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레로 Bolero - Ravel, Maurice Joseph 스트라빈스키는 라벨에 관해서 말하기를 스위스의 시계기사라고 불렀다. 이것은 라벨의 음악을 만드는 방식이 정밀하고 세부적으로 잘 설계되어 정확히 구성되어 있는 것을 비유해서 말한 것으로 라벨의 음악적 특징을 교묘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 한가지, 라벨의 음악적 특색을 표현한 말로 오케스트라의 마술사라는 별명이 있다. 그는 근대 프랑스의 작곡가 중에서 오케스트라 악기의 사용법이 뛰어난 기량이 있는 작곡가였다. 무소르그스키의 조곡 전람회의 그림을 오케스트라오 편곡하여 이름을 떨쳤고 그외에 수많은 뛰어난 오케스트라곡을 작곡하였다. 스페인 랩소디, 무용모음곡 마 메르 루아,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발레 모음곡 타프니스와 클로에 등이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그의 이름을 세상에 가장 널리 알린 곡은 볼레로이다. 이 곡은 현재 주로 연주회용의 작품으로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원래는 발레 음악으로서 구상 된 것이다. 명발레리나, 이다 루빈시타이을 위해서 쓴 무곡으로서 곡은 단순 소박하지만 고조되는 가락은 정열적이다. 라벨은 심심풀이로 이 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그것이 그의 작품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작품이 되었다. 또 한가지 특이할 만한 것은 라벨이 이 곡을 만든 방식 그자체이다. 어느 정도 큰 곡이라면 몇 개의 선율을 구성하여 거기에 변화를 붙이면서 하나로 정리하는게 보통의 작곡방법인데, 이곡의 경우는 그와 같은 음악의 상식을 무시한 채 특징있는 두 개의 주제만을 18회나 전혀 형상을 바꾸지 않고 되풀이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리듬이나 템포가 바뀌지 않고, 바뀌는 것은 다만 주제를 담당하는 악기의 구성뿐이라는 것은 거의 음악 사상 전무후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곡은 저점 음량이 커져, 마지막의 겨우 2마디에서 정열적으로 분위기가 바뀌면서 끝난다. 참으로 스위스의 시계기사라는 말에 적합하게 완전히 계산된 작품이다. 또 악기 구성의 차이만으로 듣는 사람을 이끌 게 하는 점도 오케스트라의 마술사답다. 이 작품이 국립오페라 극장에서 초여되었을 때 열광적인 절찬을 받았고 그 후부터 이 음악은 세계 여러나라에서 다투어 연주되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4년 후인 1932년의 가을 , 57세의 라벨은 파리에서 자동차 사고를 당했다. 그리고 그 때 머리를 세게 다친 것이 원인이 되어 그의 만년은 비극으로 이어진다. 그는 그 다음해 여름 무렵부터 심한 피로와 몸이 부자유스러움을 느꼈다. 의사의 진단을 일정하지 않아, 정확한 병명은 알려지지 않고 뇌가 점점 위축되어 가는 일종의 교통사고의 후유증이 그를 괴롭혔다. 그에게 있어서 불행했던 것은 보통의 정신병의 경우와는 달리 이성 그 자체는 분명했던 점이며 단지 그의 머리 속에서는 음악이 울리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5선지에 옮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마침내 라벨은 폐인으로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가 작곡한 최종의 오케스트라 곡인 볼레로 역시 우연히도 그의 불행한 미를 예고한 작품이 되었다. 악기편성 피콜로, 풀루트 2, 오보에 2, 코랑글레(잉글리쉬 혼), 클라리넷 2(Eb, Bb), 베이스 클라리넷(Bb), 파곳 2, 콘트라파곳, 호른 4(F), 소트럼펫(D), 트럼펫 3(C), 트롬본 3, 튜바, 색소폰 3(F,Bb, Bb), 팀파니 3, 작은북 2, 큰북, 심벌즈, 탐탐, 첼레스타, 하프, 그리고 현악5부.
작품해설 철저히 계산된 주제반복의 독특함 먼저 저음현의 피치카토를 타고 작은북이 극히 여린 피아니시모(pp)로 원래 볼레로의 리듬으로부터 조금 변형시킨 리듬 주제 2마디를 연주하기 시작하는데, 이 리듬은 끝맺음을 위한 마지막 2마디를 제외하고는 한번도 흐트러짐이 없이 끝까지 계속 되풀이된다. 단 갈수록 리듬도 악기가 더해져 점점 강하게(크레센도) 연주한다. 맨 처음에는 볼레로 리듬 주제가 2회(4마디) 피아니시모(pp)로 연주되고, 주제 가락 A와 B가 각각 2회씩 악기를 바꾸어 가며 점점 강하게 연주되는데, 그 사이 마다 볼레로 리듬이 한 번씩(2마디) 끼어 든다. 이것이 통틀어 4회 반복된 후에 마지막으로 A가 한 번 연주된 후 리듬이 나오고 B가 변형되면서 장대하게 곡을 끝맺는다. 이를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 R 볼레로 리듬 주제가락A 주제가락 B ) R + [(R + A) * 2 + (R + B) * 2] * 4 + (R + A) + (R + B') 주제 가락 A는 다장조로 진행되는데 반해, 주제 가락 B는 바장조에서 바단조를 오가면서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