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안산 시낭구장에서 열린 제67회 고교축구선수권대회 겸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대한축구협회·교육과학기술부·문화체육관광부 공동 주최) 전주공고와 신평고의 16강전. 1―0으로 앞선 후반 14분 등번호 3번의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10번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기쁨에 손바닥을 마주친 둘의 얼굴이 닮아 있었다.
둘은 전주공고 축구팀의 자랑인 이란성 쌍둥이 형제 이상용·이강욱(이상 3학년). 백넘버 3번의 왼쪽 수비수 이상용이 10번을 단 스트라이커 이강욱보다 1분 먼저 태어난 형이다. 초등학교 시절엔 이상용이 공격수, 이강욱이 수비수였지만 중학교 진학 이후 각자 성격에 따라 포지션이 바뀌었다. 강원길 전주공고 감독은 "형은 침착한 성격이라 수비수, 동생은 욕심이 많아 공격수에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 1호 골을 터뜨린 이강욱은 올해 호남리그 득점왕(13골)이다. 이상용은 '왼쪽 수비수 품귀 현상'에 시달리는 한국 축구계에서 유망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상용은 "내년이면 서로 다른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라 축구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헤어지게 된다"라며 "우리 형제가 함께 뛰는 마지막 무대인 만큼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쌍둥이의 힘'을 받은 전주공고는 이날 신평고를 4대0으로 대파하고 8강에 올랐다.
한양공고는 16강전에서 '2학년 콤비' 유진석과 김진규의 연속 골로 제주 명문 오현고를 2대1로 눌렀다. 32강전에서 188㎝의 중앙 수비수 박상민(3학년)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끌어올려 강력한 우승 후보 보인고를 꺾은 이원철 한양공고 감독은 오현고전에선 수비형 미드필더 유진석을 공격수로 기용했다. 기술이 좋은 유진석은 오현고의 뒷공간을 파고들며 1골 1도움을 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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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택 전 국가대표팀 감독, 김정남 프로축구연맹 부회장 등을 배출한 축구 명문 한양공고는 작년 수원에서 은퇴한 이관우 이후엔 이렇다 할 스타를 내놓지 못했다. 매주 4회씩 영어와 일본어를 배우며 자기 계발에 힘쓰는 한양공고 선수들은 권역리그에서 매번 패배를 안겼던 보인고전 승리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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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경기도 안산 시낭구장에서 열린 한양공고와 오현고의 고교축구선수권대회 16강전에서 한양공고의 수비수 김정수(3번)가 상대 팀 선수와 볼 다툼을 하고 있다. 한양공고가 2대1로 이겼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U―18(18세 이하) 팀 대건고는 우승 후보 언남고를 꺾었다. 0―0 상황에서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교체 투입된 3학년 골키퍼 이재걸이 승부차기에서 두 번의 선방으로 8대7 승리를 이끌었다. 강호 포철공고와의 32강전에서도 막판 교체 투입돼 팀에 승부차기 4대3 승리를 안긴 이재걸은 "대건고 골키퍼로 6번 승부차기에 나서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수원 삼성의 유스팀 매탄고는 안양공고를 2대0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2010년 대회 챔피언 부경고는 용호고과의 경기에서 1―1로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3대1로 이겼다. 거제고는 중동고를 1대0으로 물리쳤고, 경신고는 경남공고를 1대0으로 꺾었다. 과천고는 김해생명과학고를 5대2로 대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