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수익률 계산방법의 숨은 오류
모든 학문에서는 물론이고 인간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공식화(公式化)된 것들이 참 많다. 즉 하나의 결론을 도출해내기 위해 정형화된 일정한 공식에 모든 변수를 대입하거나 또는 하루를 살아감에 있어서도 미리 짜여진 일정한 스케줄대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수학공식을 활용해 수많은 문제를 풀어나갔듯이 일정 변수만 대입하면 답을 얻게 해주는 하나의 공식이 존재한다면 문제해결 과정에 별 어려움이 없다. 다만 그러한 공식이 오류를 가지게 되면 그 공식을 통해 얻은 결과 또한 오류를 가지게 된다. 오류 있는 공식을 통해 얻은 오류 있는 답은 크건 작건 실제와는 괴리가 발생하게 되지만, 공식 자체에 대한 의문이 없다면 오류 있는 답을 그저 옳은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부동산 투자, 특히 상가투자에 있어서도 투자 타당성 분석에 쓰이는 공식화된 틀이 상당수 존재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투자 수익률 계산방법이다.
상가투자와 관련해 일반적으로, 아니 모든 경우에 있어 쓰이는 투자 수익률 계산법은 연간 임대료 수익에서 연간 대출이자를 뺀 금액을, 투자금액에서 대출금액과 보증금을 뺀 금액으로 나눈 후 100을 곱하는 방법이다
(연간임대료수익-연간대출이자/투자금액-대출금액-보증금)☓100
이러한 수익률 계산 공식은 우리나라에 상가 투자라는 개념이 성립할 때부터 계속해서 쓰여 왔고, 상가 공급자도 수요자도 당연하게 이 공식을 사용하여 수익률을 계산한다. 즉 이것은 수익률 계산에 있어 하나의 수학공식처럼 정형화된 계산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필자는 이 공식에 의해 도출된 수익률이 과연 투자자가 현실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률과 부합하는가에 관해 개인적으로 다소의 의문을 갖는다. 의문이 드는 내용은 바로 상기의 공식에서 흔히들 실투자금이라 부르는 분모부분에 있다.
상기의 공식에 의한 수익률이 의미하는 바는 당해 투자로 인해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지분수익률, 즉 전체의 투자수익률에서 대출기관이 가져가는 수익을 제외하고 난 투자자 자신에게 귀속되는 수익률로 보면 된다(물론 세전수익률이지만). 따라서 대출기관이 얻는 수익인 연간 대출이자와 또한 대출기관의 투자금액인 대출금액은 당연히 투자자의 수익률 계산과정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그런데 분모를 살펴보면 실투자금이라는 명목 하에 보증금까지도 투자금액에서 제외하고 있다. 보증금을 빼는 바로 이 부분에서 필자는 의문을 갖는 것이다.
보증금이란 투자자가 임차인으로부터 일시적으로 받았다가 임대기간이 종료되면 다시 되돌려주어야 하는 금액이다. 임대차 계약시 보증금을 받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투자자의 실투자금이 감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돈은 임대기간 말에 그대로 다시 나가는 돈이므로 결국에는 투자자의 실투자금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기의 공식에서는 보증금을 실투자금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수익률을 계산하려면 나중에 돌려주어야 할 보증금을 임대기간으로 나눈 금액을 연간 임대료수익에서 차감해야 더욱 정확한 수익률 계산이 되지 않을까 한다.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보증금을 수익률 계산과정에 포함시켰으니, 다시 나갈 보증금도 당연히 수익률 계산과정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즉 수익률 계산식에 보증금을 감안하려면 「연간임대료수익-연간대출이자-연간보증금적립금액/투자금액-대출금액-보증금」이 되어야 더 정확한 계산이 된다. 여기서 연간보증금적립금액은 예를 들어 보증금이 300만원이고 3년간 임대한다면, 300만원/3을 적용한 100만원이 되는 것이다.
연간보증금적립금액을 연간 임대수익에서 뺀다는 것은 보증금을 실투자금인 분모에서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가 이야기하는 바의 요지는 연간보증금적립금액을 분자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보증금을 실투자금인 분모에서 고려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오류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분모에서 보증금을 고려하지 않으면 분자에서 그 적립액을 별도로 고려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보증금과 관련된 항목을 어떻게 처리함이 옳을 것인가.
보증금은 다시 그대로 돌려주어야 할 돈이기 때문에 실투자금에서 빼는 것이 수익률 계산상의 오류가 될 수도 있음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다. 그러나 보증금을 받아 3년이면 3년 또는 5년이면 5년 동안 다른 상품에 재투자하면 그만큼의 수익이 발생한다. 보증금을 임대기간 동안 은행에 예금해 두던 또는 펀드나 주식에 투자하던 또는 다른 부동산에 소액 투자를 하던 보증금을 활용하면 임대기간 동안 그만큼의 수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이렇게 얻은 수익을 상기 공식의 분자부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본다. 즉 기존 수익률 계산 공식의 분자가 「연간임대료수익+보증금운용을통한수익-연간대출이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증금을 다른 상품에 운용하여 얻은 수익도 당해 상가투자에 기인해 발생하는 수익이기 때문이다. 결국 「연간임대료수익+연간보증금운용을통한수익-연간대출이자/투자금액-대출금액」이 투자자가 현실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률과 더 가까울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보증금 운용을 통한 수익이 얼마나 되는지 투자시점에서는 알 수가 없으므로 객관적 근거에 따라 보증금 운용에서 발생하는 수익률을 예상할 수 밖에 없다는 어려움은 있다. 그러나 다른 투자상품에 대한 일반적인 수익률을 기준으로 하여 투자자가 보수적 성향이라면 은행 이율에 보다 가까운 보증금운용수익률로, 공격적 성향이라면 다소의 위험성이 있는 투자상품의 수익률에 보다 가까운 보증금운용수익률로 결정하면 될 것이다. 또는 보증금을 다른 곳에 운용하여 얻을 수 있는 전형적인 수익률을 철저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일률적으로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 방법은 전문가에 의한 중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투자에서 발생하는 연간 임대료 수익이 30,000,000원, 연간 대출이자가 10,000,000원, 투자금액이 500,000,000원, 대출금액이 200,000,000원, 보증금이 50,000,000원, 그리고 전형적인 보증금운용수익률이 5%라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기존 계산방식에 의한 수익률은
「30,000,000-10,000,000/500,000,000-200,000,000-50,000,000×100 = 8% 」가 된다.
반면 필자의 생각에 따른 수익률은
「30,000,000+50,000,000×0.05-10,000,000/500,000,000-200,000,000×100 = 7.5%」가 된다.
모든 조건이 동일하더라도 보증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수익률 계산 결과가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과거에나 현재나 모든 사람들이 전자의 계산방식에 따르고 있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후자의 계산법이 보다 현실적인 수익률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자의 계산방식은 보증금을 받는 것만 고려하고 되돌려 주는 것을 고려하지 않으며, 후자의 계산방식은 보증금 자체는 그대로 둔 채 보증금 운용을 통한 수익을 당해 투자에 따른 수익으로 본 것에 차이가 있다. 후자가 더 현실적이라는 생각이다.
이러한 생각은 상가에 관심 있는 수많은 사람 중 오로지 필자 혼자만의 생각일지 모른다. 더 많은 공부를 통해 ‘기존 방식이 전적으로 옳은 것이었구나’라는 깨우침을 얻게 된다면 혼자만의 이런 생각은 바로 지워버리겠지만, 현재로서는 보다 현실적인 수익률 계산과 예측을 위해 후자의 계산법이 보다 옳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그러한 방법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보증금을 재투자 했을 경우의 전형적인 수익률에 관한 심도있는 연구가 있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글/ 상가투자컨설팅(www.sanggatuja.com) 연구원 조성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