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일 (금)
인터라켄 서역에서 ‘스피츠’역으로 가는 7시 32분 열차를 타기 위해 서둘러 길을 나섰다. ‘스피트역’에서 ‘밀라노’로 가는 유레일을 타야 하는데 환승 시간이 15분밖에 되질 않아 은근히 고민을 했는데 내린 자리에서 ‘밀라노’로 가는 열차를 바로 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밀라노’에서 다시 ‘베니스 산타루치’역으로 가는 열차로 환승해야 한다. 유럽에서 열차를 기다릴 때에는 자기가 타려고 하는 열차가 어느 터미널으로 들어오는지 전광판으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밀라노’역에도 소매치기들 때문에 경찰들이 깔려있다. 그러나 여행객들의 피해가 많은 것을 보면 소매치기의 수법이 훌륭하던지, 아님 경찰들이 제대로 단속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겠다. 우리는 ‘베니스 메스뜨레’역에서 내려 민박을 찾아갔다.
민박집 아가씨의 자세한 투어 설명을 듣고 ‘메스뜨레 역’으로 나가 2번 버스를 타고 ‘베네치아 로마 광장’에 도착한다.
단체 관광에서는 도저히 가볼 수 없는 ‘베네치아’ 뒷골목을 걸어 다니면서 ‘본젤라또’를 하나씩 입에 물고 저렴한 가격으로 쇼핑을 하면서 느긋하게 ‘베네치아’의 정취를 느낀다.
그런데 유독 뒷골목 한가운데 있는 옷가게가 값도 저렴하고 품질이 좋아서 많은 옷들을 구입한다. 그런데 여기서 구입한 옷 가운데 하나는 3일 뒤 ‘포지타노’ 옷가게에서는 2배 이상의 가격 차이를 보여서 일행들이 행복해한다.
탄식의 다리, ‘카사노바’가 갖혔다는 감옥, ‘두칼레 궁전’, ‘산마르코 성당’들을 둘러보고 ‘산타마리아광장’에서 야외공연장에서 맥주를 한잔 씩 먹고 수상택시를 타고 ‘로마광장’으로 되돌아 와서 숙소로 향하였다.
근처의 중국인 가게에서 ‘칭다오 맥주’를 구입하여 가볍게 한잔하고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8월 9일 (토)
아침에 일어나 짐을 싸서 ‘베네치아’역으로 가서 짐을 순번대로 보면서 다시 한 번 더 ‘베네치아’의 뒷골목을 샅샅이 누비면서 1500년 전에 외적을 침입을 피해 건설한 수상도시의 진면목을 살펴보았다.
경구랑 교대하여 역전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참으로 한가롭게 자연경관과 조화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여행의 묘미를 느꼈다. 점심으로 요기할 것들을 사서 12시 25분 ‘Arezzo’역으로 가는 열차를 타고 ‘몬테비치’역에 내려 짐을 보관 시킨 후 밴을 타고 ‘프라다 아울렛’으로 향하였다.
이탈리아는 한국과 같은 반도 국가라서 그런지 주변 자연풍광이 참으로 비슷하다. 주변의 산세와 도로 같은 것들이... 옛날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 이탈리아의 도로를 모델로 했다고 하는데 참으로 탁월한 혜안인 것 같다.
‘프라다 매장’에서 평소 갖고 싶었던 명품 가방을 구입하고, 다시 열차를 타고 ‘피렌체’로 돌아왔다. 먼저 숙소를 찾아가니 민박집 주인이 너무나 친절하게 관광설명을 해준다.
천재가 많이 나온 도시, 메디치 가문이 번성한 곳 - 피렌체의 야경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배가 고파서 그 유명한 티본 스테이크 전문점 ‘ZAZA’집을 찾아서 맛있게 먹었다.
저녁을 해결하고 느긋하게 ‘산타마리아 노벨라 성당’ ‘메디치 예배당’ ‘두오모 성당’과 ‘조토의 종탑’등을 들러 보았다.
8월 10일 (일)
이침 식사를 마치고 ‘미켈란젤로 언덕’을 올라가서 ‘피렌체’ 시내 전체를 구경하고 12시 4분 로마로 가는 기차를 탄다.
로마 ‘떼르미’역에 도착을 하니 친구 딸 지영이가 나와 있다. 어제 이야기를 들은 대로 핸드폰과 지갑을 오토바이를 탄 일당에게 소매치기 당하는 바람에 주머니에는 1유로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놀란 아이를 진정시키고 민박집 ‘로마 베네하우스’의 배려로 숙소를 일행과 지영이가 같이 지낼 수 있는 독채를 얻었다.
민박집 여주인의 안내로 로마 시내 투어에 나섰다. 지하철 6호선을 타고 ‘Ottaviano’역에 내려 ‘성 베드로 성당’ ‘산 안젤로 성’ ‘나보나 광장’ 그리고 로마의 상징인 ‘콜롯세움’을 보고 귀가하였다.
돌아오는 길에 경구가 런던에서부터 노래를 불렀던 ‘치킨’을 사서 소주랑 같이 맛있게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8월 11일 (월)
6시에 기상하여 ‘산타마리아 미조레 성당’에 나가서 남부투어를 실시하였다. 10시 다 되어서 품베이에 도착한 우리는 2000년 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갔거나 아니면, 2000전의 타임 캡슐을 열어 본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서기 76년 ‘베수비오스 화산’이 폭발하면서 사라진 고대도시. 그 도시를 독일의 괴테는 “한 시대의 비극은 또 다른 시대의 환희로 다가온다”고 표현을 했다 한다.
화산재를 마시며 고통스럽게 쓰려졌을 그 당시 사람의 형태가 지금의 관광객들에게는 구경거리가 되고 있으니... 그 말이 틀린 말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 당시의 법정, 환전소, 광장, 화장실들을 보고 임산부가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화산재를 마시면서 엎드려 있는 모습을 보고 잠시 숙연해진다.
그런데 아치형으로 되어있는 목욕탕은 지붕이 무너지지 않아서 거의 원상태 대로 볼 수 있었는데 오늘날의 공중탕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으며, 그 당시에 수증기가 응축수가 되어 목욕하는 사람들 몸에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경사지게 설계 한 것 등은 놀라웠다.
빵을 구었던 빵 가게, 그리고 가정집의 부엌 화덕까지 오늘날의 형태와 별반 다를 바 없이 보존되어 있었으며, 그 당시 귀족 계급의 저택 모습까지도 살펴 볼 수 있었다.
현관 입구에 모자이크된 검은 개 그림은 개조심이라는 표시이며, 정원의 분수와 벽화는 그 당시 화려한 귀족의 생활상을 잘 나타내어 주고 있다.
끝으로 검투사의 숙소와 경기가 펼쳐진 경기장을 보고 바로 그 옆 숲속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는다.
‘아말피 해변길’을 따라 지중해 연안의 ‘쏘렌또’의 풍경을 보면서 ‘포지타노’에 도착하여 ‘레몬 슬러쉬’를 한잔 씩 먹고 유람선을 탄다.
승선하여 지중해의 경관을 바라보면서 해상 투어를 한 후 피자로 저녁을 먹고 숙소에 도착하니 10시 반이다. 꽤 힘든 여정인 것 같다.
8월 12일 (화)
오늘도 7시에 ‘산타마리아 미조레 성당’에 성당으로 나가서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바티칸 박물관’을 보기로 하였다.
지루하게 줄을 서서 기다린 후 입장하여 ‘미켈란 젤로’의 ‘천지창조’ 와 ‘최후의 심판’ 그림에 대한 가이드의 설명을 1시간 가량 들었다. 나만 지루한가 했더니 일행들도 그런 표정이다.
이제는 가이드 없이 다니는 것이 편한 것 같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과 ‘라파엘로’의 그림도 보고 맨 나중에 ‘미켈란 젤로’ 그림 있는 방으로 들어 갔는데 아쉽게도 사진을 찍을 수 없단다.
마침 교황은 한국으로 가고 없는 ‘성베드로 성당’에 들어가서 유명한 ‘피에타’와 베드로가 묻힌 자리의 반석을 보았다. ‘그리스도’가 ‘베드로’에게 “네가 반석위에 내 교회를 세울 것이라”고 예언을 바로 그 반석을 보았다.
바로 옆 가게로 가서 피자로 점심을 먹고 대전차 경기장으로 이동하였다. 지금은 풀밭으로 변한 곳이 그 엣날 ‘벤허’에서 보았던 경기장이라니 세월의 무상함도 느껴보고, 걸어서 ‘플라자 전망대’로 가서 로마 시내를 내려다 보았다.
버스를 타고 로마 시내로 그저께 야경으로 보았던 ‘콜롯세움’을 보고 아직도 발굴 작업 중인 ‘포로 로마노’를 보았다. 그런데 하필 우리가 방문 하였을 때 ‘트레비분수’는 공사 중이었다. 10년 전에 동전을 하나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다고 해서 동전을 던져 넣고 집사람이랑 이렇게 같이 왔었는데, 이번 공사로 인해 분수 물이 없으니 아쉽게도 이제 로마에 올 일은 없는 듯하다.
원근법을 감추려고 만든 ‘깜빠톨리오 언덕’에 올라가서 아래를 바라보니 마치 평지처럼 보인다. 아쉽게도 시간이 너무 늦어서 ‘다비드’상을 들어가서 보지 못하고 밖에서 사진만 찍었다. 투어 일정의 마지막으로 ‘스페인 광장’에 도착하니 우리 이번 여행의 마지막을 알리는 듯 서서히 밤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었다.
지영이가 동국대 조교수로 임용된 것을 자축하기 위해 경구가 ‘가인’ 한식당에서 밥을 산다고 한다. 정말 맛있게 된장찌개와 김치 찌게로 저녁을 먹었다.
8월 13일 (수)
아침 8시 15분에 이륙하는 로마 ‘네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에 도착하기 위해 민박집 주인의 밴을 타고 5시 40분에 숙소를 나섰다. 로마에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전혀 기대하지 않은 뜻밖의 선물을 하나 더 받는다.
영국항공 직원의 말인 즉 ‘너네들은 VIP이니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하고, 통관하는 곳도 별도의 출구로 안내를 해주겠다’고 한다.
와~ 세상에 살다 보니 이런 행운이...
오며 가며 업그레이드 된 비즈니스석으로 유럽을 오고 가다니...
올 때는 갈 때와는 달리 기내에서 1박을 하고 10 시간을 날아서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
도착하니 2014년 8월 14일(목) 07시 30분.
몸도 마음도 피곤한 배낭 여행이었지만, 추억과 자신감을 가지게 해준 좋은 시간이었음은 틀림이 없다.
끝으로 유럽 여행을 하기 위한 필요 충분 조건이 있다면, 첫째 시간, 둘째 금전, 그리고 세 번째가 하루에 만보 이상 열흘간 걸을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하겠다.
좀 늦게 시작한 배낭 여행이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별다른 일 없이 같이 동행해 준 친구 내외 분들이 고맙다.
첫댓글 덕분에 유럽여행 잘 하고 갑니다. 기회가 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