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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구 무스메 이야기 원제:무스메 이야기 / 작가:칸자키 유타카 & 다나카 리카 / 단행본 전 6권완결 / 고단샤 / 국내 발매사:학산문화사
여러분은 한번쯤 연예인이 되어 무대를 누비면서 화려한 삶을 누리고 싶지 않은가? 이번에 소개하는「모닝구 무스메」 (모닝무스메, 이하 모무스로 약칭.)는 2000년 일본 연예계에 데뷔한 이래 항상 업계와 대중의 관심을 동시에 받고 있는 초인기 아이돌 그룹이다. 일단 라인-업에서 기존의 아이돌 그룹과 큰 차이를 자랑하는 모무스는 소속사인 「헬로 프로젝트」의 대표 「츤쿠」 (그룹 「샤란 Q」의 멤버이기도 하다.)에게 악곡제공을 받으면서 그룹 내에서 유니트 (「탄포포」/「푸치모니」/「미니모니」등.)를 조직, 별도의 활동을 전개해나가는가 하면 일부 멤버가 솔로로서 독립할 시기가 됐을때 “졸업”이라는 행사를 통해 모무스를 떠나지만 다시금 제2의 활동을 시작케 하는등 철저한 전략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본작은 모무스의 주공략대상인 소녀 팬들을 대상으로 한 순정만화로 멤버들이 연예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까지의 과정과 일반 팬의 입장에서 트레이닝을 거쳐 연예계에 데뷔하며 겪게 되는 여러 가지 갈등들을 다루면서 방송에서는 볼수 없었던 모무스의 모습을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독자층의 연령이 낮은 것을 고려하여 연예계의 모습을 리얼리스틱하게 그리지 않은 대신 적당한 어레인지를 거쳐 픽션이 가미된 내용으로 탈바꿈시켜 시종일관 밝은 이미지를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신곡을 취입할 시 열심히 노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무대에서 팬들의 찬사를 받거나 사생활 부분에서 엿볼수 있는 멤버들 간의 우정, 졸업이란 과정을 거치면서 헤어짐과 새로운 만남을 반복하는 내용들은 실제 모무스가 겪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이며 동시에 업계에서 진정한 연예인으로 한걸음 나아가는 진일보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사례라 할수 있겠다. 본작은 모무스의 6기 멤버 교체와 팀의 맏언니 격이었던「아베 나츠미」의 졸업을 끝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되지만 작화가가 교체된 (「다나까 리카」씨에서 「호시노 마유미」씨로.)후속편 ?모닝구 무스메 이야기 얼라이브!? (원제: 무스메 이야기 얼라이브! / 단행본 전 2권 완결)에서 이후의 이야기가 계속 전개된다. _강정구(cy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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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왕님 야치 에미코/ (주)서울문화사
‘유우.. 어서 네 길을 찾거라. 확실한 네 길을 찾으면 그 다음은 망설일 거 없어. 주위의 눈치 보지 않고도 살 수 있어.’ (「내일의 왕님」1권 中) 설령 성공을 보장받지 못한다해도, 꿈을 향해 똑바로 걷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다. 「내일의 왕님」은 「사바스 까페」로 알려진 야치 에미코의 작품으로, 연극배우 이치이 토야와 연극 연출가 사사야 유우의 이야기이다. 시골에서 막 상경한 촌뜨기 유우는 처음 본 연극에 매료되어, 배우가 될 것을 결심한다. 우연히 알게 된 연극배우 토야는 그런 그녀에게 ‘아란동’이라는 소극장을 소개해주지만, 유우는 그 곳에서 자신이 배우로서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절망한다. 정작, 쇼고 단장은 유우의 배우로서의 재능보다 연출가로서의 재능을 발견하게 되는데.. 한편, 연극배우 토야는 TV와 영화 섭외가 쇄도하여 연예계로 진로를 바꾸지만, 그의 재능을 아끼는 유우는 언젠가 자신이 만든 연극의 주연 배우가 되어 달라고 부탁한다. 꿈을 향해 걸을 때, 함께하는 이가 있다면 넘어져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유우와 토야는 서로를 자극하며 성장해 간다. 꿈에 있어선 열정적인 그들이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서툰 둘의 모습도 귀엽기만 하다. 시골뜨기 유우는 순박하기에 순수하다. 그녀의 꿈을 향한 열정에 주변도 매료되어 간다. 만화를 보는 내내 왠지 모를 설렘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건, 유우와 토야의 서툴지만 순수한 사랑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꿈을 향한 열정 때문일 것이다. * 王?를 ‘임금님’도 아니고 ‘왕님’으로 번역한 건 두고두고 비웃음거리로 남을 것. _백은지(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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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는 짱 원제:하지메짱이 최고! / 작가:와타나베 타에코 / 단행본 15권완결 / 출판사:소학관 / 국내발매:학산문화사
도립고교 2학년의 오카노 하지메는 나름대로 생활력이 강한 것을 제외하면 평범한 소녀. 하지만 우연히 다섯쌍동이인 남동생들이 연예계의 M2 프로덕션에 스카웃되어 AAO라는 이름의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하게 된 것. 이 일이 계기가 되어 만나게 된 M2 프로덕션의 아이돌 그룹 WE의 멤버 미즈키에게 푹 빠지게 된 하지메는 동생을 지원하는 로드 매니저라는 명목으로 연예계 관련자가 미즈키에게 접근을 시도하게 되는데….
본작은 기본적으로는 가족과 인간 내면에 대한 소녀만화적인 내용에 타인의 시선을 받고 사는 직종인 연예인들이란 상황이 섞여 들어가는 러브 코메디 형식의 만화다. 2007년 근래에 한국 내에서 연예인 자살이 종종 눈에 띄는데, 그런 특수직종의 사람들에게도 다양한 개인사가 있다는 점을 조명했다는 점에 있어서 이 만화는 직접적으로 연예계의 어두운 면을 다룬다기 보다는 그 쪽 업계 사람의 인간적인 내면 같은 데에 중심이 실려 있는 만화라고 하겠다. 거기에 소녀 대상의 만화인 만큼 적당한 수준의 사랑이라는 팩터와 기타 인간 내면과 인간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끼어들어가서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그 이야기의 재미를 납득할 수 있는 작품으로 우러나 있다.
내용 자체에 나름대로 꽤 심각한 부분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개그 터치가 적지 않은 성장물 계통에 가깝다고 하겠다. 의외로 캐릭터 면에 있어서 약간 과장된, 그렇지만 누구나 한번 정도는 자신들의 내면에 있을 법하다고 생각할 만한 그런 여리고 서투른 모습들을 자잘하게 잘 비춰 보여주는 편이지만, 대신 약간 희화화된 면이 있어서 더 재미있는 그런 특징적인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한다. 어렸을 때의 체험 탓에 실은 자폐증 기미가 조금 있고 커뮤니케이션이 서투른 아이돌이 사람들에게 웃음을 파는 역할을 한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전반적으로 작은 인간적 약점을 하나 씩은 다들 가진 캐릭터들이 만들어가는 풋풋한 자아찾기의 느낌도 적지 않은 만화라고 하겠다.
단지 실존하는 연예인들이 모델이라거나 그렇게까지 깊이 연예계의 내면이나 치부 같은 것을 파고든 작품은 아니지만, 연예계를 소재로 한 작품 중에서는 널리 많은 연령대 층에게 추천할 수 있는 가장 무난하고 전형적인 작품 중 하나가 아닐까. 여담으로 본작은 사실 예전에 하린이가 최고라는 제목의 해적판이 먼저 나와 있었던 탓도 있고, 2007년 현재 국내판이 그리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만화는 아니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구할 수 있거나 주변에서 볼 만한 기회가 된다면 한번 정도 봐둘 가치는 충분하다고 하겠다. _엄다인(D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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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sh 윤지운/ (주)서울문화사
한번이라도 인기 연예인을 좋아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그 연예인과 자신과의 사랑을 상상해 보았을 것이다. 「시니컬 오렌지」의 작가 윤지운의 「Hush」는 인기 아이돌 스타 류강은과 평범한 여중생 이규화와의 사랑 이야기이다. 여자보다 예쁜 외모를 지닌 인기 아이돌 스타 류강은(본명 이강은)은 한 열렬한 팬이 자신이 다니던 중학교에서 물의를 일으키자, 여장을 하고 신분을 감춘 체 전학을 가기로 결심한다. 한편, 남자 같은 성격과 외모의 이규화는 그런 류강은의 열렬한 팬으로, 어느 날 자신의 옆자리로 전학 온 예쁜 여학생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스타 류강은이라는 사실을 알고 경악한다. 평범한 학창시절을 원하는 강은을 위해 규화는 그의 정체를 비밀로 해줘가며 평범한 친구가 되기로 결심하지만, 아이돌로 그를 좋아하는 마음과 평범한 남자로 그를 좋아하는 마음 사이에서 혼란스럽기만 하다. 강은은 그런 규화에게 점점 끌리게 되고, 이 때 규화의 친구이면서 류강은의 광팬인 시호가 그의 정체를 눈치 채고 계략을 꾸미는데… 인기 연예인과 평범한 일반인의 사랑이라는 흔한 이야기지만, 여장한 스타와 남자 같은 여주인공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여장한 강은과 남자 같이 보이는 규화의 데이트 장면이라던지, 사랑의 방해자로 나오던 시호가 당당하게 자신의 사랑을 찾아가는 모습 등 전체적으로 재미있고 유쾌하다. 예쁜 그림체와 개성적인 캐릭터, 톡톡 튀는 유머가 돋보인다. 여자 보다 예쁜 미소년이 난무하는 요즘, 한번쯤은 상상해 봄직한 이야기. _백은지(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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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좋아 이시영, 시공사
연예인, 그들은 이런 연애를 한다? 등장인물 중 연예인이 있는 만화의 경우 화려함은 필수이다. 연예인이 어떤 사람인가, 외모든 재능이든 “세상에 이런 일이” 같은 쇼TV 프로그램 수준을 넘어선 비범함을 가진 사람이 아니던가.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가득한 존재감, 동작 하나도 남과 다른, 이 연예인을 만화로 표현하려니 온갖 화려한 톤과 연출이 사용된다. 그리고 남다른 화려한 연출이라면 만화가 이시영을 꼽겠다.
소개작인 「그러니까 좋아」는「Feel so good」의 외전으로, 「Feel so good」에선 푼수 같은 아버지이던 이문도를 미중년 연예인으로 등장한다. 연예 기획사 대표 겸 연기자인 이문도는 신작 영화의 상대역인 미소녀 아이돌 하이안을 보고 긴장한다. 28살 아래의 까마득한 하이안은 그의 완벽한 이상형이기 때문! 두근두근 조마조마, 새침한 하이안 때문에 촬영 내내 긴장하지만 실은 그는 하이안의 농간에 끌려다니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 이안에게도 문도는 완벽한 이상형! 좋아하면 때론 상대를 끌어 당길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이안의 터프한 연애가 볼만하다. 47이란 나이에도 여전한 매력의 미중년 이문도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숱한 여자를 경험한 그를 사로잡는 하이안의 꼬마 마녀 같은 매력 또한 설득력 있게 그려진, 연예계 만화답게 시종일관 화려한 이 작품을 권한다. _유혜영(chococ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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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콜라 신지상, 지오 / 시공사 / 비쥬 / 7권까지
빠순이, 그들은 이래서 스타에게 빠진다? 당신은 아이돌에 빠져서 좋아하는 ‘오빠’의 스캔들에 밤 새우며 인터넷을 헤맨 경험이 있는가? 거침없이 “그래, 나 ‘빠순이’다, 왜, 불만이야?”라고 턱을 치켜드는 아이돌 팬의 서러움 혹은 당당함을 만화로 즐겨보자.
신지상ㆍ지오 콤비의 확실한 네임밸류가 된 작품이라면 「쇼콜라」일 것이다. 잡지 연재 당시 많은 인기를 모았던 이 작품은 바로 아이돌 스타와 일명 빠순이라는 불리는 광팬 이야기이다. ‘빠순이’는 ‘오빠’가 나오는 CF부터 라디오 프로, 쇼 프로, 지방공연 및 팬클럽 등을 종횡무진 휩쓸고 다닌다. 작가들 스스로가 모 아이돌 그룹의 팬이었던 만큼 ‘빠순이’의 이러한 열혈 라이프가 생생하다. 팬 사이의 계급 및 팬클럽 내의 권력 다툼은 이 세계(?)를 아는 독자에겐 깊디 깊은 공감을, 모르는 독자에겐 낯설지만 색다른 재미를 준다. 「쇼콜라」속 아이돌은 화려한 무대 뒤의 초라함도 곧잘 보여준다. 이들은 4,000원 짜리 짝퉁 뷔페에서 식사를 하거나 좁은 반지하에서 득시글거리며 부대끼고 산다. 이렇듯 화려한 무대 위보다는 무대 뒤와 무대 아래를 담은「쇼콜라」는 10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필수 키워드 중 하나인 팬덤 문화를 멋지게 만화화한 작품이다. 아이돌 그룹 D.D.L의 ‘빠순이’인 금지는 D.D.L과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기 위해 신인 그룹 Yo-i의 팬클럽에 가입한다. 하지만 얄팍한 속셈은 Yo-i 멤버들에게 들통나서 곤욕을 치른다. 하지만 이들은 티격태격 하는 사이 어느새 묘한 삼각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과연 아이돌 스타와 팬 사이에 연애가 가능할까? _유혜영(chococ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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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혁명 츠쿠바 사쿠라, 대원씨아이, 4권까지
아이돌 매니저, 이런 환상을 본다? 연예계의 구성요소는 스타만이 아니다. 스타와 그를 추종하는 팬, 스타를 조명하는 대중매체, 스타가 설 무대, 스타를 뒷바라지 해주는 기획사. 앞서 스타와 팬을 했으니 이번엔 기획사로 옮겨가 보자. 여기, 인기에 따라 소속 연예인을 [펭귄-까마귀-공작]이란 등급으로 나누어 관리하는 특이한 기획사가 있다. 이름하여 ‘공작 연예기획사’. 유카리는 우연히(만화 속에서 모든 일은 우연하게 이루어진다?) 미모의 학생부 부회장이 펭귄 등급의 카츠라기 료라는 걸 알게 된다. 비밀 엄수를 약속했으나 유카리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하루 아침에 길바닥에 나앉게 되고 료는 그녀를 도우려 자신의 매니저가 되어 달라 청한다. 하지만 특이하디 특이한 ‘공작’이 소속 연예인의 매니저 자리를 쉽사리 허락하진 않는다. 매니저 일을 하려면 남장을 해야 한다나? 그나저나 연예계라곤 어릴 적에 한번 본 연극 뿐인 유카리가 과연 어떻게 버틸 것인가. 유카리만의 비법이 있었으니, 그것은 스타성 있는 사람에게는 화려한 환상을 보는 특이한 눈이다. 펭귄 날개로 파닥거리는 어설픈 신인 료가 화려한 공작으로 발돋움 하기 위한 과정은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시작된다. 연예계 만화에는 라이벌을 밀어내려는 암투와 스캔들에 휘말려 괴로워하는 에피소드가 등장하여 이야기에 긴장감을 조성한다. 「펭귄혁명」 역시 그같은 패턴을 따르지만 작가인 츠쿠바 사쿠라의 동글동글 귀여운 그림체로는 「유리가면」식의 ‘눈알 비우기’ 기법을 선보여도 긴장감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 작가는 자기 그림체의 장점을 살려 위기의 상황도 귀염스럽게 잘 처리해낸다. 결국 귀여움 가득한 인물들이 각종 음모와 도전과 비밀을 해결과 성취와 확인으로 멋지게 이어간다.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자기만의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기 마련. 그 매력을 날개라는 환상으로 보게 되는 유카리는 번번이 황홀경에 빠진다. 주목받기 위해 한 순간의 긴장도 풀지 않는 스타들의 화려한 날개를 우리도 유카리와 함께 빠져보자. _유혜영(chococ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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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 스트릿 Cat street 카미오 요코, 서울문화사
연예인, 이런 자신을 꿈꾼다? 인기 아역 스타였으나 한순간 연예계에서 미끄러진 후 그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던 케이토. 여동생의 다그침에 집을 나왔다가 대안학교 엘리스톤을 알게 된다. 케이토는 자유분방한 엘리스톤의 학생들과 만나면서 오랫동안 닫혀 있던 마음의 빗장을 열게 된다. 그리고 돌아가지 않을 줄 알았던 연기의 세계에 다시금 매력을 느끼게 된다. 현재 윙크에 연재 중인「캣 스트릿」은 「꽃보다 남자」로 유명한 카미오 요코의 신작이다.전작보다 전개가 빠르고 인물간의 관계도 확실하다. 심리묘사 또한 담백해서 갈등은 오래 지속되지 않고 빠르게 화해된다. 다만 케이토의 연기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부분의 묘사는 충분치 않아 아쉽다. 연기를 파고드는 작품이 아닌, 케이토의 성장을 담는 작품인만큼 그 부분에 대한 기대는 접어야 한다. 그래도 대안학교와 연예계라는 사뭇 다른 소재를 오가면서 케이토가 갇혀 지내던 방 나오는 과정은 초유의 인기작을 만든 작가의 노련함이 보인다. 케이토에게 연기란 정체성에 다름 없다. 엘리스톤 친구들을 통해 움츠린 어깨를 펴지만 등에 날개를 다는 건 연기를 통해서이다. 우정과 꿈, 그리고 달콤한 사랑이야말로 소녀의 로망 아닌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전개 속에 초콜렛 케익 같은 달콤함은 없지만 민트차 같은 상큼함이 있다. _유혜영(chococ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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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들의 꿈 야치 에미코, 서울문화사, 5권 완결
연예계 종사자, 이런 휴식을 바란다? 「사바스 카페」로 유명한 야치 에미코의 중기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장난감들의 꿈」은 스타가 설 무대를 만드는 방송계 종사자가 주인공이다. 각종 쇼와 드라마 대본을 쓰는 방송작가 스자키에게 막무가내로 찾아와 일을 시켜달라는 소녀 유키. 게이바에서 일하는 오빠에게 더 이상 경제적인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기특한 사연이지만 스자키는 휘적휘적 그녀를 무시하고 지나간다. 그러나 유키가 누구인가, 캔디 형 여주인공이 단골인 야치 에미코 작품의 주인공 아닌가? 스자키의 어시스턴트 자리를 얻어 잔일을 거들게 된 유키는 슬금슬금 그의 연인 자리까지 차지한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하더니 스자키의 영향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여 결국 스타들의 이야기를 모은 단행본까지 냈으니 사랑의 힘이란 정말 놀랍다. 망중한이라곤 툇마루에서 대본을 쓰며 담배를 피는 정도가 고작일 정도로 바쁜 방송작가지만 스자키의 일하는 모습은 멋지다. 언제나 축 처진 눈매로 담배나 뻐끔거리며 멍한 표정을 하지만 가늘게 뜬 눈 아래로는 상대를 꼼꼼히 관찰하고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는 프로페셔널이 있다. 그러지 않고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기 힘들뿐더러, 인맥이 중요한 방송계에서 일을 끌어올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멋진 스자키에게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건 애교일 뿐이다. 스타가 있어도 그가 설 무대와 그를 조명하는 스포트라이트가 없으면 안 된다. 야치 에미코가 보여주는 커스터드 푸딩처럼 부드러운 방송계 이야기, 지금 바로 찾아보시길. _유혜영(chococ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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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푸른 이야기 & 또 하나의 이야기 이미라 / 육영재단→시공사
『나나』나 『댕기』 시절을 기억하는 순정만화 독자들을 울리고 웃긴 작가 가운데 한 명으로 이미라 씨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슬비와 푸르매, 서지원, 백장미 같은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 두근거리는 사람이 한 둘은 아닐 터.
같은 외모 같은 이름을 지닌 캐릭터들이 매번 다른 배역으로 등장하는 재미가 심히 쏠쏠한 이미라 씨의 작품들 가운데 단연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는 건 「늘 푸른 이야기」다. 1989년 첫 선을 보였으니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는 이 작품에서 서지원은 인기 가수이자 훤칠한 TV스타로 등장한다. (이후 실제 연예계에서도 이 이름을 빌린 것으로 보이는 가수가 등장해 인기를 끌었지만 자살함으로써 이 작품을 볼 때마다 졸지에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서지원은 그야말로 절륜한 노래솜씨와 카리스마로 팬들을 홀리는 마성을 지닌 가수. 오래 전 죽은 것으로 알고 있던 동생과 닮은 이슬비라는 소녀에게 끌리고 점차 연인이 되어가지만, 그 슬비와 자신의 관계가 사실은 친남매였음을 알게 되는 비극을 겪는 청년이다. 엄밀히 말해 작품의 흐름 자체가 서지원의 연예계 활동이 아닌 서지원-이슬비-푸르매 사이에서 남매와 연인이라는 고리가 기묘하게 얽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서지원이 가수로서 활약하는 대목이 아주 두드러지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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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 자체로 대단하고 멋진 ‘완성된 톱스타’인 것이다. 하지만 80년대를 아우르는 - 지금에 와선 다소 촌스럽게까지 느껴지는 풋풋한 ‘청춘’ 코드들과 그 표상인 젊은 아이돌의 모습을 지면에서 확인해볼 수 있는 것은 그 자체로 무척이나 재밌다. 수완이 좋다 못해 악랄하기까지 한 독한 매니저 아가씨의 존재는 두드러지진 않지만 연예계 이야기의 일면을 맛보게 해 준다. 슬비와 푸르매, 매니저이자 동료이고 훗날 서지원의 반려가 되는 안혜자(월향선) 등의 뒷이야기는 「또 하나의 이야기」라는 작품으로 이어진다. 재밌게도 이 작품은「늘 푸른 이야기」의 속편 격으로 서지원의 동생으로 돌아간 서지혜(이슬비)와 남매인 줄 알았던 푸르매가, 또 서지원과 안혜자가 혼인해 낳은 2세들의 이야기다. 이 작품에선 아이돌을 넘어 대 가수 반열에 오른 서지원의 아들 주제에 음치에다 무대공포증인 민제 군의 천인공노할 모습 덕에 혈압 오르는 수많은 인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이런 애를 큰 무대에 올려야 하다니 이미 말 다 한 상황 아닌가! 지혜와 푸르매의 딸 이름이 이슬비라는 점과 그 부모에 그 딸이라고 괴력과 기술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는 점은 또 다른 볼거리. _서찬휘(seochn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