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 동결 대신 … 부장급 2500만~3000만원 예상
현대자동차 노사가 임금협상에 잠정 합의함에 따라 노조원뿐만 아니라 6만여 현대차 임직원 모두 연말에 1000만원 이상의 보너스를 손에 쥘 것으로 보인다. 관계사인 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 임직원 4만 명도 현대차 임협 결과를 따른 전례에 비춰 많은 보너스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 노조는 21일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성과급으로 통상임금의 300%+400만원, 무분규 격려금으로 100만원+현대차 주식 40주(약 450만원 상당)를 받기로 회사 측과 합의했다. 이를 환산해 보면 10년차 현장 근로자의 보너스는 1500만원 이상으로 역대 지급액 중 최대다. 노조 임금협상안에 준해 연말 성과급을 받는 일반 사무직도 두둑한 보너스 잔치를 기대한다. 현대차 과장급의 경우 최소 1500만원을, 부장급은 2500만∼3000만원을 받을 전망이다. 임원의 경우 별도의 실적 보너스를 합하면 수천만원의 보상을 기대한다.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역시 올해 영업이익이 각각 1조원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성과급 기준에 준하는 연말 보너스를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와 주요 계열사는 올해 내수 판매가 전년 대비 20% 이상 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15년 만에 파업 없이 임금협상안을 이끌어 낸 현대차 노사는 두둑한 보너스 외에 별도 협약으로 고용보장 확약서를 택했다. 이 안에는 “노조는 회사의 경쟁력 확보에 노력하고, 회사는 고용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현대차 노조(지부장 이경훈)로서는 ‘노조 창립 이래 22년 만의 첫 임금 동결’이라는 명분을 회사에 주고, 예년보다 훨씬 많은 보너스와 고용보장이라는 실리를 챙긴 것이다.
노조 집행부는 이번 협상 과정을 통해 현대차 노사 협상 문화의 새 기틀을 보여줬다. 노조는 ‘결렬 선언→쟁의 결의→파업 찬반 투표→파업’의 판에 박힌 수순을 밟으며 회사를 압박해 왔고, 회사는 파업이 벌어질 때까지 본격적인 협상 카드를 내놓지 않아 소모전을 거듭하곤 했다. 이번에는 회사 측이 협상을 재개한 지 한 달도 안 된 11일 일괄 협상안을 내놨고, 노조는 막판까지 결렬 선언을 유보해 해를 넘기지 않고 합의점에 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