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하고 무지한 관습
조금전까지 만해도
이세상에서 둘도 없는 그대 심장이 멈추고
의사가 사망진단을 하였다
사망
심장은 멎었지만
피가 아직뜨근뜨근 한체로
어딘가의 안치실로 들어가
모든 이 들로부터 경리되어
차가운 온도로 피의 뜨거움을 식힌다
요즘의 죽음문화의 생태다
대한민국에서 사는 사람들은
이러한 생태를 거부할 줄 모른다
20년전을 기억해보자
그때 죽음을 맞이한 분 들을
어찌 모셨는지ᆢ
그때 그 가난했던 그 시절에도
이런법은 없었는데
우짜다가 이리되었는지
우리병원에서도
가끔은 가족들과 충돌이 있을때가 있다
사망후 몸이 다 식은뒤에 모시고 가시라 하면 빨리가서 장례를 지내야한다며
다 빠쁜사람들인데 ᆢ라며
화를 내는사람들도있다
그럴때마다
천천히 하자고
설득하는 여정이 여간쉽지 않을때도 있긴하다
그래도 옛 장례문화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공감하시고 곁에 있어주신다
가족들이 ㆍㆍ
며칠전 어느곳에서
염습을 해놓은 망인을 뵌적이 있다
이게 무슨짓이냐는 나의 책망소리에
염을하던 염사가 하는말이다
관습에 따른
유교적기준에 맞춘
방식으로
수의를 입혀놓았단다
가족도
염사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기준을 모르다보니
보고 판단할수있는 기준이 없다는것이다
놀라웠다
이ㅡ무식하고 무지한 관습에 ᆢ
유교식 방식대로 만들어진 수의
유교식 방식대로 한다는 입관
임종자의 얼굴과 머리통 전체가
까맣게 압박을 받고있었다
얼굴과 머리통전체가 터질것같았다
내가 얼른 목에 감은띠를 풀었다
염사들이
목을 받친다고
종이끈으로 목을 묶고
그 위에 또다시 목받침대로 목을 묶고
솜으로 입을 틀어막고
차마볼 수가없는 이지경을 어찌 표현해야할까
목의 끈을풀고
입속에서 솜을 제거하니
얼굴색이 조금씩 풀어져갔다
이렇게 망극할수가ㆍ
얼마나 잔인한 염습인가 말이다
그것도 모자라서
삼배천으로 꽁꽁 말아싸서
관속에 넣어야 한다고
준비를 하고있었다
이건 그옛날
땅속에 묻는매장을 위한 염습이다
약95%가 화장하는 이시대에
매장법으로 염습을 한단말인가
밤새워 생각에 잠겨본다
죽어가는 이들을 25년간 돌보는
나의 입장에선 용서할수없다
무엇이 문제인가
1, 관습대로 만드는수의
2, 관습대로가르치는염사
3, 염습ㅡ입관에 대한 무지몽매한 현대인
4, 인간에 대한 배려와 존엄성 상실
5, 죽음에 대하는 의식적 왜곡
6, 죽음과 염습에 대한 올바른 상식부재
등등
21세기 로보트가 일을하고
화성에 가는 세상인데 이게 말이되는가
염사는
배속에 오물이 있음 입관염습 직전에
제거할수있고ㆍ그래도 오물이 나오면
솜으로 처치할수 있긴하다
그러나 너무나 무식한 이 관습에는
생명이 떠난 인간의 몸에 대한
배려와 존중감이 상실되었다
만약
당신이 죽어 누군가가 그렇게 자신의 죽은몸을 다룬다면
어떻겠는가
생각좀 해보면서 삽시다
역지사지란 말이있다
인간은 누구나 차별없이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죽을수있고
죽어지면 그렇게
황당한 꼴로 사라질것이다
한국에서 죽어진다면
지금의 장례문화가 존엄적으로
회복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죽은몸에 무슨집착이냐고
묻는 이가 있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싶다
한평생 잘살아준 몸에대한
최소한의 예의는갖추라
그럼
자신죽음을 위해서
무엇을 알아야하고
무엇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짧은상식 몇가지를
정리해본다
ㅡ 육체에서 심장이 뜀을 멈추고나면
의식은 몸을 떠나기시작한다
티뱃트사자의서에 의하면 24시간에서~48간이상도
걸릴수 있다고한다
최소한 죽음을 앞둔가족들이 있을때
티벳트사자의서를
한번 읽어보라고 권해드리고싶다
구체적인준비
1, 어디서죽을것인가
2, 죽음이 오기전에 무엇을 정리해 둘것인가
3, 더이상 누구의 돌봄을 받을것인가
4, 몸과 의식의 온전한 분리를 위해서
적절한 대안을 세울것
5, 죽음이후. 어디로 갈것인가
6, 자신이죽으면 마지막옷은 무엇으로
입고 떠날것인가
요즘에는 참 고운옷도 많다
지난겨울 어느중년 거사님은
옥색 한복바지
분홍색 적삼
밝은밤색 두루마기
목에는 단정한 마고자목도리
하이얀 버선
참 품위있고 단정했으며
모든가족들이 기뻐했었던 기억이난다
여성분들은
예쁜칼라로
발목까지 오는 풍덩한 원피스
앞단에 끈으로 묶을수 있도록하고
속바지는
발목에 고무줄을 넣은 부드러운천
예쁜양발
윗속옷은 좀풍덩한 메리야스
때론
茶인들이 잘입는 저고리깃인
한복도참품위있다
그리고
조금만 더마음내어 수의를 찾아보면
부드럽고 예쁜 옷들이 가끔있다
죽기전에 내가 입을옷은 내가
살아있을때 정성껏 준비해두어야한다
이세상 살다가 다 버리고 떠나면서
마지막 걸친 옷가지가 아닌가말이다
7, 요즘은 화장을 하는 시대다
죽어지면 길면 3일 그것도 때론 2일이면
이 지구에서 영원히 사라진다
그러므로 매장하는 방식의 염습은
적합하지않다
그래서
옷도 자유롭게 입을수 있지만
염습도 옷에따라 품위있게 할수있고
관속에 옮길때만 잠시 몸을 묶어
들어옮긴후에 다시 끈을푼다
얼굴을 덮지않는것이 좋지만
혹여 얼굴에 상처가있음
잘 덮어드리는것도좋다
목을 쪼여 묶는악습은 제거해도된다
어떻게하고 싶은지 주변사람들에게
항상말해둔다 구체적으로
자신이 죽고난이후 입관과 장례에대하여
8, 화장후 자신의뼈를 어찌하고싶은지
9, 사후의 영적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도 사전에 준비하고 종교가 있는 분들은 종교인들에게
도움도 요청하여 잘 준비한다
먼길 떠날때
알수없는 미지의길 떠날때
자동차에 성능좋은 레비게이션을
설치하는것처럼 ㆍㆍ
10, 오랜투병으로 뼈가 굳거나
뒤틀려있을때는 가족들이 염사들이 뼈를
분지러지 못하도록 당부하고
조금 더 큰 관에모시면 뼈가 틀려있어도
괜찮다
11, 자신에 대한 삶도 자신의 몫이고
죽음의 질 또한 자신의몫이란 자각이 필요하다
* 어느 여인의 수의
어떤여인은 자신이 떠날때 입고 갈 옷이라면서
정토마을 자재병원 호스피스병동에 입원할때
큰박스를 나에게 맡겼다
죽음을 약 5일 앞두고 환자랑같이 풀어보았다
흰색 부드러운천에 엷은 분홍색 잔잔한 꽃무늬가 있는 발목까지오는 치마랑
레이스단 예쁜속바지
단정한 흰양발
흰색 실크장갑도 준비했었다
목에는 붉은빛 실크스카프로 장식해 달랬다
옷을 펴보며 웃었던 그 분이 떠나고
그 옷을 입혀드렸는데
너무나 아름답고 깨끗하고
순결해보였다
내인생은 나의것
내죽음도 나의것
내가 마지막까지 책임지고 준비한다
존엄한 생명을 담았던 자신의
육체가 마지막 한순간까지 인간적인
존중을 받을수 있는 사회적 문화와
장려문화의 개선을 여러분들께 제안합니다
많은이들이 공유하기를
바래보면서ᆢ
ㅡ내가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ㅡ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 새벽라운딩을마치면서
이 글을 올립니다
밤새 그분의
그 어둔 모습이 사라지지 않았기에
두손모아 다음생을 위한기도를 올린다
능행합장
포교사님들께서 새삼 알음알이 하심 좋을듯하여 펌했습니다
감사합니다_()_
첫댓글 누구나 한번은 왔다가 필히 가야 하는 길...
불자이자 포교사로써 여법하게 가는 길이 무엇일까 한번쯤 생각하게 되는 좋은 글 같아
올려 보았습니다.
우리 포교사들은 수의로 포교사복 입고 가기 운동을 벌여보는 것도 좋을 듯~~
좋은글 감사합니다^^
죽음을 맞이하는 준비도 필요하다는 것을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