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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화가친(燈火可親)
등불을 가까이 할 수 있다는 뜻으로, 가을 밤은 시원하고 상쾌하므로 등불을 가까이 하여 글 읽기에 좋음을 이르는 말이다.
燈 : 등 등(火/12)
火 : 불 화(火/0)
可 : 옳을 가(口/2)
親 : 친할 친(見/9)
(유의어)
신량등화(新凉燈火)
천고마비(天高馬肥)
추고마비(秋高馬肥)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 맞을까?
책이 귀하고 읽을 환경도 좋지 않은 주경야독(晝耕夜讀)의 옛날에는 춥지도 덥지도 않은 가을밤이 등불을 가까이 하기에 더없이 좋았을 것이다.
여기에 농경사회에서 수확의 계절인 가을은 마음에 여유가 있어 지식도 쌓아둘 기회로 더 책을 읽었다고 했다.
독서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선현의 말은 많다. 책 읽을 틈이 없다는 사람에겐 삼여독서(三餘讀書)라 하여 겨울과 밤, 비올 때에 읽으면 된다고 했고,
독서삼도(讀書三到)라 하여 심도(心到) 안도(眼到) 구도(口到) 등 세 가지를 집중하라고 했다. 이런 말보다 등불을 가까이 하라는 말이 더 친근감이 든다.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라고 하면 당(唐)나라에선 두 사람 뿐이고 나머지는 송(宋)나라 사람이다. 당의 문장가 두 사람 중 한유(韓愈)의 시구에서 이 성어가 나온다.
그는 친구 사이인 또 한 사람 유종원(柳宗元)과 함께 종래의 형식적이고 수사적인 변문(騈文)에 반대하고, 소박하되 자유로우며 성인의 도를 담은 고문(古文)을 써야 한다고 주창하여 중국 산문문체의 표준으로 남게 됐다.
유종원은 소가 땀을 흘리고 집에 가득 책이 찬다는 한우충동(汗牛充棟)이란 말을 사용하여 둘 다 독서 관련 성어를 남긴 것도 특이하다.
한유에게는 아들 창(昶)이 있었다. 독서를 권장하기 위해 부독서성남(符讀書城南)이란 시를 썼다. 부(符)는 아들의 어릴 때 이름이고 성남(城南)은 별장이 있던 곳이란다. 처음과 뒷부분을 인용해보자.
木之就規矩(목지취규구)
在梓匠輪輿(재재장륜여)
人之能爲人(인지능위인)
由腹有詩書(유복유시서)
나무가 둥글고 모나게 깎임은 가구나 수레 만드는 목수에 달렸고, 사람이 사람답게 되는 것은 뱃속에 들어있는 시와 글들에 달려 있다.
좋은 말이 이어지지만 끝부분을 보자.
時秋積雨霽(시추적우제)
新凉入郊墟(신량입교허)
燈火稍可親(등화초가친)
簡編可卷舒(간편가권서)
철은 가을이라 장마 가시고 산뜻한 기운 마을 들판에 드니, 등불 점점 가까이 할 만 하고 책을 펼칠 만 하게 되었구나.
규구(規矩)는 콤파스와 자, 재장륜여(梓匠輪輿)는 분야별 목수를 말한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에겐 철이 따로 없지만 바쁜 일상에 찌든 현대인에겐 가을이 휴일 나들이하기에 더 좋은 계절이라 책과 더 멀어진다고 한다.
서점가엔 오히려 더운 여름보다 더 책이 안 팔리고 출판계는 가을이면 울상이 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등화가친(燈火可親)
등불을 가까이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학문을 탐구하기에 좋다는 말이다. 등불을 가까이 하여 글읽기 좋은 계절, 즉 가을을 말한다.
등화(燈火)는 등불의 뜻이고, 가친(可親)은 가히 가까이 함의 뜻이다. 그러므로 등불을 가까이 할 만하다의 뜻으로, 서늘한 가을 밤은 심신이 상쾌하여 독서하기에 좋음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가을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높고 파란 하늘에 황금 빛 들판, 여기에다 불타는 단풍까지 곁들여 온통 원색의 장관을 이룬다.
이를 두고 시인 묵객들은 천고마비(天高馬肥)니 정안홍엽(征雁紅葉: 기러기 날고 단풍이 물듦), 국오수벽(菊傲水碧: 국화가 뽐내고 물이 비취처럼 푸름)의 계절이라고 노래했다. 가을은 낭만의 계절인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가을은 쾌적한 날씨도 한몫을 톡톡히 한다. 각종 문화행사가 이때에 집중돼 있음은 물론이다.
그렇다면 가을은 문화의 계절이기도 하다. 책 읽기에도 여간 좋지 않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가을은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이라고 했다.
등화가친 이 말은 한유(韓愈)가 아들의 독서를 권장하기 위해 지은 시 부독서성남시(符讀書城南詩) 중의 한 구절이다.
흔히 등화가친의 계절이라고 쓰고 가을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가을이 날씨가 서늘하고 하늘이 맑으며, 수확이 풍성해 마음이 안정되어 공부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라는 말이다.
한유(韓愈)는 당(唐)대의 대문호이자 사상가, 정치가이다. 문학적인 면에서는, 친구인 유종원(柳宗元) 등과 함께 종래의 형식적이고 수사적인 변문(騈文)에 반대하고, 소박하되 자유로우며 성인의 도(道)를 담은 고문(古文)을 써야 한다고 주창하여 후일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출현을 보게 하였다.
또 사상면에서는 공자(孔子)의 유교(儒敎)를 공고히 하기 위해 도교(道敎)와 불교(佛敎)를 배척하였다.
헌종(憲宗)이 불골(佛骨)을 모신 것을 간한 간불골표(諫佛骨表) 상소(上疏) 사건은 그가 죽음을 맞을 뻔했던 유명한 일화이다.
정치적으로도 성공하여, 헌종(憲宗)을 간하다가 한때 자사(刺史)로 좌천되기는 하였지만, 차관급(次官級)인 시랑(侍郞)에까지 올랐다. 죽은 후 문공(文公)이란 시호(諡號)를 받았다.
그에게는 아들 창(昶)이 있었는데, 그는 자식의 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 다음과 같은 시(詩)를 지어 보내 독서를 권하였다.
한유(韓愈) 부독서성남(符讀書城南)
木之就規矩(목지취규구)
나무가 둥글고 모나게 깎임은,
在梓匠輪輿(재재장륜여)
목수에 달려있고,
人之能爲人(인지능위인)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은,
由腹有詩書(유복유시서)
뱃속에 들어있는 시와 글들에 달린 것이네.
詩書勤乃有(시서근내유)
시와 글은 부지런하면 곧 갖게 되고,
不勤腹空虛(불근복공허)
부지런하지 않으면 속이 비게 된다.
欲知學之力(욕지학지력)
배움의 힘을 알고 싶으면,
賢愚同一初(현우동일초)
어진이와 어리석은이가 처음은 같았음을 알면 되네.
由其不能學(유기불능학)
그가 배우지 못해,
所入遂異閭(소입수이려)
들어가는 문이 마침내는 달라지는 것이네.
兩家各生子(양가각생자)
두 집에서 각기 아들을 낳았어도,
提孩巧相如(제해교상여)
두세 살 어린 아이는 재주가 서로 비슷하고,
少長取嬉戱(소장취희희)
조금 성장하여 모여 놀 때도,
不殊同隊魚(불수동대어)
같은 무리의 고기와 다르지 않다네.
年至十二三(연지십이삼)
나이가 열두세 살이 되면,
頭角秒相疎(두각초상소)
머리골격이 약간 달라진다네.
二十漸乖張(이십점괴장)
스무 살이 되면 점점 더 벌어지니,
淸溝映迂渠(청구영우거)
맑은 냇물이 도량 물에 비치는 듯.
三十骨骼成(삼십골격성)
서른 살에 골격이 굵게 형성되면,
乃一龍一猪(내일룡일저)
하나는 용, 하나는 돼지처럼 된다네.
飛黃騰踏去(비황등답거)
학문을 이룬 비황은 뛰어 달리는데,
不能顧蟾蜍(불능고섬서)
학문을 못 이룬 두꺼비는 돌아 볼 수조차 없다네.
一爲馬前卒(일위마전졸)
한쪽은 말 앞의 졸개가 되어,
鞭背生蟲疽(편배생충저)
채찍 맞은 등에는 구더기가 생기고,
一爲公與相(일위공여상)
한쪽은 삼공이나 재상이 되어서,
潭潭府中居(담담부중거)
고래 등 같은 집에 산다네.
金壁雖重寶(금벽수중보)
금이나 구슬이 비록 귀중한 보배이나,
費用難貯儲(비용난저저)
쓰이어 간직하기 어렵네.
學問藏之身(학문장지신)
학문은 몽에 간직하여,
身在則有餘(신재즉유여)
몸에만 있으면 사용하고 남음이 있다네.
君子與小人(군자여소인)
군자와 소인은,
不繫父母且(불계부모차)
부모에 매인 것이 아니라네.
不見公與相(불견공여상)
보지 못했는가 삼공과 재상이,
起身自犁鋤(기신자리서)
농민으로부터 나온 것을.
不見三公後(불견삼공후)
보지 못했는가 삼공의 후손들이,
寒饑出無驢(한기출무려)
헐벗고 굶주리고 나귀도 없이 다니는 것을.
文章豈不貴(문장기불귀)
문장이 어찌 귀하지 않은가,
經訓乃慉畬(경훈내치여)
경서의 가르침은 곧 마음속의 땅 같은 것.
潢憭無根源(황료무근원)
고인 빗물은 근원이 없나니,
朝滿夕已除(조만석이제)
아침에 찼다가 저녁엔 이미 없어진다네.
人不通古今(인불통고금)
사람이 고금의 일에 통하지 않으면,
牛馬而襟裾(우마이금거)
소나 말에 옷을 입혀 놓은 것.
行身陷不義(행신함불의)
자신의 행동이 불의함에 빠지고도,
況望多名譽(황망다명예)
하물며 많은 명예를 바라는가.
時秋積雨霽(시추적우제)
철은 가을이라 장마 그치고,
新凉入郊墟(신량입교허)
산뜻한 기운 들판 마을에 드니.
燈火秒可親(등화초가친)
등불 점점 가까이 할만하고,
簡編可卷舒(간편가권서)
책 펼칠 만 하게 됐으니
豈不旦夕念(기불단석염)
어찌 아침저녁으로 생각하지 않으리
爲爾惜居諸(위이석거제)
그대들 위해 세월을 아껴야하리
恩義有相奪(은의유상탈)
사랑과 의리는 서로 어긋남이 있는 것
作詩勸躊躇(작시권주저)
시를 지어 망설이는 자들을 권면하노라.
서늘한 가을 저녁, 밝은 등잔불 아래서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며 독서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게 만드는 구절들이다. 여기서 시인은 가을의 기운이 집안에 스며들어 등불을 가까이 하여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라고 한다.
그렇다 우리 조상들은 이 때가 되면 희미한 등불을 가까이 두고 귀뚜라미 소리를 벗삼아 책을 읽곤 했다. 이젠 전등이 대낮같이 밝히는 세상이 되었으니 전등가친(電燈可親)의 계절이라 해야 겠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하는 물음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부정적 반응을 보일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독서의 의미와 가치가 너무 크고 무겁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책을 읽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실은 이 핑계 저 핑계 대는 속내도 게으름 외는 아무것도 아니다. 바빠서 책을 볼 시간이 없단다. 술 마시고 잡기하고 노닥거리며 놀러 다니는 시간은 있어도 정작 책 읽을 틈이 없다니 의지와 열정의 문제일 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매일 같이 섭생(攝生)을 해야 하는 것처럼 독서의 생활화는 정신을 살찌우고 지식의 습득을 통해 문화적 삶의 질과 결을 높이는 당연한 행위이다.
사람은 누구나 독서를 통해서 창의력과 전문성을 개발하고 인생의 진로를 밝히는 지혜로 삼는다. 나 스스로 책 한권 안보면서 자녀에게 공부 안한다고, 공부 못한다고 나무랄 자격이나 있는지 생각해 볼일이다.
공자(孔子)도 가끔은 게으름에 시달린 듯 ‘온 종일 먹지 않고 밤이 새도록 자지 않고 생각해 보았으나 유익한 것이 없는지라 배우는 것만 같지 못하더라.’라고 마침내 학문할 것을 간곡히 권유하기에 이른다.
吾嘗 終日不食 終夜不寢 以思無益 不如學也.
오상 종일불식 종야불침 이사무익 불여학야.
학문을 몸에 감추어 두면 여유를 갖는다고 했다. 즉 도둑맞을 염려도, 함부로 빼앗길 걱정도 없이 지식의 가치는 은행이자나 부동산 값 오르 듯 늘 가치를 더 해 간다는 것이다. 독서와 지식 투자가 얼마나 안전한가.
[참고]
주자(朱子) 주문공권학문(朱文公勸學文)
少年易老學難成(소년이로학난성)
一寸光音不可輕(일촌광음불가경)
소년은 늙기 쉬우나 학문은 이루기 어렵다. 순간 순간의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마라.
未覺池塘春草夢(미각지당춘초몽)
階前梧葉已秋聲(계전오엽이추성)
연못가의 봄풀이 채 꿈도 깨기 전에
계단앞 오동나무 잎이 가을을 알린다.
진종황제권학문(眞倧皇帝勸學文)
富家不用買良田(부가불용매양전)
書中自有千種祿(서중자유천종녹)
집을 부하게 하려고 좋은 밭 사지마라, 책 속에 저절로 천종의 봉록이 있다.
安居不用架高堂(안거불용가고당)
書中自有黃金屋(서중자유황금옥)
편안히 살려고 큰 집을 짓지 마라, 책 속에 저절로 화려한 집 있다.
出門莫恨無人隨(출문막한무인수)
書中車馬多如簇(서중거마다여족)
문을 나설때 따르는 사람 없다 한탄마라, 글 속에 거마가 떨기처럼 많다.
取妻莫恨無良媒(취처막한무량매)
書中有女顔如玉(서중유녀안여옥)
장가들려는데 좋은 중매 없다 한탄마라, 책 속에 얼굴이 옥 같은 여자가 있다.
男兒欲逐平生志(남아욕축평생지)
六經勤向窓前讀(육경근향창전독)
사나이 평생의 뜻 이루려면, 육경의 경전을 부지런히 창을 향해 읽어라.
인종황제권학문(仁宗皇帝勸學文)
朕觀無學人(짐관무학인)
無物堪比倫(무물감비륜)
내가 배움이 없는 사람을 보면, 이같은 무리에 비교할 것이 없느니라.
若比於草木(약비어초목)
草有靈芝木有椿(초유영지목유춘)
풀과 나무에 견주어 보면, 풀에는 영지가 있고 나무에는 춘목이 있다.
若比於禽獸(약비어금수)
禽有鸞鳳獸有麟(금유란봉수유린)
새와 짐승에 견주어 보면, 새에는 난새와 봉황새가 있고 짐승에는 기린이 있다.
若比於糞土(약비어분토)
糞滋五穀土養民(분자오곡토양민)
똥과 흙에 견주어 보면, 똥은 오곡을 살찌우고 흙은 백성을 기른다.
世間無限物(세간무한물)
無比無學人(무비무학인)
세상의 수한 사물 중에, 배움 없는 사람과 비교할 것은 없느니라.
사마광(司馬光) 사마온공권학문(司馬溫公勸學文)
養子不敎父之過(양자불교부지과)
자식을 기르면서 가르치지 않음은 부모의 잘못이요
訓導不嚴師之惰(훈도불엄사지타)
훈도를 엄하게 하지 않음은 스승의 게으름이다.
父敎師嚴兩無外(부교사엄양무외)
아버지는 가르치고 스승이 엄하여 모두 벗어남이 없는데
學問無成子之罪(학문무성자지죄)
학문을 이루지 못함은 자식의 죄니라.
暖衣飽食居人倫(난의포식거인륜)
의식이 풍족하고 인륜의 질서속에 살면서도
視我笑談如土塊(시아소담여토괴)
나 같은 이를 보고 비웃는 다면 흙덩이 같은 인간이다.
攀高不及下品流(반고불급하품유)
높이 오르다 오르지 못함은 낮은 품성의 사람들이니
稍遇賢才無對(초우현재무여대)
어진 인제을 만나면 상대할 수가 없다.
勉後生力求誨(면후생력구회)
후생들이여 가르침을 구하는데 힘써라.
投明師莫自昧(투명사막자매)
훌륭한 스승들에게 배움을 맡겨 스스로 우매해지지 마라.
一朝雲路果然登(일조운로과연등)
하루 아침에 출세의 길에 오르기만 하면
姓名亞等呼先輩(성명아등호선배)
성명은 후배인데 선배로 불려지리라.
室中若未結親姻(실중약미결친인)
집안에서 만약 혼인을 하지 못했다면
自有佳人求配匹(자유가인구배필)
저절로 미인이 배필을 구할 것이다.
勉旃汝等各早脩(면전여등각조수)
그대들은 각자 일찍 수양하기에 힘써
莫待老來徒自悔(막대노내도자회)
늙어서 공연히 후회하게 되는 것을 기다리지 말라.
류영(柳永) 유둔전권학문(柳屯田勸學文)
父母養其子而不敎(부모양기자이불교)
不愛其子也(불애기자야)
부모가 자식을 기르면서도 가르치지 않으면,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雖敎而不嚴(수교이불엄)
是亦不愛其子也(시역불애기자야)
비록 가르쳐도 엄하지 않으면, 이것 또한 그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父母敎而不學(부모교이불학)
是子不愛其身也(시자불애기신야)
부모가 가르치는 데도 자식이 배우지 않는다면, 이는 곳 그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雖學而不勤(수학이불근)
是亦不愛其身也(시역불애기신야)
비록 배운다고 하더라도 부지런하지 않으면, 이는 또 그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是故養子必敎(시고양자필교)
敎則必嚴(교즉필엄)
嚴則必勤(엄즉필근)
勤則必成(근즉필성)
그러므로 자식을 기르면 반드시 가르쳐야 하고, 가르치면 반드시 엄해야 하며, 엄하면 반드시 부지런해지고, 부지런하면 반드시 이루리라.
爲公卿不學則(위공경불학즉)
公卿之子爲庶人(공경지자위서인)
공경이 되어 배우지 아니하면, 공경의 자식이라도 서인이 되니라
왕안석(王安石) 왕형공권학문(王荊公勸學文)
讀書不破費(독서불파비)
독서에는 비용이 들지 않고
讀書萬倍利(독서만배이)
독서는 만 배의 이익이요
書顯官人才(서현관인재)
책은 관리의 재주를 드러내고
書添君子智(서첨군자지)
책은 군자의 지혜를 더해준다
有卽起書樓(유즉기서루)
돈이 생기면 곧 서재를 짓고
無卽致書櫃(무즉치서궤)
돈이 없으면 곧 책궤를 갖춰라
窓前看古書(창전간고서)
창 앞에서 고서를 보고
燈下尋書意(등하심서의)
등 아래에서 글의 뜻을 찾아라
貧者因書富(빈자인서부)
가난한 사람은 글을 통해서 부유해지고
富者因書貴(부자인서귀)
부유한 사람은 글을 통해서 귀하게 될 것이다
愚者得書賢(우자득서현)
어리석은 사람은 글을 통해서 어질게 되고
賢者因書利(현자인서리)
어진 사람은 글을 통해서 이롭게 될 것이다
只見讀書榮(지견독서영)
글을 읽어서 영화를 누리는 것을 보았어도
不見讀書墜(불견독서추)
글을 읽어서 초라해가는 것을 보지는 못했다
賣金賣買讀(매금매매독)
금을 팔아 책을 사서 읽어라
讀書賣金易(독서매금이)
책을 읽어 금을 사기는 쉽다
好書眞難致(호서진난치)
좋은 책은 정말 얻기 어려운 것이니
奉勸讀書人(봉권독서인)
글 읽는 사람에게 받들어 권하노니
好書在心記(호서재심기)
좋은 글은 마음에 기억해 둘 것을
백거이(白居易) 백낙천권학문(白樂天勸學文)
有田不耕倉廩虛(유전불경창름허)
밭이 있어도 갈지 아니하면 창고가 비고,
有書不敎子孫愚(유서불교자손우)
책이 있어도 가르치지 않으면 자손들이 어리석어진다.
倉廩虛兮歲月乏(창름허혜세월핍)
창고가 비면 세월이 궁핍해지고,
子孫愚兮禮義疎(자손우혜예의소)
자손이 어리석으면 예의가 소홀해진다.
若惟不耕與不敎(약유불경여불교)
만약에 경작하지도 가르치지도 않는다면,
是乃父兄之過歟(시내부형지과여)
이것은 곧 부형의 잘못이라.
주희(朱憙) 주문공권학문(朱文公勸學文)
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물위금일불학이유내일)
오늘 배우지 않고 내일 있다 하지 말고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물위금년불학이유내년)
금년에 배우지 않고 내년 있다 하지 마라
日月逝矣不我延(일월서의불아연)
세월 흘러 가는구나, 시간은 나를 연장해주지 아니하나니
嗚呼老矣是誰之愆(오호노의시수지건)
아 늙었구나, 이것이 누구의 잘못인가
▶️ 燈(등 등)은 ❶형성문자로 灯(등)은 통자(通字), 灯(등)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불화(火=灬; 불꽃)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登(등)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登(등)은 위에 올라가다, 위에 얹는 일이다. 여기서는 고기 따위를 소복이 담아 신에게 바치는 도구(道具)인 豆(두) 대신 썼다. 그 도구(道具)가 금속제인 것을 鐙(등) 또는 錠(정)이라 하였다. 나중에 불을 켜는 촛대의 모양이 이것과 닮았기 때문에 鐙(등)을 촛대의 뜻으로도 썼다. 촛대는 불을 켜는 것이기 때문에 燈(등)이라고 쓰는 속체(俗體)가 생겼다. ❷회의문자로 燈자는 ‘등’이나 ‘등잔’, ‘초’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燈자는 火(불 화)자와 登(오를 등)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登자는 제사음식을 들고 제단에 오르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오르다’라는 뜻이 있다. 이렇게 ‘오르다’라는 뜻을 가진 登자에 火자가 결합한 燈자는 높은 곳에 올려져 주변을 밝히던 ‘등’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燈(등)은 불을 켜서 어두운 곳을 밝히는 기구의 뜻으로 ①등(燈) ②등잔(燈盞) ③초(불빛을 내는 데 쓰는 물건의 하나) ④촛불 ⑤불법(佛法)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기름을 담아 등불을 켜는 그릇을 등잔(燈盞), 등잔걸이로 등잔을 걸어 놓는 기구를 등가(燈架), 등불 앞이나 등불 가까운 곳을 등전(燈前), 등불의 아래나 등잔 밑을 등하(燈下), 불심지 끝이 타서 맺힌 불꽃을 등화(燈花), 등불의 빛을 등광(燈光), 불의 심지를 등주(燈住), 등불의 그림자를 등영(燈影), 등불과 촛불을 등촉(燈燭), 등롱을 파는 시장을 등시(燈市), 넓은 지역에 등불이 총총하게 많이 켜 있는 광경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등해(燈海), 인재를 뽑아 씀을 등탁(燈擢), 마음의 등불을 심등(心燈), 등에 불을 켬을 점등(點燈), 등불을 끔을 소등(消燈), 전구에 전력을 공급하여 광원으로 한 것을 전등(電燈), 손에 들고 다니는 네모진 등을 각등(角燈), 어두운 곳에 외따로 있는 등불을 고등(孤燈), 처마에 다는 등을 헌등(軒燈), 수많은 등불을 만등(萬燈), 자동차 따위의 뒤에 붙은 등을 미등(尾燈), 글을 읽으려고 켜 놓은 등불을 서등(書燈), 심지를 돋워 불을 밝게 함을 도등(挑燈), 등불을 끔을 멸등(滅燈), 이마의 앞에 달고 다니며 일하는 때에 쓰는 조그만 전등을 액등(額燈), 등을 높이 닮 또는 그 등을 현등(懸燈), 등불 빛이 밖으로 비치지 않도록 가림을 차등(遮燈), 등불을 가까이 할 수 있다는 뜻으로 가을 밤은 시원하고 상쾌하므로 등불을 가까이 하여 글 읽기에 좋음을 이르는 말을 등화가친(燈火可親), 등잔 밑이 어둡다는 뜻으로 가까이 있는 것이 도리어 알아내기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등하불명(燈下不明), 바람 앞의 등불이란 뜻으로 사물이 오래 견디지 못하고 매우 위급한 자리에 놓여 있음을 가리키는 말을 풍전등촉(風前燈燭), 객창에 비치는 쓸쓸하게 보이는 등불이란 뜻으로 외로운 나그네의 신세를 말함을 객창한등(客窓寒燈), 외로이 자는 방안의 쓸쓸한 등불이라는 뜻으로 외롭고 쓸쓸한 잠자리를 이르는 말을 고침한등(孤枕寒燈) 등에 쓰인다.
▶️ 火(불 화)는 ❶상형문자로 灬(화)는 동자(同字)이다. 불이 타고 있는 모양을 본떠 화산이 불을 뿜는 모양이라고도 일컬어진다. 나중에는 火(화)가 化(화)와 같은 음(音)이므로 물건의 모양을 변경시키거나 없애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아주 옛날엔 毁(훼; 태워서 없애 버리다)와 음(音)이 비슷하였다. ❷상형문자로 火자는 ‘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火자는 불길이 솟아오르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열’이나 ‘불의 성질’과 관련된 뜻을 전달합니다. 火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모양이 달라집니다. 만약 한자의 아래 부분에 위치한다면 이때는 네 개의 점(灬)으로 표현됩니다. 그러나 灬자가 쓰였다고 할지라도 반드시 ‘불’과 관련된 뜻을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爲(할 위)자와 烏(까마귀 오)자처럼 일부 한자에서는 ‘불’과는 관계없이 같이 단순히 사물 일부를 灬자로 표현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火(화)는 (1)화기(火氣) (2)오행(五行)의 하나. 제2의 위치하며 방위로는 남쪽, 시절로는 여름, 색(色)으로는 적(赤)이 됨 (3)화요일(火曜日) (4)몹시 노염을 타거나 못마땅해서 또는 뜻대로 되지 않거나 언짢아서 나는 성 등의 뜻으로 ①불, 열과 빛 ②타는 불 ③화재(火災) ④화, 한의학 용어 ⑤양, 태양(太陽) ⑥화성(火星), 별의 이름 ⑦긴급함의 비유 ⑧동아리(같은 뜻을 가지고 모여서 한패를 이룬 무리), 한패 동행자, 동반자 ⑩급하다 ⑪불사르다, 불에 태워 없애다, 태우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물 수(水)이다. 용례로는 불이 나는 재앙 또는 불로 인한 재난을 화재(火災), 땅속에 있는 가스체나 바윗물이 땅껍질의 터진 틈을 통하여 땅거죽으로 나와 쌓여서 이루어진 산을 화산(火山), 불꽃으로 타는 불에서 일어나는 붉은빛의 기운을 화염(火焰), 불의 힘을 화력(火力), 걷잡을 수 없이 타는 불과 같이 썩 급함을 화급(火急), 불을 때는 아궁이의 아가리를 화구(火口), 열을 이용하기 위하여 불을 담아 두는 그릇을 화로(火爐), 화재의 원인을 화인(火因), 죽은 사람을 불에 살라 장사 지냄을 화장(火葬), 불이나 뜨거운 열 따위에 데어서 상함 또는 그 상처를 화상(火傷), 불에 익혀 만든 음식을 먹음 또는 그 음식을 화식(火食), 주로 산간 지대에서 풀과 나무를 불질러 버리고 파 일구어 농사를 짓는 밭을 화전(火田), 불을 내뿜음을 분화(噴火), 화재가 꺼짐을 진화(鎭火), 번쩍이는 불을 섬화(閃火), 사람이 일부러 불을 지르는 것을 방화(放火), 불을 켬을 점화(點火), 불이 나는 것을 미리 막음을 방화(防火), 불이 일어나거나 타기 시작함을 발화(發火), 건물이나 물건 등에 붙은 불을 끔을 소화(消火), 불빛이 하늘이라도 찌를 듯이 그 형세가 맹렬함을 이르는 말을 화광충천(火光衝天), 바람 앞의 등불이란 뜻으로 사물이 오래 견디지 못하고 매우 위급한 자리에 놓여 있음을 가리키는 말을 풍전등화(風前燈火), 등불을 가까이 할 수 있다는 뜻으로 가을 밤은 시원하고 상쾌하므로 등불을 가까이 하여 글 읽기에 좋음을 이르는 말을 등화가친(燈火可親), 불을 보는 것 같이 밝게 보인다는 뜻으로 더 말할 나위 없이 명백함을 일컫는 말을 명약관화(明若觀火), 먼 데 있는 물은 가까운 데의 불을 끄는 데는 쓸모가 없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 멀리 있는 것은 급할 때에 소용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원수근화(遠水近火), 무서운 기세로 타오르는 벌판의 불길이라는 뜻으로 미처 막을 사이 없이 퍼지는 세력을 이르는 말을 요원지화(爎原之火), 땔나무를 지고 불을 끈다는 뜻으로 재해를 방지하려다가 자기도 말려들어가 자멸하거나 도리어 크게 손해를 입음을 이르는 말을 부신구화(負薪救火), 번갯불이나 부싯돌의 불이 번쩍이는 것처럼 극히 짧은 시간이나 아주 신속한 동작 또는 일이 매우 빠른 것을 가리키는 말을 전광석화(電光石火) 등에 쓰인다.
▶️ 可(옳을 가, 오랑캐 임금 이름 극)는 ❶회의문자로 막혔던 말이(口) 튀어 나온다는 데서 옳다, 허락하다를 뜻한다. 나중에 呵(訶; 꾸짖다), 哥(歌; 노래) 따위의 글자가 되는 근본(根本)이 되었다. 또 나아가 힘드는 것이 나갈 수 있다, 되다, 그래도 좋다, 옳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可자는 ‘옳다’나 ‘허락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可자는 곡괭이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可자는 본래 농사일을 하며 흥얼거린다는 뜻으로 쓰였던 글자였다. 전적으로 노동력에 의존해야 했던 농사는 매우 힘든 일이었다. 그런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이겨내고자 흥얼거리던 노래가 바로 농요(農謠)이다. 그래서 可자는 곡괭이질을 하며 흥얼거린다는 의미에서 ‘노래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可자가 ‘옳다’나 ‘허락하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입을 벌린 모습의 欠(하품 흠)자를 결합한 歌(노래 가)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可(가, 극)는 (1)옳음 (2)좋음 (3)성적이나 등급 따위를 평점하는 기준의 한 가지. 수,우,미,양,가의 다섯 계단으로 평점하는 경우에, 그 가장 낮은 성적이나 등급을 나타내는 말 (4)회의(會議)에서 무엇을 결정하거나 어떤 의안을 표결할 경우에 결의권을 가진 사람들의 의사(意思) 표시로서의 찬성(동의) (5)…이(가)됨, 가능(可能)함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서 동작을 나타내는 한자어 앞에 붙음 등의 뜻으로 ①옳다 ②허락하다 ③듣다, 들어주다 ④쯤, 정도 ⑤가히 ⑥군주(君主)의 칭호(稱號) ⑦신의 칭호(稱號) 그리고 ⓐ오랑캐 임금의 이름(극)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시(是), 옳을 의(義),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不), 아닐 부(否)이다. 용례로는 할 수 있음을 가능(可能), 여러 사람의 의사를 따라 의안을 좋다고 인정하여 결정함을 가결(可決), 변화하거나 변경할 수 있음을 가변(可變), 움직이거나 이동할 수 있음을 가동(可動), 대체로 합당함을 가당(可當), 가능성 있는 희망을 가망(可望), 두려워할 만함을 가공(可恐), 하고자 생각하는 일의 옳은가 그른가의 여부를 가부(可否), 얄미움이나 밉살스러움을 가증(可憎), 불쌍함이나 가엾음을 가련(可憐), 눈으로 볼 수 있음을 가시(可視), 나눌 수 있음이나 분할할 수 있음을 가분(可分), 어처구니 없음이나 같잖아서 우스움을 가소(可笑), 참고할 만함이나 생각해 볼 만함을 가고(可考), 꽤 볼 만함이나 꼴이 볼 만하다는 뜻으로 어떤 행동이나 상태를 비웃을 때에 이르는 말을 가관(可觀), 스스로 생각해도 우습다는 뜻으로 흔히 편지에 쓰이는 말을 가가(可呵), 법령으로 제한 금지하는 일을 특정한 경우에 허락해 주는 행정 행위를 허가(許可), 옳지 않은 것을 불가(不可), 인정하여 허락함을 인가(認可), 아주 옳음이나 매우 좋음을 극가(極可), 안건을 결재하여 허가함을 재가(裁可), 피할 수 없음을 불가피(不可避),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불가능(不可能), 될 수 있는 대로나 되도록을 가급적(可及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을 가시적(可視的), 현상이나 상태 등이 실제로 드러나게 됨 또는 드러나게 함을 가시화(可視化), 침범해서는 안됨을 불가침(不可侵), 의안을 옳다고 결정함을 가결안(可決案), 옳거나 그르거나를 가부간(可否間), 불에 타기 쉬운 성질을 가연성(可燃性), 높아도 가하고 낮아도 가하다는 가고가하(可高可下), 동쪽이라도 좋고 서쪽이라도 좋다는 뜻으로 이러나 저러나 상관없다는 말을 가동가서(可東可西), 머물러 살 만한 곳이나 살기 좋은 곳을 가거지지(可居之地), 어떤 일을 감당할 만한 사람을 가감지인(可堪之人), 그럴듯한 말로써 남을 속일 수 있음을 가기이방(可欺以方) 등에 쓰인다.
▶️ 親(친할 친)은 ❶형성문자로 亲(친)은 간자(簡字), 媇(친)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볼 견(見; 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亲(친; 많은 나무가 포개어 놓여 있다는 의미)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나무처럼 많은 자식들을 부모가 보살핀다(見)는 뜻이 합(合)하여 친하다를 뜻한다. ❷형성문자로 親자는 ‘친하다’나 ‘가깝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親자는 立(설 립)자와 木(나무 목)자, 見(볼 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금문에서는 辛(매울 신)자와 見자가 결합한 형태였다. 辛자는 노예의 몸에 문신을 새기던 도구를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신→친’으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親자는 감정적인 관계가 매우 ‘친밀하다’라는 것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그래서 親자에 쓰인 見자는 눈앞에 보이는 아주 가까운 사람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그래서 親(친)은 ①친(親)하다 ②가깝다 ③사랑하다 ④가까이하다 ⑤사이 좋다 ⑥손에 익다 ⑦숙달되다 ⑧어버이 ⑨친척 ⑩혼인 ⑪신부(新婦), 새색시 ⑫몸소, 친히(親-)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성길 소(疎)이다. 용례로는 친밀하게 사귀는 교분을 친교(親交), 가깝고 친한 정분을 친분(親分), 친한 벗이나 가까운 친구를 친우(親友), 정성스럽고 정답거나 또는 그러한 태도를 친절(親切), 서로 친하고 사이가 좋음을 친선(親善), 친아들을 친자(親子), 서로 친해 화합함을 친화(親和), 썩 친하여 사이가 버성기지 않음을 친밀(親密), 시집간 여자의 본집을 친정(親庭), 친밀감을 가지고 소중히 여기는 것을 친애(親愛), 촌수가 가까운 겨레붙이를 친족(親族), 친히 글씨를 씀을 친서(親書), 늘 사귀어 사이가 가까움을 친숙(親熟), 서로 친하여 화목함을 친목(親睦), 서로 잘 알고 친근하게 지내는 사람을 친지(親知), 오래 두고 가깝게 사귄 벗을 친구(親舊), 정분이 친하고 가까움을 친근(親近), 남에게 대하여 자기 아버지를 이르는 말을 가친(家親), 엄하게 길러 주는 어버이라는 뜻으로 남에게 자기의 아버지를 일컫는 말을 엄친(嚴親), 인자한 애정으로 길러주는 어버이의 뜻으로 남에게 대해 자기 어머니를 일컫는 말을 자친(慈親), 자기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남에게 대하여 일컫는 말을 선친(先親), 아주 친근함을 절친(切親), 어버이를 섬김을 사친(事親), 서로 의좋게 지내는 정분 또는 나라와 나라 사이에 다툼 없이 가까이 지냄을 화친(和親), 어버이에게 효도함을 효친(孝親), 촌수가 가까운 일가를 근친(近親), 길러 준 어버이 부모를 모시어 섬김을 양친(養親), 더할 수 없이 지극히 친함을 지친(至親), 옛 친구를 고친(故親), 어버이를 사랑하고 공경함을 애친(愛親), 계부 또는 계모를 계친(繼親), 부부의 의가 좋은 것은 중매에 의함이 아님을 친불인매(親不因媒), 가까운 사람들을 아프게 하고 원수를 통쾌하게 한다는 뜻으로 자기편을 해롭게 하고 적을 이롭게 하는 일을 친통구쾌(親痛仇快), 촌수가 가까운 일가끼리 간음하는 일을 근친상간(近親相姦), 사방을 돌아보아도 친척이 없다는 뜻으로 의지할 만한 사람이 도무지 없다는 말을 사고무친(四顧無親), 등불을 가까이 할 수 있다는 뜻으로 가을 밤은 시원하고 상쾌하므로 등불을 가까이 하여 글 읽기에 좋음을 이르는 말을 등화가친(燈火可親), 물고기와 물처럼 친한 사이라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의 친밀한 사이 또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 사이를 어수지친(魚水之親), 아주 가까운 일가 친척을 이르는 말을 강근지친(强近之親), 큰 의리를 위해서는 혈육의 친함도 저버린다는 뜻으로 큰 의리를 위해서는 사사로운 정의를 버림을 대의멸친(大義滅親), 뼈와 살을 같이 나눈 사이로서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친족이란 뜻으로 부자와 형제 또는 그와 가까운 혈족을 지칭하는 말을 골육지친(骨肉之親)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