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지나며 많은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내년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일이 있어 서울로 교육을 받으러 오라고 하네요. 금요일 부터 일요일까지 2박 3일 일정이였는데 토요일날 고향에 가야하는 관계로 금요일 당일 교육으로 마무리 하기로 합니다.
대신 새벽일찍 서울을 향해 출발.
어두울때 출발했는데 날이 훤하게 밝아옵니다.
선산휴게소....중부내륙고속도로를 지나며... 그냥지나칩니다.
고향 상주로 가는입니다. 오늘은 서울로 가지만 내일은 다시 이길을 와야합니다. 눈발이 제법 많이 날립니다.
늘 그리운 고향....
서울에 거의 다와갈쯤 앞에 부산택시가 눈에 뜁니다. 손님을 태우고 왔는지?.. 멀리도 오셨네..
서울로 접어드니 역시 차들이 붐빕니다. 예전엔 비행기나 기차로 서울에 오곤했는데 직접 차를 가지고 오긴 첨이라 네비게이션에 의지하고 길을 따라갑니다.
한남대교를 지나며..남산터널도 지나 종로에 도착.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식사도 하고 이것저것 챙겨주는 것을 차에 싣고 업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납니다.
급한마음에 다시 부산으로 출발하는데 한남대교로 들어서는데만 엄청 시간이 걸립니다.
벌써 해는 지고 내린 눈으로 도로는 엉망입니다.
대구쯤오니 시간이 9시가 넘어섭니다.
부산에 도착하니 11시가 넘어 대충 씻고 내일 일정을 위해 깊은 잠을 청해봅니다.
다음날...
오늘은 고향에 계시는 외할머니 생신이시라 가족들이 다들 모인다기에 바쁘신 아버님은 못가시고 어머니와 우리 가족 함께 고향을 갑니다.
자손이 4남 5녀에 손주들까지 모이면 늘 북적대며 사람사는 향기를 물씬 풍기는 곳이 외가집입니다.
못오시는 이모 외삼촌 이모부 손주들 몇명 빠져도 분명 대가족이 모이는 만큼 반갑고 즐거운 기억들이 늘 자리잡습니다.
신대구 부산 고속도로에서 동대구로 합류..
뻥 뚫린 고속도로로 신나게 달려가 본다.
오늘은 선산 휴게소에 잠시 들렀다 가기로 합니다.
이곳은 지나칠수가 없고..
시골에 사시는 외삼촌 집에 도착하니 저녁준비가 한참입니다. 밥상이 2개, 하나는 남자들 하나는 여자들...아직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앉아서 먹습니다. 세대는 흘러도...
부엌에서 음식준비에 분주하고....와이프는 뭘 찾고 있는지..
염소고기를 넣어서 남든 국입니다. 저는 두그릇 ...
외삼촌, 이모부 단합대회.
축하케잌에 외할머니 함박웃음을 지어십니다.
노래도 불러드리고...
예비 손주사위 선물도 받으시고...
잠시 가족회의가 이어지네요.
그사이 우리는 뒷뜰로 집합해서 삼겹살 파티를 준비합니다.
슬슬 고기가 익어가고...
분위기 좋습니다.
과메기까지 푸짐한 안주에 술이 그냥 넘어갑니다.
모닥불에 숯을 만드는중...
모닥불이 제몫을 단단히 합니다.
모닥불 주위에 모여서 이야기 꽃도 피우고 술잔도 비우고...
어느새 외할머니도 합류를 하십니다.
얼려놓은 홍시를 꺼내 모닥불에 녹여먹는 맛도 제법입니다. 그렇게 밤늦게까지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더군요.
제가 초등학교 2학년때까지 호롱불로 밤을 밝히던 그때가 아련하게 떠오르기도 합니다.
다음날 이웃에 사시는 어른들께 인사를 드리러 갑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두분 같은 고향마을이라 큰집과 외가집이 가까이 있습니다. 바로 뒤에 보이는 저 산이 칠봉산인데 모 산악회 개통산행때 저산을 지났더군요.
이곳은 4집만이 고향땅을 지키고 사십니다. 낙엽떨어진 나무는 모두 감나무고요.
황령못입니다. 제법 깊어 위험한 곳인데 어른들 주의도 무시하고 초등학교 4학년때 이곳에서 빨가벗고 친구들과 수영하다 친구 아버님이 혼내준다며 옷을 모두 가져가는 바람에 발가벗은채로 중요한 부분만 가리고 마을을 가로질러 뛰었는데 아래 사진 샘터에서 빨래하시던 동네 아주머니 그리고 여자 동창생들에게 들켜 몇일을 놀림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옻샘이라는 샘터가 마을 입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릴때는 이곳에서 모두 물을 길어먹고 한겨울에도 학교를 가기위해 이곳까지 달려와서 세수를 했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여름엔 얼음장처럼 물이 차갑지만 겨울엔 물이 따뜻합니다.
아저씨 마당에서 곶감이 주렁주렁 매달렸네요. 예전엔 감타래라는 큰 나무를 양쪽에 세워 싸리나무 꼬챙이로 열개씩 끼워서 말렸는데... 그때 어머니 손은 감을 깍으시느라 늘 감물이 들곤 했었죠.
감나무 뒤로 보이는 논과 밭이 부모님이 고향을 떠나시기 전까지 농사를 지어시던 곳입니다. 지금도 안팔고 계시는걸 보면 그만큼 애착이 많으신가 봅니다.
어릴적 이고개마루를 넘어 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때는 오솔길로 무섭기도 했지만 높기도 높았던것 같은데....까만 고무신에 책보자기를 어깨에 두르고 학교까지 뛰어가곤했죠. 하교길엔 친구들과 칼싸움에 온갖 장난을 하며 넘어오던 길이였습니다.
제가 부산으로 전학을 오기전까지 다녔던 학교는 오래전 폐교가 되어 이렇게 그 교적비만 남았습니다.
허름한 학교 건물은 새롭게 지어져서 수련장으로 사용을 합니다.
저 감나무와 인연이 깊습니다. 어릴때부터 나무를 잘타 다람쥐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였습니다. 친구들 보는 앞에서 감나무에 오르다 떨어져서 손목을 심하게 다친적이 있었죠. 한마디로 까불다 큰코다친겁니다.
이제 슬슬 장난기를 발동하며 눈싸움을 시작해봅니다.
와이프가 잽싸게 던지고 도망을 칩니다.
신났습니다.
다음 생신때 다시 만날것을 약속하며 단체사진으로 마무리 합니다. ㅎㅎㅎ
부산으로 돌아오는 길...
이곳을 지나칩니다.
몇년전 집사람과 백두대간하며 찍었던 사진입니다.
이날 엄청 추웠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다시 서니 감회가 새롭네요.
문장대로 가는길이 가깝습니다. 속리산이 지척이죠.
대구쯤을 지나네요.
바쁜일상에서 행복한 일들이 참으로 많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올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한해를 뒤돌아보게하는 여유로움, 고향엔 그 깊은 향수가 잔잔히 배여있는듯 합니다.
첫댓글 고향이 상주은척이군요 즐거운고향나들이 즐거웠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