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찾아서 (1/31)
오늘날 예수를 따르고자 하거나, 그리스도교 신앙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도
교회의 존재 의의에 대해서 물음표를 던질 때가 있습니다.
여러 이유로 교회에 가기를 멈추거나, 교회를 떠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비그리스도교인들은 교회가 현대 사회의 흐름에 따라오지 못하는 낡고,
억압적이며 보수적인 윤리와 문화를 고수하고 양산하는 집단이라고 비판합니다.
그리스도교인들도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꺼내
구태여 여러 활동을 요구하는 교회에 계속 다녀야 하는지 고민하고 번민합니다.
교회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조차 시시때때로 아프고 씁쓸한 경험을 합니다.
전에 읽었던 책을 잠시 떠올려 보았습니다.
2019년 37세의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뇌종양으로 별세한 레이첼 헬드 에반스의
“교회를 찾아서”라는 책입니다. 도서출판 비아의 책인데요.
미국에서 주목받는 그리스도교 문필가 중 한 사람인 레이첼의 자전적인 에세이이며,
2016년 크리스채너티 투데이 북어워드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평신도로서 많은 강연과 집필로 왕성한 활동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레이첼은 이 책을 신앙의 신비에 근거하여 매력적이고 구체적인 신앙의 고백을
생생한 이야기로 써내려 나갑니다.
마치 정처 없이 길을 떠난 신앙의 순례자들을 위한 안내서다라고도 평을 합니다.
독자들을 자신의 아름다운 신앙 여정 안으로 들여와 어떻게 자신이 교회를 떠났고,
한참 동안 길을 잃은 채 질문을 던졌으며,
고통의 시간을 거쳐 다시 교회로 돌아오게 되었는지를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근본주의 성향의 미국 남부 바이블 벨트의 복음주의 교회에서 자란 레이첼은
어느 날 신앙에 회의를 느끼고,
현실 교회의 편협한 모습을 마주하게 되어 교회를 떠납니다.
여러 곳을 순례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그녀는 바닥까지 내려간 자신의 신앙을,
그리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봅니다.
이 여정 중에 그녀를 아프게 했던 교회의 폐쇄적인 모습,
그 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준 교회의 편협한 모습을 마주하면서도,
동시에 그녀도 미처 알아채지 못한 사이에 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하느님 나라를 일구고 있는 교회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해 나가게 됩니다.
그녀가 이제까지 경험했던 기존 교회의 모습만이 아니라
더 오랜 역사와 다채로운 색깔을 지니고 있으며,
‘죄인’인 인간의 비루함, 비천함, 추악함도 그대로 드러냅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의 고귀함, 존엄함을 신앙을 통해
이루어 나갈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나는 일요일 아침에 깃든 희망을 믿는다.”
오랜 방랑과 순례 끝에 내린 그녀의 결론입니다.
참된 교회란 무엇인가,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교회라는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바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그리스도교 신앙이라는 여정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