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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차들은 보이차계에선 유명한 큰 까페들에서 구입한 것들이며, 모두 정식통관 과정을 거친 멀쩡한(?) 제품들입니다.
(아 홍콩숙차와 파키스탄녹차만 빼구요^^)
따라서 설사 제 소개글 중 다소 험악한(?) 표현이 나오더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순전히 제 입맛에만 기인한 것이란 점을 아시고, 차들 자체에 대해선 부디 선입견을 갖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가뜩이나 제게 대접도 못받고 늘 욕먹는 것들인데, 불쌍하잖아요....^^;
그리고 저는 굉장히 진하게 차를 마시는 사람이란 점을 우선 말씀드립니다.
보통 20g 전후로 넣고, 때론 한주먹으로 듬뿍 넣어 30~40g 이 되기도 한답니다.
남들처럼 3g, 5g, 많아봐야 10g 이런 건 제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따라서 아래 제 평가들은 어쩌면 너무 진하게 마셔서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즉 말하자면, 남들처럼 조금만 넣고 우렸더라면, 그렇게까지 그런 맛은 아닐 수도 있는
그냥 무난한 차들인데? 하실 수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하여간 뭐든지 많이 먹으려 해서 큰일입니다. 이렇듯 밥 말고도요~ ㅎ
게다가 저는 처음 보이차를 '완전 제대로된(?) 습창차' 로 배웠다는 점입니다.
누군가 차를 주면서 먹어보라길래, 무심코 마셨다가 인상 팍 쓰며 '뭐야 이거?' 했습니다.
그때 그분이 만면에 환한 미소를 지으시며 '이게 바로 보이차란 거야' 라며 자랑스럽게(?) 설명해 주시더군요.
그때 그 맛의 첫인상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딱 '썩은 지푸라기맛' 이었습니다. 퀘퀘한 목걸림 장난 아니었구요.
근데도 이게 묘한 것이, 이상하게도 자꾸만 손이 가더군요.
그래서 담번에 그분이 '무슨 차를 마실까' 물어봤을 때에도,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그때 그 보이차요' 했다는 사실입니다!
단 한번의 예외도 없이, 언제나 우리의 선택은 그 보이차였어요. 참 신기하죠? 마약이 따로 없습디다~ ㅎㅎ
그런 맛의 보이차가 습창차란 것을, 그로부터도 10여년 뒤 제가 스스로 차에 맛을 들이며 공부를 해보고서야 알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제 입은 아직도 사실 그런 맛을 좋아라 합니다. 그게 습창차인 줄 알면서두요.
약간 습 먹은 게 향도 맛도 제겐 훨씬 더 좋게 느껴집니다.
그 정도 습향습미는 있어야 진정한 보이차맛이죠~ 한답니다-_-
그걸 어떻게 알았냐 하면, 제 입엔 아무 특징도 없게 느껴지는 그저 밍밍하고 싱거운 차들을
다른 분들이 모두 '목걸림 없이 부드럽고 달달하고 맛있고 무난한 차' 라고 하는 소릴 듣고부터입니다.
솔직히 전 그때 충격이었습니다. '이게 맛있다고?????' 싶었거든요ㅋㅋ
그래서 이번 이 이벤트(?)는 그런 저의 입맛이 과연 어디까지 문제인가? 하는 걸 알아보기 위한 것입니다 사실.
남들 입에 맛있는 차가 내 입엔 전혀 맛이 없으니, 내 입에 맛있는 차는 그럼 남들 입엔 맛없겠네?
하는 걸 확인키 위한 것이기도 하구요.
뭐 맛이란 어차피 주관적인 것이니, 남이 뭐라 하든 내 입에 맛있으면 그걸로 장땡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이제 보이차를 제법 마셔본 사람으로서, 공부하는 입장이니 뭔가 객관적 기준 같은 것도 어느 정도는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서요.
솔바람님, 다향님 두분 전문가분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많은 분들께서도 마셔보고 제게 훌륭한 조언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앞으론 이런 거 마시면 못 써~' 라든지 말이죠^^
이 차들의 구입처나 제품명은 공식적으론 밝히지 않겠습니다.
맛있다고 해도 홍보냐? 할 것이고, 맛없다고 해도 명예훼손 어쩌구 할 수도 있으니, 저 그러면 쫄거든요~~ ㅎ
어쩌면 제 소개설명을 보고 무슨 차인지 짐작이 가실 분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알아도 쉿!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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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숙차 (맛있음) - 이름없는 소형차창, 09년 기념병차
요즘 대세라는 '대수차 원료로 만든 숙차' 입니다. 대수차 함량 100% + 가볍게 경발효한 것이구요.
이걸 처음 맛봤을 때는 '앗 뭐야~ 맛이 뭐 이래? 아 또 잘못 샀군. 값도 비싼데.... 에이씨....' 했습니다.
숙차인데 맛이 어찌나 강한지. 목구멍이 쎄~ 할 정도더군요.
그래서 처박아 놨었다가, 장마철 때 딴차들이 다 맛이 변하고 싱거워져 '이거라도 다시 함 마셔볼까' 싶어 우연히 마셨다가
그때부턴 제대로 반해버리게 됐답니다. 이 차만은 장마의 영향을 조금도 받지 않고 생생한 첫맛 그대로 잘 유지되고 있었거든요.
쎄~ 하던 그 강한 첫맛도 반복해서 마셔보니 회감없는 딴 숙차들에 비해선 회감처럼 느껴지고 좋더라구요.
이 차는 특히 식혀서 마셔도 정말정말 맛있습니다.
좀 연하게 우려 식힌 다음 냉장고에 넣어두고 물 대용으로 마시면 아주 그만입니다.
제가 그 까페에도 이런 류의 칭찬들을 너무 과도하게(?) 해놨더니,
그 까페도 힘을 받았는지 최근 이 차의 가격을 대폭 상향시켜 버렸습니다. 조만간 더 올린다네요-_-
이 차 값이 오른 건 순전히 제 탓입니당.... 용서해 주옵소서......
까페 내 제품소개란 댓글 + 시음기란 댓글 등등 참조해 보시면 제 죄값을 아시게 됩니당..... ㅠ.ㅠ
이 차는 대형차창의 상규제품이 아니고, 소형차창의 일회성 기념차이므로
지금은 판매중이지만, 완판되고 나면 더는 구할 수도 없는 귀한 차입니다.
게다가 어떤 분 말씀으론, 이게 딱 수십년된 생차 맛이 난다네요~ 잘 모르는 사람은 깜빡 속을 정도로요.
전 오래된 진년 노차를 한번도 맛본 적이 없어 그런 비교는 하기 힘들지만, 암튼 엄청 독특하고 맛있는 차임엔 틀림없어요!
그래서 제가 늘 '생명의 은인이 아니면 절대 못준다!!!' 고 말하는 차이기도 하지요. ㅋㅋ
생차 숙차를 통틀어 제가 제일 사랑하는 차이니, 모두들 한번 드셔 보시죠~^^
참 여담으로, 이걸 제 남편에게 함 먹여봤더니 한다는 말이
"자기야, 이건 뭔가 더러운 것! 이런 느낌이 딱 들어 " 하더군요. 그래놓곤 제가 한잔 더 줄까 봐 부리나케 줄행랑을~~ ㅎㅎㅎ
이게 바로 숙차라는 걸 처음 맛본 사람의 첫 소감이었답니당..... ㅠ
처음이라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이 맛있는 차도 사람마다 이렇게나 다르게 평가한다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2번 숙차 (맛있음) - 중차패 곤명차창 확실, 07년 방차
예전엔 맛도 안보고 이것저것 막 사들였고, 지금도 생차는 그런 식으로 삽니다만,
숙차만큼은 1번 숙차 이후, 맛보기 전엔 절대 다른 숙차를 사지 않습니다.
근데 이건 값이 그다지 비싸지 않아 싼맛에 10편 샀다가,
가격이 훨씬 올라버린 지금은 그때 더 많이 사두지 못한 걸 후회하고 있는 차이죠.
1번 숙차와는 전혀 다른 특징으로 아주 달고 맛있는 차입니다.
처음 맛보자자마 첫입에 단번에 '어? 이거 엄청 맛있네?' 했던 차예요.
근데 이건 음.... 제가 좋아하는 그 특유의 습차 향과 맛은 아닌 것 같은데,
그냥 건차같은데도 이건 이상하게 제 입에도 맛있네요^^
3번 숙차 (맛있음) - 차창 모름, 생산년도도 모름, 산차
홍콩에 갔다가 산 차입니다.
홍콩 유명한 큰 대형상점부터 소규모 길거리 상점까지, 다들 보이차를 어찌나 비싸게 팔던지요~
예사로 편당 수십만원 넘어가는 건 일도 아니더군요.
홍콩이 '홍콩식의 습차' 로 하도 유명해서 꼭 함 맛보고 싶었거든요.
그러다 '다구박물관' 이란 곳에서 이걸 세일을 하고 있길래, 딴곳들에 비해 엄청 싸서 얼른 사들고 왔답니다.
300g 에 우리돈 13,500원 / 100g 으로 환산하면 겨우 4,500원!
값이 싸서 별 기대를 안하고 그냥 돈 버리는 셈 치고 맛이나 보자며 사본 건데,
웬걸~ 이거야말로 제가 찾던 바로 그 '맛있는 습차(!!!)' 였던 것입니다~~~~
확실히 차의 표면은 습차답게(?) 온통 뿌옇게 뒤덮여 있습니다. 진짜로 습기를 가득 머금긴 머금었나 봐요-_-
하지만 이 차에 코를 묻고 향을 한번 흡입해 보세요. 저는 이 향이 진짜 너무너무 향기롭고 달콤하고 맛나 죽겠습니다!
'지유명차' 라는 곳이 홍콩에서 차를 수입해다 파는 걸로 알고 있고,
차인들이 다들 그곳 차 습창차라고 욕하는 걸 들어 선입견이 좀 있었습니다.
근데 작년 서울 까페쇼에서 지유명차가 '원미소타차' 라는 걸 티백화하여 샘플로 주던데,
마셔보니 바로 이 맛인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때 또 한번 깨달은 것이죠. 딴 차인들이 다 습창차라고, 못 먹을 차 취급하는 게 내 입엔 맛있는 차였구나 하구요ㅠ
그래서 꼭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 차 드셔보시고 꼭 좀 알려 주세요. 이 차 습창차 맞는지요?
만일 습창차면... 어쩌죠~ 전 이 차 넘 맛있어 조만간 홍콩 한번 더 갈까도 생각 중인데............ -_-
아참 이건 첨부터 시험삼아 1봉지만 산데다가, 넘 맛있어 자주 마셨던 탓에 남은 양이 얼마 되지 않아 조금밖에 못 드리겠네요.
시음해 보시기에 충분할지 어떨지 모르겠어요. 죄송~ ^^;;
4번 숙차 (맛없음) - 평범한 중차패, 차창 불분명, 03년 전차
이게 바로 그 남들이 '잡향잡미 없이 부드럽고 달고 맛있다' 고 말하는, 마치 맛있는 숙차의 표준처럼 평가되는 차인 것 같은데
(그건 이 차에 대한 당시 사람들의 폭발적인 반응만 봐도 잘 알 수 있었답니다ㅠ)
허나 제 입엔 소위 전형적인 '싱겁고 밍밍한 차' 입니다.
뭡니까 이게. 이게 뭐가 맛있습니까. 아니 맛 자체가 있긴 있습니까?
제가 구입하는 차들마다 일일이 나름의 시음평을 써놓는 곳이 있는데, 이건 이렇게 씌여져 있네요.
이렇게 밋밋하고 심심하고 무난하고 평범한 맛은 딱 질색이다.
게다가 이건 딴 숙차들보다 약간 더 싱겁기까지 하다-_-
역시나 사는 게 아니었어. ㅠ.ㅠ.ㅠ.ㅠ
제 입엔 진짜 아무런 특징도 없고, 그냥 그저 맹물일 뿐입니다..... -_-
5번 숙차 (맛없음) - 듣보잡 소형차창, 08년 병차
숙차로는 드문 비교적 어린 잎으로 만든 차라 조금 기대를 했었는데, 역시나~~
제가 여태 숙차를 마셔본 역사(?)로는, 대부분의 숙차들은 바로 이 차의 향과 맛을 지닌 듯해요.
이 차를 마시면서 이 향과 맛이 너무 싫어 속으로 열심히 욕을 했었는데,
듣보잡이라 그런가 싶어, 대익 및 노동지에서 나온 유명숙차들도 마셔보니, 역시 이 맛과 향이더군요.
뭔가 숙차 특유의 아주 싫은 향이 나는데, 제 생각엔 이 향이 바로 '숙향숙미' 라 일컬어지는 바로 그게 아닐지 추측한답니다.
암튼 전 너무너무 싫어요, 이 향 이 맛~ 이게 숙향숙미가 맞는지 꼭 좀 알려 주세요.
6번 숙차 (맛없음) - 5번과 같은 차창, 08년 궁정급 병차
차라리 5번 숙차 정도에 그치면 평범하기라도 하지.
이건 딱 먹자마자 드는 생각이 '걸레 빤 구정물 맛!!!' 이더군요. 긴말 딴말 필요없고 딱 너무 정확한 표현인 듯ㅠ
위 5번 차나 이 차나 탕색은 또 어찌 그리도 진한지.
물 붓자마자 미친 듯 우러나는 그 찝찝한 먹물색 탕색, 무슨 커피야 이게???
가뜩이나 숙차는 위생상 꼭 대형차창 꺼 마시라던데, 듣보잡 차창 꺼라는 선입견도 작용해선지, 도저히 찝찝해서 못 마시겠음!
집에 개라도 기르면, 영양보충 하라며 개밥에 말아주고 싶을 정도임-_-
7번 숙차 (맛 중간) - 차창 모름, 05년 병차, 습 먹고 백상 핀 걸 스팀처리한 차
이건 누가 줬어요. 그분이 워낙 다양한 차를 건단위로 많이 사고 수장하시는 분이라, 첨부터 의심되는 차품은 아니었을 듯해요.
차창도 아마 어쩜 이름있는 차창이었을 수도 있는데, 제가 나름 거풍시킨답시고 일일이 다 뜯어놔서 포장지를 버려 잘 모르겠네요.
그분 말로는, 보관에 문제가 있었는지 어느 날 보니 아주 살짝 백상이 펴있길래 바로 스팀처리 해뒀다 하시더군요.
스팀처리 후 향은 좀 변했는데, 괜찮은 정도이니 걱정말고 드셔보시라고.....
근데 변했다는 그 향이 제겐 오히려 아무 특징없는 4번 숙차계열보단 더 맛있게 느껴졌어요.
마시자마자 '어~ 맛있네?' 소리가 나왔었으니까요. 뭐 딱 아주 맛있었다기보다 '생각보단 괜찮았다' 는 표현이 더 맞을 듯해요^^
근데 제 동생은 '비리다' 며 싫다더군요. 곰팡이도 세균류의 일종이니, 곰팡이가 폈던 차라 혹 곰팡이고기(?) 맛 때문이었을까요-_-
백상 필 정도면 일명 썩었다는 건데, 제가 뜯으면서 속까지 유심히 살펴봤는데도 안에는 전혀 아무 문제 없었어요.
스팀이란 게 겉에만 하는 처리라, 안에도 만약 썩었다면 속까지 백상이 껴야 하지 않나요?
향을 맡아봐도, 속을 살펴봐도, 일단 외관상으론 아무 문제 없어보이는 게 확실하고,
맛을 봐도 제 입엔 일단 제법 괜찮다는 것!
역시 전 습차 전용 입맛인가 봅니당~ 예외없이 습먹은 것들은 죄다 맛있게 느껴지네요ㅠ
8번 생차 (맛없음, 진짜 없어서 없음ㅠ) - 차창 모름, 08년 대수차, 산차
자, 이제 숙차는 끝났고, 이건 유일한 생차입니다.
내 생전 이런 보이생차맛은 처음이었을 정도로, 아무런 맛도 향도 하나도 안 느껴지던 이상한 차.
생차라면, 그것도 몇년 안된 생차라면, 아무리 원료가 시원찮고 제다기술이 엉망이더라도, 맛이 좋건 나쁘건
일단 뭔가 생차다운 강렬한 향미와 고삽미 등이 있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완전 맹숭맹숭 맹맛!
연하게 우리면 아예 아무 향미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진하게 우려도, 심지어는 주전자에 넣고 팔팔 끓여봐도, 고미는 거의 없고 약간의 삽미가 더해진 정도일 뿐,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틀림없이 뭔가 잘못된 차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런 걸 두고 판매자는 '대수차라 고미가 없다, 달콤한 꿀향이다' 라고 표현하며 소개하였습니다.
맛이 연한다는 걸 특징잡아 마치 이무정산 차처럼 부드럽다는 이미지를 강조하며.
게다가 '차기가 강하다' 고까지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건 단지 연하다는 정도가 아닙니다.
영어로 하자면 'nothing taste' 라는 거지요. 정말 nothing, nothing 이라니깐요~~~
그런데 웬 차기? nothing 이면 맹물이라는 소린데, 맹물에 뭔 차기???
도대체 차기란 게 뭔데요? 뭔데 이런 맛이 감히 차기란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건지???
그래서 넘 수상해서 그 이유를 찾아다니던 중, 네이버까페 오렌지페코라는 곳에서 아마도 운영자님이셨던 것 같은데,
이런 류의 차에 대해 설명해 놓은 걸 우연히 발견케 됩니다.
당시에 그 글을 읽을 때는 제법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하면서 읽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다 까먹고 기억나는 게 오직
무슨 이유에선지 몰라도(제가 기억 못하는 것임, 그분은 설명했음) 약품처리를 한다는 겁니다.
그런 후 그 약품향을 날려버리려고 뙤약볕에다 말려 그렇다더군요.
기억이 확실치 않아요. 허나 그때 그 글을 읽으면서 '절대 마시면 안될 위험한 차' 라는 생각이 들었던 건 분명해요.
도대체 왜 숙차도 아닌 생차에 그런 짓을 하는 건지, 혹시라도 그런 이유로 그렇게 만들어지는 차가 정말로 있다는 게 맞는 소린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저는.
제가 산 이 차도 진짜 그분이 설명하는 그런 부류의 차에 해당되는지 어떤지는, 생산자 아니고선 아무도 모를 일이겠죠.
전 그 판매자도 탓할 마음이 없습니다. 알고는 들여왔을 리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오래도록 차 판매를 하시는 전문가분이 어떻게 이 차를 마셔보고 팔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식을 하였는지,
이게 정말 단지 연한 꿀향처럼 부드럽기만 하다고 느껴지던지, 향과 맛이 아예 없다고는 전혀 못 느끼셨는지,
그것만은 진정 궁금합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누가 마셔도 이건 아무 맛이 없는 차예요. 근데 유독 그 판매자분께만 맛이란 게 느껴지던가 보죠?
귀한 제 돈만 몇만원 깨졌네요. 전 아무리 차가 맛없어도 그냥 공부했다 치지, 대개는 돈 아깝다고까진 생각 안하는데,
이 차만큼은 내 돈 다 돌려달라고 말하고 싶은 억울한 차예요. 맛없는 맛이라도 일단 나야 뭔말을 하든지 말든지 하지요ㅠ
직접 한번 드셔 보시죠-_-
9번 파키스탄 녹차 1 - 1kg 6,000원 (즉, 100g 엔 600원 하는 차-_-)
하하~ 드디어 여러분들이 기다리고 기다리시던, 바로 그 특별한 나라의 특별한 차, 파키스탄 녹차입니당~~~
제 남편이 파키스탄 갔다가 사온 차인데, 당시 제가 포장된 좋은 차 말고, 일반 서민들이 먹는 시장차를 사오라 시켰더니,
시장에 수북이 쌓아놓고 그램으로 달아 팔던 그런 차 2종류를 사왔네요.
이 차는 그 2종류 중 그래도 나름 비싼(?) 차에 속하는 차랍니다~ ㅎㅎ
솔바람님께서 파키스탄에서 차가 생산되는 줄 몰랐다 하셨는데, 저도 몰랐습니다.
남편에게 시킬 때는 단지 그곳이 옆나라인 인도나 스리랑카랑 가깝기에,
뭐 그런 나라들로부터 수입된 홍차 몇종류 사올 줄 알았던 거지요.
근데 남편 말에 의하면, 파키스탄 뿐 아니라 옆나라인 아프가니스탄에도 녹차가 생산된다는군요!
(아프간 녹차는 누군가의 포스팅을 보니, 제가 가진 파키스탄 녹차 2번과 같은 모양, 같은 색이더군요^^)
하긴 위도상으로만 본다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싶어요~
근데 중국처럼 차문화가 아주 발달한 나라들은 아니라서, 그냥 그네들의 물 대용 음료꺼리로 대충 만들어온 티가 팍팍 나긴 해요.
남편에게 이걸 무슨 이유로들 다들 먹더냐고 물어봤더니, 현지인들 왈,
고기 많이 먹고 체했을 때, 소화가 안될 때, 배 아플 때, 일하다가 피곤할 때, 깨어있어야 하는데 잠이 올 때..... 라고 대답하더랍니다.
참 희한하죠? 그들은 차에 대해 따로 공부를 한 것도 아닌데, 다들 경험으로 차의 효능을 알고 수천년간 활용하고 있었던 겁니다.
맛과 향은.... 음.... 그냥 일단 드셔 보시죠^^
10번 파키스탄 녹차 2 - 1kg 3,000원 (즉, 100g 엔 300원 하는 차ㅠ.ㅠ)
위 차의 딱 절반 가격에 해당하는 차입니다.
확실히 잎이 더 굵고 억세고 거칠어요. 그네들도 아는 거죠. 조금이라도 어린 잎이 더 비싸다는 걸. 세계공통인가 봅니다 이건^^
하기사 어디 차 뿐이겠어요? 어리고 젊고 싱싱하고 탱탱할수록 좋은 건, 사람도 마찬가지죠 뭐~ ㅠ.ㅠ
근데, 가격 대비해서는 마실 만합니다. 우리가 어딜 가서 단돈 300원에 차를 100g 씩이나 살 수 있겠나요?
아무리 가난한 나라여도, 아무리 저급한 품질이라도, 진짜 이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횡재가 아닐런지요~
다들 비싼 차를 많이 마셔오고, 입이 고급으로 변해서 그렇지,
차의 가치는 이렇듯 "누구나 부담없이 값싸게, 마음껏 자유롭게" 마실 수 있을 때,
그것이 진정 "일상다반사" 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게다가, 이건 남편이 파키스탄으로 직접 가서, 중간상인 및 과세 등의 거품이 일체 없는 시장용 비포장 차라 값이 이런 것이구요,
같은 파키스탄 차라도 포장해서 수출용으로 판 차들을 보니, 값이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그 정도의 값이더만요~
20개 안팎의 티백차가 무려 우리돈 10,000원 안팎!!! (20개면 1g씩 들어있어도 20g, 2g씩 들었다 해도 꼴랑 40g 밖에 안되는데두요)
이걸 보니, 소비자 손으로 오기까지 세금 및 유통과정에 덧붙는 돈들이 실제 차 본연의 값보다 훨씬 더한 듯해요.
어쩌면 제가 소개하는 이 두 차들도 그런 식으로 수출되어 우리나라로 들어왔더라면
지금 저 값보단 몇배로 훨씬 더 비싼, 나름 고급(?) 차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말씀! ㅋㅋ
암튼 그런 것들까지 충분히 다 감안해서, 싸구려차라는 선입견을 배제하고, 한번 드셔 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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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입니다.
모두에게 좋은 공부재료가 되길 바라며, 차는 구정 직후 바로 부치겠습니다.
아, 많은 분들의 반응과 평가가 기대되네요~
그럼 다들 귀성길 귀경길 운전 조심하시구요,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고향집에서 즐거운 시간들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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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글도 재밌게도 잘 쓰셨네요... 이제 몇밤만 자면 맛볼 수 잇겠네요... ㅋㅋㅋ
몇밤이란 표현이 참 어린애같고(?) 좋습니다. 순수하게 들리고, 귀여워요~ ^^
드디어 그 몇밤 다 지나고, 오늘 받으셨지요?
즐거운 맛보기 시간 되시길 바랍니당^^
@월향 어제 오후에 받아놓고 손님이 오셔서 그냥 나오느라 못 마셔봤습니다. 오늘 마셔보려고요.... 고맙습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글솜씨가 대단하세요. ㅎㅎ
긴 글이지만 순식간에 다 읽었습니다.
맛있게 잘 마시겠습니다.^^
누가 할 소리를... 저야말로 다향님 특유의 그 담담한 유머글을 언제나 열렬히 사랑하는 왕팬입니다요^^
윗글은... 음... 욕하느라(?) 정신이 팔려서리, 저도 순식간에 다 써내려갔었지요~ ㅎㅎ
부디 제게 맛없던 차들이라도 님들 입맛엔 잘 맞아서, 진정(!) 맛있고 즐거운 시음시간 되시길 두손모아 빌겠습니당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