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등대지기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추석명절이 지난 지도
어느 새 한달이 다 되어간다.
지난 추석명절을 기해
팔공산 언저리 고향집의 노모와 가족들을 위해서
등대지기가 목포땅에서 어렵게 바리바리 사들고 간
서남해안 해산물을 공개 했을 때
낙도오지의 단골손님들이
나름대로 한마디씩 살가운 훈수를 내려 놓았었다.
그런데 등대지기가
경상도의 고향집에서 얻어먹은 먹거리는
아직까지도 세상에 밝혀지지 않고서 비밀에 쌓여 있기에
다소 늦은감은 있겠지만
오늘은 낱낱이 폭로하여
불면의 밤을 해소해야 할 것 같다.
그러니까 궁금한 양반들은 이쪽으로 다 모여앉아
두 귀를 쫑긋 기울이시라.
민족의 대명절인 설이나 추석절에 차례를 지내고 난 후
등대지기의 경상도 고향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인 풍경이다.
이씨가문 종가집이고 대식구라서 좁은 안방에다 식탁을 차릴 수가 없어
넓은 마당에다 돗자리를 길쭉하게 깔아놓고서
가족들이 둥그렇게 둘러않아 식사를 하는 풍경이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서는 이채롭게 다가올런지도 모르겠다.
지난번 소개시에 왼편의 구조물(두지) 뒷편으로 당그라니 걸려있던
노모의 물지게를 소개했으리라.
그렇다면 온가족들이 빙 둘러앉아서
다함께 명절식사를 하는 음식들을 하나 하나 살펴볼 것이로되
특별히 이번 추석명절을 기해
등대지기가 인상깊게 먹었던 먹거리만 살짝 폭로하리라.
명절 음식이라는 것이 뭐, 별다른 것이 있을까마는
그래도 등대지기의 고향집 먹거리는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고개를 끄떡이자
가장 먼저 소개할 음식이 바로 이 나물인데
차례를 지내는 집이라면 흔히 볼 수 있는 제삿나물이 아닌가!
여기에다 흰쌀밥을 넣어서
고소한 참기름이 둥둥 떠다니는 간장으로 쓱쓱 비벼먹는다면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는 것은 식은 죽먹기나 다름없을 것이다.
맨 윗쪽에 살짝 뿌려놓은 깨소금을 보시라. 센스가 보통이 아니다.
그리고 종류로는 고사리와 콩나물,
가지와 도라지 등 대여섯가지가 다국적군으로 출동을 했다.
다음으로 소개할 음식은 비릿한 이 생선집단인데
특히 오른쪽 사각막대처럼 길쭉하게 생겨먹은 놈들에게 시선을 집중하시라.
타지방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경상도 팔공산 동편의 영천지방 돔배기로써
상어고기를 재료로 하여 만든 것인데 명절 먹거리에는 빼놓을 수 없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 돔배기를 밑반찬으로 하여
저 위쪽의 제삿나물 비빔밥을 함께 먹는다면 금상첨화가 된다.
전라도 지방에서 홍어가 필수품이라면
팔공산 동편 언저리에서는 이 영천 돔배기가 대표주자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또 무엇인가....???
겉모양으로 보아하니 종족이 국거리 혈통을 타고난 것 같은데..............///
이번 추석명절에 등대지기가 전혀 예상치도 못한 것이었는데
우연히 명절식탁에 올라왔기에 아랫배가 뽕양하도록 먹고 또 먹었다.
일명 고동국이라 불리는 경상도식 다슬기 국으로써
참기름이 둥둥 떠다니는 간장으로 간을 얼추 맞춘 후 먹을 경우
정말 임금님의 수라상이 부럽지가 않다.
3시 세때를 연거푸 먹는다 해도 전혀 물리지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등대지기가 주둥아리가 아프도록 백번 천번 거품을 물고서 설명해 본들
직접 맛보지 않고서 어찌 다 이해를 할 수 있을쏜가!
정말로
답답하다. 답답해요.......................................!!!
나중에 기회를 봐서 등대지기랑
경상도 고향집에 찾아가서 직접 확인을 합시다요.
그리고 명절 음식에 걸맞지 않게시리 누리끼리한 이 반찬.............///
경상도식이라지만 등대지기의 고향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유의 된장찌개/
찌개국물이 별로없고 쬐끔 뻑뻑하게 보여지는데
가스렌지 불위에다 너무 오랫동안 올려놓아서 쫄아버린것이 아니오라
일부러 이처럼 뻑뻑하게 만든 숨쉬는 과학이 숨어있는 것이다.
이 된장찌개는 그냥 쌀밥위에다 부어서 쓱쓱싹싹 비벼 먹어도 경찰이 잡아가지 않겠지만
주로 이 된장찌개와 함께 세트로 먹는 것이 따로 있다.
이 된장찌개와 세트로 먹는다는 뭐냐하면 바로.............???
보시다시피- 아시다시피- 연한 찐호박닢이다.
이 호박닢에다 쌀밥과 된장찌개를 싸서 쌈밥의 형태로 한번 잡숴보시라.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고 심지어 눈물까지 찔끔 날런지도 모른다.
아무리 대하(왕새우)가 어떻고 키조개가 어떻다 한들 감히 이것과 비교조차 할 수가 있을쏜가!!!!
모처럼만에 객지에서 등대지기랑 자식들이 나름대로 금위환향했다고
자식들의 기호식성을 십분 고려하여 노모께서 세심하게 준비해 두신 것이리라.
다음으로 등대지기 고향집 음식으로 소개하는 먹거리는
바로 싱그러운 이 물김치올시다.
물김치라면 여느 집이나 다 있기마련이겠지만
등대지기 가문의 콧대높은 며느리들도 맛을 보고는 중독되는 반찬이다.
그림상으로만 물끄러니 지켜보더라도 군침이 절로 넘어가지 않는가?
시퍼런 무 숙청에다 빨갛게 수놓은 고추의 조화/
등대지기 고향집의 물김치는 시원하면서도 약간 짭조름한 것이 특징인데
삶은 고구마와 곁들여 잡수신다면 아마 기절초풍할런지도.................???
그리고 등대지기 고향집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작은 고추를 버무린 이놈인데
이번에 고향집에 도착하니 다 떨어졌다기에 즉석에서 제수씨들이 얼렁뚱땅 만든 경상도식 [고추물금]이다.
등대지기가 어릴 때부터 줄곧 먹어온 것이라 이미 입맛에 길들여지고 중독되어 버렸기에
고향땅을 떠나서 목포땅이나 낙도오지에서도 늘 그리워하던 먹거리이다.
언젠가 우렁각시를 졸라서 목포에서 이런 [고추물금]을 시도해 보았는데
고향집 노모의 고유한 손맛과는 차이가 나더라구요.
2년 전, 노모께서는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 맏아들인 등대지기를 한번 보신다고
둘째놈을 앞세우고 목포땅까지 달려 오셨을 때도
등대지기는 다른 반찬들은 모두 손사래치고서 노모의 손맛이 깃든
이 [고추물금]만은 핏대를 올리면서 주문했을 정도이다.
당시 노모께서 등대지기의 살림집이 있는 목포집에 오셔서 며느리인 우렁각시가 지켜보는 가운데
시범을 보이신 원조 [고추물금]의 진면목이다.
바로 위의 제수씨들이 즉석에서 얼렁뚱땅 만든 [고추물금]과 비교를 한번 해 보시라요.
땟깔은 물론이거니와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만약에 한가정에 먹거리 한가지씩 출품하여 반찬박람회를 개최한다면
등대지기 고향집에서는 두 말 할 것도 없이 이 전통[고추물금]을 들고 나올 것이다.
매운고추로 만든다면 실패작으로 가는 첩경이다.
밀가루에 적당히 버무려서 찐다음 양념간장에 묻히는 절차를 밟고 있는 것 같은데.........///
등대지기가 전라도지방의 내노라 하는 각종 음식점을 수없이 돌아다녀 보았지만
경상도식 이 [고추물금]은 눈에 띄지 않았다.
주름살 투성이인 이 손이 바로
신비한 비법을 갖고 있는 등대지기 노모의 손입니다.
한평생 힘든 농삿일로 굳은살이 박혔지만
대충 버무리기만 해도 기막힌 먹거리가 탄생되는 마범의 손입니다.
어디가서 특별히 요리를 배운 것도 아니요.
이씨가문에서 줄곧 내려온 전통을 스스로 터득한 것이리라.
이씨가문의 나름대로는 콧대높은 며느리들이
등대지기의 노모인 시어머니를 중심으로 모여있다.
연령 터울이 비슷한 또래의 네명의 신식 며느리들이
시어머니로부터 그 전통 비법을 고스란히 전수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시어머니가 우려내는 원초적인 그 깊은 고향의 맛을
똑같이 만들어내는데는 역부족인 모양이다.
그러기에 며느리들조차도 시어머니가 손수 만든 반찬들은
아무리 흉내를 내어도 따라갈 수가 없다고 입을 모아 토로할 지경이니까요.
어쨌튼 등대지기는 추석명절 이바지로
서남해산 키조개와 대하(왕새우)를 들고 고향을 찾았다가
모처럼만에 고향집 노모 손맛이 물씬 풍겨나는
추억의 먹거리들을 제대로 맛보고 온 셈이다.
언젠가 고향집 마당에서 며느리들이 한꺼번에 모였을 때
시어머니는 이씨가문의 내력과 먹거리에 대한 전통비법을 구두로 전수하고 있는데
이번 추석명절의 경우에도 등대지기의 노모인 시어머니께서는
곁에서 총감독과 진두지휘, 고증만 담당했었지
명절음식들을 직접 만들고 또 흉내낸 것은 며느리들인지라
사실상 노모의 구수한 손맛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었음을 고백한다.
허수룸한 이곳은 고향집 한켠에 위치한
노모의 앙증맞은 장독대요 농산물을 손질하는 주무대이다.
현재 노모가 앉아서 작업을 하는 곳은
옛적에 소외양간의 자리요 왼편은 디딜방아가 놓여있던 곳이다.
이제 몇개 안되는 저 장독에서부터
노모의 전통 고향맛이 출발하는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혹자는 반문할런지도 모르겠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음식맛에 길들여지고 익숙해진 사람들은 누구나가
본능적으로 자신의 어머니의 손맛을 그리워하고 또 또 또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어 하는 것이라고................///
이제 시나브로 가을밤이 깊어간다.
격자형 창호지 방문으로 불빛이 아른거리는 등대지기의 생가에서
하룻밤을 편히 묵으면서
등대지기가 입가에 게거품을 물고서 자랑삼아 떠들어대는
등대지기의 노모의 경상도식 [고추물금]의
기막힌 손맛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안타깝기가 그지없도다.
그건 그렇다치고 우리 낙도오지 단골손님들께서는
그 댁의 자신있는 먹거리가 뭣이 있던가요...........???
입을 꾸욱 다문 채 점잖은 척 미소만 흘리지 마시고
등대지기 기가 팍 죽게끔 자랑이라도 좀 해보시라요.
2010/ 10/ 17 등대지기
첫댓글
등대지기님 글 잘 보았습니다... 아래 자격증관련 정보도 있네요..
유망 직종 및 모든 자격증에 대한 자료를 무료로 제공 받을수 있습니다..
유망 자격증을 종류별로 무료 자료 신청가능하다고 하네요.. 한번에 여러개 신청도 가능 하니까
등대지기님도 신청 해보세요 -> http://me2.do/5hGkLH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