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박완희 <칼럼니스트> | | | 오늘부터 10월 5일까지 청원구 오창읍 미래지 농촌 테마공원에서 청원생명축제가 개최된다. 통합청주시 탄생 후 첫 번째 맞이하는 청원생명축제다. 청원생명 축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청원생명쌀, 친환경 농축산물이다. 축제장에 가면 다양한 문화행사와 더불어 저렴한 가격에 친환경 농축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축제 입장권을 현금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농축산물 축제답게 60여 동의 판매부스를 설치하고 청원생명쌀을 비롯해 사과, 배, 인삼, 고추, 더덕, 표고버섯 등 다양한 농산물과 다육식물, 농산물 가공식품을 판매하게 된다. 농민들과 소비자들이 직거래할 수 있으니 농민들은 제값을 받고 팔고, 소비자들은 저렴하게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열흘 남짓 진행되는 축제이지만 실제 판매량뿐만 아니라 ‘청원생명’이라는 브랜드 홍보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3년 당시 청원군은 관람객 47만 명 유치와 농·축산물 40억 원 판매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청주시의회 농업정책위원회가 전북 완주군에 있는 로컬푸드해피스테이션 모악점과 용진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을 견학하였다고 한다. 용진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소규모 매장에서 완주지역 소농업인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해 1년 동안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바람에 전국적으로 로컬푸드의 모델사례로 알려졌다. 특히 꾸러미 사업을 통해 서울, 경기도 등을 상대로 전국적인 농축산물 판매를 하고 있다. 농업 유통혁신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된다.
로컬푸드는 다양한 모델로 실험되어야 한다. 완주군의 모델이 성공적이라고 해서 모든 지역이 그렇게 할 수는 없다. 완주군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완주군민이나 가까운 전주시민들이 소비해 주면 그것은 진정한 로컬푸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주시민들이 소비하는 농산물 중에 과연 얼마나 그 지역 농산물들이 차지하고 있을까? 마찬가지이다. 완주에서 서울이며 경기도로 배달되는 꾸러미가 로컬푸드의 의미를 얼마나 담아내고 있을까? 서울, 경기도 사람들에게는 로컬푸드라고 이야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느 한 식생활개선 토론회에서 한 종합병원의 영양사는 환자 식단에 들어가는 농산물이 당연히 우리 지역 농산물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고 한다. 청주시 흥덕구에서 생산되는 옥산의 친환경농산물이 서울 가락동시장을 거쳐 다시 청주로 내려오는 해괴한 유통시스템을 극복하지 않는다면 그 지역의 신토불이 농산물의 로컬푸드는 말 뿐인 로컬푸드가 될 것이다.
청원생명축제와 같은 로컬푸드 장터는 일 년에 한 번이면 훌륭할 것 같다. 많은 비용과 에너지를 투입하여 일 년 내내 축제를 열어 로컬푸드 직거래를 활성화 시킨다는 것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 지역에 필요한 로컬푸드 사업은 다양해야 할 것이다. 완주처럼 농협과 함께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의 사례도 필요하다. 청원생명축제 처럼 축제 이벤트를 통한 사례도 중요하다. 또한, 청주 문화방송이나 흥덕구, 서원구에서 매주 진행하는 장터 또한 필요하고 중요하다.
이제는 로컬푸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도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대형 유통매장에 길들여진 도시민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꿀 수 있게 사람들에게 스며드는 로컬푸드 정책이 필요하다. 마을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로컬푸드 매장,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운영하는 매장, 마을 텃밭에서 기른 농산물이 판매되는 장터가 필요하다. 또한, 매장에 농산물만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마을 단위의 로컬푸드 공동체 매장을 시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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