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경상수지 발표…2011년 이후 첫 석 달 연속 적자 여부 관심
1~2월 누적 경상적자 47.3억달러…10여년 만에 최악 1분기 유력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우리나라가 대외 거래로 벌어들인 수익을 뜻하는 경상수지가 12년 만에 처음 '석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할지 관심이 모인다.
올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적자는 50억달러에 가깝다. 외환위기 직전과 비슷한 1분기(1~3월) 지표를 피하려면 소폭이라도 흑자 전환이 절실하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국제수지 통계가 오는 10일 발표된다.
국제수지 통계는 경상수지와 자본수지 등을 포괄한다. 이 중 경상수지는 외국과 거래 중에서도 재화·서비스의 수출입, 임금·투자소득 같은 실물 거래의 결과를 가리킨다.
우리나라는 지난 1월 경상수지가 마이너스(-) 42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통계를 편제한 1980년 이후 역대 최대 월간 적자를 다시 썼다. 이어서 2월은 경상수지 적자 폭이 5억2000만달러로 축소됐지만 여전한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번에도 경상수지가 마이너스일 경우 2011년 3~5월 이후 12년 만의 3개월 연속 적자다.
게다가 4월 경상수지는 통상적으로 해외배당 탓에 적자를 보는 경우가 잦았다.
만일 3월에 이어 4월까지 경상수지에 빨간불이 켜진다면 이는 4개월 연속 경상적자다.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넉 달째 마이너스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8월 이후 무려 15년간 겪지 못했던 상황이다.
경상수지 적자는 우리나라가 외국의 물건·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 쓴 돈보다 물건·서비스를 외국에 팔아 번 돈이 더 작다는 의미다. 즉, 국내로 들어온 돈보다 나간 돈이 많아 외환 수급이 막혔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이에 경상수지는 국가의 대외 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1~2월은 잠정치)
3월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도 대외 건전성에 곧장 파란불이 켜지는 건 아니다.
올해 1분기(1~3월) 경상수지 적자 폭은 10여년 만에 최악 수준일 것으로 거의 확실시된다.
이미 올 1~2월 누적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약 47억3000만달러에 이른다.
이번 발표에 따라 1분기 경상적자 폭이 지난 2011년(-42.5억달러) 수준을 넘길지가 결정되는 셈이다.
이번 경상수지가 선방해 대략 5억달러를 넘는 수준의 흑자를 낸다면 2011년의 벽을 넘지 못하고 2012년(-12.9억달러) 이후 11년 만에 최악을 기록하게 된다. 반면 5억달러보다 작은 흑자를 쓰면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최악의 경상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더 안 좋은 경우의 수도 있다. 이번 경상수지가 만일에 2억2000만달러 이상의 적자를 낸다면 올해 1분기 경상적자 폭이 지난 2006년(-49.5억달러) 수준을 넘길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1분기 경상수지는 우리 경제가 외환위기를 맞기 직전 시기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보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1분기를 기준으로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76.9억달러) 역대 최대 규모의 경상적자를 냈다. 이어서 1996년(-58.8억달러), 2006년, 1995년(-42.9억달러), 2011년 순서로 큰 규모의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앞서 한은은 이번 3월 경상수지가 균형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3월 무역수지 적자가 한 달 전인 2월(52.7억달러)에서 46억2000만달러 수준으로 개선되고, 국내 출국자 수 대비 입국자 수도 한 달 새 나아진 영향이 크다.
한은의 전망이 맞다면 올 1분기 경상수지는 2006년을 뛰어넘을 정도로 극단적으로 나빠질 수 없다. 단지 11년 만에 최악이냐, 12년 만에 최악이냐의 기로로 풀이된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