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월 첫째주 토요일에 강원도 운탄고도1330 완보걷기를 출발하고 있습니다.
다만, 12월은 산불조심기간으로 12월15일까지 입산이 통제되어 셋째주로 변경해 "운탄고도 3길"을 걸었습니다.
운탄고도 3길의 출발점인 영월군 모운동을 향해 전용버스를 타고 달리는 차창 밖으로 눈이 쌓인 겨울산의 실루엣이 멋스럽게 다가옵니다.
주초부터 시작된 영하 10도 내외의 올 겨울 처음 추위와 출발 전날까지 두어 번 내린 눈으로 걷는 길에 문제가 없는지 전날 운탄고도운영센타로 전화를 해서 현지 상황에 문제가 없다는 확인 후 예정대로 출발합니다.
제설 작업이 잘 되어 있었지만 태도사님 운전실력이 빛나는 길이였습니다.
3길 출발점에서 가까운 영월군 김삿갓면 모운동벽화마을에 도착합니다. 옥동광업소가 한창 성업 중일 때는
'우리마을호텔'이라는 TV 프로그램의 촬영 세트장이였던 곳입니다.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운탄고도가 대중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던거 같습니다.
현재 이 건물은 촬영이 끝나고 비어있는 상태입니다. 지난번에는 부부가 간단한 스낵을 판매하시던데 오늘은 문이 잠겨있습니다.
문앞에 과자를 준비해 놓고 '그냥 드세요'라는 글이 적혀 있어 우리도 몇 개 집어와 중간에 간식으로 잘 먹었습니다. 방문 현수막도 두어 곳 걸려있던데 환영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출연진 패널이 세워진 세트장 앞에서 기념 사진을 남깁니다.
그리고, 조금 위로 올라가 위치하고 있는 3길 출발점으로 출발합니다.
3길 출발 안내판에서 인증샷을 남깁니다. 현재 완보 인증시스템이 준비되지 않아 사진으로 인증을 남기고 있습니다.
운탄고도1330 은 영월에서 시작해 정선, 태백, 삼척까지를 아우르는 폐광지역을 걷는 길로, 평균 고도 546m, 총 길이 173.2km의 9개 코스입니다. 운탄고도의 1330m은 운탄고도 최고 높이인 함백산 만항재 높이입니다.
운탄고도 3길은 '광부의 삶을 돌아보며 걷는 길'이라는 길 이름처럼 산업화의 주역이였던 아버지들이 걷던 길로 모운동마을을 출발하며 본격적으로 운탄고도가 시작되는 길입니다.
광업소, 폐광터, 삭도, 동발……
탄광산업의 주역이었던 광부들의 흔적을 더듬으며 걷는, 말 그대로 ‘광부의 길’입니다.
석탄산업 호황기에 가장 질 좋은 무연탄을 생산하던 옥동광업소와 철분 가득한 물줄기가 쏟아지는 황금폭포를 거쳐, 1,088m 망경대산을 돌아내려 석항역, 그리고 훌쩍 정선 경계를 넘으면 종착지 예미역에 닿는 코스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입니다.
저는 운탄고도 운영센터 홈페이지에서 트랙을 다운 받아 지도를 참고하며 걸었습니다만, 코스 곳곳에 안내판과 리본이 달려있고 길이 복잡하지 않아 길 찾기가 어렵지는 않습니다.
코스 초반은 완만한 길입니다. 석탄을 실은 트럭이 달리던 길인 만큼 길은 넉넉하니 넓습니다.
오늘 일기예보는 구름 많은 맑음인데 도착할 즈음부터 눈발이 좀 날리더니 지금은 제법 내리고 있습니다.
얼마 걷지 않아 동발제작소를 지납니다. 초반부에 이름을 갖고 있는 장소 중 몇 안되는 곳이에요.
동발은 광산에서 갱도가 무너지지 않게 받는 기둥이에요. 이전에는 나무를 사용했는데 지금은 콘크리트 동발을 사용한다합니다.
이 옹달샘은 광부들이 갱도로 갈 때 동전을 던지면 자신의 안전과 가족의 행복을 기원하던 곳이랍니다.
암벽 지대도 지납니다. 여기까지 계속 평지길입니다.
광부 조각상을 만납니다.
기념사진 하나 찍어주고요~
옆의 계단으로 올라가면 황금폭포 전망대입니다. 이 정도 계단을 올라갑니다.
데크전망대에 올라서면 정면으로 맞은편 산자락이 수묵화처럼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저 임도가 우리가 걸어갈 길인거 같기도 하고..?
왼쪽이 얼어 붙은 황금폭포입니다.
옥동광산 폐광구 내부에서 흘러나온 물을 별도의 동력 없이 낙차를 이용해 이곳까지 끌어와 만든 인공폭로입니다. 갱도의 철분 성분으로 인해 물 빛깔이 붉은 황금색처럼 보인다합니다. 지금은 얼어 누런 얼음벽이 되었습니다.
이제 장소에 이름이 붙여진 곳은 다 지났네요. 지금부터는 임도 따라 걷기, 또 걷기로 종점까지 갑니다~~~
싸리재를 넘어가는 임도길부터 서서히 완만한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출발 때부터 내리기 시작하던 눈이 이즈음에서 눈발이 제발 깊어졌습니다.
비슷하게 출발했던 다른 여행사 팀이 앞서 올라가고, 지금부터는 오로지 우리들만의 길입니다.
평지에 올라서며 올라왔던 언덕길을 돌아보니 뒤로 숨어 버렸네요.
완만하게 언덕을 어느 정도 오르면 평지길이 나와 숨을 고르게 합니다. 이렇게 오르막길과 평지길이 반복되며 임도길을 둘러둘러 서서히 올라갑니다.
눈이 소복하게 쌓인 빈 의자를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잠시 앉아 땀을 식히고 갑니다. 출발할 때는 영하 10도 날씨라고 무겁게 입었던 겉옷이 가방으로 들어갑니다. 바람이 없어 생각 보다 춥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스니다.
다시 출발~
눈이 계속 내리는 운탄고도입니다.
이 정도의 눈발입니다. 기분좋게 맞으며 걷기 좋은 정도에요.
발등을 덮을 정도로 쌓인 눈을 앞서간 분들이 다져논 길을 따라 걷습니다. 아이젠은 착용하니 하나도 미끄럽지 않을 정도로 눈길은 포실포실합니다.
선두와 만났습니다. 잠시 휴식도 취하고 간식도 나눕니다.
제법 내리던 눈도 멈추고, 해가 나며 맑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마침 함께 걷는 맑은하늘님이 맑은 하늘이 나왔다고 큰소리도 치시네요~~^^
3길의 정상을 찍은 후 수라재삼거리까지는 햇빛을 받으며 걷는 길이라 오르막을 오를 때면 더워 모자니 장갑을 벗어가며 체온을 조절하기도 합니다.
건너편에 겹친 능선 자락이 조망되기 시작합니다. 아쉽게도 오늘 미세먼지가 '보통'이여서 멀리 산자락까지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네요. 그래도 멋진 풍광이였습니다.
출발하고 5km 지점 정도에서 완만한 내리막으로 바뀌어 걷기가 편했습니다.
6km 가까운 지점에 가까우니 망경산사가 있어 들렸다갑니다.
먼저 왼쪽으로 보이는 거대한 사찰 건물, 나중에 스님에게 물어보니 만봉사라는 절 이름을 함께 쓰는 만봉불화박물관이라합니다.
오른쪽 망경산사로 시선을 돌립니다. 아담한 현대식 건물 느낌이 나는 사찰인데 스님들이 눈을 쓸고 계시네요. 비구니스님들이 수행하는 곳 같던데 템플스테이도 운영한다합니다.
화장실 사용을 허락해 주셔서 잠시 쉬며 경내를 둘러 봅니다.
햇빛에 빛나는 눈결이 참 곱습니다~
엄나무차(?)라고 하셨던거 같은데 뜨끈한 차를 대접해 주셔서 감사히 즐기고 절을 떠납니다.
후기 쓰며 찾아보니 봄날은 꽃도 많이 피고 아담하고 이쁜 절집이네요.
절집을 돌아나오는 동안 세 분은 간단 도시락을 드시고 계셨군요. 눈밭에 도시락 펴고 먹는 맛은 어떤 맛일까요?~~^^
다시 코스를 따라 걷기 시작합니다.
해를 등지고 걷는 길, 하늘이 파랗게 보입니다.
잠시 내리막으로 내려왔던 길이 이 즈음에서 오르막으로 다시 시작되어 코스 정상인 8km 지점까지 이 정도의 오르막이 계속 이어집니다. 초반 보다 경사도가 조금 더 깊습니다. 선두와 이곳에서 헤어지고 종점에서 만났네요~^^
선두가 밟고 지나간 길, 이제 후미팀이 저 뒤의 오르막을 올라 머리자락이 반갑게 모습을 나타나겠지요~^^
눈속에 가려진 세상 속에서 흔적이 보이는 가을이 남긴 흔적들을 담아 봅니다.(누르면 사진 확대~)
건너편에는 앞서간 다른 여행사 이름이 박혀있던데, 몇 걸음 걸오니 반갑게도 어느 분이 남기신 흔적일까요? 토로네도 남겨 놓으셨네요. 오늘부터 카페 월간일정표 대문 사진을 이걸로 바꾸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
모퉁이를 돌아 살짝 숨을 감추고 앵글을 마추고 있는 저를 보고 깜짝 놀라셨지요?~~
혼자 걷는 듯, 함께 걷는 토로네 여행길이랍니다~~^^
한참 임도길 따라 묵묵히 오르막을 오르다보니 능선 자락이 보일듯말듯하더니 푸르른 잣나무 군락이 시원하고 상큼하게 시작됩니다.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눈덮인 산자락에서 만나는 풍경에 눈도 마음도 청신해지는 길입니다. 감탄사 ~~~!!!!~~~^^
워낙 빼곡하게 등을 붙이고 서 있어서인지 솔잎에 얹힌 눈이 그대로 남아 있어 어찌나 아름다운지요~~
사진에 그 느낌 담아 보려고 했지만 실제 만큼은 아닌 듯한데...타호님 표현에 의하면 '하얀 찐빵이 몽글몽글 올려져 있는 것 같다'하시네요. 저도 동감~~~^^
여러 그루의 겹쳐 놓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지나는거 같기도 했어요~
길이 넘나 넘나 예뻐서 힘든 줄로 몰랐어요~~^^
앙상한 낙엽 가지 위에도 눈이 소복히 쌓인 낙엽송길도 지납니다.
오른쪽은 아무도 밟지 않은 정상으로 가는 길, 우리는 발자욱 따라 왼쪽길로~~~^^
여기 쯤이 7km 지점으로 최고점인 듯합니다. 아래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힘내세요. 다 올라왔어요. 내리막 시작입니다~~~^^
지금부터 수라리재를 내려갑니다.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멋지게 눈에 들어옵니다.
수라삼거리까지 내려가는 길도 푸르른 상록수가 도열한 길입니다.
시야가 열린 먼 곳으로 눈 덮힌 산자락이 멋스럽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아주 말끔하지는 않았어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풍광입니다. 사진으로는 아주 일부분만 담기니 나머지는 마음으로 담습니다. 땀 흘리며 높이 올라온 보상이지요. 수고에 대한 자연의 보상~~
여기까지가 전나무 숲길, 마지막으로 한번 더 찐빵? 수제비반죽?? 같았던 눈꽃을 담습니다~^^
지금부터는 낙엽송 군락. 이런 표시판도 있네요.
어린 가지 위에 눈꽃이 이쁘게 피었네요.
다시 공간이 트인 멋진 풍경, 사진으로는 낮은 나무들이 시야를 가려져 나오는게 아쉽네요~
열린 틈으로 한번 더~~
시간 여유가 있으면 요리조리 앵글 포인트를 옮겨 말끔한 풍경을 잡아 볼수도 있을거 같은데,,,,
지금은 내리막길로 내려서며 선두와 거리를 좁히려고 부지전히 속도를 내며 걷는 중이라 음성 셔터로 대충 찰칵~~^^
산 정상으로 올라오며 적설량이 더 많아 발이 푹푹 빠질 정도입니다. 덕분에 잔돌이 깔린 길인데 굴곡 충격이 적어 다른 때 보다 훨씬 수월하게 내리막을 내려가고 있습니다.
어머나, 태도사님이다~~~ㅎㅎ
수라삼거리에서 기다리던 태도사님이 슬슬 올라오고 계시네요. 도착지에 차 갖다놓고 역방향에서 내내 오르막길을 시속 2.5km로 올라오셨네요. 반갑고~ 감사하고~ 다시 에너지 뿜뿜~~^^
수라 삼거리 도착, 이정표에 걸린 가방이 주인인 태도사님을 기다리고 있었네요.
1~2코스에서 보지 못했던 스탬프 박스가 보입니다. 인증시스템이 구비된거 같네요. 서울 가면 알아봐야겠습니다.
이곳에서 원래 3길 코스는 왼쪽 산길로 이어지는 길입니다만 우리는 오른쪽 임도를 따라 내려가기로 합니다.
원래 공지 때부터 산길은 내리막 경사도가 꽤 깊은거 같아 임도길을 이용할 예정이였는데, 눈이 내린 후 운탄고도 홈페이지를 확인하니 마침 위험한 산길은 대체 우회도로로 오른쪽 임도길을 안내하고 있더군요.
올라갈 때는 눈이 다져지지 않아 걸음이 좀 밀렸는데, 완만한 내리막 임도길은 제법 속도를 낼 정도로 편하게 내려왔습니다.
내내 쉬지를 못하고 걷던 차라 잠깐 함숨 돌리며 눈밭 설정샷 시간. 나는 곰이다~~ㅎㅎ
저는 얌전하고, 귀여운 고라니에요~~~ㅋ
지도를 살펴다 산속에 집이 한 채 있는걸 보았는데, 이 집이군요. 이 깊은 산중에...
굴뚝에서 김이 모락모락 오르며 나무 타는 냄새가 기분좋던 곳도 지납니다.
집이 품은 풍광이 대단하더군요. 집아 가려버진 풍광을 포기하고 작은 풍경에 시선을 주어 봅니다.^^
이번에는 자작나무 군락이 시작되네요. 생각보다 꽤 많은 군락지였습니다.
거의 임도가 끝나가는 듯 합니다.
멧돼지 나타나면 어쩌지 은근 슬쩍 걱정이 되었는데 태도사님이 든든하게 앞길을 열어 주시네요~^^
어디선가 졸졸거리는 소리가 들려 언덕배기로 시선을 주니 얼음꽃이 핀 사이로 물길이 흐르네요.
푸른 소나무숲을 내려오니 도로입니다.
수분이 거의 없는 듯 등산화가 말짱합니다. 하얀 순백의 길을 마음껏 즐겼습니다.^
종작지 예미역까지는 도로를 따라 걷는 길입니다.
먼저 도착해 버스 안에서 기다리던 선두와 합류해 예미역을 뒤로 두고 완보 인증샷을 남깁니다.^^
늦은 점심이 예약된 희망마을 석항토속음식점으로 이동합니다.
점심 메뉴는 이면수전골과 두부조림입니다. 양이 굉장히 많네요. 반찬도 슴슴해 좋긴한데 감자조림, 콩나물 같은 양념은 좀 덜 차가웠으면 훨씬 맛났을거 같네요.
사장님이 인심이 좋고 친절하세요. 약속시간에 늦게 도착해 부침개가 식어버려 어느 분이 따뜻하게 좀 데워다 달라하니 새 것을 한창 더 부쳐서 나누어 주시더군요~^^
두부조림입니다. 2인분 치고는 꽤 양이 많았네요. 소고기도 몇 점 넣어 맛을 내셨더군요.
제 입맛에는 좀 더 칼칼했으면 하는 ~
이면수전골입니다. 이면수구이는 먹어 보았는데 전골은 처음 접해 봅니다. 사장님 말씀대로 전골을 하는 곳은 아마 본인 뿐이거라 하시네요. 다른 맛나게 드시는거 같았습니다. 늦은 점심이기도 하고 맛나게 먹었습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향하는 길, 해가 짧아 벌써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아름다운 귀경길입니다.
모두 안전하게 눈길 걸음을 마쳤습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다음 달 1월7일 토요일 운탄고도 4길에서 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석모도에는 잔설 정도로만 눈이 있는데다 바람에 날리고 얼었는데 폭신할 정도의 눈을보니 눕고싶은 생각이 드네요.
멋진 설경 잘 감상합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푹푹 빠지는 눈위를 이렇게 오랫동안 걸어보기는 처음이었네요. 너무 아름답고 고요한 산속에서 보낸 시간이 꿈같았어요.
감사합니다
감사히 잘 걷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멋진설경 구경 잘 했습니다
포근한 눈길을 하염없이 걸으셨겠네요
참 좋아용~~
눈이 쌓인 운탄고도 ~
겨울 낭만에 푹 젖어 멋진 길 걸으셨군요
모두 행복 하셨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