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元堂)이 좋다.
이성상
동북쪽으로 낙타고개를 넘어 통일로와 곡릉천을 지나면 의정부쪽으로 갈 수 있다. 서북쪽으로는 일산이다. 그 너머로는 김포와 강화로 간다. 남쪽으로는 서오릉이 있고 서울이 근접해 있다. 이렇게 둘러싸인 곳이 원당이다.
이곳은 한창 뉴 타운 개발 목소리에 바람이 잔뜩 들어 있다가 서너 해 지난 지금은 제풀에 다 빠져 나간 듯 한산하고 조용하다. 주교동에 삼성과 대림에서 재건축으로 새로 지은 높은 아파트만이 그래도 스카이라인을 바꾸며 조금은 변모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전체 면적이라고 해봐야 약200만 평방미터로 시골의 작은 동네 인 듯 읍내 같기도 한 곳이다. 서울의 서북쪽에 자리하고 있어 자동차, 전철 교외선이 지나가는 지역으로 도시풍도 아니고 시골스럽지도 않아서 인지 어정쩡하다. 개발이 멈춘 지역 같다. 이웃인 화정이나 일산이 예전엔 이곳만 훨씬 못했다는데 이젠 이곳 원당보다 먼저 개발되어 신도시가 되어 제법 쾌적한 주거지가 된 듯하다.
그래서 이곳 주민들도 나섰는지 건설업자가 부추 켰는지 거창한 새로운 도시계획이 발표도 되고 또 하나의 새로운 도시로의 계획 설계가 시선을 끌게 한다. 트램 (전기이동버스)이라는 새로운 교통수단도 선보일 모양이고 하늘높이 솟은 아파트와 건축물은 마치 어느 우주기지 같다. 많은 아파트 미분양으로 건설업체가 울상인 현실에 진행은 계속 미루어지는 모양이다. 해서인지 주민들 바람만 들게 했다며 한숨 섞인 푸념들 많이 한다.
이곳 원당도 역사적으로 유래가 있다. 지역이 명당이라며 주변에 조선의 왕과 왕비릉이 여덟 기가 있다. 서삼릉과 서오릉은 유내스코에 문화유산으로 등재도 된 것 같고 낙타고개 옆의 마상공원은 가족이 찾아 휴식하고 즐기기에 좋은 곳이기도 하다. 또한 전통막걸리의 유래가 있는 고양 막걸리 양조장이 있고 또한 막걸리 박물관이 이곳에 있다. 또 다른 사적가치를 지닌 곳이 많이 있다는데 내가 다 알지를 못한다.
캐나다여행을 하면서 보고 들은 얘기다. 천혜의 자연풍광이 그림 같고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지역마다 잘 지키고 보존해온 그 환경속의 밴쿠버, 밴프, 퀘백등 지역마다 그곳이 바로 천당 아래 동네가 아니겠냐고 찬사가 그칠 줄 몰랐었다. 또한 서울근교로 강남 아래쪽 성남구 ‘분당’ 사는 사람들도 얘기한다. 자기네 동네도 천당만큼 살기 좋은 곳이라고. 요즘은 호수공원을 가지고 있는 일산도 얼마나 좋은가. 그럼 이 원당(元堂)이란 지역은 어떤가. 한문 풀이만 하면 ‘으뜸가는 집’이 될 것 같다. 선조들의 예지가 있어 이런 멋진 이름을 이 지역에 붙였을 것이다. 예전엔 이곳 원당 전철역 부근을 ‘배다리’라고 했으며 한양골프장 위쪽서 부터 한강까지 연결된 큰 개천이 있었다고 하니 운치가 얼마나 있었겠는가. 따라서 그 당시 손꼽을 정도의 좋은 동네쯤은 될 것으로 이지역도 분당만큼 천당 가까운 동네 ‘원당’으로 보고 살면 무리겠는가.
내가 이곳이 괜찮다 싶어 사무실을 갖게 된 것은 내 기준의 편의성 때문이다. 우선 집에서 멀지 않아 좋고, 차가 안 막히고 오고 갈수 있다. 그리고 내가 관리하는 밭이나 세준 공장이 이곳에서 멀지않다. 은행이 가깝고 우체국도 바로 옆이다. 그리고 사무실임대료와 관리비가 좀 싸다. 그리고 전에 거래 관계로 만났던 사람이나 지인들이 가까운 지역에서 볼 수 있다. 또 마음에 드는 것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 오가는 사람들의 차림새가 나처럼 털털해 보인다. 때론 내가 더 후줄근해 보일 때가 많고 깔끔을 안 떨고 재래시장은 왠지 정감이 간다. 그래서 내가 편한 데로 지낼 수 있다. 그러나 마누라 얘기로는 이곳에 자리 잡더니 사람 꼴이 험하게 되어 간다는 게 좀 걸리긴 한다. 그게 뭐 대수인가. 원래 마누라 말은 잘 안 듣기도 하지만 내 실속만 있으면 되는 일 아닌가. 점심도 이곳 사무실에서 내가 해 먹는다. 주방 살림도 왠만한 건 다 집에서 갖다 놨다. 점심때면 장국 만들어 밭에서 뽑아온 파 넣고 국수를 말아 먹는 것이 일수지만 혼자 나가서 사 먹기 멋쩍어서 그렇게 하고 있다. 집에서 오븐 렌지까지 들고 나오니까 아예 살림을 차리란다.
이곳에도 맛이 괜찮은 음식점들이 있다. 친구 녀석들이 오면 “야 그거 괜찮더라”하는 집이 쭈꾸미집이다. 쭈꾸미를 살짝 데쳤는지 부드럽고 입맛에 맞는다. 양도 충분히 준다. 나는 덜 매운집으로 가는데 같이 내 놓는 청국장이 또 일품이다. 농협대학 가는 길에 처음엔 두 집이 있었는데 손님이 들끓더니 세 번째가 생기고 또 문 열어 이젠 모두 다섯 집이나 생겼다. 그래도 멀리 김포에서도 먹으러들 온다. 가격도 살살 올린 게 아직은 육천 원이라 서민적이지 않은가.
또 동네 귀퉁이에 ‘황구집’이라는 보신탕집이 있다. 이집도 만만치 않게 손님이 많다. 우선 ‘탕’ 만 원짜리 시키면 살점이 갈비에 붙은 것을 서너점 먼저 내 준다. 그 것만 가지고도 소주 한 병은 거뜬할 것 같다. 그 다음 뻑뻑하게 담은 탕이 나오는데 고기가 수북하다. 그저 나 같은 사람은 많이 주면 좋아 해서 자주 간다.
사람은 어느 지역을 가다보면 처음 와보는 고장인데도 왠지 전에 와 본 것 같고 친숙한 뭔가에 끌리는 곳이 있다고 한다. 그런 곳을 찾아 살아야 한다는데 나는 아직 이 원당이 그런 곳은 아닐지라도 더 친화적인 곳을 찾기 위한 예비처는 될 것 같다. 삭막한 도시생활 회색빛 아파트속의 깔끔과 간편보다 툭 터진 잔디와 정원이 있는 그런 곳에서 살고 싶다. 어울리는 그런 곳을 찾아 창 넓은 집을 짓고 그런 곳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면 다 잘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사람들이 찾는 이상향(理想鄕)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닐진대 아직 나에겐 그런 생각조차 잘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느 곳이건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렇지 뭐 특별한데가 있겠느냐고 들 말할지 모른다. 살다보면 정도 생기고 정들면 고향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다 자기 하기 나름일 것 같다. 서울 북쪽의 작은 변방 아직은 허술하고 보잘 것 없는 지역이다. 이젠 이곳 원당 사람으로 지내면서 지역사회에 작은 힘도 보태고 지역 발전을 위해 한 몫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발만으로 치닫는 일은 자제되어서 심사숙고해서 똑 같은 콘크리트 숲이 아닌 개성 있고 전통도 살린 환경 친화적인 생활터전이 되기를 부디 희망한다. 그대로 보존되어야 할 값진 것들도 있을 것이다. 잘 지켜졌으면 좋겠다. 이제 서오릉 밭으로 나가 봐야 하겠다. 잡풀 벤지 꽤나 오래 돼서..... 2010년 7월 25일
첫댓글 지하철 3호선, 가끔 지나치던 차창에 스쳐가는 「원당」, 그 곳은 사람사는 情感이 넘쳐나는 곳이었군요. 이제부터는 李作家님의 '원당 예찬'을 떠 올리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일산 사신다고 들었습니다. 원당은 이웃이라 저 보다 더 잘 아시겠습니다. 좋은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구성이 탄탄하네요. 그런데 겹치는 단어(새로운, 지역...) 가 거슬리네요. 또한 긴 문장은 적당히 끊으시고, 내용을 정리하면 더욱 좋은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겹치는게 많다고 화요반에서도 지적 받았는데 아직도 그렇군요. 다시 살펴 보겠습니다. 지적 고맙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딱 한번 원당을 가보았습니다. 지금은 기억도 희미합니다.읽을거리가 마땅치 않던 차에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고양이 생각은 이렇습니다.(무릎꿇고 두손 들고) 1. 주제가 좀 약하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원당이 좋은 이유가 분명치 않음) 2. 원당에 대한 역사와 유래등 소개가 애매합니다. 예를 들자면 '~ 같고' 식의 표현은 자료 수집에 있어서 성의가 부족하다고 느껴집니다. 3. 비슷한 내용의 문단들은 한 문단으로 줄이면 깔끔 할 것 같습니다......그나저나 쭈꾸미, 보신탕등은 제가 특히 좋아하는 음식들입니다. 갑자기 먹고 싶네요.^^
이글은 지역소개 글이 아니라 원당을 소재로한 좀 엉성하지만 그냥 글입니다. 자세한 이곳의 역사와 유래가 꼭 필요 한 지는... 글쎄요. 닉네임이 재밋네요. 남자분인지 여자분인지 처음 대 하는것 같고.
태평양 건너 미국 워싱톤에서 글을 읽었습니다. 제목이 궁금해서 끝까지 읽어 보얐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서울에서 잠간 살편서도 원당이란 곳을 몰랐습니다. 궁금증을 풀지 못하고 글을 마쳤네요. 제목에 비해서 주제가 무척 방만합니다. 짧은 글에 한 가지 소재만 가지고 물고 늘어지는 게 좋지 않을까요? 프랑스 말에 "la simplicite est la beaute."라는 글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선배님! 화요반 이선배님 통해 근황을 듣습니다. 그래도 이글이 제가 지금껏 써 온 글중에 젤 낫다는 소리 교수님한테 들은 글입니다.아직 수준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희망을 가지고 해 볼려고 합니다. 내년이나 내후년 쯤엔 좀 나아 지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