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01월 08일 05시에 일어나 물에 밥을 몇 숟가락 넣고 끓여 먹고서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담고 컵라면을 한 개 챙겨서 집을 나선다
차로 향하는데 콧속에 콧물이 어는 듯 코털들이 서로 땡기는 느낌이 든다
시동을 걸고는 차창에 얼어붙은 성애를 긁어내고 삼분정도 기다렸다가
출발을 한다 외부온도가 -10도로 나타난다 오늘은 추위가 쪼매 덜하다더니
마찬가지네 하며 구시렁거리며 가속기에 힘을 가한다
약속 장소인 박정희체육관주차장에 들어서니 06시 46분이다 그런데 벌써
회원님들이 거의 다 오신듯하다 버스 옆구리에 베낭을 넣고서 차에 오르니
방가븐 얼굴들이 보인다 새해 인사를 하고서 자리를 잡는다
그런데 회원님들은 다 오셨는데 아침식사가 늦게와서 07시 02분이 되어서
출발을 한다 2011년 첫 산행에 회원님들이 시간을 잘 지켜서 기분이 좋타
올해 계속 이렇게 정시 출발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산호대교를 건너 4공단을 지나는데 멀리 가산쪽 산위로
붉은 기운이 떠오르는데 아직 해는 뜨지 않고 있다 이윽고 천평톨게이트를
나서니 07시 28분이다 중앙고속국도를 타고서 원주를 향하여 달린다

삼십분여 달려서 안동휴게소에 들러서 시래기국밥으로 아침을 먹었다
일주일전에 금오산에서 찬밥을 급하게 먹다가 체했는게 아직 낫지를 않아
밥 두어숟가락에 국물만 조금 넣어 먹고는 소피를 보고 버스에 올랐다
예천, 영주, 풍기를 지나 단양을 향하는데 우리나라 국도 중에서 제일 길다는
죽령터널(4.6km)을 지난다 조금 지겨운 길이의 터널이다 전에 파주에 일하러
다닐 때 북한산터널인가 사패산터널인가 거기도 죽령터널과 거리는 비슷한데
왕복 팔차선인지라 사차선 터널로는 세계에서 가장 길다고 하는 것 같더라
2011년도 임원진 소개가 끝나고는 속이 좀 더부룩한 것 같아 친구한테 매실주
있냐고 물어보니 송이술이 있다고 하여 송이술 두 잔과 다른분이 준 복분자주
한 잔을 마셨더니 좀 깨운해 지는 것 같다 나는 체하는 일은 거의 없는데
이젠 내 위장도 나이가 들었는지 술에 혹사를 당해 그런지 제 기능이 아이다
날씨가 차가워서 그런지 차창에 성애가 얼어붙어서 밖이 하나도 안보인다
좌석에 머리를 기대어 가만히 눈을 감고 오늘의 산행지인 백덕산을 그려본다
원주 치악산 동쪽인 횡성, 평창, 영월 3개 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백덕산은
산줄기가 자못 육중하고 골이 깊어 해발1,350m의 고산다운 산세를 가졌으며
정상은 두 개의 바위봉으로 이루어져 있고 백덕산 북서쪽 산줄기에 위치한
사자산은 원래 사재산으로 불리다가 그 밑에 위치한 법흥사가 신라
구산선문의 하나인 사자산파의 본산이어서 사자산으로 불리었다고도 하고
법흥사를 창건한 자장율사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 올 때 사자를 타고
왔다 해서 사자산으로 불리게 되었다고도 하는데 지금도 불가에서는
백덕산을 사자산이라 부른다고 한다

법흥사는 설악산 봉정암, 함백산 정암사, 영취산 통도사, 오대산 상원사와
함께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의 하나로 통일신라시대 때 고승들이 인도에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와 봉안한 곳들이다 그리고 적멸보궁에는 법당안에
불상을 모시지 않고 법당 뒤편에 사리탑이 모셔져 있는게 여느사찰과 다르다
그리고 백덕산은 가을의 단풍과 겨울의 설경이 극치를 이루며 능선 곳곳에
단애를 이룬 기암괴석과 송림이 어울려 있을뿐 아니라 법흥사를 거쳐 올라가는
주계곡쪽에는 태고적 원시림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절경을 연출한다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주천강 위쪽으로의 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고 또한 법흥사
위쪽의 등산로는 연중 입산금지 구역으로 정해져 있어 지금은 갈 수가 없다
그리고 관음사쪽에서 작은문재로 올라가는 계곡에는 수많은 소와 폭포가 있어
계곡이 아름답지만 여기도 산불조심 기간에는 등산로가 통제 된다고 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아쉬운대로 문재터널쪽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운교리나
먹(묵)골쪽으로 나오는게 통상적인 겨울 눈산행코스라고 한다
그래도 설경이 아름다운 산이라 하니 오늘의 산행에서 설경이 무지 기대된다
개인적으로 여름철에 시간이 된다면 관음사에서 작은당재, 백덕산을 통과하여
신선바위를 거쳐 다시 관음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산행하고는 주천강에서 루어
낚시나 좀 즐기다가 래프팅을 하거나 멱이나 좀 감고 오면 좋겠다...

아득한 높이의 다리를 지나는 단양을 통과하여 치악산휴게소에서 잠시 쉬고는
남원주I.C를 지나 만종분기점에서 영동고속국도로 갈아타고서 평창으로 향한다
10시쯤 되어서 새말톨게이트를 빠져 나와 찐빵의 고장 안흥을 지나 오늘 눈산행
산행 들머리인 문재터널을 지나니 요즈음 우리나라 전체 축산농가의 화두인
구제역 방역을 하고 있다 방역소를 통과하여 조그만 주차장에 버스를 세워서
하차하여 소피도 보고, 신발끈을 새롭게 조이고, 스패츠를 착용하고나서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는 10시 40분이 되어 드디어 오늘의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안내판을 잠시 보고는 산위로 오른다 그런데 시작부터 경사가 너무 급하다
200여미터가자 임도가 나오고 거기서 다시 깍달막진 비탈길을 십여분 올라가니
조금 완만해 진다 주위에는 키가 늘씬한 편백들이 수없이 열을 지어 있다
중간중간에 눈이 다져져서 길이 미끄러운 곳이 많아 아이젠을 착용할까 하다가
조금더 가보기로 한다 아이젠을 하면 미끄럽지는 않지만 무게가 있어 산행시
더 힘들기 때문에 오르막 길은 웬만하면 그냥 올라간다 다시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다 보니 사방이 환해진다 여기가 헬기장인가 보다 50분 정도 걸린것 같다
사진을 찍으며 잠시 쉬었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이젠 내리막도 있어
조금씩 미끄러운 곳이 나온다 그래도 내리막쪽 길에는 눈이 없는 곳이 많고
낙엽이 그대로 드러난 길이라 괜찮은 것 같다 오르락 내리락 하며 눈길을
가다 보니 어떤 등산지도에서는 사자산이라 표기해 놓은 1,125m 봉에 이른다

현재 시간이 11시 58분이니 1시간 18분이 걸렸나 보다 그런데 봉우리 정상이
아니고 약간 밑인것 같다 삼거리 길 표지판이 있는데서 잠시걸음을 멈추고는
후미가 오기를 기다리다 잠시후 후미가 도착하여 다시 길을 재촉한다
그런데 여성회원중 한 분이 프로라서 아이젠을 하지 않고 가느냐고 묻는다
지는예 전에는 산에 가마 다른사람들 산에 올라갈 때 뒤에 남아 술이나 푸다가
다른사람들 내려오마 같이 집으로 가던 술조랬는데예 요즈음은 산에 쫌 열심히
댕길라꼬 노력합니더 아직은 다리에 힘이 빠지지 않아서 버텨보는 거라예...
그카자 말자 내리막 길을 가다가 미끄러운 것 같아 옆에 나뭇가지를 잡는데
몸이 기우뚱 하며 자빠진다 나뭇가지를 잡으며 가볍게 넘어져 괜찮기는 하다
그래도 쪼매 넘사시럽따 계속되는 바위 길을 가다보니 멋지게 생긴 편암이 있어
사진을 찍으려니 사진기 화면에 일본넘 말이 나온다 "밧데리가 아리마셍"
날씨가 추워서 밧데리 기능이 약해졌나 보다 바지주머니에서 여분의 밧데리를
꺼내 밧데리를 바꾸어서 바위를 배경으로 두 친구의 사진을 찍어주고는 다시
올라가는데 오늘은 등산로가 능선길이 아니고 거의 9부 능선을 타고 간다
이쪽은 날씨가 많이 추우니까 바람을 많이 맞는 능선을 피하여 사람들이 능선
밑으로 다녔나 보다 그러니 아까 1,125봉 삼거리도 봉우리 정상을 피하여 밑으로
길을 만들어 다녔는 것 같다 이십여분이 지나니 당재가 나온다

옛날 지도에는 당재에서 비네소골로 내려가는 길이 표기 되어 있으나 요즈음의
지도에는 없다 다만 관음사쪽으로의 길만 표기 되어 있다 그런데 비네소골이란
팻말이 있다 배가 조금 고픈 것 같아 간식을 먹으며 복분자주 두어 잔과 쏘맥
한 잔을 마시고는 어느님이 건네주는 육포를 한 조각 씹노라니 후미조가 온다
다시 출발 하면서 농담을 한마디 한다 후미조에서 새가 빠지게 따라가자 말자
선두가 바로 가 버리면 힘이 빠진다꼬 사실 뒤에서 따라가다 보면
그렇기는 하다 원래 뒤에서 가는게 더 힘이 들기 마련이다
내가 군대에 있을 때는 구보나 행군시에 제일 늦은 사람을 선두에 세우고서
잘하는 사람을 후미에 보내며 개략적인 시간 계획을 잡았었다 그게 차라리
시간이 더 절약되고 전체적으로 힘이 덜든다고 생각한다
사실 산악회에서 산행을 하다 보면 그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산을 잘 타는
사람은 뒤에서 천천히 따라오라 하면 속에 천불이 나서 앞으로 횡하니 나서서
홀로 가버리거나 자기만 배 고픈양 정해진 장소나 시간에 맞춰 같이 하지않고
몇몇이서 개별 행동하는 사람..
단체로 움직이면 좀 따라주고 다른 사람들을 먼저 생각해 주는 배려가 아쉽게
느껴지더라 약자를 배려하지 않으면 계속 쳐지는 사람은 도태되어 그 무리에서
떠나게 되더라는 것이다 팀을 이루어서 다니면 자신보다 전체를 먼저 생각해
주고 약자를 배려해 주어야 팀 전체가 다 같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다리에 힘이 쪼매 빠져서 미끄럼을 방지할라꼬 아이젠을 착용하고서
걸음을 옮긴다 온산이 눈으로 뒤덮여 있으나 아쉽게도 나뭇가지에 얹혀진
눈으로 된 설화나 서리가 녹아 투명하게 얼어붙은 상고대...
그리고 눈이 녹다가 다시 얼어붙은 빙화와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눈요기는
상고대 위에 핀 눈꽃이 바람에 날려 돛새치의 지느러미처럼 활짝 펼쳐진
모습인데 그런것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밋밋하게 이어지는 길이 재미엄따
가끔씩 능선을 넘나들 때는 볼때기가 어는 듯 하고 콧속이 얼얼하기도 하다
이런 추위는 예전에 김포나 연평도에서 생활할 때 이후로 처음 느낀다 콧속의
콧물이 어는 듯하고 문고리를 잡으면 쩍쩍 달아붙는 느낌의 추위가 느껴지는데
다른 한편으론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눈이 오는건지 아니면 바람에 눈이 날리는지 모리긋따 계속 눈가루가 날려
선글라스를 끼고 가니 볼때기와 코가 시리다 그래서 머플러를 올리니 안경에
김이 서려 시야가 불편하다 그리하야 계속 하나씩 교대로 하며 가다보니
드디어 작은당재 사거리가 나온다 현재 시각이 13시 07분이다
선두조는 비네소골로 내려가는 길쪽에 조금 내려가서 점심 식사 자리를 본다고
하여 능선에서 후미를 기다려서 같이 내려갔다 자리를 펴고서 컵라면에 물을
부어놓고 다른사람들이 준비한 비빔밥과 반찬들과 복분자주를 마시며 점심을
즐긴다 그저께는 집사람한테 분명히 산에 간다꼬 말했었는데
아침도 안주고 도시락 준비도 안해서 아침을 내가 챙겨 먹는데 눈을 뜨더니
날씨 추운데 아침 일찍 공치러 가느냐고 묻는다 이사람이 뭔 소리여 내가 오늘
산에 간다 캤잖아 하니 몬 들었단다 그래서 컵라면을 처음 가져와 봤는데
보온 밥통에 밥과 국을 가져오는 것 보다 간편하고 좋기는 하다

밥을 먹다 보니 사람들 머리에 피어있던 눈꽃들이 거의 다 녹아간다 그리고
오늘 컨디션이 좋지않아 당재에서 하산한 두 양반이 쪼매 걱정된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 길이 거의 안보일텐데 어떻게 잘 내려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차라리 여기서 내려갔으마 좋았을텐데...
밥을 다 먹고는 다시 작은 당재로 올라가니 배가 불러서 씩씩 거린다
웬만하면 정상에서 하산을 할 때 밥을 먹는게 좋기는 한데 식사 시간이 너무
늦어지면 사람들이 허기가 져서 원성이 자자하게 된다 한가지의 아이러니다
이정표에는 작은당재에서 정상까지 1.2km로 되어있다 삼십여분 거리다
그런데 밥을 먹고 바로 산을 오르니 숨이 가쁘다 덩달아 다리도 뻐근해 지는게
힘이 든다 오늘의 할딱 고개가 여기인가 보다 무릎을 완전히 펴면서 걸음을
옮겨 본다 조금씩 쉬다가 조금씩 걷다가를 반복하다 보니 차츰 나아진다 20여분
가다보니 오늘의 마지막 삼거리인 1,275봉에 닿는다 이제 정상까지 5백미터다
다시금 힘이 솟는다 이제는 나뭇가지들에 하얗게 서리같이 묻어 있는게 보인다
며칠뒤에는 예쁜 상고대가 생길 듯 하다 그런데 사진기가 너무 차가와서 그런지
밧데리가 제 기능을 상실하여 밧데리 세 개를 교대로 바꾸어 가며 몇장 찍고는
다시 바꾸고 하니 짜증이 슬며시 일어난다
십여년전에는 국내산 디지틀카메라의 기능이 많이 딸려서 일제를 구입했었다
그 당시에는 소형중에 가장 나은 거라며 후배가 권유해서 샀었는데 낚시 가거나
일상여행 하는데는 괜찮은데 겨울산행에서는 아주 사람의 애를 말려 쥑인다

2년전 눈 내리던 날 덕유산 산행에서도 그 좋은 설경들을 마음대로 찍지 못해
애를 먹었었는데 오늘도 밧데리 걱정에 가슴이 떨려 사진을 옳게 못찍는다
언제 밧데리가 아리마셍이 나올지 몰라 카메라를 열면 구도를 잡기도 전에
셔터를 바로 누른다 이젠 겨울 산행에서는 귀찮더라도 별도의 카메라 가방에
핫팩을 넣어서 가지고 다녀야 될까 보다 밧데리 세 개가 무용지물이 되니
안그래도 털모자 속에 땀이 나는데 스팀이 팍팍 들어온다...
산친구들이 사진 찍어 돌라카까봐 겁이 난다 에혀...
사진 작가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내 삶의 발자취에 기록을 남기는게 좋아
사진을 찍고 글을 써서 같이 남겨 놓아 나중에 늙어서 꺼내어 보면
아하 그때는 그랬었지 하면서 추억을 곱씹을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아
어지간하면 사진과 글을 남겨 놓는다 아직 CD나 USB에 저장해 놓진
않았어도 사진은 야후블로그에 글은 다음카페에 저장해 놓았다
언제 시간이 나면 여태껏 쓴 글과 사진들을 USB에 옮겨 놓아야 긋따
상념에서 빠져 나오니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많이 몰려있다 나뭇가지가
위에서 꺾여 땅으로 내려왔다가 다시 V자를 그리면서 하늘을 향해 올라가
있는게 보인다 어느 산이라도 요상하게 자라나는 나무들이 있나 보다
사진을 찍을려다 사람들이 많아 하산길에 찍기로 하며 가다보니
커다란 암벽이 있는데 하단부에 자그마하게 동굴처럼 파여져 있는데
물이 나오는지 두 사람이 물을 받는 것 같이 보인다 올라가 볼려고 하다가
그냥 정상으로 간다 사실 이렇게 하다가 나중에 후회한 적이 많기는
하지만 후미에 가고 있어서 늦은 관계로 그냥 가기로 했다

잠시후 커다란 암봉을 돌아서니 드디어 정상이다 현재 스코어 14시 30분이다
5.8km를 3시간 50분 걸렸으니 밥을 먹었다 치더라도 시간이 너무 많이 지체
되었는지 아니면 거리가 잘못 적었든지 둘중에 하나다 사실 산행을 하기전에
인터넷을 찾아보니 거리가 5,8km로 된 지도도 있고 6.8km로 된 지도도 있었다
그리고 하산길도 헬기장에서 밤나무골을 지나 마을회관으로 하산하는 길이
지금 팻말 상으로는 2.8km로 표기되어 있는데 어떤 지도에는 4.5km로 표기된
곳도 있었다 한마디로 백덕산 등산지도는 이어령 비어령이다... 몬믿겠소...
다음에 교통사고 조사할 때 사용하는 동그란 자를 가져와서 재어 보고 싶다
아무튼 정상석을 한 장 박고는 내 사진을 찍을려니 또 사진기가 애를 먹인다
오늘 완존히 식인종 되어 뿌럿따... 애를 마이 묵어서...
백덕산 정상이 조망이 좋기로 유명하다든데 오늘은 바람에 눈이 날려서 시야가
가려져 그좋은 조망은 구경을 몬하고 내려가야 하는가 보다 백여미터 떨어져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가 아주 절경일 것 같아 보이는데 명확하게 보이지 않아
아깝지만 오늘은 인연이 아닌가 보다
친구한테 정상석을 배경으로 한 장 박아 돌라 카고는 하산길에 오른다
잠깐 잠깐 한 장씩 사진을 박으며 마음을 졸인다 어느듯 삼거리에 도달하여
스패츠를 풀고는 종아리에 걸친 무릎 보호대를 무릎으로 올린다 그리고
다시 스패츠를 차고는 아이젠을 확인 하고 헬기장쪽으로 발길을 향한다
헬기장에서 밤나무골로 내려가기로 하여 그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내가 보는
등고선 사진상으로는 먹골쪽 길이 더 완만하게 보이고 또 그쪽이 시간이 덜
걸리는 걸로 나오는 등산지도도 있었는데 오늘은 밤나무골로 하산 길을
정하였기에 그쪽으로 향했다 이 길이 비네소골과 마주치는 길이기도 하다

아직 러셀이 덜 되어 길에도 눈이 푹신푹신하게 밟혀서 감촉이 아주 좋다
눈이 약 60cm 정도 쌓여 있는 것 같다 자작나무인가 하여튼 많은 잡목들에
싸여 경치는 그다지 좋지 않으나 사람들이 많이 밟지 않은 길을 가다 보니
나름대로 운치는 있다 사십분 정도 내려 왔는데도 길이 끝날 조짐이 안보인다
뭔가 잘몬 되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헬기장에서 2.8km면 지금쯤은
길끝이 보여야지 왜 이런겨 하며 노래를 한 곡 부른다 김현철의 이별의 종착역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외로운 이 나그네길
안개 깊은 새벽 나는 떠나간다 이별의 종착역
사람들은 오가는데 그이만은 왜 못 오나
푸른하늘 아래 나는 눈물 진다 이별의 종착역
아 언제나 이 가슴에 덮인 안개 활짝 개고
아 언제나 이 가슴에 밝은 해가 떠오르나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고달픈 이 나그네길
비바람이 분다 눈보라가 친다 이별의 종착역
비바람이 분다 눈보라가 친다 이별의 종착역
물론 후미의 일행들과 보조를 맞추어 가자니 내려가다가 기다리기를 반복하니
시간이 조금 더 걸리겠지만 2.8km 정도의 하산길은 사십분 정도 걸리면 되는데
한 시간이면 구불러서 내려와도 충분한 거리인데 어디에선가 오차가 있나보다
조금 가다 보니 길이 가팔라지는게 이젠 어느 정도 내려왔는 것 같이 생각된다
가파른 길을 한참 내려가다 보니 엄지 발가락에 힘이 너무 많이 모이는 것 같아
엄지 발가락 끝에 무리가 갈까봐 발을 옆으로 디딘다 그러면 미끄럼도 덜타서
안전하기도 하다 그리고 가끔은 뒷걸음질도 치며 가다보니 임도가 나온다

일행들이 한쪽켠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먼저 하산하라 카고는 제일 후미를
기다리다 합류하여 내려간다 이정표에 800m 남았다고 한다 이제까지 겨우
2km 내려왔다는 말인가... 800m 남았다면 십오분 정도면 오늘의 산행이 끝이다
그런데 이십분이 지나도 끝이 안난다 오늘은 도깨비에 홀렸나 보다
조금 더 가니 묘택이 하나 나오고 도로가 보인다
독립가옥을 지나니 깨끗한 눈밭이 보인다 눕고 싶지만 그냥 사진만 한 장 박고는
발자국을 몇 개 남긴다 도로를 따라 내려 가다 보니 아이젠이 콘크리트 바닥에
박히는 감촉과 소리가 별로 좋지않아 아이젠을 벗고 내려오다 도로가 얼어있어서
미끄덩하며 넘어질뻔 했다 그래도 가까스로 균형을 잡아 다행히 넘어지지는 않았따
인간 박종우 아직까정 죽지는 않았네..!!
길가에 제법 큰 우사가 보이는데 소는 보이지 않고 출입금지 띠를 둘러 놓았다
작년말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전라남도와 경산남도를 제외하고 거의다
퍼진 것 같다 거기다 이제는 일부 지역에서 조류독감까지 기승을 부린다
이걸 설상가상이라 한다든가...
축산을 하는 농민들의 자그마한 욕심 때문에 구제역이 이렇게 광범위하고 빠르게
퍼졌는지 아니면 정부의 그릇된 정책 때문에 그랬든지 아무튼 빨리 수습이 되어
그 원인을 철저히 찾아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확실한 메뉴얼을
만들어 강력히 시행을 하면 좋겠다 물론 대북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연초부터 뉴스 시간이면 거의가 우울한 기사뿐이다 그리고 아직도 모방송사는
외국에 우리나라를 비하하는 방송을 보내고 있으며 모프로그램은 아직도
사회비리를 고발하는것 처럼 포장을 하여 우리국민들을 한쪽으로 내모는 우를
범하고 있다 그러니 우리는 신문도 진보와 보수쪽 신문을 다 보아야 한다
한쪽만 보게 되면 자연히 그쪽 논리에 말려 우리의 시야가 가려지기때문이다

내편이 아니면 적이다는 발상은 잘못된 정치주의 즉 독재를 하는 정치가가 하는
행태이며 지혜롭지 못하고 아집이 센 지도자가 범하는 잘못된 정치적인 행태이다
그런데도 우리사회의 바탕에 그런게 넓게 깔려있다 여태껏 우리나라의 정치
지도자들이 정권을 잡기위한 무리한 욕심으로 내편만을 만든 결과물이다
이런 악질적인 암같은 생각을 가진 자들이 정치인뿐이 아니고 우리사회에 곳곳에
뿌리를 내려 국론을 분열 시키고 적을 이롭게 만들며 우리나라의 위상을 추락
시키거나 국민들의 희망을 깨트려 시름에 빠지게 만든다 이런사람들의 마음은
스텐 수세미에 락스 듬뿍 묻혀서 깨끗이 닦아서 소금물로 한 번 더 씻어야 한다
자신의 무의식속에 박혀진 이념이 하루아침에 없어지지는 않는다 물론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더욱 그렇다 오랫동안 자신의 생각에만 몰두하여
다른이의 말은 개똥같이 여기는 사람들이니 만큼 다른생각을 가진 사람과는
늘 대화가 아닌 충돌로 해결하려는 사람이다
하지만 내편이 아닌 사람은 누구나 나를 키워주는 스승임을 깨달아야
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걸 유념해야 할 것이다 세일즈맨들이 가장 먼저
공부하고 가장 먼저 깨쳐아 할 것은 반대극복이다

자신의 회사에서 만든 물품에 대하여 어떤점이라도 좋지않게 이야기하는
상대에 대하여 충분한 대화로 설득을 하여 그 상대를 내편으로 만드는게
바로 그것이다 그래야 내 자신이 먼저 나의 물건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또 떳떳하게 남에게 권하여 팔 수 있는 것이다 내 생각과 반대되는 사람이
없다면 그리고 나의 경쟁상대가 없다면 반대극복은 생각도 하지 않으며
또한 할 필요가 없는 일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러면 나는 늘 제자리 곰배다
아집이 센 독재자의 곁에는 충신은 없고 아첨꾼만 남게 되어 결국은 눈 멀고
귀 멀어 나라를 말아먹게 된다는 건 예부터 내려온 역사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오늘도 씰데 엄는 말로 산행의 행복을 반감 시키고 있는 내가 참으로 한심하다
우쨌든동 10시 40분에 시작한 백덕산 산행을 16시 30분을 기점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한다 센스 넘치는 버스기사님이 비닐하우스를 빌려 놓아 거기서
따끈한 오뎅찌게에 쏘맥 한 잔 걸치니 세상에 부러울게 엄따
그라고 없는 길 만들며 온다꼬 수고하신 김위원님과 박부회장님, 산행준비에
수고해 주신 운영진과 오늘 산행을 함께 해 주신 산친구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나는 군대 훈련소에서도 빵 안먹었는데 손태호 친구가 아들내미
삼성에 취직했다꼬 그 턱으로 사 준 안흥찐빵 정말 맛있게 먹었주었따
체해서 밀가루 음식 먹지 말라꼬 약사님이 이바구했었는데 저녁에 먹은
안흥찐빵 때문에 속이 안좋다 태호야 체한데 내려가는 약으로 먹게 술 사도...
첫댓글 ㅎㅎ 참으로 눈에 익은 산이구먼 지난 ㅎㅎ 같은날 같은산에서 산행을 하였구만
그날 대구에서 온 산악회가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