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여름날
날은 무덥고 짜증이 치솟을 무렵 우연히 발견한 프로그램이 종편 JTBC의 "비정상회담"이다.
특별히 관심갖고 들여다볼 프로그램이 없던 시기이기도 하고 특히 월요일에 무슨 티비? 라며 외면하다가
모래사막의 금조각 처럼 발견하게 된 프로그램이 "비정상회담"이라는 말이다.
첫방송 부터가 뭔가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어? 서로 다른 문화적 차이를 이렇게나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는 말이지 싶어 무한 호기심이 일었다.
게다가 각자의 입장과 환경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는 소통의 시간을 가지며 마무리하는 고도의 전략까지
아주 그럴 듯 하고도 멋진 프로그램으로 하이에나 같은 쥔장의 눈에 포착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떼거리로 등장하여 패거리들의 악다구니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주제는 어디로 사라지고 늘 등장인들의 신변잡기나 우려먹는 그런 프로그램, 이젠 식상할 때도 되었건만
여전히 그런 프로그램들이 건재한다는 것이 참 아니러니 하다 싶어도 또 그런 부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어 가능하다는 것도 알겠다.
헌데 와글와글 시끌시끌 너도 나도 한 마디씩 해내기 위해 피튀기는 설전을 벌이는 것을 보면 도대체 무엇을 위한 프로그램인지 싶어
아쉽기도 하고 시간이 아까워 휘리릭 채널을 돌려버리고야 만다.
헌데 이 프로그램, 등장부터 다양한 11개국 청년들로 구성을 하고 그들의 다양한 문화와 시각을 거침없이 토로하며 내뱉고
보듬기도 하다가 밀쳐버리기고 하며 적당한 밀당을 하며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한다.
이름하여 국경없는 청년 G11개국 정상들이다.
헌데 11개국 출신의 그 남자들,
그야말로 누군가의 시선이나 잣대를 두려워하지 않는 거침없는 문화 소통의 장을 충분히 활용한다.
특히 한국인 보다 더 유교적인 성향이 강한 터어키의 에네스를 보자면 동서양을 아우르는 중간기착지 나라 출신 치고는
대단히 동양적이며 17세기 유생을 보는 듯 하며 가족 우선주의 사고를 지녔음을 알게 하니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진정성으로 똘똘 뭉쳐진 듯 하기도 하고 더러는 꽁생원처럼 융통성이 없는 폐쇄적 마인드 인 듯도 하여
외줄타는 심정으로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지만 그의 터어키 속담을 활용한 어법에는 매력이 철철 넘쳐
다음에는 또 어떤 속담이 등장하려나 궁금하기도 하고 우리네 속담과 비슷한 맥락이어서 관심이 간다.
그런 그가 진지함으로 돌변하여 얼굴이 붉어지면서 까지 정말 소신에 찬 발언을 할 때는 믿음이 가기도 한다.
또한 각종 유행어를 퍼트리며 웃음을 선사하는 가나의 샘은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듯 시청자로 부터
그의 캐릭터 "그게 아닌데에"라는 문구와 그의 얼굴 커리캐처 수제 가방을 선물 받기도 하였으니 인기도 최고.
더불어 이탈리아의 알베르토는 유일하게 한국인 여자와 결혼을 한 외국인으로서 직장인의 애환과 결혼 문화
한국형의 때와 장소에 걸맞는 맞춤식 문화를 가장 잘 적응하는 사람중 하나.
또 똑똑하기로 치자면 박사급의 미국의 타일러,
웬만한 궁금증은 타일러에게 물으면 만사 오케이요 박학다식의 기준이요 이미 보여지는 외양만으로도 똘망함이 가득하여 굿굿굿.
게다가 정리의 달인이라 주제 하나 주어지면 그의 코멘트가 확실하여 이번 주 결혼에 대한 정리는 이러하다.
결혼이란 사랑을 전제로 한 서로 필요한 계약이 기본. 아니어도 살 수는 있지만 필요한 수순이라는 말씀.
늘 그의 해박함에 놀라곤 하지만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멘트 역시 좋다.
이미 꽥꽥 개구리라 별명이 붙은 벨기에의 줄리안, 그는 치고 빠지면서 제 할말 다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밉지않은 모양새와 늘 발언권에 잇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매력남.
그곁에 곱상한 외모로 홍석천의 눈길을 사로잡은 프랑스의 로빈, 굳이 떠들썩하게 말하지 않아도 눈빛 하나만으로도
분위기 제압 성공이니 더불어 즐겁다.
캐나다의 기욤, 게임의 왕자...오로지 전 세계인들 중에서 한국의 임요한에게만 패배를 하였다는 그 남자는 만년 2인자쯤 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한국으로 들어와 고생을 사서 하고 있지만 그래도 한국이 좋다는 명항 쾌활한 소신파.
어린 나이에 온 몸에 타투를 하였으나 사랑하는 사람이 문신을 싫어하면 지울 의향이 있다는 어린 친구 호주의 다니엘.
일찌감치 자주 독립을 외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누군의 간섭도 눈치도 보지 않으며 살아가는 천방지축의 엉뚱남.
그는 대한민국의 많은 제재를 이해하기 어려워 하면서도 혹은 불편한 시선을 감수하면서 까지
한국에 애정을 지니고 재기발랄하게 한국 생활을 즐기는 중이라 했다.
또 개인적으로 시선이 가는 중국의 장위안.
수줍은 듯 하면서도 강력한 어필이 필요할 때는 굳어지는 표정을 어쩌지 못하는 순수 청년이다.
다른 것은 어찌어찌 하여 문화 소통의 장을 건너가기는 하는데 정치와 역사 앞에서는 비분강개가 많아
아직은 세상사에 찌들지 않은, 닳지 않은 면모를 보여주니 애정이 간다.
하지만 알고보면 그도 상남자이기도 하고 가부장적인 면모를 지니기는 했으니 아마도 문화적 환경 탓이려니.
상반된 그러나 어찌 보면 비슷한 환경 속에서 조용하지만 간혹 어리버리한 완전 순진 청년 일본인 타쿠야.
그는 아직 환상 속의 그대를 꿈꾸는 어찌보면 서정이 넘치는 감성파 청년임에 틀림없다.
발표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카메라에 얼굴을 비쳐야 하는 조건을 망각한 채 조용히 경청을 하는 시간이 더 많아
가끔은 그의 존재감을 잃게 하나니 오히려 카메라 감독이 그의 얼굴을 쫓느라 바쁘다는 말씀.
그러다 보니 중간 지점에서 끝 자리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어도 천하태평이니 보다 못한 카메라 감독님의
아마도 출연료 값은 해야하지 않겠느냐는 배려가 아닐까?
최근에 근사한 영국신사 제임스가 호주로 박사 공부를 위해 떠나고 묵직하고 절제의 달인,
아직 분위기에 적응되지는 못했지만 더러더러 할말은 반드시 하고 짚고 넘어가는 독인인 다니엘이 등장하였다.
아직 그의 진면목을 전부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늘 웃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그 뒤에 강력한 그의 사고가 자리하고 있음을 알겠음이니 그가 언제 핵촉탄을 투하하며 고공행진을 할지 궁금하여
그의 진가를 발휘할 날을 기다리는 중이다.
와중에 세 명의 MC 의장 전현무, 사무국장 유세윤, 의장 성시경의 절묘한 조화와 매회 등장하는 안건 제의자 한국인 패널들의 동석.
그러나 초청돤 패널이 중심이 아니라 11개국 청년이 풀어나가는 소통이 중심에 서있는 독특한 구성이 정말 흥미를 유발한다.
최초 안건을 두고 정상이냐 비정상이냐를 가르고 그 뒤를 이은 소소한 안건이 다시금 제안되면서 또 투표를 하고
그리고 결론적으로는 다시금 최초의 안건으로 돌아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를 가르는 아주 재미있는 형식의 진행방식이 마음에 든다.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면서 소신껏 억양을 높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듣기도 하고 강하게 싸움을 하다가도
서로를 이해하며 돌아서서는 서로를 끌어안는 아주 묘한 프로그램.
자기 문화권에서는 정상이었어도 다른 나라에서는 비정상적인 행동과 말이 되는 것, 그 미묘한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
참으로 다양한 관점이 난무하면서도 진지하게 혹은 급진적인 반대를 부르짖지만 결국엔 서로 소통하며 이해하고 화기애애함으로 진행되는,
전현무의 비정상 회담 송으로 마무리 되는 이 프로그램이 난 정말로 좋다.
다음 주에는 과연 무슨 주제가 선정될 것이며 그들은 또 그 안건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가 흥미로운
테이블 위의 설전이 궁금하기도 하고 차츰 드러나는 11개국 청년들의 고단수 밀당이 벌이는 마력적인 매력이 궁금하기도 하여
지난 7월 7일에 시작하여 이제 막 7회차를 지난" 비정상회담"이 존재하는 월요일 11시, 그 늦은 밤이 즐거울 것 같다.
물론 G 11개국으로 출장 떠나 벌이는 설전도 기대하면서 말이다.
첫댓글 직접 보고 듣고 싶다는 궁금증이 유발됩니다 그려~! 음~!
아마 들여다 보면 저절로 유쾌해지고 웃음이 나올 겁니다.