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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꽃할배들 남도 여행기
2013년 8월14일~8월17일
7월에 인왕산에서 남도여행을 모의(?)했던 중년의 꽃 할배들이 모였다.
8월초에 인천 문학산 산행 후에 다시모여 최종 목적지를 결정하였다. 여수에서 거문도 백도를 거
쳐 낙안읍성에 들렸다가 송광사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더 깊은 산속 장성의 축령산 편백나무 숲으
로 가기로 했었다.
-.날밤을 새우며 남도로 향하다
8월14일 23;00 송내 남부 역 광장에서 종석, 석걸, 영환, 성수, 그리고 나 5명이 내가 소렌토 운전대
를 잡고 남도로 향했다. 예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긴장감이 내심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혹시나 졸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일 게다. 아무튼 약속시간에 맞추어 송내역에서 내비게이
션에 '여수오동도'를 찍고 서창IC를 지나 서해안 제2고속도로 접어들었다.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우리들의 생각을 살찌우게 만든다, 우리들의 마음을 낡지 않는 새로움을 준
다, 중년의 나이에도 항상 젊음으로 가득 채워주는 여행이 아마도 우리를 꽃 할배로 만들 것이다.
어두운 밤에 고속도로(서해제2고속)에는 생각보다 차량이 많지 않았다. 대충 머릿속에는 내가 운
전해야 할 코스가 입력된 탓에 내베게이션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언뜻 들리는 소리가 숭
산IC를 빠져 나가라고 지시하는 것 같았는데 나는 무시하고 그냥 지나쳤다.
서 평택을 지나 안성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천안에서 논산방향으로 빠지려 했는데 내비게이션
에서는 계속 딴 방향으로 지시를 하고 있었다.
밤길이라 주변 환경에도 익숙하지 않아 확인 할 도리가 없었다. 송탄IC에서 뭔가 이상하다 싶어 잠
시 교차로로 빠져나와 차를 세우고 내비. 를 확인하여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아뿔싸! 내비.의 ‘여수오동도’ 목적지 주소가 서울주소로 되어 있는 게 아닌가? 송내
역에서 출발 할 때 목적지 주소를 확인해야 하는데 여수의 오동도만 생각하고 확인을 안 한 내 불
찰이었다.
우리는 한바탕 웃어넘길 수밖에 없었다. 서울에도 ‘여수오동도’ 간판으로 영업을 하는 집이 있어서
중복된 모양이다
<여수 돌산 앞바다가 마음을 설레게 한다.>
마음은 벌써 여수 앞바다로 가 있는데 마음이 조급해 진다. 사실은 날밤을 새워 달려야하는 내가
안전을 생각해 많이 긴장한 탓에 그런 실수가 있었다 싶었다.
우여 곡절 끝에 다시 송탄IC로 들어가 안성JC에서 경부고속도로를 갈아 탈 수 있었다. 경부고속도
로는 00;30분쯤 되었는데도 제법 많은 차량들이 달리고 있었다. 나는 졸면 안 된다고 마음속으로
계속 다짐하면서 안전운전에 만전을 기 했다.
차는 천안JC에서 천안-논산 간 고속도로 진입하여 달리고 있었다. 모두들 졸릴 텐데도 나가 운전
을 하고 있어서 서로들 자지 않고 내게 말을 걸어가면서 안전운행에 힘을 보테주고 있었다. 역시나
고마운 친구들이다.
예전 같으면 졸리면 담배라도 피워 졸음을 쫒는데 담배를 피우지 않으니 조수석있던 K가 내게 연
신 생선포를 입에 넣어 준다. 고맙기도 해라...
논산고속도로는 한산하다가 간혹 한 두 대의 불빛만 보인다.
차량속도는 120km/hr을 유지 하고 있었다. 밤길의 고속도로를 120km의 속도는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졸리지는 않지만 집중력에 온 에너지를 쏟아부어야하니 피로가 가중된다.
< 남해의 일부가 적조의 몸살에도 돌산 여수 앞바다는 청정하였다 >
논산JC에서 호남고속도로와 합류하여 익산으로 향하여 질주하는 차량에 우리들은 아무도 졸지 않
고 뜬눈으로 마음은 여수를 지나 거문도를 향하고 있었다. 대략 1시간마다 불 꺼진 간이 휴게소에
들러 신선한 공기를 마시려했으나 열대야의 더운 바깥 공기가 오히려 우리를 짜증나게 한다. 이곳
남부에는 폭염에다가 비까지 오지 않아 열대야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오히려 차안의 냉방이 더 좋겠다 싶어 간단한 스트래칭을 하며 잠시 쉬고는 다시 남도로 향한다.
익산JC에서 전주광양고속도로를 이용 더운 밤공기를 가르며 여수로 향하고 있다. 전주-남원-구례
를 통과하는 구간은 예상외로 많은 터널을 통과해야만 했다. 강원도 산악지방도 아닌 남도에서 이
렇게 많은 터널을 통과 하리라는 예상을 못했었다 아마도 25여개를 통과하지 않았나 싶었다.
그러고 보니 이구간은 백두대간의 종점인 지리산 끝자락을 통과하는 구간이었던 것이다. 전주-광
양고속도로는 전남지방 내륙개발과 지리산 남해안 관광벨트 개발을 촉진을 위해 국토개발부에서
2조2천여억원을 투자 117.8km을 2011년4월28일개통한 고속도로였다.
낮이었으면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쉽게도 칠흑 같은 밤이었다.
순천 JC를 빠져나와 여수로 향하는데 여천공단의 야경이 황홀하리만치 아름다운광경이 펼쳐진다.
여명이 밝아 오는 가운데 여수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보이면서 이제야 안도의 한숨을 놓게 되었다.
긴장감이 풀리자 오히려 피로감이 몰려온다.
밤새 운전한다는 것이 이렇게 힘 드는 줄은 미처 몰랐다. 아무튼 우리는 04;20여분 경에 여수여객
터미날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아직도 터미널에는 불이 켜지지 않았고 공용주차장 마저 문을
닫고 있었다.
06;00가 되어야 터미널에 불이 켜진단다. 멀리 외지에서 온 것 같이 보이는 관광객이 터미널부근에
여러 명이 서성이기도 한다.
터미널 건너편에는 수산시장이 있고 골목 음식점들이 있는 여수항의 주변 모습들이 차츰 시야에
들어온다. 그러나 잠들어 있고 장사는 하지 않고 있었다.
06시가 아닌 05;00가 넘자 여기저기 시장의 문을 열기 시작하느라 다소 분주한 모습이다. 조금 있
으니 터미널도 불이 켜진다. 일단 터미널로 들어가 거문도 여행에 관련된 정보를 얻고 싶었다. 그
런데 아~ 이게 왠일인가? 아직은 표는 팔지는 않지만 우리가 예정했던 07;40분 첫 배편은 매진이
라고 적혀 있다. 불만 켜져 있지 업무를 보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달리 알아 볼 수도 없어 우리는
우선 터미널 건너편 골목으로 들어가 해장국을 시켜 아침 허기를 달랬다.
06;00가되자 많은 피서객들이 터미널로 몰려들고 있었다. 징검다리 연휴가 되어서 인지 저마다 행
복이 넘치는 얼굴로 즐거움이 가득해 보였다. 먼저 비렁길(둘레길)로 유명한 섬, 금오도로 가는 배
편이 표를 팔기 시작한다.
거문도행은 출발 30분전에 개찰을 하는데 이미 배표가 매진되어서인지 줄서는 사람이 없다. 터미
널 운항회사로 알아본 결과 거문도 가는 배편은 하루에 2회 있으며 07;40분표는 매진되었고, 다음
편인 14;30분에 있으나 당일 예매는 안한다고 잘라 말한다,
우리는 어이가 없었다. 밤새 뜬눈으로 달려온 보람도 없이 황당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배편을 예
약하지를 않았다. 여름 성수기가 거의 끝나는 8월 중순에 300명 수용하는 관광여객선이 2개회사에
서 하루에 2회씩 운행하니 거문도여행에는 예약을 하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 했었는데
불찰이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이번 연휴에 거문도에서는 ‘은빛’ 축제가 있다고 한다. 은빛은 갈치를
지칭하여 명명한 축제란다. 그래서 가수등 연예인을 동원하여 큰 축제를 벌인다고 하여 많은 지방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었던 것이었다.
우리는 거문도에 어떻게 해서든 가려고 배편을 내일로 예약하려 했으나 거문도 현지에서 숙박을
예약 할 수가 없어 하는 수 없이 포기를 해야만 했다.
그래, 포기하자. 우리는 조용히 섬을 관광하고 바다낚시를 즐기려 했었으나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
렇게 많은 관광객이 거문도축제에 몰려들면 바가지 물가에 바다 갯바위 낚시터역시 북적된다면 ...
아니다 싶었다. 포기로 마음을 굳혔다.
여수 근방에서 하루를 보내기 위하여 J님이 아이디어를 냈다. 여수에 자기가 잘 아는 친구가 있는
데 알아보겠단다. J님이 전화를 하니 친절하게도 J님의 친구는 즉각 터미널로 달려와서 돌산 둔내
리 바로 앞바다에 있는 송도섬을 추천해 주었다. 그리고는 숙박까지 예약을 해주었다. 어찌나 고마
운지 참으로 고마운 친구인 것 같았다. 전화로 말만해 주어도 되는데 자기 일같이 발 벋고 나와 일
을 해결해 주니 이 어찌 반갑고 고마운 일이 아닌가!
터미널에서 돌산대교를 지나 둔내리 포구가 있는 곳 까지는 여수에서 유명한 돌산도 끝머리에 있
는 향일암의 중간지역에 위치해 있었다. 30여분 걸려서 도착한 둔내리의 조그만 한 포구에는 많은
어선들로 분주하고 생선 손질하고 정리하는 어민들의 손길이 바뿐 활기찬 어판장이 2곳이나 있었
다.
이곳에서 배를 타고 바로 앞에 있는 송도 섬으로 들어가는 배시간은 10시40분에 있단다. 걸리는
시간은 20여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 돌산도 둔내리 앞에 있는 송도섬 >
판을 하고 계시는 아주머니에게 흥정을 하였다. 여유시간이 많으니 생선회을 사서 일부는 포장해
서 가져가고 일부는 여기서 먹기로 하였다.
< 돌산도 둔내리 포구 >
뜻밖에도 횡재를 하게 되었다. 파는 사람이 아니라 사는 우리 기준으로 볼 때 횡재라고 생각 한 것
은 금방 잡혀온 싱싱한 활어 참돔이 큰 합성수지 대야에 9마리가 가득 퍼덕이고 있었는데 모두 5만
5천원에 사가라고 하는 것이다. 25~30cm정도였다. 단, 조건은 회는 처 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없
는 게 아니라 솔직히 회를 잘 못 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5천원 더 주고는 생선을 비늘을 벋기고 살점만 분리해 주기로 합의 하였다. 그리고 스치로
폴 박스를 구입하면 박스에 얼음을 채워 포장해 주겠단다.
설마 했었는데 역시나 회를 치는 솜씨가 영 아니었다. 보다 못해 내가 직접 해보려고 했는데 나도
안 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무튼 참돔 9마리를 생선가시 양옆의 살을 발라낸 양이 엄청나다. 일부는 즉석에서 회로 썰고, 편
의점에서 초장을 사와 인근 마당에 우리는 둘러앉아서 즉석 회 파티(?)를 벌렸다.
< 즉석 회 파티를 벌리고 있는 우리들 >
회를 먹는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회 맛이 중요하고, 멋이 아름다워야 한다. 노상에서 벌리는 자
연스러움은 여행객의 자유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인생을 배우고 삶을 소중히 살아가는 것이 아닐
까? 그래서 중년 늙은이들이 꽃 할배가 되고 싶은 심정이다.
< 송도로 가는 배를 타고 >
는 배가 포구로 들어 왔다. 아쉬움이 남지만 우리는 서둘러서 짐을 옮겨 실었다. 바로 앞에 보이는
섬 송도로 향하여 배는 서서히 물보라를 뒤로 하며 포구를 미끄러져 나간다.
< 뒤에 보이는 섬이 송도다 >
돌산도를 벋어난 배는 송도도로 향하는데 섬의 서쪽으로 항해를 하고 있다.
넓고 푸른 여수 앞바다가 시야에 들어오는데 멀리 여수항이 어렴프시 보인다. 이때 쾌속정 한척이
지나간다. 젊음이 지나가는 것 같았다. 우리도 젊었을 적에는 쾌속정처럼 에너지가 풍만 할 때가
있었다.
시원한 여름바다의 바람을 한껏 드려 마시며 심호흡을 해보지만 가마 솥 더위 앞에는 장사가 없다
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그 그늘을 벋어날 수 없는 폭염의 위세에 기가 꺾인 우리들은 배의 천막그
늘에서 더위를 식혀야 했다.
섬 서쪽의 자그마한 포구에는 4~5명의 낚시꾼(?)을 내려주고는 다시 배는 섬 귀퉁이를 돌아 남쪽
에 있는 송도섬의 모항인 송도포구에 우리들을 내려다 주었다. 선창에는 숙박예약이 된 ‘송도펜
션’주인장이 직접 마중을 나와 주셨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포구에는 예상외로 가옥들이 즐비하게 들어 서 있었고 큰 건물의 교회도 보인
다.
주인장의 안내를 받으며 우리가 묵게 될 숙소는 새로 지은 펜션인데 3층의 멋진 가옥이었다. 3층을
통째로 배정 받고 2층에서 잠시 해가 질 때까지 평상마루 위에 천막처진 그늘이 있는데서 여장을
풀었다. 중요 물품은 3층으로 우선 옮기고 2층 마루에서 점심 겸 민생고를 해결해야 했다.
< 포구가 내려다보이는 송도펜션 2층 마루에서 >
돌산도 둔내 어판장에서 구입한 참돔이 이제야 본격 그 빛이 발한다. 다소 투박하고 어설프지만 내
가 뜬 회는 바다가 보이는 2층 마루에서 중년 꽃 할배들에 군침 도는 입맛을 안겨 주었다.
< 어떻습니까? 먹을 만하죠?>
< 우리들의 멋진 여행을 위하여!>
한잔, 또 한잔이 더해져 두잔 되고 그만큼 우리들의 우정도 깊어만 간다.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르자 장난기가 발동된다. 취기가 오르면 장난기가? 그만큼 늙었다는 건가? 과격해지고 소리 지르는 젊음(?)이 그립다. 마침 2층에는 야외용 어린이용 튜브 풀장이 있었다.
아예 C 아우는 빤스도 벋어 던지고 벌거숭이가 되어 풀장에 풍덩 한다, 이에 질 새라 나도, J도 뛰어들어 물장구치며 동심으로 돌아가데 H 가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한 컷을 찰칵! 찍어 되는 즐거운 시간은 여수 송도 섬에서 정오의 한낮에 우리들의 여정이 그렇게 시작되고 있다.
< 동심의 풀장에서 즐거워하는 J와 C >
천진한 얼굴로 K는 오수를 즐긴다. 포구의 바다는 고요하기만하고 드넓은 먼 바다에 떠있는 섬들은 졸고 있는 가운데 태양은 뜨거운 폭염을 토해낸다. 송도섬에는 정막이 흐르고 있다.
우리들도 그 고요한 정막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모두가 오수를 즐기자!
간혹 불어오는 바닷바람의 그 특유의 냄새가 신선하게 느껴지는 코끝의 자극은 깊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듯 하는 잠간의 깊은 잠은 우리들에게 에너지를 충만하게 해 주었다.
< K의 잠자는 모습 >
< 송도펜션 앞에서 >
오수를 즐기고는 그 충만 된 에네지로 섬 주위를 둘러 보기위해 15;30경 펜션을 나셨다.
< 송도섬 뒷산을 오르고 있다>
안타깝게도 송도섬은 관광자원이 개발되지 못하고 있었다, 계획으로는 섬 연안을 돌 수 있는 도로개설과 포구에서 모터보트 운행을 허가를 추진하고 있다는 펜션 주인의 말을 들었다.
< 송도 뒷산에서 >
< 멀리보이는 것은 태화도를 잇는 다리공사가 한창이다>
서해와 남해에서는 섬과 연결하는 교량공사가 한창인 것을 자주 볼 수 가있다. 섬과 섬 그리고 육지와 연결하는 공사는 이미 모두가 국가개발계획에 확정되어 있다고 한다.
관광자원의 일환이겠지만 그중에서 경제성 없는 공사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지기도 한다. 그리고 자연경관을 오히려 헤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도 해본다. 내가 괜한 생각을 하는가?
역시나 뜨거운 태양에 손을 들어야 했다, 당초 섬을 한 바퀴 돌아보려던 계획을 수정하여 폭염을 피해 서둘러 펜션으로 다시 돌아와야 했다. 그리고 일찍 저녁을 먹고 밤낚시를 하기로 한 것이었다.
거문도에서 갯바위 낚시를 하려고 낚시터 위치도 파악해 두고 이번여행에 기대를 했었는데 거문도 여행의 불발로 바다낚시의 기대는 접어야 했지만 연안의 송도 섬에서는 고기가 잡힐지는 두고 볼 일이다.
< 펜션내 주방에서 요리하는 C 아우>
다시 송도펜션으로 돌아가던 중에 편의점에 들러서 술과 라면 음료수 등을 사서 송도펜션에 도착했다. 아우가 주방을 자청해서 요리준비를 하고 아직도 남아 있는 참돔회랑, 주인장이 서비스한 새끼문어 7마리를 데쳐서 저녁식사를 겸하였다. 존득한 문어 맛은 또 다른 바다 맛의 식감을 느끼게 하는 즐거운 시간이다. 참돔회도 숙성이 되어서인지 아까보다 맛이 더 살아있고 깊은 맛을 낸다. 이것이 바로 여행의 맛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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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어랑, 참돔 회 맛이 죽여준다.>
< 저녁식사 마무리는 역시 라면이 제격이다 >
맛깔스런 회로 일단 배를 채우고 저녁 식사로 마무리로는 라면으로 하였다. 라면 맛이 주는 깔끔한 저녁 마무리는 우리를 만족하게 만든다.
< 펜션2층 베란다>
<흔들 그네의자에 잠시 망중한 >
저녁을 맛깔나게 먹고서는 베란다로 나가 약간의 휴식을 취했다. 정겨운 포구가 보이고, 베란다에 놓여있는 바비큐 쿡은 육 고기 맛을 당기게 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주인장에게 닭고기와 돼지고기를 주문해 놓았다.
< 바다에 떠있는 것은 가두리 양식장이다 >
밤 바다낚시를 가기 전에 우리는 잠시 3층 앞 베란다로 나가 휴식을 취했다. 따가운 햇살이 서쪽으로 자취를 감추자 바다 바람이 한결 시원한 베란다에 있는 그네의자에 앉아서 잠시 눈을 감아 본다.
영화에서나 보았던 그네의자에 내가 앉아서 옛날 어린 시절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살고 팠던 꿈 많았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서...... 아!~ 세월이 벌써 이렇게 흘러왔나 그래도 후회는 없다, 열심히 일했고, 신나게 살아 왔다, 그리고 지금 중년이 된 나이에 함께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
< 베란다에서 휴식을 하면서 >
< 밤 바다낚시 출조 >
< 포구의 가로등에 불이 켜지고 >
낚시를 하러 가는 곳은 송도 섬으로 배를 타고 들어 올 때 처음 보았던 작은 서쪽 포구이다. 그곳으로 가자면 현재 우리가 있는 남쪽 포구에서 동네를 가로 질러 넘어가야 한다.
낚시가 서쪽포구에서 잘된다는 주인장의 정보에 의하여 우리는 그곳으로 찾아가고 있다. 동네 중간에 골목길을 따라 넘어가면 서쪽 포구가 나온다. 보기보다는 꽤 큰 동네다. 10여분 걸어서 도착하니 벌써 많은 낚시꾼들이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고, 동네 아낙네들까지 더위를 피해 방파제로 나와 돗자리를 깔고 쉬고 있었다. 이곳은 우리가 묵고 있는 곳보다 바람이 많이 불어 시원하다 그리고 멀리 돌산도 해안가의 불빛들이 밤바다의 운치를 더하고 있었다.
< 서쪽 포구로 넘어가는 동네 가운데 골목길이 정겹다 >
우리가 준비한 낚시채비는 루어 채비를 했는데 현지꾼들은 모두가 띠울 낚시를 하고 있었다. 나는 직감적으로 낚시를 포기 했다. 왜냐하면 오전에 우리가 송도 섬으로 올 때 타고 온 배 선장에게 낚시에 관하여 물어 보았었다. 생각보다 낚시가 잘 안되고 생미끼를 달아야 잡힌다는 것이었다. 지금 낚시하는 사람들도 생미끼를 달고 낚시를 하고 있는데 루어 채비로는 어려울 것 같아 포기 하였는데 C 아우는 루어채비로 낚시를 하였지만 역시나 잡히지 않았다.
거문도에서나 어종이 풍부하고 큰놈이 루어를 물어 줄 텐데 여기서는 잡히는 놈은 모두가 작은 놈이라 루어를 물어 줄 것 같지가 않다.
준비해 간 술이나 마실까 했는데 아무래도 송도펜션이 가까운 남쪽포구로 가서 마시는 것이 안전 할 것 같아 낚시는 접고 30여분 만에 다시 되 돌아 왔다.
< 방파제에서 한잔을 >
남쪽포구로 돌아온 우리는 방파제 끝에서 자리를 펴고 베이컨을 안주로 해서 밤바다를 바라보며 한잔을 하면서 정담을 나누면서 우정을 과시 하다가 22시경 펜션으로 돌아 왔다.
사실은 모두들 기분은 최고였는데 몸은 지쳐있는 상태다 밤새 뜬 눈으로 차를 운전하고 왔기 때문이다. 잠이 모자라는 눈치들이다.
베란다에서 주문한 돼지고기, 닭고기의 바비큐 파티도와 멋진 밤바다의 낭만에 젖어 보기도 전에 꿈나라로 달려간다. 베란다의 바비큐 쿡이 외로워 보인다. 그렇게 하여 우리들의 황금 같은 여정의 하루를 마감하였다.
< 05;50 금일 일정을 첵크하고 있는 나 >
< 06;00 멋진 광경을 앵글에 담으려는 H >
05;30분에 반사적으로 알람소리에 나는 일어났다. 벌써 바깥은 밝아 온다. 베란다로 나가보니 밤새 포구에 정박해 있던 고깃배들이 하나둘씩 차례로 출어하는 모습이 정말 살아있는 활기찬 포구의 아침이다.
조금 있으니 H가 베란다로 나온다. 해 뜨는 광경을 포착 하려는가 본데 잘 안되는가 보다, 그러더니 바로 앞바다에서 멀리 안개를 헤치고 포구로 물살을 가르며 들어오는 배를 포착하더니 앵글에 담는다.
< 06;22 동쪽에 해가 솟아오르고 있다 >
<06;23 포구에는 햇살을 머금고..>
해 뜨는 방향을 주인장에게 잘못 듣고 엉뚱한 곳에 촬영 준비를 했으나 실패 하여 아쉬워하는 H 대신 내가 이미 떠 있는 해가 나무그늘 사이로 비치는 것을 포착하였는데 금세 포구는 햇살을 머금고 고깃배들이 출어하고 텅 빈 포구를 을씨년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 1박을 마치고 떠나야 할 시간 >
아침은 닭죽으로 해결 했다, 아침에 닭죽이 좋다. 생닭에다 마늘을 넉넉히 넣고 푹 고와서 우러나온 육수에 햇반을 넣고 끓여 김치와 함께 먹으면 천상의 맛이 된다. 쓰린 속을 완화해주고 기운을 돋게 해준다. 민물낚시를 다니면서 터득한 비법이다.
배가 출발하는 시간은 09;10이다. 주인장은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하는데 기념으로 송도펜션을 배경으로 한 컷을 한 다음 뱃전까지 와서 종이커피를 사주며 전송해 주었다.
배는 우리가 올 때와는 달리 서쪽포구로 거쳐 가는 것이 아니라 바로 동쪽으로 돌며 둔내 포구로 향 했다. 멀어져 가는 송도섬 포구를 보는 순간 짠~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다. 중년 할배들의 추억을 쌓은 곳인데 어찌 짠~ 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 송도섬의 마을 모습 >
< 멀어져가는 송도 섬 >
< 태화도를 잇는 교량의 2개의 주 탑 >
송도 섬아! 안녕~
우리들은 송도 섬과 주 탑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적조에 휩쓸리지 않고 청정해역을 유지하는 부자마을 송도가 아마도 그리워 질것이다.
- 2부에서 계속 -
4부까지 연재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