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밥상하면 대개 그린 필드를 연상하기 쉽다.
대부분 시골 사람들은 텃밭에서 나는 채식 위주로 먹고 산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시골은 과거와 다를 뿐 아니라 도시인들 못지 않은 다양한 식생활을 하고 있다.
우선 외식문화가 도시민 못지 않다.
다만 고급 양식집이나 고가의 먹거리가 눈에 띄지 않을 뿐 어지간한 메뉴는 시골에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우리 고장에는 보양탕으로 유명한 집들이 몰려 있는 곳이 있다.
특산물 처럼 알려져 외지인들이 찾는 곳이지만 현지인들도 복날이면 빠지지 않고 드나든다.
읍내에는 갈비탕이나 고깃집도 있고 품질을 믿고 살 수 있는 정육점을 단골로 삼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짜장면을 도시 어디 못지 않게 맛있게 내놓는 중국집도 있다.
안식구가 즐기는 추어탕도 가까운 곳에 있다.
아이들이 올 때는 피자나 치킨, 햄버거도 읍내에 있는 유명 브랜드 체인점에 들러 사온다.
지난 목요일에는 일산에 살고 있는 고등학교 동기생 두 부부가 송년회 겸 우리 농장을 찾았다.
평소에는 농사일도 거들며 시골 바람을 쐬러 가끔 들르는 친구들이다.
이번에는 오가피 가지를 잘라 가기 위해서 온 것이다.
이 친구들은 안식구가 번거롭다고 꼭 국거리나 고기를 준비해온다.
따라서 안식구는 밥만 하면 된다.
그래도 삼겹살은 우리 고장 고기를 쓰기로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뼈해장국을 끓여 여섯명이 먹고 남을 만큼 그릇째 담아왔다.
시골에 오면 당연히 고기만 없으려니 여기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의식주 중에 먹거리 이외에는 달리 변화가 없다.
노후에 주거 문제로 고민할 일도 없거니와 의복은 더 더욱 관심 밖이다.
유일하게 먹거리만 남았다.
한의사 친구는 고루 먹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영양가치 만 따질 일은 아니다.
유명 맛집을 찾는 이유도 먹는 즐거움 때문일 것이다.
노후에 먹는 즐거움이라도 만끽하면서 살 수 있다면 그 이상 더 바랄 것은 없다.
전원에서의 식생활은 도시에서 누릴 수 없는 저비용에 즐거움까지 더한다.
첫댓글 http://durl.me/8rob8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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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옛 노래 잘 감상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