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선호 현상 내년까지 이어진다…전세 대출 이자 부담 커져 |
[K그로우 이연진 기자] 미국에 이은 한국은행의 급격한 금리인상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집값이 끝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또한 매매가격과 함께 전셋값도 동반 하락하면서 최악의 한파가 불고 있다.
특이한 점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상관없이 나홀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월세 가격이 최근 주춤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11월 전국 아파트 월세가격은 0.18% 내리며 하락 전환했다. 서울(-0.07%)을 비롯한 수도권(-0.32%) 아파트 월세 가격이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이 하락한 것은 2019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또한 서울과 수도권, 지방 등 전국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공행진하며 상승하던 월세가격이 모두 하락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저금리 시대에서는 임차인들이 보통 월세 보다는 전세를 선호했다. 전세 대출이자를 받아 임차하는 방식이 월세나 반전세보다 더 저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하반기 부터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자 전세대출 이자도 급등했고, 세입자들은 전세보다는 월세를 오히려 선호하는 현상이 커졌다.
그런데 지난달 월세 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전세 물량이 워낙 많아지면서 전셋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임차인 입장에서는 전세로 들어가는게 더 저렴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그동안 월세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한계에 다다르고 상승세가 잠시 주춤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분간 월세 선호 현상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도 금리가 계속 인상된다면 전세 대출을 이자 보다 월세가 저렴하고, 깡통전세 위험을 피해 전세 기피현상이 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도 "지난달 보여준 월세가격 하락 현상은 일부 지역에 국한되는 현상일 수 있고, 현실에서는 금리상승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월세 비중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올 한해 동안 서울 지역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이 처음으로 평균 40%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주택 전체로는 올해 거래된 임대물건 2건 중 1건이 월세 거래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2월 11일 기준 서울 지역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총 8만6889건으로 전체 전·월세 거래량(20만8315건)의 41.7%를 차지했다. 이는 2010년 관련 통계가 공개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2020년 평균 31.4%에서 지난해 38.5%로 늘었고, 올해 처음 평균 월세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최근 전세 가격 하락폭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고 있어 월세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로 월세 선호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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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그로우(http://www.kgro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