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해 줄 사람 하나 없이 이 현장에 뛰어들었던 것도 오직 복음을 전하다가 하나님이 주시면 먹고 안 주시면 굶고 그리도 안 주시면 굶어 죽겠다는 각오를 하였기 때문이다.
당시 나는 학생 신분이었고 내가 복음을 전하는 대상은 헌금을 하기보다 쌀이나 방값은 물론 도리어 삶의 전반적인 부분을 지원해 주어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런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복음 전하는 자들이 복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라는 고린도전서 9장 14절 말씀대로 하나님은 나에게 식량을 공급해 주셨다.
영락교회 주현실 권사님! 이 권사님은 쌀이 떨어질 만하면 쌀을 가져다 주셨다. 주일 낮이면 집에서 밥을 하고 국을 끓여 들고 어머니랑 함께 오셔서 예배드리고 같이 식사를 나누며 전도에 힘쓰셨다. 그 뿐만이 아니다. 평일에는 헌옷을 가지고 오셔서 헐벗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하셨다. 주현실 권사님은 하나님이 복음 사역을 위해 내게 보내주신 천사이자 교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한 귀한 일꾼으로 기억된다.
둘째, 맞아 죽을 각오를 하였다.
이 동네는 칼 맞아 죽은 사람, 몽둥이 맞아 죽은 사람이 수두룩 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실제로 사역을 하면서 칼에 찔려 죽는 사람과 몽둥이에 뒤통수를 맞아 죽는 사람들을 보았다. 얼마 전에는 칼로 목을 따서 죽이는 사건이 발생했고, 죽먹으로 때려 죽이는 일, 칼로 가슴을 그어버린 일도 일어났다.
실제로 칼로 나를 죽이겠다고 쫓아다니는 사람들도 있었다. 쪽방에서 예배 드릴때 칼로 그어버리겠다고 달려드는 일이 있었는가 하면 아내 때문에 나를 죽이겠다고 쫓아다니는 사람도 있었고 몽둥이를 들고 죽이겠다고 나를 찾아온 사람도 있었다. 나는 언제든지 복음을 위하여 죽기로 각오하였다.
셋째, 언제든지 병에 걸려 죽으면 죽으리라 각오하였다.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여러 가지 병에 시달리다가 죽어간다. 알코올 중독, 폐결핵, 당뇨, 간염, 간경화, 고혈압, 중풍, 심장병, 암, 에이즈 등 나는 병으로 죽어 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았다.
교회 내에서도 100여명의 식구들이식판과 수저를 같이 쓰고 있다. 쪽방 동네 사람들과 수시로 만나면서 우리는 이런 저런 병에 그대로 노출된 채 언제 감염되어 죽게 될지 모른다. 폐결핵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쏟아내는 피를 고스란히 받기도 하고 에이즈에 걸려 온 몸에 진물을 흘리며 찾아와 기도해 달라는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
그러나 주께서 내 사명을 마치는 그날까지 나를 지켜주실 줄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