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일찍 고양시를 출발했을 동창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보니 눈은 1센치쯤 쌓여있제~~
정작 물이 안 나와서 아침부터 울 부부는 혼비백산했다..
음식 준비도 전혀 해 놓은게 없는데 부랴부랴 마트에 다녀오니 벌서 도착할 시간이 임박했고..
눈발까지 날리던 주말..ㅠ.ㅠ
내가 뒷끝있다고 협박을 했건만..
이런저런 형편탓인가 기용이네 가족은 먼저 다녀가고~
다행(?)히 11명이 왔다..ㅎㅎ(나중에 홍마담네 가족이 합세해서 모두 15명이 되었지만~)
장난스런 말판을 그려놓고 우리는 동심으로 돌아가 윷놀이를 했다..
..가 아니고 판돈 걸었제~~
꼴등 만원씩~이등은 오천원씩~일등은 가만 계세요~^^
앞으로 이 말판은 우리집의 명물로 길이길이 보관할까 한다..ㅎㅎ
몸무게를 가늠해서 세 팀으로 나눴다..
헤비급팀~
수월이,재준이,나,용비~ㅋ
미들급~
학주,군제,정례(홍),창분이~
2판 2승인 불패신화 라이트급~
철수,운국이,웅진이..
그리고 내 남편 소현씨(인원이 모자라서 끼었는데 잠시 자리 비웠슴~ㅋ)
사십중반의 동창들이 가족을 버린 채~왁자하게 웃고 떠들던 산골의 주말.. ㅎ
어떤 모임이든 조디로~일 하는 사람이 있고 묵묵히 일을 하는 사람이 있듯이..ㅎㅎ
그녀 박정례..!
우리집 부억을 자기집 그것인양 참 부지런히도 챙겨 와 입을 즐겁게 해 주었다..
아침엔 늦잠꾸러기 쥔장대신 북어해장국까지 끓여 내 상을 차렸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 보니 안방에서 곤히 자고 있던 재준이에게 묻더란다..
"재준아~쌀 어딨니~"
이사 오기전의 옛집에 몇번 왔던 재준이는 부시시 일어나서 쌀독을 가르쳐 줬던 모양인데..
정례가 와서 또 묻더란다..
"재준아~북어 어딨니~"
하야~안방에 자고 있던 운국이가 뒤집어졌던 모양이다..
아니 넘의 남정네가 북어가 오데 있는줄 알간디..ㅎㅎ
현모양처(정례)는 어쨌든 북어를 찾아내서 구수하고 시원한 해장국을 끓여 냈다~
정례야~닉넴 바꿔라~~ㅎㅎ
버뜨~문제는 그 북어야말로 곰팽이가 펴서 개 주려고 냅뒀던것인데..
장군이가 옆마을로 이사를 가는 바람에 방치해 두고 있던 놈이라는 것~ㅋㅋ
초중고 동창들은 격의가 없어서 참 좋다..
크게 성공해서 이질감 느끼는 친구도 없고~(출세하면 씹히니까~~ㅋ)
고만고만한 소시민으로 저마다의 행복한 삶을 꾸리는 친구들..
"다리 벌려~"
"오므려~조여~"
넘들이 들으면 에로틱한 상상을 하기 좋은 게임 '다리씨름'하기..
그려~남정네들은 하체힘이 좋아야 혀~~ㅎㅎ
재준아~부지런히 하체강화 훈련해서 거시기로 주전자 들기 바란다~ㅋ
아침 식사후 느지막히 청령포로 향했다..
차를 모두 마을 들머리에 세워 둔 탓에 털래털래 산길을 내려가던 친구들..
이 깊은 산중엘 찾아 든 친구들이 어찌나 고맙던지..
너희들은 모를거다~
산골에서 제일 귀하고 반가운게 손님이라는 것을..^^
아름드리 소나무가 숲을 이룬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
손님들이 오면 장릉보다는 청령포를 많이 권하는 편이다..
짧지만 물살을 가르며 배를 타고 건너야 닿는 육지속의 섬..
영월은 박물관의 고장이라 널널한게 박물관이지만..
조잡한 몇몇 물건 전시해 놓은 그런 곳 보다..
도시에서 온 손님들일수록 자연을 접할 수 있는 이런 곳을 추천한다..
마침 관광반 동기인 성순씨가 청령포 근무중이어서..
특별히 해설을 부탁했다..
유난히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열과 성을 다해 해설을 해준 성순씨와..
개 떨듯 떨면서 해설을 듣던 친구들..
얼마쯤 영월이라는 고장을~그리고 단종애사를 이해했으려나?ㅎㅎ
점심은 읍내 식당에서 막국수를 먹었다..
원래 계획은 동치미국수를 먹으려고 했는데 12시가 넘어야 영업을 한다고 문이 닫혀 있었다..
영월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으로 곤드레밥을 꼽지만..
음식점에서 먹는 곤드레밥을 난 그닥 추천하지 않는다..
조미료 투성이의 반찬에 드문드문 얹힌 곤드레나물..ㅡ,.ㅡ
곤드레밥은 집에서 키운 나물을 푸짐하게 넣고 정성스럽게 지어서..
맛이 잘 익은 김치랑 먹어야 제 맛이제..ㅎㅎ
동치미국수는 내가 산골을 찾은 손님들에게 추천해 주는 음식이다..
시원한 동치미에 말아먹는 국수가 깔끔하고 개운하며..
해장도 되고~위에 부담도 되지 않는 포만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물밥 한 끼 못 해준 죄로 그냥 막국수를 먹었건만..
친구들아 이 집도 옛맛이 아니더라..
육수에서 웬 조미료 맛이 그렇게 나는지..ㅠ.ㅠ
친구들이 돌아가고 정례네 가족과 집으로 다시 올라왔다..
중학교 동창 홍정례..
떡두꺼비 같은 아들이 셋이란다..
편의점을 하는 터라 좀체 시간을 내기 어려운데..
둘째놈이 몇일후면 입대를 하는 모양이라 겸사겸사 어려운 가족여행을 나선길이란다..
에효..난 그것도 모르고..ㅎㅎ
아이들이 어쩜 그리 예의 바르고 착한지..
그녀의 가정교육이 어땠는지 볼 수 있는 그런 아이들이었다..
남편이 전지 해 놓은 뽕나무밭의 잔가지를 모두 한곳에 부리는 작업을 했다..
이 잔가지들을 파쇄해서 다시 뽕밭으로 뿌려야 하는데..
이걸 남편과 둘이 하면 반나절 일거리가 되는 양이다..
장정 넷이 달라 붙으니 한시간여 만에 뚝딱~ㅎㅎ
직장에 다니는 남편이 은퇴후에 전원생활을 고려하는 모양이다..
양평에 땅을 좀 사 놓은 터라 집짓기에 관심이 많은 듯 싶다..
집 한 채 지어봤다고 선배로서의 경험담을 침을 튀겨가며 이야기하던 우리부부~
정례야~~너희들은 절대 우리처럼 싸우지 마~~ㅋㅋ
맑고 선한 인상을 한 정례네 가족이 돌아간 후..
아궁이에 군불을 때고 잔치(?)끝 남은 음식으로 간단한 저녁을 대신했다..
뒤미쳐 찾아온 산골의 정적..
다시 우리 부부 둘이다..
오늘도 샤워해 말어?ㅎㅎ
첫댓글 오늘 일기 재미났다. 영미님 글은 매일 봐도 재밌고 꼭 만화 한 편 보는 듯하다.
오늘 당근 샤워햐야 하느겨~~~
ㅎㅎ샤워는 패쑤~~~ㅋㅋ 그날 넘 고마웠어요~덕분에 저도 업그레이드 되는 듯..^^
(동창까페에서 내가 시험 봤어요~올 빽~~ㅋㅋ)
활기참 그자체 ㅎㅎ~~~
ㅎㅎ원래 불알(혹은 조개)친구덜이 모이면 재방송 이야기를 해도~해도~재밌다는~ 그래서 즐거웠지요~~^^
해피 데이 ,, 나두 다리씨름 해보구 싶어요..
ㅎㅎ나랑 해요~~=3=3=3=3
부ㅡ랄 친구들은 마쿠다 좋타.글이 재미있어서 몆번웃어 구만요..ㅎㅎㅎ
ㅎㅎ글이 재밌는게 아니고~제가 승질은 좀 드러워도 인간성이 좋응게~~저런 짓 하겄시유~~ㅋㅋ
그새 또 한건 하셨구랴. 넘넘 보기 좋습니다. 올해 대박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