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좀은 곰팡이라는 원인에 의해서만 발생되는 피부병이다. 다만 무좀이 발생하는 피부의 부위에 따라 그리고 원인이 되는 곰팡이의 종류에 따라 그 병명을 달리하고 있다. 그러면 곰팡이는 왜 우리의 피부에 붙어서 우리를 괴롭히는 것일까? 곰팡이가 우리의 피부를 좋아하는 이유는 세 가지이다.
첫째 적당한 온도,
둘째 적당한 영양분,
셋째 적당한 수분이다.
여름에 무좀이 더욱 극성을 피우는 이유는 온도가 올라가서 번식하기에 적당하고, 또한 더워서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데, 땀을 잘 닦지 않으면 땀에서 각종 영양분과 수분이 공급되어 이 세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되기 때문이다. 요즘은 주거환경이 많이 바뀌어 겨울에도 별로 춥지 않게지낼 수 있기 때문에 일년 내내 곰팡이에게 좋은 주거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사람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곰팡이는 우리의 피부뿐 아니라 이 세가지 조건만 갖추어지면 이 세상 모든 곳도 다 좋아한다. 그리고 곰팡이라고 해서 모두 우리를 괴롭히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종류도 많이 있는데, 음식이나 술을 발효시키는 곰팡이나 항생제를 만들어내는
곰팡이들이 그것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곰팡이 중에 우리 몸에 붙어서 질환을 일으키는 종류는 크게 사상균류와 칸디다균류의 2가지이다. 사상균류는 백선균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것이 피부에만 질환을 일으키는 것과 반대로 칸디다는 피부와 소화기 그리고 기관지 등에도 질환을 일으킨다.
이들 곰팡이가 우리 몸에 기생해서 발생되는 피부병 중 가장 흔한 것이 발가락 사이에 생기는 무좀인데, 피부가 벗겨지고 진물이 나오며 부어오르고 몹시 가렵다. 발바닥이나 가장자리에 생기는 무좀은 물집이 잡히고 몹시 가려우며 각질층이 두꺼워지기도 한다.
발에 생기는 무좀 못지않게 우리를 괴롭히는 무좀에는 손바닥이나 손가락에 생기는 손무좀, 비듬과 비슷하게 머리에 생기는 두부백선, 얼굴에 생기는 버짐, 어깨나 가슴이나 등같은 부위에 쌀알만한 물집같은 것이 차츰 퍼져나가는 체부백선, 남자들의 넓적다리 안쪽에 쉽게 발생하는 완선, 손톱이나 발톱을 울퉁불퉁하고 두껍게 만드는 손톱 발톱 무좀, 또한 몸이 얼룩덜룩해지는 어루러기 등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백선균에 의해서 발생한다.
한편 칸디다에 의한 피부병도 적지 않다. 칸디다균은 여성의 질점막에서 끈적끈적한 우유찌
꺼기같은 분비물을 많이 분비시키고 가려움증을 심하게 만드는 질염을 일으키는데, 이러한 질염은 항생제의 남용으로 인한 균교대현상의 결과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고(항생제편 참조), 또 꼭끼는 청바지나 팬티스타킹을 자주 입는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또한 젖먹이 어린이의 기저귀발진이나 살이 겹치는 목이나 넓적다리에 일어나는 습진모양의 피부병을 검사해보면 칸디다가 원인일 때가 많다. 젖먹이의 입안에 우유찌꺼기같은 하얀 곱이 끼는 아구창도 구강칸디다가 그 원인이다.
손톱 무좀과는 달리 손톱 주위의 피부에 칸디다가 기생하여 피부가 뻘겋게 붓고 누르면 아프고 때로 고름이 나오기도 하며 손톱이 울통불퉁하게 나오기도 하는 칸디다성 조주위염도 있다.
이렇게 무좀은 생기는 부위도 다양하고, 종류도 다양하다. 무좀의 증세도 그 종류에 따라 매우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본다면 물집이 잡히거나 껍질이 갈라진다. 또 짓무르고 붉어지며 붓기도 한다. 대부분 몹시 가려운데, 그 증상이 습진과 비슷하여 전문의라도 잘 구별해내지 못할 때가 많다. 따라서 피부가 가렵고 물집이 잡히면 먼저 병원에서 균검사를 통해 원인균이 무엇이지 밝혀내고 치료해야 한다.
모든 무좀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처음에 발생했던 부위에서 차츰차츰 그 범위를 넓혀서 매우 위험해지기도 하므로 초기에 치료해야 한다. 그러면 무좀의 치료는 어떻게 하며 치료
약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무좀은 온도, 습도, 영양의 조건이 맞으면 굉장히 왕성한 번식 속도로 우리몸에 기생하게 된다. 따라서 무좀을 치료하려면 그 세가지 중어느 하나라도 우리 몸에 존재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그 중에서 습도와 영양의 조절이 쉽다. 왜냐하면 온도는 정상 체온이 36.5도인 사람에게는 조절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습도와 영양의 보급원은 땀과 먼지, 기름이다. 이런 것들이 피부에 존재하지 않도록 늘 청결하고 건조하게 간수를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나서 약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피부가 청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좀 연고만을 발라대면 오히려 피부에 습진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청결하게 한다고 알콜이나 과산화수소 같은 소독약을 발라서는 안되며(무좀균이 죽지는 않으면서도 자극만 너무 심하다), 비누로 깨끗이 씻으면 된다.
①외용 무좀약
무좀균은 보통 피부의 표면에서 0.2~0.3mm 정도밖에 안되는 아주 얕은 곳에 있다. 따라서 무좀치료제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피부에 직접바르는 연고제나 액제이다. 또한 소독약에 환부를 일정시간 담그는 방법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면 먼저 연고제의 종류부터 알아보자.
요즘에 가장 흔히 사용되는 무좀연고의 성분은 클로트리마졸(상품명:카네스텐 연고, 카네스텐은 연고 뿐 아니라 가루약과 질정의 형태로도 시판되고 있다)과 염산클로코나졸(상품명 : 조단 연고), 그리고 질산에코나졸(상품명 : 에코론 연고, 이 연고에는 트리암시놀론이라는 부신피질호르몬이 소량 포함되어 있다) 등인데 이들은 모두 백선균과 칸디다균에 사용할 수 있다. 식카닌(상품명 : 식카린 연고)은 칸디다에는 듣지 않고 백선균에만 듣는 연고이다.
그런데 무좀은 습진과 염증이 혼합, 감염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습진에 효과적인 부신피질호르몬제와 염증에 효과적인 항생제를 복합 처방하여 무좀 뿐 아니라 습진과 염증이 혼재된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광범위 연고제도 많이 시판되고 있다.
대부분 '클로트리마졸 + 트리암시놀론 + 겐타마이신' 성분으로 되어있는 광범위연고제(상품명 : 트리덤, 에코론지)는 가려움증과 짓무름이 수반되는 습진과 무좀에 속히 듣는 장점은 있지만, 무좀이 확실할 경우오래 사용하면 부신피질호르몬제와 항생제의 부작용 때문에 오히려 치료가 어려워진다. 가능한 한 균검사를 통하여 무좀인지를 밝혀낸 후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하여 완전히 치료될 때까지 사용해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한편 외용 무좀약에는 물약의 형태가 있는데, 살리실산과 안식향산의 각질 용해 작용을 이용한 제제(상품명 : 피엠정, 치선액)들이다. 이러한 약을 사용하다 보면 약을 바른 부위의
피부가 훌렁 벗겨져서 사람을 깜짝 놀래키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껍질이 벗겨지는 이유는 약의 성분인 안식향산과 살리실산 등이 각질이나 피부를 건조시켜 탈락시키는 기전으로 피부 표면에 붙어 있는 무좀균도 함께 탈락시키게 되는데 있다. 이러한 각질 용해 작용이 있는 물약은 피부 표면에 있는 무좀균을 박멸시키기에 유리하도록 만들어졌다.
치료할 때 환부를 담그는 소독액을 욕제라고 하는데, 무좀의 욕제로는 과망간산칼륨을 이용할 수 있다. 한번에 약 30분간 담그는 것이 좋고 하루에 한번 정도 실시한다.
분무식제제로 만들어진 질산 미코나졸(상품명 : 토오졸)은 옷을 입은채로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②내복 무좀약
무좀균 중에는 피부의 표면뿐 아니라 진피나 피하조직까지 침투하여 기생하고 있는 종류도 있다. 이러한 무좀균을 치료할 때에 연고제나 액제만을 사용하면 무좀균의 뿌리까지 없애버리기는 힘들다. 따라서 좀처럼 낫기 힘들고 재발이 되기 쉬운 무좀은 먹는 무좀약을 사용해야 된다.
내복 무좀약에는 얼마전 보도에서 간독성으로 사용이 문제가 되고 있음이 밝혀진 그리세오풀빈(상품명 : 훌비신)과 요즈음 비듬과 두부백선치료용 샴푸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케토코나졸(상품명 : 니조랄),백선균과 칸디다의 모든 증상에 대해서 강력한 효과를 지닌 이트라코나졸(상품명 : 스포라녹스)등이 있다. 내복 무좀약은 오래전부터 인체에대한 여러가지 부작용으로 문제가 되어왔으므로, 그것을 선택하기 전에 외용무좀약을 정성들여 충분한 기간동안 사용해 보고, 그래도 잘 낫지않을 때는 균검사를 통하여 적절한 내복 무좀약을 선택하여 완전히 치료될 때까지 사용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완전히 치료될 때까지란 그 증상이 소실된 후 적어도 2주 내지는 4주까지 치료를 계속하였을때를 말한다. 곰팡이처럼 강한 생명력을 지닌 미생물도 드물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③주의사항
무좀약을 사용하기에 앞서 반드시 주의할 점이 있는데, 그것은 무좀균의 전염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즉 무좀이 생긴 부위를 만진 다음에 손과 손톱을 잘 씻어야 한다. 무좀이 생긴 부위를 닦은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면 얼굴에도 균이 스며들어 버짐이 생긴다. 따라서 무좀이 생긴 부위에만 사용하는 수건을 따로 만들어놓아야 자신뿐 아니라 가족에게 옮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수건 외에도 양말이나 속옷도 주의해야 하는 요주의대상인데, 무좀균이 있는 사람의 그것들에는 무좀균이 존재할 가능성이 20~30% 정도나 된다. 따라서 양말과 속옷은 매일 바꾸고, 가능한 한 삶아 빨아야 하며,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발무좀이 심한 사람은 양말의 올사이를 통해 구두에도 균이 새어나가므로 구두도 잘 소독해야 한다.
이러한 주의점들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무좀균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모든 것을 청결히 그리고 뽀송뽀송하게 간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무좀을 앓았던 경력이 있는 사람은 특히 여름에 재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되는데, 날씨가 더워지기 전인 5월과 6월에는 무좀균이 주로피부 표면에 있으므로 그 무렵부터 치료를 시작하면 여름이 되어도 심해지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