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 일출을 보기위해 새벽 4시 30분쯤에 일어나서 급하게 아침을-밥을 늦게 지은탓에 밥도 못먹고 국으로 아침을 때운-먹고 온 가족이 부전역으로 출발했다. 1222열차에서 일출을 맞이하기 위해서였다. 이때가 약 5시 40분쯤이었는데 새벽이라 그런지 지하철안은 썰렁했다. 어쨌든 부전역에 6:10분경에 도착, 부전역에는 생각보다는 많은 사람들은 없었지만 그래도 젊은 사람들이 많은것으로 봐서는 일출을 보려고 탄 사람들이 틀림없었다. 일단 불국사행 차표를 4장 끊고(경주에 있는 아버지 친구분을 만나기위해) 잠시후 플랫폼에 들어갔다. 플랫폼에는 저편에 통일호 객차 5량으로 편성된 청량리행 통일호가 서있었다. 일단 맨 마지막칸에 필자는 탑승했고 이윽고 열차는 출발했다.
한겨울이었기 때문에 밖은 아직도 어두컴컴했고 건물과 가로등에 비치는 불빛만이 창밖에 보일 따름이었다. 다행히도 하늘에는 별이 총총하게 비치는것으로 봐서는 일출을 보는데는 지장이 없을것 같았다. 역을 지나가면서 점차 승객은 늘어나기 시작했고 해운대역과 송정역에서 대부분의 승객이 내렸는데도 객차안은 평소때와는 달리 승객이 많이 있었다. 송정역을 지나면서 부터 날이 점차 밝아오기 시작했다. 이제 좀있으면 일출이 보일것임을 알리는 전조인 셈이다. 일광, 좌천역을 지나면서 부터 아침하늘이 밝아지기 시작하더니 월내역에 도착했을때(이때가 오전 7:30분경이었다.) 구름사이로 태양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드디어 태양이 떠오르는가 싶을찰나... 열차는 출발하기 시작했고 조금 지나자 고리원자력 발전소에 가려서 아예 보이지도 않는게 아닌가. 약간 실망하고 있었을때 열차는 서생역에 도착했는데 그곳에서 필자를 맞았던 것은 환하게 떠오른 태양이었다. 객차안은 탄성으로 가득차기 시작했고 필자는 들고갔던 카메라로 떠오른 태양을 촬영했다. TV에나오는 동해안의 웅장한 태양은 아니었지만 아니면 어떠랴. 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데.
필자는 불국사역에 도착하기 전에 승무원에게 승차변경을 요청해서 마사까지 표를 새로 끊었다. 그래서 불국사역에 도착했을때 아버지, 어머니, 동생이 내렸고 필자는 열차에 남아서 마사역까지 가기로 했다. 굳이 마사역에 가고자 했던것은 돌아올때 바로 돌아올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또 이곳은 역을 열차안에서 찍기가 어려운 곳이기 때문에 내려서 찍어보기 위해서였다. 평소같으면 경주나 영천역을 지나면 객차안이 텅텅 비는데 뜻밖에도 객차안은 필자가 내릴때까지 승객으로 가득찼다. 역시 연휴라서 그런건가? 그래서인지 평소에는 승객이 별로 타지도 않는역에서 승객들이 종종 탑승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약 5시간(부전역에서)을 달려 열차는 마사역에 도착했고 필자는 이곳에서 내렸다.
마사역에 내린 필자는 역무원에게 승차권을 영수증으로 쓰겠다고 요청했는데 역무원은 말을잘못 알아들은듯 필자에게
역무원: "영주까지 간다고?"
필자: "영주가 아니고 영수증으로 쓰려고 하는데 괜찮은가 하고 물은 건데요.."
역무원: "그 승차권은 그냥 가져가도 상관은 없어요. 여기는 오지라서 열차 놓치면 나가기가 어려운데.. 다른곳에서 온 분 같은데 여기는 무슨일로 온겁니까?"
필자: "이곳에 한번 와보고 싶어서 온겁니다."
역무원: "음.. 그럼 사무실안에 들어가 계세요."
일단 필자는 마사역 역무실로 들어갔다. 역무실안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잠시 후 역무원 2분이 들어오셨다.
필자: "이곳 역무원은 한명인가 보군요."
마사역 부역장: "한명이 아니라 4명입니다. 2교대로 2명이 일하고 있죠."
먼저 필자는 부전으로 가는 승차권을 구입하기로 했다.
필자: 부전행 통일호 승차권 하나만 주세요. 그리고 입장권 한장 끊을 수 있을까요?"
역무원: "입장권이요?"
필자: "사실 여기에 50원짜리 옛날 입장권이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온겁니다."
역무원은 보충권에(마사역 승차권 구좌는 영주와 안동행 외에는 없는것 같았다.부전행이라는 글자를 쓴후에 입장권 한장을 건네 주었다.
역무원: "입장권 수집하시나본데 몇장 더사시지 그래요?"
필자: "저는 한장만 구입하거든요. 그냥 개인적으로 모으는거라 한장만 구입하는 겁니다."
역무원: "음.."
일단 승차권을 구입한 후 필자는 궁금한 몇가지를 물어보았다.
필자: "이곳은 하루에 몇명정도가 이용하는지요?"
부역장: "여기는 이용하는사람이 거의 없어요. 굳이 평균을 잡자면 하루 5명 정도 되려나..."
필자: "그래도 승차권까지 발매하는 것으로 봐서는 주변역에 비하면 수요가 많은편이라는 말이 아닌가요?"
부역장: "사실 수요가 많은건 아니에요. 이곳은 교통이 매우 불편해서 주민들이 이용하는거죠. 아침일찍 시내버스가 가고 나면 하루에 마을버스가 4~5번밖에 안다니기 때문에 안동장이나 옹천장날일때, 급한일로 자재사러 갈때, 그리고 울산이나 대구같이 먼곳에 찾아갈때, 그리고 다른곳에서 온 사람들이 이용하는 편이죠. 주로 안동가는 사람들이 많이 탑니다."
필자: "음, 그렇다면 이곳은 여객업무외에 어떤업무를 취급하는지요?"
부역장: "주로 열차운전취급을 하고있죠."
필자: '혹시 화물이나 소화물취급은 안합니까?"
부역장: "우리역은 화물취급은 안합니다. 여객취급만 하죠. 요새 화물취급하는 역이 몇없어요."
잠시 사무실 벽을 살펴보니 여객수요 감소요인이라는 난에 비둘기호 폐지, 역세권 주민의 감소, 여객수요 창출방안에 타역승차권발매 등의 항목이 있었다. 혹시 이곳도 전산승차권을 발매하나 싶어서
필자: "이곳도 혹시 전산승차권을 발매하나요?"
역무원: "여기는 전산승차권은 발매안합니다. 구권만 발매하죠"
필자: "사실 이곳은 몇번 지나가봤는데 역건물이 잘 안보여서 그럼 승차권은 어디서 끊나 싶어서 궁금햇는데 저쪽에 대합실이 있었군요."
역무원: "예, 저쪽이 대합실로 쓰고 있는 곳이죠."
잠시후 필자는 역건물 촬영을 요청했고 부역장님께서는 별말없이 허락했다. 필자는 역무실을 나와 반대편 플랫폼에서 마사역을 촬영한 후 대합실로 들어갔다. 대합실에는 한편에 나무의자가 벽을 차지하고 있었고 다른편에는 국화화분들을 옮겨놓았다. 날씨가 춥다보니까 얼지말라고 한듯 싶었다. 벽에는 시간표와 운임표가 적혀있었는데 한쪽에는 지금은 다니지 않는 비둘기호 열차시간표가 적혀있었고-곧 옛날에는 이곳에 6번 열차가 정차했다는 말- 옆에는 지금은 다니지 않는 구간의-비둘기호가 다녔을적에는 쓰였을-운임표가 적혀있었는데 그 중에는 강릉, 철암,함백, 예천, 점촌, 김천, 심지어는 대전까지도 쓰여있는게 아닌가.
811 비둘기 5:39 5:40 강릉
805 비둘기 18:44 18:58 안동 (이것이 가려진 비둘기호의 시간표)
필자가 대합실에 있을때 열차를 타러온듯 한 젊은남자가 들어왔다. 들어보니 안동가는 사람인듯 싶었다. 잠시 필자는 밖에 나왔는데 마사역 뒤에는 약 30여채의 민가가 모여 있었고 마사역 옆에는 마을로 가는듯한 길이 있었는데 그 곳에는 옛날에는 구멍가게 장사를 했던 집이 폐가가 된채로 방치되어 있었다. 잠시후 부전행 통일호가 도착하려는지 역무원께서 밖으로 나왔다. 이김에 필자는 마지막으로 역무원에게 질문을 했다.
필자: "시간표를 보니까 옛날에는 비둘기호도 다닌것 같던데 언제 없어졌는지요?"
역무원: "예, 옛날에 비둘기호가 다녔었죠. 영주 ,안동을 거쳐서 갔었는데 한 2년전쯤에 없어졌죠."
잠시후 통일호 열차가 마사역 플랫폼에 도착했고 필자는 마사역역무원에게 인사를 드리고 객차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