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가 되고픈 조선족 중공군 호룡이 전쟁 중 구해서 상자 속에 숨겨둔 앞을 못보는 전쟁고아 순이 일본군 위안소에서 만난 막이
책을 좋아하고 작가를 꿈꿨지만 인민군 군의관이 되는 부산소녀 시자 방직공장에 다니면서 열심히 언니 시자를 돕고 인간냄새나는 사람사는 이야기를 소설로 쓰는 동생 시춘 윤동주를 존경하며 시춘을 잘따르는 소설가 지망생 한대길
3년 전 아내와 딸 봄이를 잃고 방탕생활을 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한승수
1940년대부터 2018년까지 수많은 세월 속에 아무런 죄도 없이 아파하고 고통스러워하며 꿈도 펼쳐보지 못한 채 사라져간 소년소녀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제주소년 선호의 일기장같은 수첩이 기적처럼 흘러흘러 한편의 소설로 탄생되기까지~
한승수작가의 꿈과 망상 속에 나타나는 아내와 봄이~ 여전히 떠나보내지 못하는 그리움과 사무침이 밀려든다
수첩 속의 인물들과 차례차례 실제 인터뷰라도 하듯 한승수 작가와의 면담 식으로 한 연출기법이 산뜻하고 상큼하게 다가온다
선호동생 명이의 숨비소리 호이호이~~~호이호이~ 해녀들이 물질 후 호흡을 가다듬는 소리
호룡이 상자 속에 숨겨둔 순이와의 암호~똑 똑 똑똑 ~똑 똑 똑똑~ 하루만 기다리면 구급차가 데리러 온다고 약속하며 전쟁터로 떠난 호룡이는 상자 속의 순이와 만날 수 있을까~?
선호의 수첩이 호룡이 손에 호룡이 손에서 시자의 손으로 시자의 손에서 시춘의 손에 시춘의 손에서 대길의 손으로 가슴시린 사연들이 드라마처럼 전개된다
한승수작가가 이 수첩을 만나게 되고 시춘이 완성하지 못한 시춘의 작품 "작가들"의 미완성을 채워나간다 말 그대로 "썬샤인의 전사들"의 탄생비화가 빛을 보게되는 순간이다
명이의 호이호이 숨비소리 폭격기 소리 상자 속 순이의 똑 똑 똑똑~두드림 소리 악랄고문군인의 굿에프터눈 소리까지
자신의 어두운 상자 속에 갇혀있는 한승수작가~ 아내와 봄이의 손을 놓아주고 용서를 빌며 명복을 빌던 그는 진정한 자아를 발견한다
상자 속에 갇혀있던 순이를 통해 또다른 상자 속의 자신을 만나며 통한과 회한의 눈물을 쏟아낸다 한승수작가는 과연 누구였을까~? 쉿~~~비밀이다😆
시대의 비극 속에서 피지도 못하고 억울하게 시들어버린 어린 소년소녀들의 꿈~ 선호의 수첩을 통해 살아있는 이야기로 되살아나고 태양처럼 눈부신 햇살처럼 세상의 빛으로 등극한다 그들의 영혼을 달래주 듯이~
세월 속 과거사에 묻혀 숨도 쉬지 못한 채 갇혀만 있다가 선호의 수첩을 통해 한승수작가의 소설로 상자 속의 어둠터널을 탈출하는 소년소녀들 이들과 한승수작가도 함께 과거의 어둠상자에서 발을 내민다
배우들의 연기가 기가 막히다 제주도 방언부터 조선족과 경상도 사투리가 능숙능란하다 못해 짜릿한 감칠 맛까지 준다 호흡도 너무 잘맞고 그 수많은 장면장면의 연결도 매끄럽다 중앙 무대를 중심으로 양쪽 관객석의 가운데로 배우들의 동선이 이어지고 뛰고 또 달린다 전혀 어색함과 산만함도 없이 자연스럽다 대형 스크린을 통한 자막과 영상들은 작품이해에 엄청난 도움을 준다
시춘역의 곽지숙배우를 다시보게 된 작품이다 연기력이 정말 노련하다 또 악랄고문 군인 굿에프터눈~의 주인공 전석찬배우 웃으면서 사람잡는 야비한 인간살인마를 실감나게 너무 잘한다 무섭도록 잘한다
선호 호룡 명이 순이 덕이 봄이 소년소녀들외 멀티남녀역을 맡은 배우들 너무도 열정적이었다 자신감넘치는 그들의 대사톤에서 안정감이 느껴졌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동선에서 땀냄새가 훅~불어왔다 얼마나 애를 썼고 열심히 노력을 했을까싶다
너무나 이쁜 공연장 분위기 깔끔하고 세련된 카페같은 공연장 대작을 재미있게 보고난 이 기분 말 그대로 완전 쨩~이다
부디 아픈 세월 속으로 억울하고 가슴시리게 사라지는 영혼들이 없는 날들만 있길 썬샤인의 전사들이 진짜 썬샤인이 되는 날들만 있길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