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9년 4월 7일(첫째주 일요일) 날씨: 흐리고 비
산행지: 전남 신안군 자은도 두봉산(斗峰山, 해발 363.8m)
산행코스: 유천리☞ 천혜방☞ 두봉산 정상☞ 전망바위☞ 대율재☞ 성재봉☞ 자은중학교
산행시간: 3시간, 약 7.5km(중식 및 휴식시간 포함)
♣ 두봉산(斗峰山, 해발 363.8m)
아득한 옛날 태고 때 천지가 생성되던 그 때에 자은땅이 모두 물 속에 잠겨 있었다. 이때 한 말(1斗)
가량의 땅 덩어리가 솟아 있었다가 세월이 흘러 점점 바닷물이 줄고 육지가 형성되어 높은 산을
이루어 두봉산이 되었다고 전해온다. 두봉산의 생성에 관한 설화를 자은도 주민뿐만 아니라 이 지역
섬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두봉산의 산정까지도 그 옛날의 자취를 알 수 있는
조개껍질이 바위 등에 붙어 있다. 호남의 삼신산을 지리산, 무등산, 방등산(방장산)이라고 했다는
기록과 함께 호남 서해안에도 삼신산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영주산(두봉산)이라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해안가에서 신성한 산으로 대접을 받으려면 높거나 독특한 모습을 보여 우선 뱃사람들의
눈에 잘 띄어야 하는데 인근의 섬산들이 100-200m에 불과한데 비해 두봉산은 훨씬 높고
정상부가 바위벼랑을 이루고 있어 멀리서도 눈에 잘 띄어 이정표 역할을 톡톡히 한다.
두봉산 남쪽 해발 126m 지점에는 바위 속에 2평 남짓한 방 모양의 바위굴이 있는데 이를
천혜방이라 부른다. 이는 두사춘이 탈영해 숨어 있던 곳으로 원정군이 회군하자 그도 떠나면서
무사히 은신하게 된 것을 감사히 여겨 그렇게 불렀다고 전해온다.
♧ 승봉산(升峰山, 해발 356m)
암태도의 모든 산들은 한결같이 암산(岩山)으로 이뤄져 있다. 산위의 바위는 모나지 않고,
넉넉하고 편안한 바위로 이뤄져 있다. 섬내에는 돌이 많을 뿐 아니라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
있어서 암태도란 섬이름이 유래됐을 것이다. 암태도 서쪽에 솟은 승봉산(356m)을 최고봉으로
큰봉산(223m)·박달산(197m)·추봉(159m) 등이 솟아 있다. 암태도 사람들이 되봉산이라
부르는 승봉산에 재미나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아득한 옛날 태고때 천지가 생성되던
그 때에 자은과 암태땅이 모두 물 속에 잠겨 있었다. 이때 한 말(斗,두) 가량의 땅 덩어리가
솟아 있었다가 세월이 흘러 점점 바닷물이 줄고 육지가 형성돼 높은 산을 이루어 두봉산이 되고,
바로 옆 암태도에는 두봉산보다 조금 작은 한 되(升,승) 가량의 승봉산이 되었다.
신안 다이아몬드 제도의 숨겨진 보물… ‘자은도 두봉산’에 오르다
섬 산행은 뭍의 산을 오르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바다 위를 거니는 듯, 발아래 일렁이는
파도를 보며 고도를 높여 가는 맛이 그만이다. 물론 반론도 있겠다. 등산 한 번 하자고 뭍의 유명산
다 제치고 섬까지 가랴. 한데 섬 산행은 긴 여정 자체가 여행이다. 뭍의 막다른 곳에 항구가 있고,
그곳에서 또 다른 여행이 시작된다. ‘신안 다이아몬드 제도’ 북부의 네 섬에서 명산으로 꼽히는
곳은 두 개다. 암태도의 승봉산(356m)과 자은도의 두봉산(364m)이다. 둘 다 빼어난 조망을
가진 산이긴 하나, 높이와 풍경의 깊이 등에서 두봉산이 반 발짝 정도 앞서는 형국이다.
자은도 사람들은 두봉산을 말봉산, 암태도 사람들은 승봉산을 되봉산이라 각각 부른다. 여기엔
전설이 깃들었다. 오래전 바닷물에 잠겨 있던 이 지역에 한 말(斗)가량의 땅이 솟았다. 세월이 흘러
점점 바닷물이 줄면서 한 말의 땅이 산으로 바뀌었는데, 이게 두봉산(斗峰山)이다. 승봉산(升峰山)
이야기는 대충 짐작이 된다. 한 말보다 작은 한 되(升)가량의 땅이 솟아 승봉산이 됐을 터다.
지금도 두 산의 꼭대기에서 조개껍질이 발견된다고 하니 전설이 마냥 황당한 건 아닌 듯하다.
●갈 길 바쁜 외지인은 ‘대율재 코스’ 적합
두봉산은 신안 전체에서도 전망 좋은 산으로 꼽힌다. 암릉지대에 오르면 ‘천사(1004) 섬’이라
불리는 신안의 여러 섬들이 줄곧 발아래 펼쳐진다. 주변 산들보다 월등히 높고, 정상부가 암릉으로
이뤄져 뱃사람들이 두봉산을 곧잘 이정표로 삼았다고 한다. 산행 코스는 세 개로 나뉜다. 구영리
마을회관에서 출발해 도명사~정상~대율재~구영저수지를 돌아 원점회귀하는 코스는 3시간 남짓
소요된다. 자은초등학교를 출발해 무선기지국~성재봉 봉화대터~대율재~암릉지대~정상~도명사로
내려오는 코스는 얼추 4시간을 잡아야 한다. 갈 길 바쁜 외지인에게 적합한 코스는 대율재 코스다.
줄곧 오르막만 이어지는 자은초등학교 구간을 지름길로 통과한 뒤 대율재와 암릉지대를 거쳐 정상을
찍고 원점회귀한다. 보폭을 빨리하면 2시간 30분 안쪽에 오갈 수 있다. 들머리는 구영리(舊營里)다.
조선시대 수군영(水軍營)이 있던 곳이다. 현재 자은초등학교 자리가 당시 병사들의 훈련장이었다고
한다. 구영리에서 대율재 이정표를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이층집이 나온다. 산행의 실질적인 들머리다.
등산로는 집 왼쪽의 산자락을 따라 나 있다. 여기서 콧잔등에 땀이 맺힐 정도의 비탈길을 20분 정도
오르면 대율재 안부다. 자은초등학교에서 출발한 등산로도 이곳에서 합류된다. 대율재부터 첫 번째
암릉지대까지 능선길과 바위지대가 번갈아 펼쳐진다. 능선을 따라 10여분 정도 고도를 올리면 한순간
하늘이 열리고 쉬어 갈 만한 암릉지대가 나온다. 여기부터 약 1㎞ 구간이 두봉산 산행의 백미다.
쉴 틈 없이 빼어난 풍경들이 몰아친다. 멀리 자은도 둔장해변 등이 한눈에 담기고, 코앞으로는
두봉산 정상부의 암릉들이 우뚝 솟았다.
●명나라 장수 살린 사랑과 은혜 ‘자은’
놀라운 건 고도를 높여 만나는 암릉 구간마다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는 거다. 암릉 등에 가려졌던
풍경들이 그제야 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안전을 위해 설치된 철봉을 잡고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사방으로 ‘1004’개에 이르는 섬들이 물결친다. 그야말로 섬들의 파도다. 오른쪽으로
해남반도와 진도, 하의도 등이 아련하다. 신안 다이아몬드 제도에 속한 팔금, 안좌, 암태, 도초
등도 눈에 잡힌다. 왼쪽으로는 임자도와 사옥도, 증도, 무안의 해제반도까지 볼 수 있다.
두봉산은 정상보다 바로 아래 암릉의 전망이 더 낫다. 맑은 날엔 제주도까지 보인다고 하던데,
아쉽게도 그런 행운은 없었다. 원점회귀가 아닌 경우 정상 삼거리에서 내려가는 코스는 둘이다.
중국의 장수 두사춘이 머물렀다는 굴, 천혜방(天惠房)을 지나는 유천리 코스와 도명사로 내려
가는 코스다. 두사춘은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장수 이여송을 따라 참전한 병사다. 남의 나라에
와서 싸우다 목숨을 잃을까 두려웠던 두사춘은 탈영을 했고,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전국 각지를
전전하다 자은도까지 왔다. 섬에 도착한 그는 난세에 생명을 보전할 수 있게 섬이 베푼 사랑(慈)과
은혜(恩)를 못 잊어 했고, 섬 이름도 자은도(慈恩島)가 됐다는 속설이 있다. 면소재지가 있는
구영리로 가려면 도명사 방면이 무난하다. 초반부터 급경사 지대를 통과하는 등 다소 험하지만
그리 어렵지는 않다.
천사대교
신안군에 섬이 1004개 있다는 뜻으로 지어졌고, 전남 신안군 압해도와 암태도를 잇는 총길이
7.22km에 현수교와 사장교가 같이 배치된 형식으로 인천대교, 광안대교, 서해대교에 이어
국내 4번째 규모의 왕복 2차로 해상교량으로 되어있어 자은도,팔금도,안좌도,자라도 등과
연결되어 있다. 공사시작 9년만인 2014.4월 개통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