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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돈벌기 스크랩 포천 선정 `비즈니스분야 大家` 도널드 설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
정외철 추천 0 조회 176 10.11.21 11:3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Weekly BIZ] 포천 선정 '비즈니스분야 大家' 도널드 설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

탁상훈 기자 if@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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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성의 함정'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하이얼<중국 가전 1위 기업>을 배워라

"한때 크게 성공했던 기업들이 시간이 지나면 왜 실패하는 걸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 기업이 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했기 때문일 거야'라고요. 하지만 이건 피상적인 이유에 불과합니다."

도널드 설(Sull·사진)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점점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06년 포천(Fortune)이 선정한, 전 세계 비즈니스 분야 10명의 대가(大家) 중 한 명이다.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활동적 타성(active inertia)'에 대한 설명으로 넘어갔다. "저는 조사를 통해 보다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냈습니다. 바로 활동적 타성입니다. 시장 상황이 극적으로 변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과거에 했던 활동들을 더 가속화해서 하려는 기업의 일반적 성향을 말합니다. 하지만 바로 이런 성향 때문에 문제 해결은 더욱 어려워지죠."

"비즈니스 잡지 표지에 사장이 등장했다고요?"
기업이 타성에 젖어 위험하다는 신호

그는 자동차의 비유를 들었다.

"가령 자동차를 타고 가던 도중 기찻길 홈 속에 뒷바퀴가 빠졌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리고 저 멀리서 기차가 다가오고 있다고요. 그럼 어떡할까요? 아마도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기찻길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자동차의 가속 페달을 밟고 또 밟을 겁니다. 하지만 그러면 어떻게 됩니까. 페달을 밟아댈수록 바퀴는 홈에 더 단단히 박힙니다."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한 그는 하버드대 교수, 맥킨지 컨설턴트, 클레이튼 두빌리어(투자자문사) 투자자문가를 거쳐 2004년부터 런던비즈니스스쿨에 재직 중이다.

활동적 타성에 빠진 기업의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2007년에 16%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던 휴대폰 업계의 전설 노키아(Nokia)가 영업이익률 2%대(2009년)의 '껍데기만 1위' 기업으로 전락한 것도 포함된다. 휴대폰 판매 대수 1위라는 기존 위치에 안주하며 스마트폰이란 메가 트렌드에 굼뜨게 대응하던 노키아는 올여름에야 CEO와 주요 경영진을 교체하며 스마트폰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기업이 활동적 타성에 빠졌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그런 것을 경고해 주는 몇 가지 신호가 있습니다. 첫째가 바로 CEO가 비즈니스 잡지의 표지 인물로 등장할 때입니다. 저는 이것을 '커버스토리의 저주'라고 부릅니다. 이는 마치 CEO가 과거 자신이 했던 방식대로 하라고 모든 직원들에게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만큼 변화의 가능성은 멀어지는 거죠.

둘째는 경영 구루(guru)들이 그 CEO에 대해 책을 쓸 때입니다. '이 기업이 최고의 기업이니 다들 똑같이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식이죠.

셋째는 CEO가 저술 활동을 할 때입니다. 과거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이 자신의 저서를 통해 '대우의 프로세스와 문화가 이러하니 모두가 똑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대표적 예입니다. 이처럼 예전에 어떻게 성공했는지를 대외적으로 선포하는 것은 기업이 혁신하는 것을 그만큼 더 힘들게 합니다."

도널드 설 교수는 기업의 주요 경영진이 비슷한 인물들로 구성되는 것도 위험 신호라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 가운데 경영진이 비슷한 배경과 연령대로 이루어진 곳이 많아 무척 놀랐습니다. 가령 경기고·서울대 출신에 비슷한 나이대로 말이죠. 이것이야말로 활동적 타성의 징후를 알려주는 경고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도널드 설 교수는 한국 기업들도 '활동적 타성'을 경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들에도 이제 다른 패러다임이 필요합니다. 한국 기업들의 과거 성공 스토리를 보면 1등 기업과의 격차를 줄이는 게 최우선 과제였습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프로세스(process)를 모방하고 가장 빠르게 2등이 될 수 있게끔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따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성공의 프레임은 '어떻게 하면 생산량을 증가시킬 수 있을까'에 맞춰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빠른 2등 전략'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위험한 전략이 됐습니다. 시장이 급격한 속도로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변덕스럽고 요동을 칩니다. 게다가 과거 한국이 했던 일들이 이제 상당 부분 중국의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아마 많은 한국 기업들이 벌써 이런 기업 환경 변화를 체감하고 있을 겁니다. 새로운 사업 진출 등 전략뿐 아니라 방법에 있어서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는 한국 관련 연구 프로젝트를 한 적도 있어 한국 기업들의 사정에 밝은 편이다. 그는 IT 서비스 회사인 LG CNS 초청으로 방한해 Weekly BIZ와 인터뷰를 가졌다.

■격변기엔 임기응변이 필요하다

그는 기업 경영이 순조롭게 잘 돌아갈 때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잘 돌아가는 프로세스는 틀에 박힌 '절차(frame)'가 되기 쉽다. 최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익숙하기 때문에 따르게 되고, 경영 방침으로 고착된다. 한번 이런 함정에 빠지면 시장을 뒤흔드는 이상 현상이 발생해도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흘려보내기 쉽다. 우리는 격변기일수록 이런 함정에 빠지기 쉽고, 그 결과는 치명적이다.

도널드 설 교수는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 때로는 임기응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미 해병대 구호 중에 '즉석에서 판단하라. 적응하라. 그리고 극복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격동기에 위험을 줄이고 기회를 낚아채려면 그런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의 주장은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이야기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hristensen) 교수나 '전략적 민첩성(strategic agility)'을 강조한 이브 도즈(Doz) 교수와도 맥이 닿는다. 반면 핵심 역량을 강조하는 게리 해멀(Hamel)이나 짐 콜린스(Collins)와는 반대편에 서 있다.

도널드 설 교수는 짐 콜린스가 지난해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How The Mighty Fall》란 책을 낸 직후 아마존 홈페이지에 비판하는 서평을 쓰기도 했다. 짐 콜린스는 이 책에서 한때 위대했던 기업들이 몰락하는 징후 중 하나로 원칙 없이 더 많은 욕심을 내는 것을 꼽았다. 성장에 대한 과도한 집착 때문에 핵심역량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널드 설 교수는 짐 콜린스의 이러한 주장이 그간의 수많은 연구 결과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업이 몰락하는 것은 핵심(core)에서 옆길로 샜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지나치게 핵심에 집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애초의 설계도(map)에만 집착하지 마라

도널드 설 교수는 기업이 활동적 타성에 빠지지 않기 위한 처방의 하나로 '민첩성(agility)'을 꼽는다. 이브 도즈 교수가 말하는 전략적 민첩성 외에 조직 운영의 민첩성과 포트폴리오의 민첩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중 전략적 민첩성이란 신규 사업같은 중요한 기회가 나타났을 때 이를 알아차리고 놓치지 않고 활용하는 능력을 말한다. 또 포트폴리오 민첩성이란 성장 속도가 빠른 사업으로 자원을 신속하고도 효과적으로 재배치하는 능력을 말한다. 그는 포트폴리오 민첩성이 뛰어난 회사로 존슨앤존슨, P&G와 함께 삼성그룹을 꼽았다.

―민첩성을 강조하다 보면 시장을 너무 앞서 나가 실패하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저는 그런 경우보다는 오히려 애초의 프레임에 지나치게 집착해 실패하는 경우를 훨씬 많이 봤습니다. 현실에서는 당신이 설계한 밑그림 못지않게 예상 못했던 깜짝 놀랄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런 새로운 변수들 역시 기존 당신의 설계도 못지않게 중요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그는 중국의 대형 가전 회사인 하이얼(Haier)의 예를 들어 이야기를 이어갔다.

"하이얼 역시 기본적으로 어떤 제품을 팔지에 대한 설계도를 분명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예상 못 하게 일어나는 놀라운 일들에 대해서도 매우 열려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하이얼의 현장 수리 기사들은 고장 수리를 위해 시골 현장에 나가보면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보고했습니다. 뜻밖에도 세탁기 안에 채소 찌꺼기들이 많이 들어 있었던 것이죠. 원인을 파악해 보니 시골 지역의 고객들이 채소를 씻을 때도 세탁기를 사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글로벌 가전회사도 이런 현상을 발견했지만, 그저 '세탁기를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르는 무식한 농부들 이야기'로 치부했습니다.

● '임기응변의 달인' 하이얼

농촌으로 세탁기 고치러 간 수리기사 “세탁기로 채소 씻어 고장나” 보고
다른 회사 “무식한 농부” 탓했지만 하이얼 경영진은 어떻게 했을까요?
“채소 씻을수 있게 만들라”… 大히트

하지만 하이얼 경영진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현장에서 보고된 내용이 애초 그들의 밑그림과 달랐던 것에 놀라면서도 유연하게 대응했습니다. 생산부서에 세탁기로 채소도 씻을 수 있게 만들라고 주문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엔지니어들은 야채 껍질이 잘 빠지도록 배수관을 넓히고 필터의 구멍을 크게 만들었습니다. 이 세탁기는 날개 돋친 듯 팔렸습니다. 하이얼은 애초 만들어 놓은 밑그림으로부터 유연했기 때문에 성공했던 겁니다."

그는 이 대목에서 한국 기업의 사례를 대비시켰다. "그러나 적지 않은 한국 기업들이 애초부터 통제(control)에만 지나치게 집착합니다. 1990년대 삼성그룹의 자동차 사업 추진이 대표적입니다. 데이터를 무시하고 그들의 애초 계획에만 집착했던 거죠. 그래서 시장 변화에 맞게 신속하게 자원을 재배치하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겁니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아니면 값을 내리거나

―교수님은 활동적 타성의 예로 저가 항공사로 변신하지 못한 항공사를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형 항공사 입장에선 '제 살 깎아먹기(carnivalization)'가 될 수 있는 저가 항공 사업을 하는 게 부담스러울 것도 같습니다.

"물론 하지 않아도 된다면 안 해도 됩니다. 가령 북한의 항공사는 경쟁사가 없으니 안 해도 되겠죠. 하지만 자유경쟁 체제, 가령 한국의 두 항공사라면 상황이 다를 겁니다. 이처럼 고객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는 상황이라면 기업은 고객에게 가격에 걸맞은 가치를 반드시 제공해야 합니다. 고객에게 남다른 가치를 제공하든지, 아니면 가치에 맞는 가격을 제시하든지 둘 중 하나라는 말씀이죠.

그러나 대부분 항공사들은'왜 꼭 이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브리티시항공 승무원들은 버진항공 승무원보다 급여를 50%나 더 많이 받았었죠. 그래서 브리티시항공이 승무원 급여를 낮추겠다고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승무원들은 '우리는 더 이상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며 반대했습니다. 그때 저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브리티시 항공이 도대체 무슨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했었지?'라고요.

● ‘나쁜 맷집’ 가진 한국 기업

낮은 고정비용 등 좋은 맷집도 있지만 상당수 기업이 일보다 많은 인력 보유
‘느슨함’으로 생산성 발목 잡아… 또 ‘힘있는 후원자를 가지는 것’에 집착
장기적으로 회사 능력 발휘못하게 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행기에서 원하는 것은 저렴한 가격과 앉을 자리입니다. 기내에서 주는 뜨거운 수건과 땅콩은 사람들이 원하는 프리미엄 서비스가 아닙니다. 진정한 프리미엄 서비스란, 소비자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정말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든가, 그게 아니면 경쟁업체와 비슷한 상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업이 아무리 제자리에 머물러 있고 싶어하더라도, 결국 시장은 소비자의 요구를 따라가게 돼 있습니다. "



■맷집과 민첩성은 한 몸

―기업이 민첩해지기 위해서는 맷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 한국 기업은 어떤 맷집을 키워야 합니까?

"우선 맷집이란 다른 것과 어울려질 때 가치를 가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특히 민첩성과 결합될 때 가장 큰 힘을 만들어 냅니다. 따라서 맷집 중에서도 민첩성을 강화시켜주는 맷집이 필요하죠."

그는 《혼돈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The Upside of Turbulence》란 책에서 민첩성과 맷집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헤비급 세계 챔피언이던 조지 포먼과 무하마드 알리의 1974년 대결을 예로 들었다. 40승 전승에 37승을 KO로 거둔 포먼을 알리가 이긴 이유는 포먼에겐 맷집밖에 없었지만, 알리는 민첩성과 맷집을 겸비했기 때문이었다.

도널드 설 교수는 민첩성에 도움이 되거나, 적어도 해가 되지는 않는 맷집의 예로 세 가지를 들었다.

"첫째, 낮은 고정 비용입니다. 이는 맷집을 형성해 주는 최고의 원천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위탁 생산업체인 TSMC는 약 40~45% 수준의 공장 가동률에서 손익분기점을 맞춥니다. 반면 경쟁사들은 67% 수준입니다. TSMC는 그만큼 낮은 고정비용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시장의 가격 변동을 잘 견딜 수 있다는 뜻입니다.

둘째, 현금을 많이 보유하는 것입니다. 물론 기업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선에서 말입니다.

셋째, 현금 흐름의 다변화입니다. 사업 다각화가 좋은 예입니다. 특정 사업부가 어렵더라도 이것을 견뎌낼 수 있을 만큼의 다른 수익원을 회사가 갖고 있는 거죠. 기업의 맷집은 매출 규모가 아니라 현금이 얼마나 다양한 곳에서 흘러들어 오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맷집 중에는 나쁜 맷집도 있다고 말했다.

"제 생각에 한국 기업들이 갖는, 가장 흔하고도 나쁜 맷집의 원천은 '느슨함(slack)'입니다. 일을 완수하는 데 필요한 인력보다 더 많은 인력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한국 기업을 방문할 때마다 놀라는 점 중 하나가 많은 인력들이 그저 어슬렁거리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것은 맷집의 나쁜 원천입니다. 과도한 인력은 결국 자신들을 위해서 일을 억지로 만들어 내게 되고, 생산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에게도 업무를 가중시키게 되니까요."

그는 한국 기업이 갖고 있는 또 다른 맷집의 소스로 "힘있는 후원자를 가지는 것"을 꼽았다. "아직도 한국의 몇몇 재벌은 정부와의 관계에 많이 의존합니다. 이 경우 장기적으로 회사의 능력을 제약받을 수 있어 오히려 해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한국 기업들에 해주고 싶은 조언 한 마디를 부탁했다.

"지금 세계는 격변기를 맞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큰 시대일수록 새로운 기회가 생기기 마련이죠.'민첩성'과 '맷집'을 조화롭게 잘 갖추고, '활동적 타성'을 경계한다면 혼돈의 시대를 새로운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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