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바벨탑 이야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아득한 옛적에는 세계의 언어가 하나였다는 주장에 묵묵부답은 할지언정 쌍심지를 켜고 반대할 이는 없으리라.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하나의 대명제가 성립되게 된다.
'아득한 옛적, 세계의 언어는 하나였다.
비록 수천 년의 세월이 흘러 수많은 언어가 분화되고
각기 나름대로의 변천과정을 겪었지만,
萬法歸一만법귀일이라!
본래 하나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에
오늘날 사용되는 세계의 그 어떤 언어도
과학적인 음운법칙 하에 서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만일 대응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 그것은 아직 언어들간의 대응법칙을 발견해내지 못했기 때문이지, 대응은 반드시 되게 되어 있다.
이러한 사실을 언어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서 필자는 과거에 세 가지 프로젝트를 세웠었다.
그 첫째는 동양의 문자인 漢字[甲骨文갑골문까지를 포함함; 이하 '동방문자' 또는 '東字동자'라 칭함]에 대해 그 어원을 확실히 밝히고 그것의 본래 창제민족이 현 한반도인의 조상임을 밝혀 동양 어문의 시점이 우리나라임을 밝히는 작업이고,
둘째는 인도유럽기어까지 가서는 더 이상 진척이 없는 서양 언어들(주로 영어)의 어원에 대해 그 뿌리가 우리말임을 밝히는 것이며,
셋째는 영어와 일본어가 모두 原뿌리인 우리말(여기서 우리말이라 함은 고대·중기·현대한국어를 포괄하는 종합적 개념이다)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히는 것이다. 아울러, 일본이 교묘하게 조작해놓아 우리에게 상당한 압박을 주고 있는 역사왜곡의 실체를 역사언어학적 관점에서 심도 있고 적나라하게 밝힘으로써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되살리는 작업이다.
첫 번째 작업의 일환으로 필자는 1992년도에 졸저『韓字核(한자핵)』을 세상에 출간하였고, 두 번째 작업의 일환으로 1995년도에『뿌리뽑힌 영어(박진강)』를 출간한 바 있다. 본서는 그 작업들에 이어 세 번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출간되는 것이다.
세계 언어들은 압축을 그 특징으로 하는 '한국어'에서 비롯되었으며, 그것을 늘여 변형한 것이 일본어이고, 영어, 독어, 불어 등도 역시 고대한국어를 늘여 변형한 것에 불과하다.
오늘날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서양인들이 이 소리를 들으면 코웃음을 치고 받아들이려 하지 않겠지만, 영어 어휘의 70% 이상이 질서정연한 음운법칙 하에 우리말과 대응되고, 우리의 도움 없이 그 어원이 밝혀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계속적인 거부를 불가능하게 할 것이다.
우리말과 영어가 대응된다면, 우리말의 방계라 할 수 있는 일본어는 당연히 영어와 대응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본서에서는 '일어와 영어간의 음운대응법칙'을 후반부에 기재하여 일본어를 공부하는 이들로 하여금 참고가 될 수 있게 하였다.
특히 '海(해)와 sea' 편을 통해, 온조왕 및 백제 관련 부분의 수수께끼인 '大海' 및 '小海'의 풀이를 중국 사서에 근거를 두고 새롭게 정해하여, 백제의 건국지는 서울 아래의 하남시가 아니라, 중국대륙 황하 남쪽의 준말인 하남성 일대임을 밝힘으로써, 잘못 교육되고 있는 역사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함과 동시에 새로운 역사해석방향을 제시하였다.
비록 소수의 독자나마 본서를 통해 뭔가 깨우치는 바가 있다면, 필자로서는 큰 보람이 될 것이다.
새로운 밀레니엄이 마악 시작하려는 현 시점은 우리로 하여금 지난 천년과는 달리 세계의 언어에 대해 새로운 이해를 요구하고 있다. 인도유럽어족, 우랄어족, 알타이어족 등으로 나누어 세계의 제언어를 바라보았던 서구학자들의 시각 및 假說은 근본적으로 그 핵심사항을 결여하고 있다.
세계의 제언어는 본래 하나였으며, 하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이 언어학의 최핵심사항이다. 다행히 최근 고고학적 발견의 영향으로 세계 언어학계에서는 인도-유럽어족 뿐 아니라 인류가 현재 사용하는 모든 언어는 같은 뿌리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을 담은 저서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미국의 알렉시스 레이머 및 브라이언 조지프, 비탈리 세보로시킨과 이스라엘 하이파대학의 아론 도고폴스키 교수, 그리고 앨런 봄하드와 존 컨스 등이 그러한 주장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학자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그들 중 봄하드는 "20세기가 마감하는 시점에 인도-유럽어족이 고립어라는 주장은 더 이상 설득력을 지니지 못한다"고 지적, "이제는 인도-유럽어족도 뿌리를 같이 하는 언어가 있음을 인정하여야 할 때"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스탠퍼드 대학 언어학교수를 지냈던 조지프 그린버그 박사의 경우 인도-유럽어족과 밀접한 언어로 일본어나 에스키모-알류트어까지도 연구를 하고 있다.
이들 진취적인 학자들과 필자의 다른 점은, 그들이 60년대에 소련학자들이 '우리의 언어'라는 뜻으로 노스트라틱(Nostratic)이라고 부른 어떤 언어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을 하고 있는데 반해( 그들의 주장은 현재로서는 하나의 가설일 뿐이다), 필자의 주장은 "전 세계어는 고대한국어에서 비롯되었으며, 아득한 옛적 인류의 共通祖語공통조어였던 언어는 고대한국어였다"라는 것이다.
이러한 필자의 주장을 밝히기 위한 일환으로 본서에서는 지금껏 Chinese Character라고 오인되어온 동방문자를 正解정해하고, 그것의 본 창시민족은 오늘날 중국대륙에서 한반도로 축소되어 버린 우리 민족이며, 서양어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영어의 원 뿌리가 한국어임을 언어학적으로 밝힘과 동시에, 질서정연한 음운대응규칙 하에 영어와 일본어 등이 본래 동일한 하나의 뿌리에서 비롯되었음을 독자들에게 보여줄 것이다.
이 작업은 너무나도 오랜 시간의 흐름으로 인해 상당히 곤란한 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연구결과 세계제어의 원뿌리인 한국어가 고대, 중기 및 근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는 동안 거의 변함이 없이 옛 語音어음을 유지, 간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영어 또한 수많은 세월에도 불구하고 구개음화, 두음법칙, 모음변형과 같은 음운변화현상 외에는 비교적 원시어음에 가까운 음가를 간직하고 있어서, 독자들에게 발표하는데 있어 그렇게 큰 애로사항은 없었다. 너무나 많은 예가 있지만,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그 중 몇 가지만을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영어 speak(말하다) ← 고대한국어 spaek(白말할 백)
영어 can-(개) ← 한국어 kyoun(犬개 견) → 일본어 ken
영어 soot(그을음) ← 한국어 soot(숯) → 일본어 susu(スス)
영어 cow(암소) ← 고대영어 cu ← 인도유럽기어 *go(u)s ← 한국어 go(암소 고 = 牛+古)
영어 quit(그만두다) ← 한국어 qut(끝)
영어 steel ← 고대한국어 styoul(鐵철; 옛음의 경음은 'ㅼ'이 사용된 '뗠')
다만, 언어학에서 간과할 수 없는 역사문제가 가장 괴롭고 서글픈 문제였다. 우리 민족의 上古史는 현재 한국정사학회 회장으로 있는 林承國 박사가 밝힌 바와 같이, 오늘날 세계인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동북아시아의 한 귀퉁이인 한반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고대 <중국대륙+몽고대륙+만주대륙+시베리아대륙+한반도+일본열도>에서 전개된 역사였다.
주변 강대국들 및 내부 교란자에 의해 이러한 중요한 사실들이 지난 수세기 동안 왜곡은폐된 관계로, 세계인들은 자신들의 언어의 원뿌리를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왜곡을 한다 해도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지는 법이다. 역사와 언어는 뗄래야 뗄수 없는 분리불가의 관계에 있다. 따라서 언어의 숨겨졌던 면들이 밝혀지면 역사 또한 바로 서게 될 것이다.
문명은 최초에 하나였다.
태고 적에는 동양도 서양도 존재하지 않았다. 오늘날 알파벳으로 기록된 영어 aqua kw ; 물, 액체 는 서구문명에서 비롯되고, '液액'은 동방문명에서 비롯된 서로 전혀 다른 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본래 동일한 말의 음을 다른 소리문자로 표기한 것일 뿐인 aqua와 액(液)은 결코 분리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영어 어근 aqua를 사람들에게 읽어보라고 하면, 아쿠아·아콰·애쿠아·애쿠어·애쿼·애콰 식으로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aqua의 정확한 발음가를 알기 위해서는 국제음운기호 kw 를 필요로 한다. 우리는 영어의 이와 같은 발음의 모호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발음과 알파벳 표기가 서로 정확히 일치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로서는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우리말의 경우는 발음과 한글의 표기가 완전히 일치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가'로 써놓으면 충청도·강원도·경기도·함경도 사람 할 것 없이 모두 '가'로 읽지 정신이상자 빼놓고는 '거'로 읽지 않는다. 그런데 앞에서와 같이 영어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는 영어의 커다란 취약점·단점이 된다.
aqua에서의 어근은 aq이며 그것의 어원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의 정확한 음가를 알아야 한다. 물론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I.P.A.(International Phonetic Alphabet; 국제음운기호 또는 만국음표)를 보지 않고서도 aqua의 발음을 정확히 알고 있겠지만, 외국인의 경우는 다르다. 외국인들은 aqua의 정확한 음가를 알기 위해 I.P.A.를 참조할 수밖에 없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aqua의 어근 aq에 대한 발음은 액이다. 그런데 그 음가는 동방문자 '液액'의 자음과 완전히 일치한다.
aq 뒤에 붙은 모음 ua는 '液액'의 일본음 애키(eki)에서의 i처럼 원음(ek)의 늘어진 음으로, 그 외에 아무런 의미도 없다.
보다시피, 영어 aqua는 동방문자 '液'의 영어식 자음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연유에 의해 이러한 일(동방문자의 자음이 영어 속에 들어있는 일)이 발생된 것일까? 물론, 이와 같은 영어와 동방문자간의 일치성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동방문자 '液액'은 자음, 자형, 자의의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정리가 가능하다.
液 ① 자음: 한국음 æk, 영어음 æk-, 중고한음 *iæk, 일본음 eki
② 자형: 水(물 수) + 夜(=腋; 겨드랑이 액)
③ 자의: 즙, 액체
보충설명하자면, '液'에서의 '夜'는 밤이 아닌 겨드랑이를 의미한다. 즉, '液액' 속에 들어있는 '夜'는 '腋액'의 생략형이다. 따라서 '液'은 겨드랑이[腋]에서 스며 나오는 액체[땀; 水]를 형용한 글자로, 물체에서 배어 나오거나 짜낸 액체(liquid) 및 즙의 뜻을 나타낸다.
'液액'의 영어식 자음인 aqua는 '액체'의 뜻에서 나아가 물[水]의 뜻을 주로 나타내며, 맨 뒤의 모음 a는 e 또는 i로 바뀌기도 한다. 그 뒤에 나오는 음에 따라 융통성 있게 변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