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유람가(八道遊覽歌)
명인명창(名人名唱) 풍류랑(風流郞)과
가진 호사(豪奢)시켜 교군(轎軍)태워 앞세우고
일등(一等) 세악수(細樂手) 통영(統營)갓 방패철륭 안장(鞍裝) 말을 태우고
팔도(八道) 풍류남아(風流男兒) 성세(聲勢)도 있고 화렵(花獵)도 있어
아름아리 멋도 알고 간드러진 풍류남아(風流男兒)
수백명 모두 모아
각기 찬합행찬(餐盒行饌) 장만허여 팔도강산을 구경 가세
경상도 태백산 낙동강을 구경하고
전라도 지리산과 섬진강을 구경하고
충청도 계룡산 백마강을 구경하고
평안도 저물산 대동강을 구경하고
황해도 구월산과 옹진수를 구경하고
강원도 금강산과 세류강을 구경하고
함경도 백두산과 두만강을 구경허고
경기도 삼각산 임진강을 구경허고--
왕십리 청룡(靑龍)이요 태산태악은 천봉금성(千峰金城)이라
종남산은 천년산(千年山)이요
한강은 만년수(萬年水)라
북악은 억만봉(億萬峰)이요
상봉삭출(上峰削黜)은 대춘색(待春色)허고 세류장인지 천하금곡
사방(四方) 산세(山勢)는 지령(地靈)허여 만리건곤(萬里乾坤) 만안중(滿眼中)이라
수락산 폭포수 장안의 서장대
이화정 당춘대 필운대 세검정
백령동 달 뜬 경 구경을 허여가면서
헐 일을 허면서 놀아보세.
'명인영창' 혹은 '팔도유람가'라고도 불리는 이 곡은 예전에 임방울 명창이 즐겨하던 단가로 이것을 신쾌동명인이 거문고에 올려타 유명해진 것입니다....
가사의 대략적인 내용은 풍류한량들이 악공들을 앞세우고 도시락을 싸들고 팔도 명승을 유람하고 끝으로 경기도와 서울을 돌아보다가 수도 서울의 훌륭한 풍수지세를 예찬한다는 것입니다. 이곡의 가사 중 일부 사투리는 표준어로 고쳤으며 그 내용은 제가 오래전에 이 곡의 가사를 어디서 보고 대략 암기해둔 것인데.....^^ 거의 정확한 것입니다....(웬 자신감?!..ㅋㅋ) 그외 단어 풀이도 몇가지 나름대로 부족하나마 해봤습니다...^^
풍류랑- 풍류를 즐기는 사내들. 한량들
교군- 가마꾼
세악수- 군대, 왕족, 고관대작 등의 행차에 음악을 연주하던 악공
통영갓- 통영지방에서 나는 갓. 옛부터 통영갓은 유명했다지요.
방패철륭- 철륭은 철릭의 방언으로 주로 무관들이 입던 겉옷. 허리부분에 주름이 잡힌 두루마기
안장마- 안장을 얹은 말
성세- 명성
화렵- 꽃사냥? 꽃놀이?... 여기저기 알아봐도 명확하진 않고.... 대략 여자와 관련된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찬합행찬- 도시락
저물산- 지금은 다른 이름으로 바뀐 산이름인지 잘못 와전된 것인지 애매합니다..^^
천봉금성-수많은 봉우리로 둘러싸인 곳.. '금성탕지'라는 단어는 풍수지세가 우수한 곳을 일컫던 말.
종남산은 천년산이요 한강은 만년수라 북악은 억만봉이요
- 종남산은 중국 장안의 남쪽에 있는 종남산을 남산에 빗대어 종종 부르던 말로 '남산은 천년이 갈 산이요 한강은 만년을 흐를강 북악산은 억만년 버틸산이라'... 서울의 풍수적 지기가 영원하길 바라는 표현.
상봉삭출(上峰削黜)은 대춘색(待春色)허고 세류장인지 천하금곡
-위로 솟은 봉우리는 봄빛을 기다리고.... 뒤에 세류장~~ 이건 애매해서 모르겠어요~ㅎㅎㅎㅎ~
사방(四方) 산세(山勢)는 지령(地靈)허여 만리건곤(萬里乾坤) 만안중(滿眼中)이라
- 사방 산기세의 지기는 신령하여 만리에 이어진 하늘과 땅이 눈안에 가득 찬다....
수락산 폭포수 장안의 서장대 이화정 당춘대 필운대 세검정 백령동 달 뜬 경~
- 모두 서울과 서울 근교의 명승이고요 특히 예로부터 백령동의 달뜬 풍경은 유명했다고 하네요..
이상입니다..... 부족하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첫댓글 술대님, 감사합니다. 저는 그냥 소리만 듣고 녹취했는데...잘못된 부분이 넘 많군요. 혹시 거문고 악보도 있나요? 아님, 제가 한번 채보를 해 볼까요? 어차피 공부하는 심산으로, 한번 채보해볼까요?
^^ 아쉽게도 악보는 없어요~ 칠성공님께서 채보까지.. 대단하세요~^^ 아~ 저희 선생님이 김영재교수가 계신 예술종합학교 학생이니 한번 알아봅죠~
세류장은 강가의 버드나무 가지가 길게 드리워진 모습을 나타낸게 아닐까요? 세류장인지(細柳長引之) 천하금곡(天下錦谷)은 가느다란 버드나무 가지 늘어진 천하의 아름다운 계곡을 나타냄이 아닐런지요. 그냥 추측해 봄입니다.
'류'가 버들(柳)인지 시내(流)인지..... 애매합니다... ^^
세류가 역시 애매하군요. 아마도 한시의 한 귀절을 따 옴직 한데...거문고 채보를 하려면 수백번 듣고, 따라하고 해야하지만 그냥 공부삼아 해보는 겁니다. soundforge 6.0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그리 어렵진 않을 겁니다. 이미 시작했거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