 정서를 환기하는데 정서와 감각이 밀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서는 환경 속의 어떤 대상에서 느껴지는데 정서에 대하여 자극하는 상황이 온몸에 질서화 된 반응을 확대하여 선명하게 두드러진 의식을 채색하는 것으로 느끼게 된다. 유기적 반응 속에 나타나는 이러한 형태에는 공포, 슬픔, 분노 그리고 다른 여러 가지 정서 상태가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정서를 환기 시키는 ‘슬프다’ ‘기쁘다’ ‘행복하다’ 등처럼 직접적으로 정서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상관물인 사물의 이미지를 제시하여 그것을 나타내야 하는 것이다.
내 소싯적 벚꽃놀이 때는
꽃나무 밑에 서면 웅웅대는 벌들의 날개 짓 소리
온몸 후끈후끈 달아오른 꽃들은 그 소리에 홀러
자궁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 황홀한 꽃가루받이의 집단오르가즘
부끄러움이 없었다
오늘 이 과수원에도
만발한 사과 꽃들 토플리스로 치장하고 나서서
소싯적 그때처럼 홀려대는 그 소리 기다리고 있건만
벌 한 마리 날아오지 않는다
아 활짝 열어만 놓고
아무것도 받아들일 게 없는 그녀의 자궁
무참한 부끄러움 -이형기, 「석녀들의 마을」
이 시를 보면 ‘슬프다’ ‘무섭다’ ‘처참하다’ ‘한심하다’ 등 직접적인 정서적 언어는 보이지 않으나 사물 이미지를 통해 ‘분노’와 ‘슬픔’이라는 정서를 환기시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화자의 유년시절은 ‘웅웅대는 벌들의 날개 짓 소리’에 ‘온몸 후끈후끈 달아오른 꽃’들이 ‘자궁을 활짝 열어’, ‘황홀한 꽃가루받이의 집단 오르가즘에 빠져도 부끄러움이’ 없던 곳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만발한 사과 꽃’ 들이 ‘토플리스로 치장하고’있어도 ‘벌 한 마리 날아오지 않는’ 공간으로 변하여 아기를 낳지 못하는 ‘石女들의 마을’이 되었다. 즉 환경오염에 대한 분노와 슬픔의 정서를 객관적 상관물인 ’꽃, ‘벌’ ‘자궁’ ‘과수원’ 등, 사물의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환기하고 있다.
사상의 육화는 사상의 감각화인데 이는 사물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사상을 표현하는 것이다. 즉 사상의 이미지화를 의미한다.
새장 속의 새가
죽음 직전처럼 푸드득거리며
통제된 하늘 향해
가냘픈 소리로
눈물을 뿌리고 있다.
불어오는 바람이나
흔들리는 풀잎의
가느다란 인연도 있으련만
어찌하여 가쁜 숨이
연약한 날개로 돋아나서
더욱 그리운 하늘인가.
햇살은 사정없이 내리고
아음은 푸르른 바람인데
쇠창살에 매인 소망
죽음을 맞이하듯 파르르 떨고 있다. -박명용, 「새」에서
‘새’라는 구체적 사물 이미지로 형상화 한 것이다. 자유에 대한 억압을 ‘새장 속의 새’라는 구체적 사물로 구상화하고 ‘갇힘’에 대한 비애를 ‘눈물’로 이미지화 했다. 또한 ‘날개’, ‘하늘’, ‘바람’ ‘햇살’이라는 등가물을 동원하여 자유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것이다. 결국 구속과 자유라는 관념을 ‘새’라는 객관적 상관물을 빌어 구체화 관념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5) 주변에서 이미지를 논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된 것으로, 감각적 체념의 대상이 된 모든 이미지를 일컫는다. 즉 마음속에 떠오른 감각적 이미지를 말한다. 작품을 대할 때 하나의 사상이나 정서는 감각을 통해서 독자의 심리 현상 속에 독특한 인상체계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 감각체험과 인상에 바탕을 둔 것이 정신적 이미지인 것이다. 정신적 이미지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근육감각, 공감각적 이미지로 세분할 수 있다.
감각적 체험 내지는 성격을 이미지화 하여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경우, 활자 배열로 사물의 형태를 추상하여 기하학적으로 나타내기도 하고, 청각적 이미지를 살려 이미지를 만드는 경우, 아래 박재삼의 「산에 가면」의 후각적 감각을 자극하여 훈훈함을 느끼도록 해주는 작품
산에 가면
우거진 나무와 풀의
후덥지근한 냄새
혼령도 눈도 코도 없는 것의
흙냄새까지 서린
아, 여기다, 하고 눕고 싶은
목숨의 골짜기 냄새, -박재삼, 「산에 가면」일부
미각적 이미지로 나타내는 경우, 촉각적 이미지로 나타내는 작품, 공감각적 이미지로 나타내는 경우 공감각적 이미지의 경우는 하나의 감각이 다른 감각으로 전이하거나 둘이상의 감각이 결합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바다에서 청각적인 파도소리를 듣는 동시에 시각적인 어떤 색채나 형태 등을 동시에 느끼는 경우를 말한다.
4. 글 마무리를 하면서
시는 감정의 표출이 아니라 감정으로부터의 탈출이고, 인격의 표현이 아니라 인격으로부터의 탈출이다.6) 시는 언어의 정점이고 감성의 궁극이다. 어떤 이는 시를 은유의 숲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은유는 숨겨서 비유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시는 논리적 설명을 불허한다. 시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숨겨서 비유하는 시의 진정성을 상실하게 된다. 누가 나에게 시가 뭐냐고 묻는다면 교과서에서 배운 이상 이하도 아니며 그냥 막막한 뿐이다.
시는 알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느낄 수 있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예술의 일차적인 목적은 감동이다. 그러나 머리는 감동을 모른다. 따라서 예술을 머리로 이해하겠다는 소치는 수학을 가슴으로 풀겠다는 소치와 동일하다.
인간의 뇌를 육안과 뇌안 그리고 심안과 영안으로 구분하는 이가 있다. 육안과 뇌안은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정도의 눈이고 심안과 영안은 본성을 보는 눈이라고 한다. 육안과 뇌안에 의존하여 글을 쓰면 다변화하는 현상에 따라 글의 생명이 짧아질 수밖에 없다. 글의 생명을 오래 유지하려면 심안과 영안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글을 창작한다는 일이 인간의 영혼을 깨우는 어려운 작업임을 깨우치며 강의을 맺는다.
프로필
이름: 서정호(徐正浩) 1944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남
통신대학초등교육학과 학사 졸업
68년 부터 '07년 - 초등교육에 몸담음
07.2 창원용호초등학교 교감으로 정년
09년 만다라문학 영남지부장
09.12 만다라문학 문학상 수상
10.07 한국시민문학협회 고문
'08.11 시집 <외롭다 말하지 못하고> 1집
HP 010-9335-6732
mail - sjh3065@daum.net
cafe - http://cafe.daum.net/sjh3065(행복을 찾는 사람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