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물처럼 쏟아지는 드라마, 매일 챙겨보는 일도 쉽지가 않습니다.하지만 방송 3사에서 내놓은 드라마의 작품들이 다양하고 재미가 있어 하루라도 빠뜨릴 수가 없다는 것! 이러다 드라마 중독자가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드라마 중에서 시대극이나 사극을 좋아하는데요. 그동안 시청자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역전의 여왕’이 아쉽게도 종영하고, 2월7일부터 후속으로 MBC 새 월화 드라마 ‘짝패’가 32부작이라는 긴 호흡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동시간대에 ‘드림하이’를 시청해야하므로 ‘짝패’ 첫 방송을 놓쳐버렸습니다. 본 방을 지키지 못한 아쉬움을 이제야 달래게 되었습니다.
'짝패'는 김운경 작가가 집필한 작품입니다.
김운경 작가의 작품
그의 대표작 중에 ‘한지붕 세가족’이 생각납니다. 순돌이 아빠(임현식)와 순돌이(이건주)를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오래 돼 드라마 내용을 완벽히 기억해낼 자신은 없지만 당대 최고의 드라마임은 틀림없었습니다. ‘한지붕 세가족’은 1986년도의 시작으로 무려 8년 동안 방송된 장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내세울 것 없는 사람들의 삶을 익살스럽고 재치 있게 표현해 시청자의 공감을 살 수 있었던 작품으로 친서민적인 이야기로 각광 받았던 김운경 작가의 필력이 사극이란 작품에서 발휘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드라마였습니다.
주연 성인역
천정명 (천둥) / 이상윤 (귀동) / 한지혜 (동녀) / 서현진 (달이)
주연 아역
노영학 (천둥) /최우식 (귀동) / 진세연 (동녀) / 이선영 (달이)
<짝패> 출연진, 사극에 초짜다.
연출을 맡은 임태우 PD는 물론 주연배우 4명도 초짜이긴 마찬가지다. 그러나 임PD는 “사극 초짜라는데 두려움을 갖고 있지 않다", “구어체를 구사해 듣는 사람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사극, 현란한 액션보다는 캐릭터 각각의 개성을 살리는 사극을 만들겠다”며 기존 사극에서는 볼 수 없는 전혀 다른 느낌의 전통 사극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짝패’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개인적으로 드라마 편식은 하지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흥미롭지 못한 드라마를 억지로 보거나 불평하지 않습니다. 각자 나름대로 의견이 다양하지만 리모컨의 선택을 쥐고 있는 권리자로써 마음에 들지 않으면 드라마에 욕하지 않고, 채널을 돌리면 됩니다.
<짝패> 첫 회, 그리고 뻔하지 않은 이야기
그동안 사극들이 역사 속에 잘 알려진 혹은 숨겨진 위인들이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성공을 거두는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면 ‘짝패’는 건달, 기생, 거지, 상인 등 사회의 구성원인 민초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것입니다. 첫 회에서는 두 주인공의 출생 이야기 시작으로 같은 날, 같은 시각, 천둥이 치고 비가 쏟아지는 밤, 산 아래 다른 두 곳에서 부유한 양반 집 김진사 댁 장손으로 태어난 귀동(이상윤 분)과 거지패 움막에서 태어난 천둥(천정명 분)의 탄생을 담았습니다.
귀동이가 태어나던 날, 귀동이의 엄마는 난산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노비출신으로 도망쳐 나온 막순(윤유선 분)이는 천둥이를 낳았습니다. 이에 김진사(최종환 분)는 어미를 잃은 아들을 위해 젖먹이 유모를 찾느라 아내를 잃은 슬픔 속에서도 마음이 분주하지만 쉽사리 마음에 드는 유모를 찾지 못하던 터에 집사가 거지 움막에서 찾아온 단정하고 건강한 여인 막순(윤유선 분)이를 점찍었습니다.
마침 막순도 아들을 낳아 젖을 먹일 유모로 적합했던 것. 그러나 강제로 김진사 댁에 눌러 앉은 막순은 따뜻한 집에서 호의호식 하지만 거지 움막에 떼어 놓고 온 아들 생각에 안절부절 하였습니다.
막순 / 쇠돌
막순은 본래 이참봉댁 노비로 있다가 주인댁 대감과 정을 통한 뒤 아이를 갖게 되면서 목숨을 부지하고자 도망을 온 처지, 막순과 같이 종살이를 하던 쇠돌(정인기 분)은 비록 다른 사람의 아이를 가졌지만 사랑하는 그녀가 죽게 될 n 있다는 생각에 함께 달아나 용마골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그런 막순이가 보름이 다 되도록 돌아오지 않자 서운하게 생각한 쇠돌은 아기를 업고 김진사 댁으로 향합니다. 마침내 아들을 만난 막순은 까맣게 탄 속으로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눈물을 흘리며, 해서는 안 될 범죄를 저지르게 됩니다.
이렇게 쇠돌과 함께 아기를 바꿔치기하는 장면으로 첫 회 막을 내렸습니다.
막순(윤유선 분)의 대사
명품 조연들의 감칠 나는 연기
드라마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조연배우는 드라마의 빛과 소금입니다.
남자 배우조연은 이문식, 최종환, 정인기 등 연기력에 흠잡을 때가 없는 배우로 여자 배우조연에서는 단연 윤유선(막순), 첫 회부터 열연 연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장꼭지의 첫 마누라 역을 맡은 서이숙(큰년이)과 안연홍(작은년)의 티격태격 되는 모습들, 명품 조연들의 감칠 나는 연기로 극을 이끌어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거지패 막내로 등장한 개그맨 김경진은 영락없는 거지의 모습으로 파격적인 변신에 웃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기의 빨간 점,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
두 아이의 운명을 바꿔치기 하기 전에 장면으로 아기 뒷목의 빨간 점이 김진사에게도 발견이 되었는데요. 이 빨간 점이 나중에 문제가 될 복선으로 남겨두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든 ‘짝패’ 첫 회 소감은 “32부작까지 재밌게 볼 수 있겠구나“는 기대감과 인기몰이를 하게 될 희망이 보인다는 것, 초반 내용으로만 보고 ”뻔하다“는 결론을 섣불리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지 않냐”는 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