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say no’라는 말이다. 즉 ‘아니오’라고 말하라는 것이다. 세상에 이끌릴 필요가 없이 자기 소신을 가지라는 말로도 들린다. 그는 1955년생이라고 한다. 그러니 우리 나이로 거의 70세가 되어간다. 그 동안 열심히 살았고 엄청난 부를 모았다.
그 부를 모은 것을 그 동안 조금씩 부를 갈망하는 사람들을 위해 글을 써왔고 그것을 이번에 그 글들을 모아 살을 조금 덧댄 후 출간을 하게 된 것이라 한다. 이미 부를 갈망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세이노는 전설적인 인물이었던 모양이다.
그러니까 나만 몰랐던 모양이다. 그러니 나는 지금도 가진 것 없이 하루하루를 그저 목숨 부지하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보니 그가 내심 부럽기도 하다. 그의 이야기를 보며 나는 도대체 지금까지 뭘 한 거지?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다고 느껴질 때’로 부자가 되겠다는 큰 뜻을 품을 사람들이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신이 걸어온 길과 다른 자기 계발서 또는 학자들의 이야기를 버무려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2부는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서는 어떤 일을 택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일을 더 잘 할 수 있는지 등과 같이 일에 대한 실전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 그가 하는 말은 남들처럼 하면 남들처럼 산다는 것이다.
부자가 되려면 돈과 친해져야 한다. 돈과 친해지려면 경제 뉴스에 밝아야 한다. 그러자면 경제 신문이나 일간신문의 경제면을 탐독해야 한다. 세상이 다 아는 경제 뉴스는 뉴스가 아니다. 돈이 되려면 그 이상의 정보를 알아야 한다. 딱 1년만 미쳐보라.
시간이 곧 돈이다. 복사기를 스스로 고칠 수 있다면 복사기의 고장은 시간으로 환산되고 다시 수리비용이라는 돈으로 환산된다. 스스로 고칠 수 있다면 이는 결국 돈을 버는 셈이다. 따라서 시간이 남는다면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배워야 한다.
그는 모든 면에서 당당하고 자신감으로 넘쳐났다. 가난에 대한 그의 지론도 그렇고 당연하게도 부자에 대한 그의 지론도 역시 그렇다. 그는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정말이지 자신이 경험하고 터득한 모든 것을 알려주고 안달이 나 있는 듯하다.
3부는 ‘부자로 가는 길목에서’에서는 말하자면 그의 말대로 지금까지 하면 부자가 되기 위한 기초가 잘 닦여 있으니 이제 남는 일은 정말로 부자가 되는 일이다. 그러기 위에서는 돈을 어떻게 봐야하는지, 또 어떻게 벌어야 하는지에 관한 시원하게 파고 들고 있다.
살다가 보면, 또는 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에 부닥치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 이야기가 3부에 가득하다. 예를 들면, 질병에 걸리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소송에 휘말리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병원을 찾아야 하고 변호사를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한 저자의 경험적 대처도 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느 순간 무척 필요한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의사라고 해서 모든 병에 박식한 것은 아니다. 같은 논리로 변호사라고 해서 모든 송사에 능한 것은 아니다. 그들이 돈 먹는 하마가 될 수도 있다.
심지어 공무원을 만나는 법도 있다. 아울러 저자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틈나는 대로 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 저자가 주로 말하는 독서는 자기계발 서에 관한 것들이다. 즉 그는 부자가 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을 주로 선택해서 읽었다는 말이다.
그의 말은 시종 확신에 차 있고 ‘자, 이렇게 해도 부자가 안 되면 이상하지 않아?’하는 투로 젊은이들을 달래고 어른다. 물론 그래도 못 알아들으면 할 수 없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는다. 아마도 대학에 ‘부자학’ 같은 과목이 개설된다면 이런 강사가 바로 일타강사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그는 오늘의 부가 있기까지 처절하게 살아왔음을 그의 이야기 행간에서 여실히 읽을 수 있다. 분명 그는 남보다 열심히 살았으며 그 ‘열심히’가 다른 사람들과는 전혀 달랐다. 일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열심히’였고, 부자가 되기 위한 ‘열심히’였다.
그런가 하면 그런 부가 저절로 쌓인 것이 아님도 역시 그의 글에 잘 드러나 있다. 특히 내 관심을 끄는 것은 그의 대단한 독서력이었다. 독서가 ‘열심히’와 어울릴 때 그 시너지 효과는 분명 대단했을 것이다. 둘 다 목표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독서 편력에 대한 질문에 그가 한 대답이다. “내가 경영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내가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내가 자기도취에 빠진 것은 아닌지, (중략) 내가 제대로 일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것인지 등등이 불안하다 보니 확인을 받으려고 읽는다.”
스스로가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탓일까? 그의 글은 거침이 없다. 더러는 직설적이고, 더러는 훈계조이다. 그의 나이로 보건데 성공한 사람이 젊은이들에게 훈계를 한다고 해서 뭐라 크게 탓할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그 훈계가 자못 준엄해서 그의 말을 듣지 않으면 돈과는 담을 쌓아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말일 것이다. 하기야 필명으로 ‘세이노’라는 말을 쓰는 것을 보면 젊은이들에게 세상에 당당하게 할 말은 하고 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 같기도 하다.
그는 젊은이들의 머릿속을 깨우려고 사방에서 날카롭게 젊은이들을 질책하고 어루만지고 더러는 희롱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누군가가 깨어나면 그것으로 만족하겠다는 투다. 그러다보니 고민하지 말라는 말도 그래서 당당하게 들린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부자가 되기 위한 법에 관해 할 말이 끝도 없었다. 그러므로 그의 말을 간추리는 일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저 주마간산격으로 정리하는 것으로 그쳐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