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이 우산 위 건반을 누르네
시인 하재영
종일 푸르른 봄비가 내렸다
먼 곳 바닷가에서 내 사는 청주를 찾아온
사람들을 저녁나절 보내며
어린, 어린 듯 맘 한 편 난 외톨이가 되는데
우두커니 혼자 비를 맞고 있는데
떠나려는 버스 안에서
누군가 길게 쓴 편지처럼 우산 하나 건넸다.
새벽 출발한 그들을 맞고 동행하며
고인쇄박물관, 문화제조창,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김수현 아트홀 ㅡ.
그리고도 비, 비 때문에 생략한
중앙시장에서 구청주역, 용두사지 철당간, 중앙공원
원도심 성안길 걷기를
손님들 떠난 뒤 우산을 쓰고 혼자 걸었다
문장 속 글자처럼 봄비는 계속 소곤대고
중앙시장 부근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펼친 우산을 접고 시내버스로 집에 가며
버스에서 내려 걸어갈 빗길 우산이
추운 겨울 눈발 속 털 잠바처럼
맘을 따스하게 따스하게 하였다
내가 오래 살았던 바닷가 도시
그곳으로 가는 사람들도
맘에 온기를 올리는 일이 그러할 것이라
빗물이 우산 위 건반을 누르둣
소리내고 있었다
첫댓글 회자정리라......비가 와서 분위기가 더욱 그러하네요. 그래도 힘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