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하는 사람, 남보다 7년 덜 아프고 오래 산다
8살, 12살,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배우자의 나이가 노화와 수명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하버드 심리학자 교수인 엘렌 랭어는 어린 남자와 결혼한 여자들이
평균 수명보다 오래 사는 반면,
나이가 훨씬 많은 남자와 결혼한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이른 나이에 죽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걸까?
심리학자 버니스 뉴가튼의 이론인 ‘사회적 시계’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사회적인 시계’란 나이가 들면 점잖게 행동해야 되고,
누군가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 등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정한 나이에 맞춰 사는 것을 뜻한다.
쉽게 ‘나잇값’이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이 사회적 시계는 우리가 일평생을 함께 하는 배우자에게
자연스럽게 맞춰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젊은 배우자는 ‘더 늙게’ 되어 기대 수명보다 일찍 죽는 반면,
나이 든 쪽은 ‘더 젊어지고’ 기대 수명보다 오래 사는 것이다.
만일 우리의 삶이 다른 나잇대 집단의 삶과 유사하다면
우리는 그 나잇대 사람들처럼 나이를 먹는다.
노화와 수명을 결정하는 또 다른 요인이 있다.
바로 ‘사고방식’이다.
1975년 오하이오주 옥스퍼드에서 노화에 관한 긍정적,
부정적 진술에 응한 650명 이상의 피험자들 수명을 조사했다.
나이 듦에 대한 생각이 노화와 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하는 의도였다.
피험자들은
“점점 나이 들어 갈수록 만사가 계속 나빠진다”,
“나이가 들면 쓸모 없어진다”,
“나는 젊었을 때만큼 지금도 행복하다” 등의 진술에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았다.
이들은 응답 집계 결과에 따라 건강과 노화에 관해
긍정적인 견해를 지닌 부류와 부정적인 견해를 지닌 부류로 분류되었다.
설문조사 이후 20년여 년이 흐른 뒤 충격적인 결과를 발견했다.
긍정적인 견해를 보인 사람들이 부정적인 이들보다
평균 7년 반을 더 살았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춤으로써 4년 정도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데,
단순히 긍정적인 사고방식만으로 이보다 훨씬 큰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는 운동과 적정 몸무게 유지, 금연의 혜택으로 얻을 수 있는
1~3년의 추가 수명 또한 뛰어넘는 수치였다.
그렇다면 노화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엘렌 교수는 1979년에 외딴 시골 마을에서 75~80세 노인들을 모아두고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 실험을 시작했다.
주변 환경을 20년 전인 1959년으로 되돌려 놓고,
노인들에게 일주일 동안 20년 전과 똑같이 젊게 행동할 것을 요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그들은 실험 전까지만 하더라도
안경을 써도 글자가 보이지 않아 독서를 포기했고,
느릿느릿 걷는 게 민망해 골프도 치지 않았으며,
식사 메뉴를 선택할 때조차 소화가 잘 되는 음식만 골라 먹었다.
당연히 혼자 짐을 나르는 일조차 어려워했다.
그런데 독립적으로 일주일을 보낸 후에 노인들은 청력,
기억력, 악력 모두 현저히 향상했으며
키, 몸무게, 걸음걸이, 자세 등 수많은 측정 결과에서 훨씬 ‘젊어졌다.’
이처럼 무의식적인 사고방식과 주변 환경은
노화와 수명에 큰 영향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는 사회적 나이를 무시하고,
노화를 바라보는 태도와 사고방식에 대한 전환이 필요하다.
50세가 넘으면 감각, 성욕, 균형, 지구력이 줄어든다고 가정하기 보다는,
80세가 되면 아주 쇠약해 홀로 지낼 수 없고,
가스레인지를 켜 놓을까 두려워 요리할 수 없으며,
균형감각이 심하게 떨어져 자전거도 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대신,
그것이 무슨 병이든 악화되지 않고 점점 나아지리라고 생각하면
허황되고 지나친 망상으로 치부하는 것 대신,
노화에 대해무의식적으로 고착된 부정적인 편견을 깨고,
나이에 맞게 사는 것이 아닌,
‘가능성’에 기대 나이 들어감을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인간의 삶은 어떤 요인과 자극에 더 많이 노출되는가,
환경에 얼마나 의식을 집중하는가에 따라서 확실히 달라질 수 있다.
노화와 육체의 한계에 수긍하지 않고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음을 인지하면서 주체적으로 살아가길 권한다.
노화를 젊음으로, 질병을 건강으로 바꾸는 가능성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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