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7차 충북 괴산 낙영산 가령산(2024.9.19.)
오늘은 추석 연휴 다음날이라 가까운 낙영산, 가령산을 다녀왔습니다. 이 산은 가무낙도(가령산, 무영봉, 낙영산, 도명산)라고 불리는 충북의 명산입니다. 많은 회원들이 몇 번 가 본 산이기는 하겠지만 저는 처음이었습니다. 이름에 걸맞게 산세가 아름답고 중간 중간의 바위와 절벽이 일품이었습니다.
A팀은 낙영사에서 출발하여 낙영산, 무영봉, 가령산을 경유하는 코스이었고, B팀은 화양동 자연탐방센터에서 가령산을 등산하거나 화양계곡을 걷는 코스였습니다. 저는 A코스를 잡았는데 매우 힘들었습니다. 멋진 경치를 그냥 공짜로 보여주지 않겠다는 대자연의 원칙에 대해서 불평을 늘어놓을 수는 없지 않겠어요.
오늘을 정말 오랜만에 여성 대원들 여럿이 A코스를 택했습니다. 그래서 모처럼 이분들의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등산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낙영산을 오르는 길은 가파르기는 했지만, 아직 기력이 충만한 때가 재미있는 이야기가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얘기를 여기 다 옮겨 놓을 수는 없지요. 그런데 한 가지 간곡한 제안을 하더군요. 그것은 바로 “충북의 산도 좀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멀리만 가지 말고, 한 달에 한 번은 가까운 우리 충북의 산을 가자는 제안인데 그냥이 아니라 매우 강력한 제안이었습니다. 가까운 산을 가면 등산하는 시간을 넉넉히 줄 수 있어서 정말 등산 같은 등산을 할 수도 있고, 차 안에서 무료하게 보내는 시간을 줄일 수도 있고, 기름값도 절약할 수 있고, 그래서 환경에 도움도 주고, 그래서 단점이 하나라면 장점은 너무 많지 않나요? 솔직히 저도 찬성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회장님, 부회장님, 총무님 고려해 보심이 어떨는지요?
여성 대원들의 아기자기한 이야기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줄어들다가 가령산 정상에 오르면서는 아주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만큼 이번 산행이 힘들었다는 의미입니다. 이 더운 날씨는 산속이라고 예외는 아니었고, 낙영산에서 무영봉으로 연결되는 등산로는 완전히 골짜기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야 하는 길이었고, 무영봉에서 가령산까지는 왜 또 그렇게 먼지요. 가령산 아래에서 올라가는 길은 그렇게 가파르지는 않았지만, 이 봉이 정상인가 하면 저 봉이 나타나고 저 봉이 정상인가 하면 다시 새로운 봉이 나타나고 정말 징글맞더군요. 날이 덥지만 않았으면 이 정도의 코스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겠으나 날이 무더우니 더욱 힘들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가지고 한 물이 다 떨어져도 서로 나누워 먹다가 그마저 가령산 정상에 오니 다 고갈되고 말아 버렸지 뭡니까? 그래서 이제 저 아래 종점이 보이니 힘을 내어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무려 5시간 반이 더 걸렸습니다.
사람도 얼굴값 한다는 말이 있는데, 산도 얼굴값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명산의 얼굴값 톡톡히 치렀습니다. 얼굴값 치르더라고 미인을 보는 것이 좋듯이 힘이 들어도 명산을 보는 것이 기분은 좋습니다.
오늘따라 차 안에서 먹는 아이스크림이 더 차고 맛이 있더군요.
이렇게 여우 꼬리보다 더 긴 올해 여름의 마지막 더위를, 힘들었지만 잘 날려 보냈습니다.
총무님이 싱글벙글 1000회 기념 찬조금 기부자 명단을 읊으시더군요. 총무님, 저 보고 “너는 왜 아직 안내니?” 하는 건 아니겠지요? 걱정 마세요. 다들 생각이 있을 겁니다.
이래저래 오늘도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광고] 회장님께서 우리 산악회 이름을 공모했습니다. 이름은 산악회의 상징과도 같은 것인데 이렇게 갑자기 바꾸겠다니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좋은 이름 생각해서 오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오늘은 A코스 분들이 제일 많았던 듯 하네요. 여럿이 어우렁더우렁 가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답니다. 하지만 물러나지 않는 더위는 복병, 물도 부족하셨다니~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총장님 정말대단하십니다. 저는 어렸을때부터 버섯 따러 많이 와본 산인데 산에 올라 앞산을 보면 산세가 참 아름다워서 발길을 멎게 헙니다. 9월 말부터 10월 초순까지는 여러종류의 버섯이 참 많은 곳이었습니다..
오늘도 무더위를 이기시고 무탈하게 산행을 마칠 수있어 감사합니다. 회원님들 한주간도 잘 지내시고 다음 산행에서 뵙겠습니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며 오랫만에 긴 산행길을 흡족히 걸었습니다.
생각외로 아름다운 풍경의 속리산 능선에 마음 싣어보고 그런 풍경을 볼 수 있음이 좋았습니다.
이제 지긋하던 폭염도 다음주부턴 가을빛으로 새롭겠지요.
그래도 멋진..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피곤하실텐데 산행기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