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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동막인의 밤
이날은 동막초등학교 총 동문회가 처음 한자리에 모이는 날이었다. 2010년1월16일 토요일 늦은 여섯시~! 매섭게 추웠던 동장군도 잠시 누그러진 겨울 주말이면서 뭔가 기다림이 있고 마음이 걸음을 채촉하여 참석한 의미 있는 행사장이다.
이리저리 둘러보니 참석자가 300여명은 될 성 싶다. 와~! 이렇게 모일 수 있구나~! 주최하신 분들의 감동스러움이 느껴지는 분위기. 모두 반갑고 모두 기분이 좋아보인다. 낯익은 지역인사들이 동문으로 소개되고 있다. 와우~ 저분도 우리 동문이었구나~!! 또한 평소 지인이라 생각했던 분도 이날 보니 동문이라 그저 놀랍다. 이젠 세월의 계곡을 얼굴에 드리우신 중년의 끝에 선 동네 언니 오빠들께 부지런히 인사를 건네본다. 엇~!! 그러고 보니 같은 추억을 간직한 우리형제들도 이 자리에서는 동문이라는 것이 새삼스럽다.
그저 이럴때는 처음으로 이 감동의 행사를 만들어 주신 분들이 너무도 고맙기만하다.
나는 1974년 그 학교를 29회로 졸업했는데 1990년 42회를 마지막으로 폐교가 되었다니 그럼 아직 3십대 초반의 동문들이 있을 것이고.... 아~! 무심했던 세월이 훌쩍 흐른 것이다. 초등학교 동문회라~!! 동창들도 그리 빈번하게 만나지 못하면서 총동문회에 참석하는 기분? 하지만 우리는 남다르지 않은가 정부정책에 의하여 고향을 내어주고 산산히 흩어진 마을 주민들 그리고 아른아른 유년의 추억마져 어렴풋 눈썹끝에 매달리는 흐린 기억의 저 아래 남아 있다.
이리저리 달음질 치면 뉘집개가 사무럽게 짖어 대는지 누구네는 식구가 몇이고, 뉘집에서 떡을 했는지 어디쯤이면 개구쟁이 들이 수통을 만들어 놓는지 훤하게 꾈 수 있던 자그만 막대골. 지나고 보니 가족이나 다름없던 그 이웃들도 이젠 없다.
어린애 걸음으로 놀며뛰며 학교로 가는 신작로 오리길은 너무도 멀었었다. 절겅절겅~ 오후반인 우리를 유인하던 동그란 손잡이의 키다리 회전그네 한여름 시원하게 그늘을 지어주던 아름드리 플라타나스 나무 멀쩡한 교문을 두고도 반들반들 길을 만들던 측백나무 울타리 개구멍^^*
운동장 출발선에서 불끈 쥔 주먹과 앙다문 입술로 금방이라도 달려나갈 태세로 앞을 노려보며 긴장하던 그날! 땅~!! 총성과 함께 "다다닥" 달음박질에 보얗게 뒤집어쓰던 흙먼지조차 그립지 아니한가? 아! 잠자던 유년의 기억들이 일시에 일어난다.
동막인의 밤 행사장에는 그런 잔잔한 추억을 가슴에 담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그래서 더욱 따뜻하고 푸근함이 배어났다. 우린 29회명패가 붙은 테이블에 모여 앉았다. 졸업생 75명으로 당시 교사가 이건종 선생님이던가?
이날 참석한 사람 출석좀 불러보자. 용진이는 인도에서 날아왔으니까 가장 먼곳에서 참석한 동문으로 기록되지 않았을까 또 향토가수로 바쁜 김순희, 음악쟁이 범진이, 의젓한 시어머니 향순이, 의리파 서울김영순, 나보고 필용이나고 물어보던 만용이, 홍천에서 군무원 학중이, 점잖은 사업가 송병남 제고한문선생 명환이, 피부짱 오복떡집 복순이, 인천에서 내려온 성호, 큰소리쟁이 창수 대장리 박원호, 개인택시 신명식, 제일 큰언니 명숙이, 막대골의 재철이, 정순이... 빠진사람 손들어봐~?
무엇보다 29회 동창회를 위해서 오랜시간 고생하는 순희와 원호가 있었기에 이번에도 우리가 한자리에 모이는 계기가 되었다 항상 애써주는 두 사람에게 고움을 전한다.
다만 이날 몇 몇 친구들도 그런 이야기를 했지만 우리 29회도 정식으로 모임을 구성하고 운영했으면 하는 바램에 나도 동의를 표하고 싶다. 쉽지는 않겠지만 동창 모임으로서 정기모임이 운영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모임에 관한 모든 기록을 보유하고 동창회원들과 공유하면서 좋은 모임이 되도록 우리 좀 더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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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참 글 잘쓰네.......정말 정순이 글을 읽으면서,,그리고 그모임에 참석을 한후 느낀건데..
우리도 우리 밑에나 위에 동창처럼 제대로 된 동창회 모임이 있었으면 좋다고 생각한다.
항상 만날때는 회비도 내고...좀 생활이 나은사람은 찬조도 하고 해서 모임이 정기적으로
이뤄졌으면 해..그러므로써 우리 동창들간 더욱더 단합된 모습과 서로 상부상조하는 분위기
조성이 참 아쉬운것 같아.....동창들이여 잘 생각해봐,,제천에 있는 동창들도 참석 안한사람들이
있고 그리고 먼곳에도 몇명 뺴곤 아무도 안왔거든,,그 사람들은 참석할 이유와 명분을 못느끼었을거야.
그렇게 생각하도록 한 우리모두에게 잘못이 있는지 뒤돌아보자
그리고 단순히 참석할 이유와 명분을 따지자면 아무도 참석 안할수 있지..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면 서로에게 아쉴것이 없잖아 .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것은 엣날의 추억을 머금고 사는것이 인간이 아니던가.
고향을 향수를 달래가면서........엣추억에 젖어 ....늙으면 늙을수록 엣 추억을 더듬지..
우리 29회 동창들이여 좀더 친구들에게 관대해지자,,그리고 서로 뭉쳐보자..
엣날 추억을 더듬으면서,,,,그리고 이런 모임을 위해 일하는 동기생에게 절대적인
믿음과 신뢰를 보내자,,,,,,,,원호와 순희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더욱 분발할수 있도록
한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고 고민해보자,,오늘도 화이팅...첸나이에서
대단하구나! 벌써 그 머나먼 인도까지 날아간거야? 이번에 반가웠어~! 먼곳에서나마 카페에 종종 들러^^*
응 그래 자주 들릴께......너도 모든일이 잘되고,,가정도 행복하고,,,,,,,항상 중년에 열심히 하는 네 모습이 보기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