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서해랑길 기행, 영광 36코스 (향화도항~합산버스정류장) 걷기
서해랑길 영광 36코스는 영암군 서남단의 염산면 옥실리 향화도항에서 함평만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며 걷는 14
km 도보길이다. 이 길은 또 다른 이름들을 가지고 있다. 예부터 소금을 많이 생산하던 곳이라 하여 '천일염길'이라고 하고, 이
곳 바다 이름이 칠산바다라 하여 '300리 칠산갯길 생태 탐방로'라고도 한다. 자동차와 자전거와 사람이 함께 걷는 이 길의 낮
시간은 넓게 드러나는 갯벌을 바라보며 시종여일 해변과 방조제를 따라 걷는다. 지난 9월 9일, 이 길을 걷고 왔다.
바다낚시 마나아들이 많이 찾는다는 향화도항은 항구보다는 함평만을 가로지르며 무안 도리포항과 이어지는 칠산대교가 더
유명하고, 항구의 칠산타워는 이 권역 해안의 랜드마크로 우뚝 자리하고 있었다. 오전 11시 30분, 칠산타워 전망대에 올랐다.
발치의 칠산대교 위엔 도리포로 오가는 차량들이 개미 만하고, 남쪽 함평만의 잔잔한 바다 위엔 한낮의 햇살 내려 윤슬이 피
고 있었다. 타워 전망대를 한 바퀴 돌며 북쪽을 살피니 장고도. 설도(설도항). 봉양들. 비작도로 이어지는 300리 칠산갯길이
굽 돌며 길게 이어지고, 썰물 나간 자리엔 넓게 드러난 갯벌들엔 두루미 몇 마리 찾아들어 한가로웠다.
장고도를 찾았다. 멀리서 바라보면 뚜렷하던 섬이 정작 다가가면 뭍이다. 섬길이 뭍으로 연결되고 있어서다. 방조제의 갯길
엔 벌써 가을이 물씬했다. 길가엔 억새와 갈대꽃이 피어 하늘대고, 드높은 하늘은 시나브로 가 없는 만리였다. 먼 수평선 위에
는 낮게 뜬 흰구름들이 한가로웠다. 공활한 하늘은 푸르고, 쏟아지는 햇살에 바다가 더 푸르니, 흰 구름도 티가 될까 가장자리
수평선에서 머뭇거렸다. 초가을 한낮의 칠산 갯길엔 이렇듯 하늘과 바다가 청한하니, 갈 길 먼 나그네 발길이 따라서 한가로
워졌다. 오동천 안강제를 건너 염산면사무소가 있는 봉남리 설도항을 찾았다. 항구라기보다는 포구 같은 느낌, 썰물 때의 항
구는 멀리 나간 바다와 긴 갯골로 이어져 항구의 배들은 밀물 때를 기다리며 한가했다. 6.25 때 이곳은 밤만 되면 인민군들이
산을 내려와 수많은 기독교인들을 학살했다 전한다. 그래서인지 기독교인 순교탑은 높고 규모가 큰 교회의 십자가는 더욱 높
았다. 이웃한 영광젓갈타운과 수산물 거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주말을 맞아 삼삼오오 무리 지어 식도락을 들기는 모습들이 보
기 좋았다.
봉양들로 이어지는 긴 직선 방조제는 다시 바다를 향했다.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장고도에서 설도항으로 가는 길이 내륙으로
파고드는 길이라면, 설도항에서 봉양들로 가는 길은 반대로 바다를 향해 나간다. 지나온 길들을 건너편으로 바라보며 걷는 길
엔 코스모스와 황화코스모스가 꽃길을 이루고 간간이 금빛 억새들이 금풍에 춤을 추며 반겼다. 옥슬제 주위의 넓은 들판의 벼
들은 벌써 고개 숙여 맑은 황금빛이었다. 그에 반해 봉양들의 넓은 태양열 발전단지는 평화롭고 고즈넉한 목가적인 풍경과는
사뭇 달랐다. 가음산 자락 야월리 선착장을 건너다보며 조개산을 향해 길게 파고드는 갯골을 따라 합산버스정류장을 찾았다.
붉게 익은 대추나무집 돌아, 좁은 길모퉁이에 서서 온길 뒤돌아 보니 멀리 향화도항 칠산타워가 다시 오라고 손짓하는듯했다.
촬영, 2023, 09, 09.
▼ 향화도항 함평만 칠산대교
▼ 서해랑길 영광 36코스 지도
▼ 향화도항 칠산타워
▼ 칠산타워 전망대에서 본 풍경 - 1 / 칠산대교와 무안 도리포
▼ 칠산타워 전망대에서 본 풍경 - 2 / 함평만
▼ 칠산타워 전망대에서 본 풍경 - 3 / 칠산대교 북단
▼ 칠산타워 전망대에서 본 풍경 - 4 / 함평만 해안도로와 장고도
▼ 칠산타워 앞 영광 36코스 들머리
▼ 향화도항과 목도
▼ 영광 염산면 옥실리 앞 갯벌
▼ 옥실리 앞바다 등대섬과 장고도(우)
▼ 장고도로 이어지는 칠산 갯길 생태탐방로
▼ 옥실리 염전
▼ 옥실리 새우양식장
▼ 뒤돌아 본 칠산대교
▼ 장고도 칠산 갯길 생태탐방로 안내
▼ 장고도 칠산 갯길
▼ 옥실리 쥐섬과 가음산 아래로 이어지는 칠산 갯길
▼ 옥실리 갯벌
▼쥐섬과 갯벌
▼36코스 시점에서 4.7km 지점 옥실리 이정목
▼ 옥실리 언덕 통신 안테나 마을
▼ 옥실리와 오동리를 잇는 방조제 - 1
▼ 옥실리와 오동리를 잇는 방조제 - 2
▼ 갈대꽃
▼ 영광 염산면 봉남리, 면소재지 마을과 설도항
▼ 오동천 안강제 / 오동리와 봉남리 경계
▼ 염산면 봉남리, 설도항
▼ 염산 기독교인 순교지와 탑 / 6.25 때 북한군이 77명의 기독교인을 학살한 곳.
▼ 설도항 젓갈타운
▼ 설도항 수산물 판매센터
▼ 영광굴비
▼ 칠산 갯길 설도항 이정목 / 봉양들 가는 길
▼ 염산면 봉남리 / 염산면사무소 소재지 마을
▼ 서해랑길 가는 나그네(필자) / 봉양들을 향해
▼ 뒤돌아 본 설도항
▼ 황화코스모스와 호랑나비
▼ 칠산 갯길 황화코스모스
▼ 칠산 갯길 억새꽃 - 1
▼ 칠산 갯길 억새꽃 - 2
▼ 칠산 갯길 코스모스 꽃길
▼ 봉남리 새우양식장
▼ 봉남리 금수산(金水産) / 치어 양식장
▼ 봉양들 태양광 발전소
▼봉남리 서쪽 방조제
▼ 봉남리 황금 들녘
▼ 야월리 가음산(206.2m)과 야월리 갯벌
▼ 야월리 선착장
▼ 조개산 자락으로 이어지는 갯벌
▼ 염산 봉남리 합산버스정류장 36코스 날머리
▼ 칠산 갯길 안내판
▼ 연광 36, 37코스 안내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