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택시의 축복이 끝이 없다...... 그래도 세 바퀴 이상은 더더욱 자신에게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지각 안 하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시간에 임박해 가면서 아슬아슬하게 잘 도착했다. 🤭)
TODAY
- 클로이 전사 발표
- 점심 시간
- 서브텍스트 공유
이번에 맡은 ‘클로이’는 나를 제외한 배우들도 어렵다고 할 만큼 많은 생각이 필요하며 이렇게 보여줄 수도 있지만 사실 이런 게 아닌 입체적인 인물이라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 클로이에 대해 말해 줬던 것에 다 공감하고, 같이 생각해 주시는 게 감사할 따름이다. 클로이는 대부분이 무감정이라도 그 안에 또 다른 하나의 주감정이 있을 수 있다는 말에 적극 공감한다. 그래서 대사 하나하나의 감정을 잘 담아 연기해야 하고 보여줘야 한다. 나중에 ‘달의 시간’을 볼 관객들이 클로이를 봤을 때 이렇게 느꼈으면 좋겠다는 걸 스스로 정하고, 그러기 위해 얼른 달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첫모임을 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월 말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1월 말이 다다랐을 때에 클로이와 나는 더 많이 가까워질 줄 알았다. 아직까지 클로이보다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을 뿐더러 내가 연기하는 클로이는 단단하기도 하지만 아직 그 안을 꽉 채우질 못 하는 것 같다. 클로이의 그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감정인 무감정 껍데기(?만 가지고 있고 그 속은 빈 것 같은 느낌이다. 내가 그렇게 느끼면 안 되는데… 누군가가 나한테 말해 줬는데 연기하면서 결국 자신이 어떻게 느끼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무슨 말인지 이젠 알 것 같다.
클로이 전사를 처음 제출했을 때 연출이 생각했던 클로이 전사의 큰 부분들이 꽤 흡사하긴 했지만 아버지가 죽었다는 설정과 그리고 이해 과정이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피드백에 수정을 해야 했었다. 내가 쓴 이야기에서 그 설정을 유도하고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게 제일 어려웠으나 수정을 했고 연출에게 먼저 보냈다. 나는 당연히 개인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줄 알았는데 배우팀 앞에서 발표를 해야 했어서 속으로 깜짝 놀랐다. 이렇게 한 배역에 다른 배역보다 좀 더 시간을 더 써도 되는지, 다른 사람도 클로이를 맡았더라면 이렇게 시간이 걸렸을까, 원래 어려운 게 맞겠지, 나라서 이런 거 아니겠지 같은 이런 오만 생각이 다 들었지만 끝엔 난 잘할 수 있다라는 마인드 덕분에 괜찮아진다.
전사 피드백을 받는 시간에서 클로이가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게 쓰는 나만 느끼고, 읽는 입장에선 봤을 때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 같아서 아쉬웠다. 아버지가 00로 죽고 나서 아버지를 이해하는 과정을 써야 하는데 그것을 쓰는 것이 너무너무너무가장 어려웠다. 아무래도 정해져 있다 보니 어려웠던 것 같다. 발표가 끝나고도 숙제로 남았다. 완벽하게 끝내고 싶어서 전사를 수정하고 싶지만 아쉽게 쿨하게 보내 줘야 할까. 이것 말고도 많은 생각이 들기도 하니 개인 면담을 신청했고 하려고 했지만 내 생각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자연스럽게 하지 않기. (ㅎㅎ)
연출님께서 무대팀으로 가실 때 내 고민을 배우들에게 털었다. 원래 나는 고민이 있을 때 나 혼자만 생각하고 못 말하는 편이다. 근데 요즘은 잘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편해서 그런가!!!!!? 잘 말해지네요!
전사를 그래도 어느 정도 끝냈으니 이젠 수월하고 잘할 수 있겠지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서브텍스트를 공유하면서 잘 넘어갈 때마다 속으로 안도하고 기뻤었다. 또 그냥 중간마다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거겠지? 의심할 때도 있었다. 그러다가 가끔씩 내 머리가 너무 과부하될 때가 있나 보다. 그냥 오늘은 너무너무너무 머리가 복잡했다. 🌧️ 당시 언니들과 얘기하면서 행복했고 충분한 위로가 됐다. 처음이라 미숙하고 어려운 나에게 친절하게 잘 알려준 좋은 연출도 고마웠던, 무슨 심정인지 이해된다고 이게 다 열정이라고 말해 준 게 고마웠다. 넌 반드시 잘해낼 거고 할 수 있을 거라고, 아니 그냥 할 거라고 확신해 준 말을 해 준 오빠와 내 고민을 잘 들어주고 위로와 좋은 해결책을 제시해 주던 선배까지. 이런 사람들과 같이 활동해서 행운입니다!
지금까지 하면서 내게 말해 줬던 것들 찬찬히 생각해 보고 적으면서 정리해 보기.
그리고 내 배역의 서브텍스트만 적는 게 아니라 다른 배역의 서브텍스트도 적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실제로 주고받을 때 이 사람이 여기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알 수 있어서 서로 연기를 잘 맞출 수 있을 거예요.
아 왤케 말을 못 하ㅣㅈ
p.s 개인 목표
다이어리는 다음주부터 꼭 쓰기!!!!!
그리고 꼭 택시 타지 않기.
돈은 아직 모으지 않았다. (0/50만원)
첫댓글 드러나지 않는 마음속 감정을 보여줘야 한다는 게.. 진짜 어렵지🥲 마치 오늘 입은 속옷 색깔을 표정으로 말하는 느낌? 암튼 난 아직 진지 안 잡수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