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밖 일대는 산으로 둘러싸여 ‘초록’의 이미지가 있지만 정신으로는 기복이 많은 토지가 침강하여 해면의 산 꼭대기 부분이 섬으로 남은 다도해多島海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섬’은 외롭고 ‘대륙’은 연결되어 개인이 없는데 ‘열도’는 섬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기 때문에 서로도 되고, 따로도 되는 동네. 제각기 군도群島들이 모여져 있으니 지중해와 같은 바다를 만든 본마을.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자문밖문화축제는 닫혀있던 섬에 지내던 사람들이 비로소 문을 여는 날이다. 잠시 열린 틈으로 주인의 정원을 들여다보고 안목과 내면도 들여다본다. 그렇게 흡수한 자극적인 거소들이 우리 내부에 불멸하게 남아 스스로 되살아지는 장소로 존재하게 되고 장소는 다시 사상과 추억과 꿈을 한 데 통합하는 가장 큰 힘의 하나라는 것을 우리 스스로 복원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기획했던 프로그램을 온전히 풀어내지 못해 매우 아쉽지만 지금 이 발걸음이 자문밖을 사랑하고 아끼는 분들에게 좋은 에너지로 자리매김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