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식 장례 어떻게 지낼까?
시다림 요청할 사찰·스님 없다면 염불봉사단 활용
불자가 상을 당했을 때 유가족들은 고인을 여법하게 보내기 위한 방법으로
자연스레 불교식 장례를 떠올린다.
불교식 장례는 고인의 생전 재적사찰 스님이나 인연 맺은 스님을 모시고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일반 불자들이 스님을 모시기는 쉽지 않다.
갑작스러운 장례의식을 부탁할 만큼 스님과 긴밀한 인연을 맺고 있는 불자는
일부에 불과하고, 장례식장을 직접 찾아 시다림을 하는 스님도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부분의 불자들은 아예 불교식 장례를 포기하거나,
상조회사 등에서 제공하는 불교식 장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불교식 장례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며 또 어떤 의미를 지닐까.
불자 대부분 상조회사 통해 장례
조계종사회복지재단· 포교사단
지역별 염불 봉사단 운영하기도
임종 준비할 때도 염불의식 중요
불교식 장례의 핵심은 임종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육신을 떠나보내는 장례,
탈상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영가가 불보살님의 가피로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 극락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이 과정은 유가족과 조문객들이 죽음을 통해 삶을 되돌아보는
불교적인 성찰로 이어지도록 돕는다는 의미도 지닌다.
형식적으로는 크게 임종의례와 장례의례, 이운의례, 장지의례,
위패봉안, 49재 등으로 나뉘는데 이중 가장 중요한 의식은
시다림으로 일컬어지는 장례의례다.
시다림은 고인에게 법문을 들려주고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염불이 함께한다.
염불은 고인이 빈소에 머무는 동안 이를 통해 보다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깨달음의 길을 열어주는 행위로, 망자에게 죽음이 끝이 아니며
또 다른 윤회의 시작임을 알리는 수단이 된다.
전국 400여개 상조회사에서 불교식 장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는 하지만
정작 중요한 절차인 시다림이 포함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고인이나 유가족의 재적사찰에서 신도모임 차원의 상조회를 운영하는 경우에는
스님이나 재가자로 구성된 염불봉사단의 도움을 받으면 되지만,
사실상 이마저도 없는 사찰이 대부분이다.
불교식 장례를 원하지만 시다림을 요청할 인연이 없는 불자들을 위해
염불봉사단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과 지역포교사단이 대표적이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서울·경기지역에서 활동하는
200여명의 염불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불자라면 누구나 요청할 수 있으며
순수 봉사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봉사료나 감사비도 없다.
매월 조직모임을 통해 매뉴얼을 공유하고 보수교육도 지속적으로 받는
전문봉사단으로, 도영 스님과 무관 스님이 창립 때부터 지도법사로 봉사단을 이끌고 있다.
포교사단 소속 지역포교사단에서도 지역민들을 위한 염불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별로 인원이나 방식은 차이가 있지만 포교사단 소속이 아니더라도
불자라면 누구나 요청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부산불교TV 염불공양모임과 대구 관음사 연화봉사단, 봉은사 지장상조회,
광주불교능인회 등도 염불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불교식 장례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임종의례부터 준비하는 것도 좋다.
불교식 장례는 사실상 임종을 앞둔 시점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임종을 지키는 가족들이 아미타불 염불을 들려주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조계종 포교연구실이 편찬한 ‘불교 상제례 안내’에 따르면
임종의례의 원칙은 고인이 생을 마무리하기 전 미리 스님을 모시고
삼귀의, 반야심경, 수계, 법문이나 독경, 나무아미타불 염불, 극락세계발원문,
사홍서원 등으로 이어지는 의식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스님을 모시는 것이 쉽지 않고 급박한 상황인 경우에는
가족들이 고인을 위해 나무아미타불 염불을 하고
경전 독송이 어려운 경우 오디오를 활용해도 좋다.
송지희 기자
법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