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20. 06시 15분 출발 (37명)
오랜만에 꽉 들어찬 차 안, 그러나 새벽부터 먹거리 준비와 출발시각 맞춰 나가기로 분주했던 탓인지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포항을 향해 예닮관광버스는 조용히 달렸다.
첫 휴게소 도착과 함께 레옹대장님께 민원(?)이 들어왔다. 누구때문에 잠을 못자겠다고.... ㅋㅋ
쁘니님을 잠재워줄 사람은 오직 대장님밖에 없다.
거 참 희한하지?? 자리를 옮겨 대장님 옆자리에 앉은 뒤로는 어찌된 일인지 쥐죽은 듯 조용하다.
레옹 대장님, 종종 부탁하겠습니다. ㅎㅎ
"내 딸 서영이"라는 드라마가 요즘 대세이듯 분당산사랑에서도 "집 나간 서영이(?)"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노래 제목"뿐이고"를 연상케하는 닉네임 "쁘니"님!
유명한 대사 "언니들 나 미워하지마~아~! 나 떠든다고 째려보면 안돼!"로 여러 언니오빠들에게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것! 수많은 민원들은 결국 애타게 연예인을 찾는 목소리와 일맥상통!!
출발하자마자 맛있는 오징어 돌렸지, 사과 한 조각씩 돌렸지... 어떻게 미워하겠는가? ^&^
아래쪽으로 가면 따뜻할거라고 생각했는데 도통 썰렁하기만하다. 차창으로 보이는 것은 녹지 않은 눈과 산안개 뿐... 몇 개의 휴게소, 몇 개의 터널을 지났는지 모르겠다. 정확히 4시간 후에 도착한 내연산, 출발 준비를 하며 각자 소개를 하는데 오랜만에 참여한 회원이 많이 눈에 띤다.
작년 남한산성 시산제의 축문을 써주셨던 '푸른 안개' 고문님, 나란히 앉아 오셨던 '아침햇살'님, 광양 백운산에서 멋진 사진을 찍어주시던 '삶과 나무'&'느릅나무'님 그리고 처음 뵙는 모든 분들 반갑습니다. (저도 작년 3월부터 참여했답니다.)
내연산(?) -- 이름이 참 거시기허다! 먹자거리로 시작되는 초입을 오르다보니 정말 & 진짜 거시기한 물건을 보게 된다. "벌떡주" 모양 참 별나게도 생겼네. 기발한 아이디어로 술이름과 술뚜껑의 모양을 만들어낸걸 보니 분명 이 고장의 히트상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연산 안내도를 봤는데 내가 아는 곳이라곤 호미곶 하나밖에 없다. 혹시 하산해서 시간이 되면 꼭 갔으면 좋겠는데... 올라갈 차시간도 만만치 않은터라 기대는 반쯤 접었다.
내연산에 올라가는 것은 돈을 받지 않는데 보경사(卍)를 구경하는 것은 돈을 내야했다. 이럴수가... 뜻밖의 지출은 총무님을 괴롭힌다. 2천원대의 입장료?? 천원만 받으면 안될까요??
산행하면서 절을 구경하는 값으로 내는 문화재관람료? 실질적인 의미는 통행료가 아닐까??
30분쯤 걷다보니 연산폭포 <-->문수암 이라고 써진 이정표가 보인다. 분명 산행대장님이 문수암-문수봉-삼지봉...으로 간다고 했건만, 선두를 앞질러가던 누군가(?)는 빽(Back)할 수밖에 없었다. 허그님... 덕분에 36명은 5분동안 쉬면서 땀 차기 시작하는 웃옷을 벗고 숨돌릴 여유를 갖게 됐네요. ^*^
정말 포근한 대한(大寒)날씨다. 얼음이 녹기 시작한다는 그 말... 오늘 100% 입증됐다.
문수암으로 오르는 길에 12폭포 중 첫번째 쌍둥이처럼 양쪽으로 흐르는 상생폭포가 내려다 보였다. 얼마 올라오지도 않았는데도 계곡이 깊어서인지 현기증 날만큼 높다. 오르는 길에 옻나무가 보이길래 중학교 때 옻 오른 이야기를 하니 이정상님도 옻닭의 똥집 반개 먹고 혼쭐났다고, 정현숙님도 다음날은 괜찮았는데 이틀지난 뒤부터는..... 정말 옻나무에 당해본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는 <고통>일텐데 우연히도 세 명 모두 유경험자!! ㅎㅎ
미리 인터넷 뒤져보고 간 문수암에는 흰둥이, 검둥이가 있다던데 곱슬머리 누렁이만 졸린지 시나브로 눈꺼풀을 셔터문 올리고내리듯 슴벅거리고 있었다. 왜 절을 지키는 견공(犬公)들은 하나같이 잠보일까?? ㅋㅋ
소박한 암자구경이 끝나고 두번째 도착점인 문수봉을 향해 간다. 후미의 휴식중에 선두에서 무전이 날아왔다. "후미에 힘 좀 쓰는 사람있나요?" 무슨 일이기에... 카메라를 문수암에 깜빡 두고 온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후딱 날아갔다(?) 왔다. 다행히 카메라는 찾았는데 조금 빠른 걸음으로 왔다갔다를 했더니만 앞 허벅지가 뭉쳐온다. 으악~~
군대시절의 악몽이 되풀이되는건 아니겠지. --<중대원들이 함께 설악산 올라갔는데 아래위로 몇 번을 왔다갔다했다가 결국 대청봉에 올라서 쥐(?)나고 군복입은 채 드리누워 지나가는 할머니들이 연민의 눈빛으로 나를 본 적이 있었다>
내가 문수암 다녀올 동안 내려놨던 내 가방메고 올라가셨던 현주님, 고맙습니다. "의리!!" ㅎㅎ
그래도 문수봉까지 속도를 늦춰 걸으니 금세 풀렸다. 키다리 소나무들이 즐비한 능선길은 눈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면 어지러울 정도...
쉬고 싶은 마음이 들 때쯤 문수봉에 도착! 맛있는 점심식사~~
양쪽에서 라면을 끓이는 풍경! 오랜만이다. 청계산표 라면 주신다더니 잊지않으셨네. 솔매님께 한 젓가락 얻어먹고 용숙님표 고기도 먹고... 먹을 것 풍년이다. 거기에 막걸리& ○○주까지... 종숙님은 도토리묵 진짜배기로 쑤어와 노나주며 즐거운 맛시간을 보냈다. 늘 그랬듯이 출발 전에 내 얼굴을 보며 술 한 짝 마신 얼굴이라며... ㅋㅋ (얼굴이 빨간게 아니었다. 뻘겋다는 표현이 맞을거다.ㅎㅎ)
술
삼지봉(세 갈래길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에 오르니 선두에서는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작가님의 카메라는 오늘 하루 쉴 틈이 없네. 점심시간에 먹은 ○○주 뚜껑 겸 술잔을 올려놓고 사진을 찍는데 산 정상이 웃음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남녀를 불문하고 하하하~♬ 깔깔깔~♬
이어서 특별 이벤트가 시작됐다.
뽀빠이님이 웃통을 벗으니 텔레비전에서나 보던 울퉁불퉁 알통들이 막춤을 춘다. 그러나 회원들의 시선을 고정시킨 곳이 또 하나 있었으니 ... 쪼까 아니 많이 거시기한 곳!!! 그 때, 빵 터지지 않은 사람 손 들어보세용? ㅋㅋㅋ
단체사진까지 남기고 하산을 시작했다. 선수중의 선수들 3명(체리콕님, 의자왕님, 폴님)은 향로봉 찍고 오겠다며 점심먹고 바로 올라갔는데 [안전산행+무사귀환]하시길...
내려오는 길에는 자기도 특별한 이름 하나씩 지어달라고 아우성치는 나무와 바위가 많이 보인다. (내맘대로 지어줘봤다...)
출렁다리에서 흔들흔들 장난치며 내려가기 시작하는데... 너덜지대는 계속되고 보고싶은 폭포는 안보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냐? 저기 저 아래 우리 팀 선두가 보이는게 아닌가? 그것도 빙판으로 변한 계곡위에. 여름철이었더라면 멀찌감치서 줌렌즈 당겨가며 찍었을 폭포를 1미터 앞에서 찰칵 찰칵~ 뭐니뭐니해도 오늘의 하일라이트는 바로 은폭포다.
사진이나 글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그 아찔함과 짜릿함, 설렘과 두려움..... 캬~하~
12개의 폭포 중 은폭포보다 더 멋진 곳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러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은폭포를 본 감흥을 다른 폭포와 비교해보기 싫어서였다. 나머지 폭포들은 흘금 곁눈질만 했을 뿐...
하산.... 연산폭포, 관음폭포, 잠룡폭포... 상생폭포까지 쭈욱 내려왔다. 보현암에 들러볼까 했지만 다리에서는 빨리 내려가서 쉬라는 신호가 삐리삐리 ~ ‡ 선두는 후미가 도착할 동안 보경사(卍) 구경까지 다 마친 상태였다.
버스는 후미가 타자 얼마 뒤에 과매기 먹으러 바닷가쪽으로 향했다. 과메기에 미역, 매운탕에 공기밥까지(요건 쫌.. 너무 양이 적었다.) 싹싹 비웠다. 초록이슬(?) 한 짝이 사라졌다.
힘들어서 어쩔줄 몰라하던 총무님과 쁘니님. 마지막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위하여 애쓰시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정말 깜깜한 밤, 출발시각은 저녁 8시. 도착하면 자정이 될 것이다. 차 안은 온통 술냄새로 가득하다. 하지만 홍조 띤 얼굴에 살며시 미소지으며 들어오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냥 즐겁기만하다. 초고추장 통째로 들고 나오신 희화님. 하회탈 웃음이다. ^&^
앞쪽에서는 내 딸 서영이보고, 뒤쪽에서는 노래파티가 벌어졌다. ...................
06시~24시 * 정말 길고 즐거운 추억의 하루였다.
첫댓글 길이 멀었던만큼 본것도 느낀것도 많았던 날이었습니다.
봄날씨와 얼음폭포, 양념조달이 좀 부실했지만 오리지날 맛의 과메기, 창립 10여년만에 처음 넘겨본 12시 귀환,
같이한 산벗님들과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원래 산사랑 멤버끼리 즐기는 맛이 좋았는데 이번 산행은 각자 멋드러진 경치에 빠져있느라 그럴 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작품 그 자체였어요. ^&^
그래요~ 긴 하루가 짧게 지나간 느낌 !!! 저도 한 20년만에 가본 내연산 즐거웠습니다~ 내연산은 의자왕님이 강력 추천하여 가게 되었는데 겨울 내연산 의미가 있었습니다~ 카메라 가지고 올때 베낭 메주신 분이 누구라구요?
정자씬데 대명을 현주로 바꿨나
저는 새해 첫날에 들었어요. 이름 두 개여도 상관없죠 뭐~ 카페에선 현주님으로 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 그래요? 아직 신고를 안해서 누군가 했죠 ㅎ
멋진추억이 되었습니다여러분 덕분에하도많이 웃어서 10년은 젊어진 기분흔치않은 산행이였습니다
10년 젊어지셨을 겁니다. 신년 산행이라 그런지 더욱 많은 산의 정기가 느껴지더라구요. ~
상상 그이상의 멋진 내연산 산행이었습니다. 지나칠수 없어 주어진 시간이 아쉬웠습니다.
내연산 걸음 닿는곳마다
이번산행 폴님,재성님 따라 다니느라 싹수님과 한마디도 못해본듯...
댓글로 관심표현 합니다
저는 대부분 후미쪽에 있으니 만날 기회가 적네요. 각자겨도 좋은 산행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슴당
산행은..... 눈과 귀를 열어놓고 지나는 걸음걸음이 모두 행복한 것
체리콕님!!! 이번 산행 넘 즐거웠습니다. 저희들 따라 오시느라 수고했구요. 사진은 낼 올리겠습니다.
이번에는 의자왕님 목소리도 거의 못 들어봤네요. 의자왕님의으로 이렇게 좋은 산을 다녀올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
네~ 의자왕의 강추가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싹수님이 산행기를 감칠맛 나고 재밋게 작성해 주셨네요. 문장력 좋지, 사진 촬영솜씨 좋지, 품성 싹싹하지, 나무랄데 없는고 싶어지는 것은 인지상정인가....
청년이네요. 장가 안갔어면 사위
감사합니다. 그저 좋아서 하는 일은 어떤 사람이든 잘할수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형님누나같고 아버지같으신분들의 사랑에 늘 감동받는 산행을 하고 있습니다.
후와~~~새해에도 어김없이 맛깔나는 후기 감솨합니다~~~
저야 읽어주시는 분이 있으면 계속 쓸 따름입니다. ^^*님, 새해에도 건강하게
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