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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암/정일상 원로칼럼란] 스크랩 남송시대를 배경한 뮤지컬과 중국정신 -중국 탐방 여적(4)
청암/정일상 추천 0 조회 37 10.09.18 18:21 댓글 5
게시글 본문내용

 

                  <송성천고정이란 대혀가무극이 안내 표지판이다.>                

 

북소리·죽비소리·철부지소리(119)


             남송시대를 배경한 뮤지컬과 중국정신 -중국 탐방 여적(4)


  시호를 한바퀴 배편으로 돌아본 뒤 점심은 한국식당에서 배를 채웠다. 여러 가지 중국식 반 한국식 반의 음식으로 우리 한국 여행객 입맛에 맞추려 노력한 흔적에 식당 경영자를 불러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가 될 뮤지컬을 감상하는 기회를 가졌다.

  중국 남송(南宋) 시대를 재현한 세계적 수준의 뮤지컬 사극인데 이는 시호(西湖)의 역사적 배경의 전설을 소재로 한  대형 가무극(歌舞劇)으로 이 제목이 『송성천고정-宋城千古情』인데, 중국 주체축의 선전인즉 이 가무극은 세계3대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며 매년 220만 명이 관람할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우리가 관람하던 날도 날씨기 무척 덥고 하루에 세 번 열리는 입장표를 사기 위해 땡볕이 내리 쩌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입장표를 사기위해 극장 앞 광장엔 수천 명이 줄을 서서 입장표를 구하기 위한 젊은 관람객으로 아수라장 이었으니 우리네 같은 한국관광객을 제외한 자기네 내국인의 관람객이 엄청남을 보면서 자국의 신세대들에 새로운 풍물을 받아들이게 하고, 신문물과 자유세계의 맛을 느끼게 하여 불만 세력을 잠재우는 분출구로 삼고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을 나는 받았다. 중국 위정자들 스스로 자국에서 있었던 지난날의 뼈아픈 5.3사태와 자유의 맥박이 뛰기를 갈망하는 젊은이들이 중국식 사회주의와 공산사상에 대해 유형무형으로 오랫동안 발목을 비끄러매고 흔들고 있어 이 들끓는 열원(熱源)을 잠재우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래서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자국의 온 국민을 이곳으로 모아 시호와 황산과 항주지역을 연결지어 중국의 수백 수천 년 동안의 역사의 영혼사(靈魂史)를 현대에 펼쳐 민족의 긍지를 살리려 하는 노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도대체 그렇다면 이 가무극  宋城千古情(송성천고정)의 극적 구성이 어떠했을까 이다. 먼저 극장 전체가 하나의 무대란 이야기를 안내원으로부터 들은 봐 있어 기대가 컸었다. 과연 소개받은 대로였다. 이 극의 막이 열리자 모두가 탄성을 질렀다. 매우 웅장하고 화려하면서 넓은 무대에 출연자들이 꽉 차 백여 명은 될 것 같았다. 그 극의 제1막은 송(宋)시대의 ‘송고정’ 황제의 생일잔치 장면인데 황제를 찬양하고 가무를 즐기며 생일잔치를 평치는 장면이었는데 제2막에 들어가자마자 난데없이 아리랑이란 우리 민요가 흘러나오고 무희(舞姬)들이 20여명 무대에 올라 우리 아리랑 민요곡에 맞춰 부채춤을 추는 것이 아닌가? 이 춤 사이는 우리고유의 춤과 문화인데 의아해 할 수 밖에. 곧이어 도라지타령이 흘러나오면서 춤도 남녀 옛 한복 복장을 한 몇 쌍이 나와 공연을 하니 우리 일행과 그 외 한국관광객이 많이 관람하고 있어 박수가 터져 나왔다. 우리들 스스로는 기분이 좋았다. 왜냐하면 우리문화를 중국이 배려하여 우리문화를 접목시켜 소개하기 때문에 긍지를 가질 수는 있었다, 그러나 아니 도대체 우리 한국의 관광객을 의식해서 그런 프로그램을 끼워 넣었다는 단순한 생각을 할 수는 있으나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연극인 동시에  특히 宋城千古情(송성천고정)이란 중국 송대(宋代)로부터의 역사물 사극이고 중국의 고유문화 풍의 극인데 여기에 우리 것을 끼워 넣었다는 것은 문화주체성을 잊어버린 처사라 여겨 중국정신의 주체성을 의심케 하였음은 올곧은 이성적인 관객의 비판을 받아 마땅하며 이 비뚤어진 내용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아니면 우리 한류문화를 자기네 대중문화로 수용하고 받아 들여 자기들 생활문화 속에 녹여 넣었단 말인가?

 

  곧 이어 제3막에선 시호의 ”레이휭탑(雷峰塔)“의 전설로 전해오는 ”백사전(白蛇傳)“을 극화한 내용이었다. 무대는 불교의 상징적 연꽃장식으로 우리의 오작교 같은 다리가 각 다른 쪽에서 서서히 합쳐지면서 꽃다운 젊은 남녀가 극적으로 해우하는 장면이 연출되는가 싶더니 곧 손만 한번 잡은 채 헤어지게 되는 애틋한 장면이었다. 이는 금산사(金山寺)의 법해(法海)스님이 두 사람을 갈라놓기 위해 위력을 발휘해 ”레이휭탑“에 이 젊은이들을 백사로 둔갑시켜 영구히 가두어 버리는 내용이었고, 또한 양산박(梁山泊)이란 가난한 집 아들과 부유한 집 딸인 축영대(祝英臺)간에 열렬한 연애를 했는데 처녀 측 부모들이 다른 부유한 집 남자와 결혼을 시켜버렸다. 이에 울분을 참지 못한 양산박이 상사병을 앓아 죽고 말았고 이 소식을 들은 축연대가 양산박의 무덤에서 울다죽으니 후에 사람들이 전하기를 두 사람이 모두 나비가 되어 자유로운 화신으로 변해 날아갔다는 전설답게 무대는 물론 온 극장 안이 나비 물결로 뒤 덮인 감격적인 연출이 이어져 인상에 아직도 남아 있다.

 

                <제 3막 중의 한 장면으로 레이휭탑과 축영대(祝英臺)의 애틋함을 상징하는 춤사위이다.>

  제4막은 중국역사상 남송(南宋)시대의 건국비화요 무인시대의 전투장면으로 그 시대의 유명한 남송시대의 “악비 장군”이 금나라의 침략을 물리치고 승전(勝戰)하는 내용이며 승전은 하였으나 “악비 장군”은 장열하게 싸우다 전사한 스토리였고 이를 기리는 황제와 국민들의 추모 성격이었으며 “악비“는 중국인들이 가장 숭배하는 명장이고 관우와 함께 숭배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극화하여 기림은 중국인들의 높은 자긍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제5막은 중국은 차(茶)로 유명하지만 특히 이 지방에선 이름 높은 용정차(龍井茶)를 비롯하여 보이차(普?茶)와 온갖 차를 소재로 한 재배와 시음에 이르기까지의 상징적 극화내용으로 순수 문화생활을 대표한 상징적인 내용이었다. 용정(龍井)은 지명인데 사실 이곳 용정의 샘물이 암석 틈 사이에서 흘러나와서 맑고 깨끗하여 어떤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는 전설이 전하며 이 용정 샘물로 용정차를 끓이면 그 맛과 향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전한다. 사실일 것이다. 왜냐하면 자연수인 하늘에서 비가 내려 바위에 스며들어 바위틈새를 거쳐 다시 암석사이로 흘러나오려면 적어도 천년 이상의 세월이 걸려야 한다는 내 상식으로 이해가 가는 말이다.

  하여간 이『송성천고정-宋城千古情』이란 극을 통해 볼 때, 중국역사상 사상의 흐름에 있어 갈등의 시대를 재음미하고 그로 인해 입었던 아픔을 기억하게 하고, 고고한 중국 문화와 도도히 흐르는 합리주의적인 사회의 인식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갈등의 시대를 치유하고 혼돈스럽던 과거에서 신시대의 자리를 찾아 새로움의 사관을 찾으려는 부단한 노력 중의 한 단면이 아닌가 싶다. 

 

  이 가극을 본 후 중국민속관을 관람하고 시간을 내어 청나라 시대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둔계 옛 거리’란 이름 지어진 옛 거리에 둘러 골동품들과 수제용품을 비롯하여 온갖 다양한 민속품까지가 진열되어있는 곳을 한 시간 쯤 구경했는데 무려 그 시장의 골목길이가 1Km나 되는 대단한 규모였다. 과연 중국의 땅덩어리에 비유될 만큼이나 규모가 커 쪼그마한 우리나라 서울의 인사동 옛 거리가 연상되어 내 마음이 쪼그려 드는 심정을 느끼기도 했다. 이 거리에서 중국의 역사와 생활의 패턴과 문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 흥미진진하였는데 그 옛 거리 곳곳에  황산모봉(黃山毛峯)이라는 선전 문구가 쓰인 간판과 포스터들이 붙어있어 그 글을 나는 황산의 명물 차 인줄 알고 내 평생 젊을 때부터 녹차를 즐겨 온 터라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 황산명차(黃山茗茶)인 ‘황산작설(黃山雀舌)차’ 캔에 넣어진 것을 골라 우리 돈 원화로 3천원을 주고 한 캔을 사왔다. 사실은 용정차(龍井茶)를 구입하려 했으나 내가 녹차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위가 중국출장 시 선물로 사온 그 차가 보관되어 있어 이를 피하고 ‘황산작설차’를 사 왔던 것이다. 하여간 나는  귀국 후 그 작설차부터 달여 마셔봤더니 과연 그 맛이 일품이라 그 녹차의 향을 맡으며 음미하며 마시는 순간 중국여행의 여독이 확 풀리는 것 같고 며칠간의 여행 추억이 주마등처럼 기억에 떠올라 또 다음 날 언젠가 이 차를 달여 마시는 날 그 기억들의 여행추억이 샘솟으리라 믿는다.

 

  그러나 한 가지 의문점으로 남는 그 간판의 내용인 黃山毛峯이란 글귀가 정확히 무엇을 뜻했는지 지금 글자를 뜯어보면 혹시 그 글귀가 벼루와 붓을 뜻했지 않나 싶기도 하여 이 정확한 어의(語義)를 한번 찾아 보려한다. 하여간 그곳은 문방사우(文房四友)라 하여 먹과 벼루와 붓과 종이가  중국에서 제일 유명하다고 듣고 있었기에 벼루와 먹을 손에 넣고 귀국했는데 내가 사회인으로 은퇴하자마자 한 15여 년 전 붓글씨 배우러 다니던 기억이 나서 기념품 겸 이용가능 할 것 같아 이 조그마한 벼루와 먹을  언제 쓸 수 있을 기회가 올지는 모르나 지금 기념품으로 간직하고 있을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중국 국영의 대표적인 실크제조업체의 본포, 한약방의 메카 한약병원, 농산물의 집산지, 진주 판매소, 기타 몇 가지 공장들에 들려 쇼핑을 하는데 관광시간 만큼 소비한 중국의 정책적 기도에 우리는 완전히 쇼핑객이 된 것 등 많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과 즐거웠던 기억들을 안고 돌아 왔다. 그럼에도 그 황산이란 명산을 오르고 유명관광지를 탐방했다는 위로들로 요즘도 그 추억을 반추하고 자위하며 지내고 있다.(끝)


      

                 <『송성천고정-宋城千古情』이란 극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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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0.09.18 18:23

    첫댓글 중국 여행기를 4회에 걸처 써 올립니다.
    시호와 황산등지를 여행하시는 분들의 도움이 되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 10.09.19 12:10

    그곳 여행시 좋은 참고가 되겠습니다.
    외국을 여행하고 사진만 덜렁 올리는 것은 무엇을 보고 감상하라는 것인지 모르겼으나
    청암선생처럼 자세한 여행기와 설명을 곁들여 크게 도움이 됩니다.감사합니다.

  • 10.09.19 20:11

    중국을 다시 볼수 있는 기회를 가진것 같습니다.
    그곳 여행시 참고가 될 좋은 글, 감사하고
    방문시 참고하겟습니다.

  • 10.09.20 10:54

    소중한 중국문화에 우리 아리랑이 가미 됐다는 것은 중국문화에 우리 한류 문화가 파고들어
    우리 민족의 궁지가 높아진것이 아닐까하고 생각도 듭니다만....
    하여간 중국인들 상술의 일종 같기도 하고요.
    아리랑 ? 이해가 갈듯 말듯 합니다.
    하여간 글 잘 읽고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 10.11.22 11:06

    앞으로 여행하시는 분들에 좋은 참고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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