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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봉선동에 위치한 생태통로 입구를 큰 바위가 가로막고 있다. 특히 입구 바로 앞에는 식당이 자리잡고 있어 야생동물의 이동이 힘들어 보인다.
해를 거듭할수록 도로 위에서 야생동물이 자동차에 치여 죽는 사고가 늘고 있다.
이를 위해 국토해양부와 환경부, 그리고 각 지자체 등 도로 관할 기관은 많은 혈세를 들여 태이동통로(eco-bridge)를 건설하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과 시간을 들여 생태통로를 설치했지만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전남은 지난해 가장 많은 로드킬(Road-kill) 발생지로 오명을 남겼다. 광주광역시 남구 제석산에 설치된 등산객용 구름다리는 환경부에 버젓이 생태통로로 등록돼 있을 정도다. 광주ㆍ전남 지역 생태이동통로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해결책은 없는지 시리즈로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인간의 이기와 편의를 위해 만든 도로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인간의 이동능력과 물자의 운송 효율은 높여주지만 국토 곳곳을 양분, 자연생태를 왜곡시키고 파괴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1980년 4만6950km에 불과하던 우리나라 도로 길이는 2007년 말 10만3019km로 두 배가 넘게 증가했다. 이는 도로 보급율이 높아가는 대신 그 만큼 산림과 녹지가 지속적으로 훼손됐음을 의미한다.
도로가 생기면서 발생하는 '생태계 고립 현상'은 생물 종의 서식지를 크기게 감소시키고 이동 능력을 제한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도로를 가로질러 이동하던 야생동물이 자동차에 치여 발생하는 로드킬(road-kill)은 보다 직접적인 피해에 해당된다.
도로 건설로 인한 서식지의 단편화와 로드킬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차량 통행 수요를 제한시키고 신규 도로를 건설하지 않는 것.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 목포방향 4km지점에 야생동물인 너구리가 차에 치여 죽어 있다. 최동환 기자
하지만 현실적으로 도로 건설이 불가피할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럴 경우 계획 단계서부터 생태계 훼손이 가급적 적은 노선을 택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수적이다.
특히 야생동물들의 안전한 이동권을 보장하는 생태통로(eco-bridge)는 '동물의 입장'에서 조성돼야 한다. 도로 침입을 방지할 수 있는 울타리 등의 유도펜스를 설치하는 등 철저한 안전장치가 마련돼야만이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생태통로로서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생태통로의 유형은 도로를 기준으로 위에 놓이느냐 아래에 놓이느냐에 따라 크게 육교형과 터널형 2가지로 나뉜다. 절단된 산과 산을 이어주는 육교형은 횡단부위가 넓은 곳에 설치되며 가장 많은 예산이 소요되지만 효과면에서는 가장 크다. 터널형(암거형)은 지하로 매립해 크기가 비교적 작은 동물이 이동하도록 만들어졌다.
현재 우리나리에는 유도펜스를 포함, 생태이동통로가 모두 210개가 설치돼 있다. 네덜란드, 프랑스,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생태통로가 4번째로 많은 나라다.
광주ㆍ전남 지역에도 모두 18곳의 생태통로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조성된 국내의 생태통로는 설치비용에 비해 그 효과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입지선정 단계에서 도로구간의 생태적 특성, 즉 목표종의 서식환경과 이동경로 등에 대한 조사가 사전에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동물들의 이동로와 전혀 무관한 지점에 생태통로를 설치하거나 이동이 예상되는 동물의 특성에 비해 설치물의 크기가 너무 크거나 작은 것도 효율성을 떨어트리는 주 요인이다.
이같은 결과 차도 위에서 죽어나간 야생동물의 수가 매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이 발표한 '2007년도 야생동물 로드킬 발생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한햇동안 로드킬당한 야생동물의 개체수는 2006년 5565마리(84종)보다 늘어난 5737마리(82종)에 달했다.
특히 2007년 로드킬 최다 지역인 전남에서는 404마리의 야생동물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전국 및 전남의 로드킬 집계는 공식적인 수치일 뿐 집계되지 않은 것을 포함하면 그 수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 최천권 연구원은 "구례에서만 하루에 두 건 이상 로드킬 신고접수가 들어와 너구리나 살쾡이 등을 구조하거나 사체처리한다"며 "고속도로, 국도, 군도 등 모든 도로를 감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로드킬 당한 야생동물의 개체수 전부를 파악하긴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