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서울의대 산악반 시산제는 1월 첫째주 일요일 9시에 우이동 그린파크 입구의 편의점에서 만나기로 하여
일찌감치 7시 반경 집을 나서. 도착하니까 10분전 아홉시.
벌써 진총무가 커피를 한잔 마시고 있다가 커피는 어디에? 하니까 안내한다.
우선 천원을 내고 종이컵을 받아 여기에 대면 되는데 아메리카노 커피맛이 구수한게
몇천원짜리가 부럽지 않고 졸린 눈이 번쩍 뜨인다.
진총무와 어느 코스로 올라가서 어디로 내려올까? 하고 의논 끝에
내려와 마음 편하게 점심을 먹을 장소는 역시 우리가 자주가고 주인도 아는 개성해장국.
9시가 되어도 학생들이 나타나지 않아 총무가 전화를 하더니 9시 반인줄 알고있다나.
내가 오비 회장을 오래동안 해왔지만 시산제 모이는 시간은 항상 9시이었는데도.
피부과 최후배
이비인후과 진총무
산행 코스는 소귀천계곡으로 올라가 대동문, 치성에서 시산제를 올리고.
배낭도 매지 않고 온 신경외과 하후배를 보고 "형차림은 집에서 쫓겨난 것 같네"
"어제 밤일이 시원치 않았던 모양이지"
"늘, 그래요"
아카데미하우스로 하산하기로 하고, 기다릴 필요없이 먼저 출발한다.
안보는 사이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 있어 기웃거려 보니까
아직 간판은 붙지 않았으나 북한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이다.
한동안 우리 중고등 등산팀들이 이곳에서 모여서 백운매표소가 폐쇄되기전
일찍 올라가면 입장료도 내지 않아도 절약되어 새벽 6시경 모였으나
지금은 입장료도 폐지되었고 그렇게 부지런하지도 않다.
간판아래 선운상회의 역사가 사진으로 나와 걸려있다 .
겨울철에는 드럼통으로 만든 난로에 나무로 불을 피워 쬐곤 하였는데.
주인은 그 시절의 사람이 아니다.
주차장 옆의 화장실도 근사하게 꾸몄고.
박정권 시절, 정부산하의 선운각이란 요정 자리는 주인이 바뀌어 무슨 교회에서 인수하였다.
하후배의 간편한 모습
저런 걸 먹어도 될까?
아직도 남아있는 옛 건물들
열린 대문을 통하여 살짝 한 커트
옥류교를 지나 소귀천 계곡으로 들어간다.
소귀천은 샘의 이름이나 지금은 물이 마르고 흔적만 남아 있다.
후배 둘이서 사이좋게 산을 오르네.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아 벌써 학생들이 따라 붙었다.
얼씨구, 배낭에 넣어 온 발렌타인 양주 한병을 산악부장에게 인계하고
훨씬 가벼워 졌다.
어렵게 써놓아 못읽는 걸 읽어 주었더니 바로 옆에 정답이 있다.
이 샘은 먹을 만하여 한 쪽박 물을 마시고서
보이는 곳이 진달래 능선이다.
"어휴, 힘들어 여기서 커피한잔 마시자"
겨울철 이 길은 항상 얼어붙어 미끄러웠는데 오늘은 얼지 않아 편하다.
하후배가 딸이 싱가포르에 취직하여 가봐야 한다며 인사를 하고 미리 하산.
정면으로 보이는 곳이 칼바위능선, 이런 겨울에는 암릉 등반이 위험하다.
북한산성 안내도, 이와 똑같은 형태로 서울성곽 안내도도 있다.
대동문 입구에서 포즈를 취하고
한 가운데 웬 노인네가.
내가 눈을 뜨면 부장이 눈을 감고
내가 눈을 감으면 부장이 눈을 뜨고.
시산제 장소에서 바라 본 삼각봉
망경대, 백운대와 인수봉.
이번에는 동장대, 을측년 수재때 무너진 걸 최근에 복원하였다.
동장대를 줌인 해본다.
서장대와 남장대도 터만 남아있고 지형상 북장대는 없다.
여기서 장수가 청홍의 기로 병졸들응 지휘를 할 수 있다.
여기는 제단이 만들어져 있고 향로까지 준비되어 있어 시산제를 지내기 편한 곳.
그러나 출입을 막아 놓아 들어올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든다.
먼저 좋은 자리를 잡고 쉬고있는 선입자.
시산제는 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부족함이 많았다.
제수를 담을 일회용접시, 바닥에 깔고 절을 하여야 할 메트래스,
제수를 배설할 줄도 모르고 제순도 몰라 얼른 스마트 폰으로 찾으라고 하였다.
끝나고는 지나가는 등산객과 아래에 있던 분에게도 시루떡을 돌린다.
그냥 있었다가는 욕 얻어 먹기 십상.
우리가 끝내고 이어 찾아 온 등산팀도 엉터리는 마찬가지이다.
웬 제상에 사발면이, 떡도 빈약하고 북어 한쾌만 덜렁 올라와 있네.
아까 본 개가 야생들개?,
진총무가 설명한다. 집;니간 개가 야생화하여 굴을 파고 새끼를 기르고 산다며.
아카데미하우스 하산길은 짧은 대신 가파르다.
이런 좁은 계곡을 지나
파릇파릇한 후배들,
나도 저런 때가 있었는데.
옆의 계곡은 얼어 붙어 있다.
저 아래 아카데미 하우스가 보인다.
한 때는 반독재 민주화의 모임터이었는데
일행을 먼저 보내고 좋은 자리에서 얼어붙은 구천폭포를 찍는다.
구천폭포는 북한산과 도봉산의 여러 폭포 중. 즉 회룡폭포와 송추남폭포와 더불어 아름다운 폭포이다.
시산제 후에 들리는 개성식당의 기본 상차림.
얼음이 둥둥 떠있는 동치미와 시레기무침등은 내가 좋아하는 찬.
선지 해장국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이어 나온 코다리 찜은 대자가 코다리 세마리가 들어있다.
여기에 들어잇는 양념이 잘 배인 호박과 무는 내가 특별히 좋아한다.
우리를 안다고 젊은 주인이 소주 한잔씩을 권한다.
오비회장인 내가 건배를 하면서 "올해도 무사한 산행을 빈다."
특히 백두대간 태백산 구간 동계등반을 축원하였다.
총무가 준비하여 온 금일봉을 산악부장에게 전하며
나의 부탁은 내년에는 시산제를 조금 더 격식을 갖추어 준비를 하고
시간 약속을 정확히 할 것을 당부하였다.
마지막으로 나온 누룽지 탕 등 음식과 술은 하나 남김없이 다 먹고 일어섰다.
헤어지며 3, 4월 학생들이 편할 때 나의 단골 "옥토버 훼스트"에서 예년처럼 술을 사겠다 고 말하였다.
나의 개인버스, 종점에서 종점까지 144번을 타고 졸면서 집에 들어오니까 다섯시이다.
첫댓글 꽃등심이 15000원에 무한리필이 사실이라면 아무리 미국 쇠고기라도 매우 싸네요... 박찬웅 선생님은 안 보이시고...
박선생님은 GBCa수술 후 무리한 산행은 하지 않은 듯 합니다.
연세가 드시니까 여러가지 병이 찾아 오네요... 잘 회복되셔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