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열의
< 무급보좌관으로서의 마지막 글>
약속은 지켜야겠다.
지난 선거 결과를 들여다 보는 것은 내끼지 않으나,
2020년 총선, 22년 대선을 거쳐 오는 동안 드린 약속 때문에 최대한 요약해서 정리해 드리는게
도리라고 생각한다.
총선백서 <의견을 구합니다.> (20.4.16) 등 몇 개의 글을 통해
면지역의 보수당 투표 성향은
ㅡ 생애주기별 특성에 따른 자연스러운 보수화 현상인가?
ㅡ 보수정치인과의 오랜 교류로 인해 생겨난 단순한 친소관계인가?
ㅡ 지역사회의 구조적 문제인가를....
분석하여
'정치인의 노력으로 고착화된 투표성향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라는 가정이 참일까 거짓일까를 따져서 보고하겠다고 약속드린 바가 있다.
단, 소선거구제, 즉 한 선거구에 한 명을 선출하는 도의원 영역에 국한하는 것이 타당성이 높을 것이다.
(2~4명의 시의원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는 거대양당 체제를 심화시키는 악법이다. 공천제 폐지가 시급하다)
지난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 총선,
2022대선 그리고 마지막 2022. 6.1 지방선거의 면지역 투표 결과를 분석해 봤다.
흔히 선거는 인물, 구도, 바람이라고 한다.
상대 후보가 누구냐, 어느 후보의 능력이 높나, 전국적인 이슈가 누구에게 유리하냐 하는 말이다.
2018년에는 파랑바람으로 민주당이 석권했고 2022년에는 반대로 빨강바람으로 국힘이 석권했다.
거기다 이번에는 민주당에 실망한 지지자들의 투표 기권 현상, 거기다 주력 선거구인 동지역을 뒤바꾼 정치적 꼼수 등이 쇄기를 박았다고 분석한다.
동의한다.
그러나 면지역의 보수당 지지율은 태풍이 불던, 미풍이 불던, 샛바람이 불던 무조건 국힘 계열을 찍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옥은숙 후보는 가장 열정적으로 동.면지역 의정 활동을 한 정치인이라고 인정하면서 심지어 '면지역의 압도적인 몰표가 예상된다'고도 했다.
그러나 개표 결과를 보니 2018년 당시의 30 대 70의 열세가
4년 후인 이번 지선에서는
40 대 60정도로 줄었을 뿐이다.
이 줄어든 격차도 3자 구도에서 양자 구도로 바뀐 차이라고 본다면
4년 전의 파랑바람 때와 4년 후의 빨강 바람 때의 득표률은 차이가 없다고 분석된다.
즉, 유의미한 투표 성향 변화는 없었기때문에 연구의 가설은 거짓이었다.
4년 간의 열정적인 의정활동은 후보 지지율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희한한 현상이고 미스테리다.
참깨를 뿌린 후 매일 물을 줬는데도 싹이 돋지 않아서 애를 태우는 중, 이번 비가 그치고 나가 봤더니
싹이 제대로 나 있었다는 어느 페친의 글이 생각난다.
자연의 도움없이 농부의 정성과 사랑만으로 싹을 틔울 수 없는 경우도 있구나 싶었다.
결론적으로,
면지역의 투표 성향은 바람의 방향이나 인물에 영향 받지 않고 초지일관 보수당을 지향한다.
그 원인에 대해서 선거공학적이나 심리학적 분석을 시도했으나 과학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가 없어서 '분석 불능'으로 결론냈다.
인문사회학적으로도 시도했으나 인류사의 보편적인 이론이 적용되지 않는 '연구 가치 없음'이었다.
그렇다면 대안이나 극복 방안은?
현재로서는 없다.
혹시 면지역과 동지역이 혼재한 경남의 도농복합선거구에서 승리하기를 원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제언을 드린다.
ㅡ 동지역에서 면지역의 열세 몫인 30~40%를 상쇄시킬 수 있는 자신이 있을 때 도전하라.
ㅡ 당선만이 목적이라면 보수당 후보로 나서라.
ㅡ 개인적 지지율로 극복하기에는 벽이 너무 높고 두터우며 예측불가한 현상이다.
그러나 담쟁이 잎 하나가 수 천개의 잎을 이끌고 결국 벽을 넘는 일은 누군가는 해야할 가치있는 일이다.
지역 갈등이 줄어들 때 복지사회가 될 것이니 이 문제는 화두로 남는다.
결론적으로,
내 식견으로는 더 이상 상세 분석을 할 수 없고, 또 대안을 도출하기 위한 분석 작업은 무용하다.
그러고 보니 분석이니 대안이니 하며 헛심만 뺐다.
40미터 앞에 보내 주고
100미터 달리기 하는 양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40미터 앞에서 죽기살기로 댑다 뛰는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건네겠는가.
"보소,보소, 일단 내 말이나 들어보고 뛰소, 어이. 날 좀 보소"
■ 연구의 제한점
남편인 제 3자의 독자적인 관점에서 실시한 연구이기 때문에 정치인 아내의 견해와 다를 수 있다.
또한 선거 결과에 미친 아내의 귀책사유 또한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연구의 과정에 개입되어 결과를 오염시킬 수 있는 정서적 변인이 있었다면 이것은 순전히 연구자인 무급보좌관의 부덕함에 있음을 밝힌다.
■ 후속 연구 제언
지선이 두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공직선거법을 개정하여 지방의 정치상황을 혼돈에 빠뜨린 국회의원의 횡포,
거기다 지역구 유권자의 거의 절반이 거주하는 핵심 지지 지역을 전부 다른 선거구로 변경시켜서 현직들을 뒤흔든다는 저급한 조정안을 정개특위에 제출하고 확정한 인간들이 누구인지를 밝혀 응징하는 후속연구가 필요함.
《이 글을 마지막으로 무급보좌관의 글을 접는다. 쓰는 이나 보는 이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다. 앞으로 다른 미션이 주어지기 전까지는 은퇴한 백수의 단상만을 간간히 올리겠다 》
첫댓글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