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말에 SBS에서 대부를 방영한답니다~^^ 이로서 방송 3사에서 모두 대부를 더빙방송하네요.. 가장 좋았던건 KBS더빙이었습니다. 비토-유강진, 쏘니-박기량, 마이클-배한성, 젊은날의 비토-양지운, 빈센트-이정구 등등... 아주 신경을 쓴 라인업이었죠. 참고로 MBC판 대부의 더빙은 비토-유강진, 쏘니-양지운, 마이클-배한성, 젊은날의 비토-김관철 등이었습니다. 대부3는 MBC에선 방영한 적이 없습니다. 역시 비토역과 마이클역에는 유강진,배한성 만한 성우가 없습니다. 이번 SBS더빙도 상당히 기대됩니다.
대부의 캐스팅에 대한 뒷담은 참 많습니다.
원래 '대부' 비토 콜레오네(Don Vito Corleone)의 배역에는 죠지 C. 스콧, 로렌스 올리비에, 어네스트 보그나인 등이 거론되었는데, 정작 코폴라는 처음부터 말론 브란도에게 점찍고 있었답니다. 다만 문제가 되었던건 말론 브란도의 나이였습니다. 영화상의 60대 노인네를 이제 40대의 말론 브란도가 연기해야 한다는 사실이었죠. 그러나 스크린테스트 결과 제작자들은 대만족이었고 아카데미는 오스카트로피로 경의를 표합니다 (물론 수상을 거절하지만요) 어느분께서도 써놨듯이 로버트 레드포드나 라이언 오닐 같은 스타를 원했지만 코폴라는 마틴 쉰, 제임스 칸 등과 함께 스크린 테스트를 해본 후에 신인이었던 알 파치노로 결정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틴 쉰도 괜찮았을거라고는 여겨집니다만 이는 후에 지옥의 묵시록에서 코폴라와의 인연을 맺게 됩니다. 결국 이 영화의 케스팅이 얼마나 훌륭했는가는 그 해 아카데미상 노미네이트에서 증명되는데 남우 주연상의 말론브란도와 더불어 남우조연상에는 자그마치 3명 (알 파치노,제임스 칸, 로버트 듀발)이 노미네이트되는 저력을 과시합니다.
대부2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캐스팅은 역시 젊은날의 비토역할이었습니다. 감독은 말론 브란도에게 맡기고 싶어했으나 이미49세에 접어든 그에게 젊은날을 소화시키기란 무리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대부2의 회상장면에서 까메오 형식으로 쏘니가 코니에게 칼로리찌를 소개시켜주는 장면에 등장시키려고 했으나 제작사가 자신에게 너무 푸대접한다는 이유로 브란도가 거절합니다. 비토역에 지원한 사람은 많았답니다. 전편이 워낙에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터라 2편에 출연하길 원한 사람이 많았겠죠. 결국 1편에서 쏘니역으로 오디션에 응했던 로버트 드 니로가 그 역을 맡는데 브란도를 대체할 가장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그해 아카데미에서 남우조연 오스카 트로피를 따냅니다. 그 외의 배역에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배역이 그대로 케스팅 될 수 있었습니다.
대부3편은 세상에 나오질 못할뻔한 영화였습니다. 이미 코폴라는 자신의 대부는 2부작을 통해 다 표현되었다고 말했고, 실제로 2편과 3편과의 공백은 자그마치 15년이었습니다. 먼저 코폴라의 그간 행적을 살펴보면 코폴라는 대부 이후 자신의 프로덕션을 가지게 되었고 수많은 영화를 제작했으나 결과는 모두 신통치 못했습니다. 지옥의 묵시록의 경우는 칸느에서 호평받고 미국전쟁영화사의 걸작이라고 불렸지만 제작을 위해 감독의 재산까지 저당잡히고 제작기간과 제작비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져서 그에게는 재앙이 되었습니다. 영화의 완성본은 5시간짜리 필름이었으나 극장상영을 위해 절반을 가위질해야 하는 고통을 겪어야했으며 결과적으로 흥행도 참패했습니다. 그 후 카튼클럽이라는 영화를 통해 그는 다시한번 갱스터무비에 손을 대지만 역부족이었고 그나마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은 페기수 결혼하다 뿐이었습니다. 파라마운트에서는 그간 실베스타 스탤론을 비롯한 많은 감독들에게 대부3편의 프로젝트를 진행시키려 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했고(천만다행입니다) 재정적으로 거의 파산지경에 이른 코폴라에게 파라마운트는 또다시 유혹을 합니다. 재기를 위해 다시한번 대부"마이클"의 이야기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고 사면초가에 놓은 코폴라는 결국 15년만에 그 제의를 수락합니다.
세월이 세월인지라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주인공인 알 파치노는 혁명(Revolution)이라는 영화이후 침체기에 빠져 거의 4년만에 사랑의 파도(Sea Of Love)에 출연한 것이 고작 이었습니다. 알 파치노에게 있어서도 대부3는 재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을지도 모릅니다. 주연급인 다이앤 키튼과 탈리아 샤이어는 무난히 케스팅이 되었으나 그간 코폴라감독과 끈끈한 공조를 보인 로버트 듀발은 출연료 협상문제로 케스팅에서 제외됩니다. 이 사실은 대부3가 불완전한 3편임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극을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중요한 배역인 빈센트역에는 원래 로버트 드니로가 강한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젊은 마피아를 소화해 내기엔 나이가 너무 많았고, 그는 당시 '좋은친구들'이라는 마틴 스콜세지의 갱스터에 출연하고있었습니다. 결국 드니로는 빈센트 역으로 앤디 가르시아를 추천합니다. 항간에는 코폴라의 조카인 니콜라스 케이지도 케스팅 대상에 포함되었다고 알려졌는데 어쨌든 앤디 가르시아는 대부3에서 새로 선보인 배역중 가장 좋은 케스팅이었다고 판단됩니다. 그 해 아카데미에서는 그를 조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시킵니다.
마이클의 딸 매리 역에는 위노나 라이더가 정해졌고, 빈센트의 일시적 상대인 여기자 역으로 당시에는 무명에 불과한 폰다가의 딸인 브리지트 폰다가 케스팅 됩니다. 촬영은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초반 촬영이 이루어졌는데, 위노나 라이더가 연인과의 결별을 이유로 슬럼프에 빠져 촬영을 중단 미국으로 돌아가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이미 촬영이 시작된 영화라 급히 다른 배역을 구해야 했던 코폴라는 거장답게 모험을 합니다. 연기경력이 별볼일없던 자신의 딸인 소피아 코폴라를 그 역에 쓰기로 한 것이죠. 사실 영화의 홍보시점에서 그녀의 케스팅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기에 호재라고 할 수 있었답니다. 후에 뚜껑을 열어보고 나서 그녀의 케스팅이야말로 대부3의 오점이요 재앙이었다는걸 뒤늦게 깨달았을테죠. 그 해 골든 라즈배리 여우주연상과 신인상을 휩쓸었을 정도니 가히 짐작이 갑니다. 언젠가 말했지만 차라리 이 역할에 브리짓 폰다를 썼었다면..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대부3는 90년도에 개봉했는데, 케스팅에서도 난항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개봉시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아마 1990~1991년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해는 정말 수작들의 잔치였습니다. 갱스터 영화하면 일가견있는 마틴 스콜세지의 좋은친구들이 개봉됐고, 또한 코헨 형제의 갱스터 수작 밀러스 크로싱까지 가세하여 정말 갱스터 걸작들의 치열한 경쟁이 있었던 해입니다. 더군다나 케빈 코스너의 역작 늑대와 춤을 역시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고, 같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한 나홀로집에의 흥행돌풍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죠.
결국 그해 아카데미는 수작들의 대거 개봉으로 대부3는 총 7개의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지만 단 한개의 트로피도 건지지 못한채 끝이 납니다. 전작이 속편으로는 유일하게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것에 비하면 너무나도 초라한 결과였습니다. 극장 흥행은 비록 제작비를 건지고도 남을만큼은 성공을 보였지만 전작들에 비해, 또한 제작자들의 기대에는 못미치는 결과를 나았습니다. 시기적으로도 그렇지만 시작부터가 너무 무리하게 억지로 진행시킨감이 없지않아 정말 아쉬운점이 많은 미완의 3편이 되었던것 같아 아쉽습니다.
첫댓글 dp에 올라와 있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