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열풍으로 좌우파가 갈리고 부동산 광풍으로 빈자와 부자가 갈라지는 슬픈 양극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선진국이 되면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다는 얘기를 많이 접했어도 요즘같이 모든면에서 양극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 분명 대한민국이 잘사는 나라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국가가 부자라고 해서 개인들이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니 국가가 부자이면 개인은 더욱 더 빈자가 되는 것이 선진국이 아닌가 싶다. 그 대표적인 예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 대한 순자산 보유비율이다. 순자산이라 함은 총재산에서 부채를 뺀 자산을 말한다.
작년 기준으로 볼 때 순자산이 1억미만: 39.4%, 1~3억: 33.5%, 3~5억: 13.6%, 5~7억: 5.7%, 7~10억: 3.8%, 10억이상: 4%로 나타났다. 근래 부동산 폭등으로 순자산이 늘었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다. 이 통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약 90%의 사람들이 6억이하의 순자산을 가진 빈자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부자라 함은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자산이 10억이라고 한다면 순자산 10억은 부자측에도 끼지 못하는 수준이다. 정보가 어두웠던 과거에는 지식부족으로 자산을 늘이지 못했지만 정보가 넘치는 지금엔 정부의 규제로 부의 사다리가 끊긴 셈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인간인 이상 상대적인 빈곤으로 인해 허탈해 지거나 분노하는 마음이 올라 올수도 있으리라 본다. 그러한 사람들을 위해 함께 위안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세상은 가만히 살펴보면 돌고 도는 것이다. 음이 있으면 양이 있고 고통이 따르면 언젠가는 행복해 지는 때가 오게 마련이다. 혹자는 이것을 인생 총량의 법칙이라고 했다.
이법칙을 우리의 생사에 한번 적용해 보자. 인간인 이상 누구나가 때가 되면 죽게 마련이다. 죽기전까지는 대체적으로 몇만년 살것처럼 열심히 살아간다. 그렇게 해서 자신이 원하는 부를 이루었다고 하자. 부자의 대열에 합류하게 되면 치러야 할 댓가 또한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증여세 또는 상속세이다. 다 아는 것이지만 증여는 내가 살아 있을 때 자녀에게 물려 주는 것이고 상속은 내가 죽었을 때 물려주는 것으로 세율은 동일하다.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소득이 있는 곳에는 항상 세금이 부과된다. 증여 및 상속세율은 과세표준 기준 1억이하: 10%, 1~5억: 20%, 5~10억: 30% 10~30억: 40%, 30억이상: 50%이고 재벌은 65%이다.
이는 OECD 평균 15%에 비하면 엄청 높은 세율이며 55%인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에 해당한다. 예를들어 과세표준이 1억이면 1천만원, 5억이면 9천만원, 10억이면 2.4억, 30억이면 10.4억, 40억이면 15.4억의 상속세를 내야한다. 물론 이금액에서 신고세액 7%를 감해주기 때문에 실제 납부해야 할 상속세는 이보다 약간 적다.
순자산 기준으로 보면 배우자와 자녀가 있을 경우 10억까지 기본공제가 되므로 상속세가 없지만 40억 이상이 되면 수십억원의 세금을 내야한다. 평생 뼈빠지게 고생하여 번 돈의 50~65%를 세금을 내야한다면 그것 또한 고역이다. 게다가 본인이 갑작스럽게 죽게되면 남은 가족들에게 부과되는 상속세로 현금조달이 여의치 않아 엄청난 심적 고통을 겪을 수 있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당사항이 없기 때문에 간과하는 것이지만 내 부자 친구의 생생한 체험담이자 경고이기도하다. 그는 주변에 자기와 같은 부자들에게 수없이 상속세의 위험에 대해서 말해줘도 소귀에 경읽기식이라고 했다. 실제 그러한 일을 당하고 나서야 땅을 치고 후회를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고 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측은하고 안타깝다고 했다. 뭔가를 알고나면 대응하게 되고 해법이 쉬운 법이다. 나역시도 친구가 수십번 얘기를 했지만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는 무시를 했다. 이글을 쓰기 전까지도 내가 죽으면 상속세를 당연히 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았다.
부자는 지금 만족할 수 있으나 죽기 전에 너무 가진 것에 대한 걱정을 하고 빈자는 현재 부족하지만 죽기전에 홀가분할 수 있는 것을 보면 세상이 너무 공평한 것이다. 삼성 이건희회장이 왜 함부로 죽지 못하는 걸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죽는 순간 65%의 상속세도 하나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
그런 맥락에서 보면 열심히 살았지만 부자가 되지 못했다고 한탄할 이유가 전혀 없다. 90%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고 소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면 성공한 삶인 것이다. 10%의 부자가 되고 싶으면 재벌이 아닌 10~30억 수준의 부자가 되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 바람직한 부자 마인드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