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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상징에 의한 이미지 형성 - 상징적 심상
이미지의 기본적인 기능은 감각적 인상을 생생하게 재현해 내는 데 있다. 그러나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이미지는 어떤 대상의 감각적 인상을 전해 줄 뿐만 아니라, 독자에게 그 대상과 관련된 여러 가지 관념들을 연상시킨다. 이와 같이 '관념을 연상시키는 기능을 가지는 이미지'를 상징적 이미지라 한다.
가. [공무도하가]에서의 '물'의 이미지
⇒ 물에 휩쓸려 남편이 죽었으니, 물이란 곧 남편과의 사별을 가져온 사물이다. 이 때 물의 이미지는 당연히 <이별, 죽음>, 좀더 일반화하면 <삶의 부정적 이미지>이다.
나. 다음 시조에서의 '못'의 이미지
압못세 든 고기들아 뉘라셔 너를 모라다가 넉커늘 든다.
북해 청소(北海淸沼)를 어듸 두고 이 못세 와 든다.
들고도 못나는 정(情)은 네오 鏡오 다르랴. ― 작자 미상
⇒ 이 시조는 어느 궁녀가 대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 내용이다. 그런데 누가 잡아다 놓았는지는 모르지만 북해의 맑은 물에서 놀아야 할 물고기들이 앞뜰의 못에 가두어져 있다. 그러므로 이 때의 '못'은 자유로운 세계와 단절된 공간으로서 화자의 생활 공간과 동질적 관계에 있는 부정적 이미지임을 알 수 있다.
다. [동동]에서의 '불의 이미지
二月걁 보로매, 아으 노피 현 燈등불 다호라.
萬人 비취실 즈지샷다. / 아으 動動다리 ―<동동>에서―
⇒ 위에서의 '높이 켠 등불'은 높은 곳에 켜 놓은 등불 정도의 의미를 가진다. 이것이 다음 구절에서 '만인을 비추실 모습'으로 부연 설명되고 있다. '등불'은 일반적으로 '광명, 인도자, 지도자' 등의 뜻을 연상시키지만, 이 시에서는 '높이 매달려 있는 것', 그리고 '많은 사람을 비추는 모습 → 뭇사람을 깨우쳐 주는 모습'으로 제시되어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등불의 상징적 이미지는 <높고 훌륭한(고매한) 인격(인품, 정신)>이라 할 수 있다.
※ 보충자료 : 우리 시의 회화성
현대시에서 심상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현대시가 음악성보다는 회화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우리 시에서는 1930년대 중반의 주지시파(主知詩派)가 서구 이미지즘이 영향을 받아 주로 시각적 심상에 의한 시의 회화성을 추구했다.
<예시 1>
1.
향료를 뿌린듯 곱단한 노을 우에
전신주 하나하나 기울어지고
먼 고가선 위에 밤이 켜진다.
2.
구름은 보라빛 색지 위에
마구 칠한 한 다발 장미
목장의 깃발도 능금 나무도
불면 꺼질듯이 외로운 들길. 김광균 <뎃상>
김광균의 시는 한폭의 수채화처럼 시각적 이미지를 살리고 있는데, 여기 인용한『뎃상』에서도 '구름은 보라빛 색지 위에 마구 칠한 한 다발 장미' 등과 같이 회화적인 이미지를 잘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향료를 뿌린듯 곱단한 노을'에서와 같이, 김광균은 특히 색채적 이미져리를 잘 쓰기로 유명한 사람이어서,『외인촌』,『오후의 구도』,『와사등』,『가로수』,『설야』등에는 색채적 이미져리와 시각적 이미지가 눈이 부실 정도로 나타나 있다.
<예시 2>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서정주 <국화 옆에서>
『국화 옆에서』라는 시를 보면, 첫 연에는 소쩍새 울음소리라는 청각적 이미지가 나타나 있고, 둘째 연에도 천둥소리라는 청각적 이미지가 나타나 있으며, 세째 연에는 거울 앞에 선 내 누님이라는 시각적 이미지가 그려졌고, 네째 연에는 무서리라는 시각적인 이미지와 잠도 오지 않는 나의 불면이라는 내면적인 체험이 나타나 있는데, 문제는 이것들이 따로 떨어져 있지를 않고 전체적인 시의 주제 아래 유기적으로 통일되어 있다는 점이다. 즉, 국화에 비겨서 생명의 탄생 과정의 어려움을 노래한 이 시의 주제는 곧 각 연의 구체적인 이미지 속에 용해되어 있고, 이들이 유기적인 연관을 맺어서 비로소 뛰어난 한 편의 시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
<예시 3>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푸라타나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을 모르나
푸라타나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느린다.
먼 길을 올제
홀로 되어 외로울 제
푸라타나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영혼을 불어 넣고 가도 좋으련만
푸라타나스
너는 나와 함께 신이 아니다.
수고론 우리의 길이 다하는 어느날
푸라타나스
너를 맞을 검은 흙이 어느 먼 곳에 따로이 있느냐.
나는 오직 너를 지켜 네 이웃이 되고 싶을 뿐
그곳은 아름다운 별과 나의 사랑하는 창이 열린 길이다. 김현승 <푸라타나스>
참고 자료 : 지배적 심상과 주제의 암시 기능
이미지의 기본적인 기능은 감각적 체험을 되살리는 데 있다. 이런 기본적 기능 이외에 이미지는 보이지 않는 관념들을 구체적 형상을 통해 암시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이러한 이미지를 지배적 심상(이미지)이라고 한다. 지배적 심상이란 작품과 직결되는 구체적 형상 또는 그 형상에 내포된 관념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배적 이미지는 작품 전체를 통하여 반복 등장하여 시상의 흐름을 지배하며,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준다. 그리고 시의 주제를 암시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하게 된다.
요약정리
1) 이미지의 개념
감각 기관에 의해 떠오르는 대상에 대한 영상이나 대상을 감각적으로 인식하도록 자극하는 말이다. 즉 감각을 재현하는 감각적인 표현을 일컫는다. 심상ㆍ형상이라고도 한다.
예) 그는 용감하게 싸웠다. (추상적 의미) 그는 성난 사자처럼 싸웠다. (이미지)
2) 이미지의 기능
① 의미를 전달하는 기능을 갖는다.
김수영의 '풀'이란 시에서 '풀'은 단순한 식물로서의 '풀'이 아닌 저항적인 인간, 민중의 상징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이미지는 의미를 함축적으로 표현해 준다.
② 대상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표현한다.
"그 꽃 참 곱군."과 같은 개념적 서술보다는 "그 녀석 눈이 샛별 같아."와 같이 구체적으로 비유함으로써 눈의 빛남을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
③ 보통의 언어로써 풀이하기 어려운 마음의 상태를 효과적으로 나타낸다.
김동명의 '내 마음은' 이란 시에서는 '나'의 마음을 '호수'라는 비유적 이미지를 통해 나타내고 있다. '그대'가 노를 저어 올 수 있고, '나'는 '그대'의 뱃전에 부서질 수 있는 '나'의 내면 상태가 효과적으로 드러난다.
3) 이미지의 표현 방법
① 묘사적 심상 : 대상을 묘사로 통해 제시되는 심상
예) 송홧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 집/ 눈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이고/ 엿듣고 있다. <박목월, 윤사월>
→ 한 폭의 그림을 떠올릴 수 있도록 외딴 봉우리의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② 비유적 심상 : 대상을 매개물에 비겨서 표현하는 심상
예) 이는 먼/ 해와 달의 속삭임/ 비밀한 울음 <박두진, 꽃>
→ 꽃을 '속삭임', '울음'에 비유하고 있다.
4) 이미지의 갈래
① 시각적 이미지 : 색채, 움직임을 제시한 이미지
예) 지나가던 구름이 하나 새빨간 노을에 젖어 있었다. <김광균, 외인촌>
② 청각적 이미지 : 소리, 음성, 음향 등을 제시한 이미지
예)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김소월, 접동새>
③ 후각적 이미지 : 냄새, 향기 등을 제시한 이미지
예)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이육사 광야>
④ 미각적 이미지 : 음식의 맛, 맛을 보는 행위 등을 제시한 이미지
예) 집집 끼니마다 봄을 씹고 사는 마을 <김상옥, 사향>
⑤ 촉각적 이미지 : 만짐에 의한 것으로 차가움과 뜨거움, 피부결 등으로 세분됨.
예) 젊은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 <김종길, 성탄제>
* 공감각 : 하나의 감각이 다른 감각으로 전이 되는 것
예)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청각(종소리)의 시각화(푸른) <김광균, 외인촌>
동해 쪽빛 바람에/ 항시 사념의 머리 곱게 씻기우고, →촉각(바람의 시각화(쪽빛)<유치환,울릉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