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옆 떤전 성당 미사에 참석하면, 삼십여 명 옆집 베트남 방인 수녀님들이 같이 참석했다. 입회 조건에 키도 보았다는데 그래서인지 큰 키에 늘씬하였다. 치렁한 길이의 검은 수도복을 입고, 예쁜 맨발에 똑같은 샌달을 신고, 마치 사관생도들처럼 절도있게 미사 전례를 봉헌하는 모습을 보면 멋있다 못해 위축감도 들었다. 우린 코리안 표 나를 포함 작달막하고, 일부 베트남표 수녀님들은 왜소하기까지 하였으니 말이다. 하느님 향한 복음 삼덕이야 공통 분모겠지만, 저 멋진 모습에 비해 ‘우리 무엇으로 돋보이랴?’ 내내 나의 화두 중 하나였다. 그때마다 ‘말씀)성서백주간’이란 생각이 들어 힘 주어 강조했다. 비교법을 쓰면 안되겠지만, 강조를 위해 내가 독한 마음으로 느낀 소감을 전하며 “말씀으로 최고가 되라”라고 하였다.
당황한 선교사 동기 수녀님이 나섰다. “수녀님 선동하면 안 돼요. 우리 아직 아니야. 너무 어리고 젊어요” 내가 대답했다. “무슨 소리. 선동이 아니라 본질을 말하는 거예요. 어릴 때부터 제대로 기본과 본질을 닦아야 해. 우리 봐. 우리가 어떻게 양성 받았는지? 이 귀한 시간을 소비하지 말고 시행착오 되풀이 하면 안돼요.”
워낙 착하고 순한 동기 수녀님이라 겁 없이, 나는 뒤로 옆으로 만나는 후배마다 개인적으로 살살 선동했다. 이제 어찌될지는 하느님과 브랜드 알아보는 지도자와 그 각자에게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